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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 시각, 마왕은 조용히 힘을 키웁니다. 어느 먼 외국이 아니라, 바로 이곳, 런던에서. 하지만 우리는 이를 알지 못합니다. 그는 아직 스스로를 마왕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죽음을 먹는 자"는 아직 결성되지 않았습니다.
1971.09. - 1972.06. : 11세, 호그와트 1학년
우리 앞의 수많은 마법사들이 그랬듯, 우리는 호그와트에 입학합니다. 다이애건 앨리, 올리밴더의 지팡이 가게, 열차 안, 모든 곳에서는 속삭임이 머뭅니다. 속삭임은 말합니다. 작년 퀴디치 월드컵 우승 팀이 해체했대. 새로운 어둠의 마법 방어술 교수님이 오셨대. 전쟁이 일어날 거래. 전쟁? 설마. 우리의 입학 증서에 적힌 잉크가 아직 마르지 않았는데 선배들은 감히 전쟁을 이야기합니다. 어리고 순진한 채로 살기 힘든 시대입니다. 무채색의 로브에 손에 밴 땀을 닦으며 들어선 대연회장. 신임 교장-1945년, 결투에서 최후의 일격을 날렸던 바로 그입니다-의 연설은 평소처럼 장난스럽지 않습니다. “...저는 여러분을 최선을 다해 지킬 것을 맹세합니다…” …그리고 이후에는 어김없이 호화로운 저녁 만찬과 급체의 위험성, 매년 오늘만 되면 병동 부인의 안타까운 과중 업무에 대한 농담이 따릅니다. 이런! 너무 걱정하지는 않아도 될지 몰라요.
1974.09. - 1975.06. : 14세, 호그와트 4학년
1972년 여름,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마왕과 죽음을 먹는 자들이 “영국 마법 세계의 침체”를 무능한 마법 정부의 탓으로 돌리며 선포한 전쟁은 우리 모두의 예상보다 길어집니다. 순혈우월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고, 이전 총리가 거듭된 암살 시도와 협박을 견디지 못하고 사퇴하면서 총리가 또다시 바뀝니다. 그는 오러 출신의 순수혈통 남성이며, 예언자 일보 1면에 실린 그의 얼굴은 한눈에도 군인을 떠올리게 합니다. 아즈카반 보안 강화, 오러 즉결처분권 부여 등의 정책이 줄줄이 입안됩니다. 혈통 차별, 죽음을 먹는 자들, 우리를 둘러싼 마법사 세계 내의 갈등에 대해 전에는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정도였지만, 이제는 그것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관점이 생겼을지도 모릅니다. 관점이 없다면 그 또한 관점이겠죠. 하지만 당신이 친구들과 호그스미드를 즐기고 있을 때에도, 꾸벅꾸벅 졸면서 OWL을 대비하기 위해 공부하고 있을 때에도, 마왕은 더 이상 먼 얘기가 아닙니다. (누군가에게는 항상 먼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슬리데린 졸업 학년은 “그분”을 직접 만났다고 떠들고 다닙니다.
1977.09. - 1978.06. : 17세, 호그와트 7학년
선택을 미루고 있었다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이기는 쪽에 붙겠습니까, 혹은? 호그와트는 점차 교육의 공간이 아닌 전투 준비 기지를 방불케 하는 모습으로 변해갑니다. 이 성은 어린 마법사들을 위한 가장 안전한 요새입니다. 사소한 문제라면, 같은 성벽 안에 양측의 예비 군인이 전부 존재한다는 사실이겠죠. 교수들조차 편이 갈려 냉전 중인 것이 선명하고, 복도에서는 날이면 날마다 싸움이 일어납니다.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당신이 평범한 퀴디치 팀의 주장이든 비밀 결사의 회장이든, 전쟁은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닙니다. (누군가에게는 항상 먼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1981-1999
여전히 다이애건 앨리에서는 상점이 운영되지만 오러국은 개혁 이후 이전과는 다른 "범죄자"를 쫓습니다. 불온한 내용을 담은 신문은 철저히 검열되고 머글 태생 마법사는 아즈카반에 가지 않기 위해선 스스로를 증명해야 합니다. 누군가는 달라진 것 없어 보이는 일상을 영위합니다. 누군가는 공개 수배지의 사진으로만 동창회에 얼굴을 비춥니다. 그리고 이 사이에는 다 서술할 수 없는 수많은 삶의 모습이 있지만, 몰래, 대놓고, 가까운 친구들에게만, 우리 모두는 남몰래 조금 더 기울어진 방향이 있습니다. 시간은 계속해서 흐릅니다. 재회의 날까지, 안녕.
1981.08.18. - 1981.08.31. : 21세, 1차 마법사 전쟁 종전
졸업 후 4년. 전쟁이 시작된 지 10년째. 전쟁 이전의 삶을 기억은 하나요? 우리는 어른으로 떠밀려 각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누군가는 다이애건 앨리의 상점 주인이 되었고, 누군가는 오러가 되었으며, 누군가는 죽음을 먹는 자가 되었고 또 불사조 기사단이 되었습니다. 전쟁은 여전히 이어집니다. 세기 힘들 정도로 수많은 이들을 잃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현상 유지는 불가능합니다. 내일이면 우리의 세계는 영원히 변화할 것입니다.
1999.09.01. - 1999.09.07. : 40세, 2차 마법사 전쟁
다시, 18년이 지나 마지막 전투입니다. 우리는 젊다고 불리는 나이의 끝자락에 서 있습니다. 영원히 20대 청년에 멈춰버린 동기도, 장성한 자녀를 둔 동기도 있습니다. 오래된 동지들의 손을 잡으세요. 오래된 적들의 눈을 마주하세요. 마무리짓지 못한 감정의 앙금과 끝맺지 못한 상념이 한데 뒤섞여 끓어오릅니다. 너무 걱정하지는 말아요. 이야기가 끝나면 모두는 박수 갈채를 받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