멍청한 학교, 머저리 마법사들, 돼지 같은 어른들... ('악센트 있는' 영어로 중얼거리며 양피지 내려다본다. 텅 빈 종이.)
(아무렇게나 빠져나와선 낯설고 불안한 학교를 걷는다. 목에 걸고 있던 카메라는 어느새 손에 쥔 채다. 산보는 정처없고, 처음 보는 건물에 적개심을 한껏 담아 노려보기나 할 뿐이다.
(통금이 지난 시각. 검은 망토를 뒤집어쓴 인영이 복도를 돌아다닌다. 그림자는 두리번거리다가, 달빛이 비치지 않는 구석으로 들어가 벽감 안으로 몸을 숨긴다.)
아니, 근데 무도회는 또 무슨 얼어죽을 무도회야? 전쟁이 나고 있는데 누가 춤을 추고 싶어해? (침묵.) ...헬렌이라면 기꺼워할 것 같지만... (마지막 말은 중얼거림이다.)
(심부름 나왔다가 멀찍이서 버스킹 구경을 하는 중이다. 손에는 웬 쇼핑 가방이 잔뜩 들고서.)
아 진짜! 다 됐어. 유난 떨지 마라. 뭐 그냥 평범한 수업이었구만, 이런 거 가지고... ('됐다. 아무도 뭐라 안 해. 아마 모를 거야. 그럼 된 거지...' 그 다음 그는 남
(헬렌이 다른 남학생과 춤추는 걸 보고 스윽 구석으로 빠진다. 대충 회장을 둘러보는데, 오늘따라 에스마일이 안 보여서 기분은 좋다.) 오늘따라 시프가 안 보여서 기분은 좋네.
질서… 그래, 질서 좋지… … (어딘가 비꼬는 어조로 중얼거리며 창밖만을 보고 있다. 그러나 보가트 수업 때의 그 모습과는 달랐다.)
또 한 번 9월 1일… (무언가 생각에 잠겼던 그가 문득 제 손아귀의 종이를 내려다본다. 곧이어… 표정이 명료해진다.) 이제 얼마 안 남았네.
(그리핀도르 테이블 맨 끝에서 손바닥만한 책을 뒤적거리며, 한 손으로만 식사하는 재주를 부리고 있다. 글씨를 들여다보느라 포크가 헛손질을 반복한다.)
(피곤하지만 도저히 잠들 수 없어서… 야심한 시각을 틈타 담배 피우러 나간다.)
(흐르는 피와 눈물을 닦아낼 생각도 하지 않고서 바버라 로즈워드가 사라진 자리만 바라보았다. 우습게도 그는 울고 있었다. 울면서 중얼거린다 ─ 소란과 혼란에 묻혀 거의 들리지 않는
(해가 저물고 나면 드디어 거닐 수 있다. 그는 런던을 증오하고, 자신과 불화하는 도시를 걷는 그의 걸음걸이는 단조로우며 표정은 공허하다. 자신의 이야기 같은 건 이미 진작에 끝났
(비좁은 그 집을 떠난 지 며칠 되었으니 슬슬 들키리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난리가 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오밤중의 다이애건 앨리를 달리며 실성한 듯 제 이름을
(새벽. 전장도 어둠에 가라앉아 있다. 오늘 밤 예정된 교전은—적어도 그가 나설 전장은 없다. 그는 무너진 성벽 위를 사뿐사뿐 걸어다닌다. 희미한 노랫소리.) *밖으로 나와 봐,
(봉쇄선을 뚫고 아무렇게나 들어와선 낯익고 불안한 학교를 걷는다. 손에는 카메라가 쥐여 있고, 산보는 정처없다. 이제는 적개심이 아니라 그리움이 담긴 시선만이 다르다. 그리고 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