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lme_esmail 와, 우리 둘 다⋯ 꼴 한 번 죽여준다, 그치? (듬성듬성 핏자국이 말라붙은, 어느 순간 작은 흉터들이 늘어난 몸으로 싱긋이 웃으며 당신의 옆에 와 서서는,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투로 인해 쏟아지는 주문을 피해 적당히 비어있는 아무 교실로 당신의 손을 이끈다.)
@2VERGREEN_ "...데려가지 마세요..." (손이 붙잡혀 있어 나오는 목소리가 작다. 그리고 결국 교실에 들어가기 직전 그가 발을 힘주어 멈춰선다. 싸움의 한복판은 아니지만 완전히 안전하다고 할 수도 없는 곳.) "데려다 주신 다음엔, 다시 갈 거잖아요. 그럼 그냥 내버려 둬요. 힐데... ...당신한테 기사단에 들어오라고 하는 게 아니었는데."
@callme_esmail ⋯ (한순간 발걸음이 멈춘다. 천천히 당신을 돌아보는 얼굴에는 기쁨과 슬픔이 동시에 어려있다. 새삼스레 그 모든 순간에, 너를 붙드는 나를 보는 기분이 이랬을까— 하는 기분이 들어서.) 어리광을 부리고 싶었음 진작 그러지 그랬어. ⋯ 알잖아, 에시. 너여도 돌아갔을 거잖아. 네가 할 일을 하러, 다시 갈 거잖아. 아니야?
@2VERGREEN_ (돌아보면 어둑한 복도에서, 그의 눈에는 또다시 눈물이 고여 있다. 최근 며칠간 하도 울어서, 이러다 몸은 통째로 돌이 되고 눈물은 폭포가 될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돌아갔겠죠... ...돌아갔고. (그리고 살아남아 당신이 뿌린 꽃을 주웠고. 하지만 그때는 이렇게 두렵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당신이 이렇게 느꼈다면 그걸 이겨낸 당신은 정말로 강하다는 생각과.) 당신 말대로 그냥 어리광이니까, 지금 하는 말은 신경쓰지 말아요... 정말로, 왜 이제 와서 이러는지. (다른 사람 이야기마냥 말하곤, 숨을 한번 들이마신다.) ...줄리아가 죽었어요, 힐데. 알아요?"
@callme_esmail (당신의 우는 얼굴을 마주하는 일은 도무지 시간이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아서, 눈을 천천히 감았다 뜬다. 당신의 말이,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닐 지도 모른다. 사람은 슬픔으로도 죽어버리는 생물이니까.) ⋯ ⋯ 결국은. 결국은 그랬구나⋯. (할 수 있는 말은 그뿐이다. 느릿하게 기억의 실타래가 되감긴다. 그를 마지막으로 만났던 정원의 한켠으로 돌아간다. 어쩐지 그가 이곳을 영영 떠나지 못하게 된 것이, 당연한 처사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간다.) ⋯ 몰랐어. (숨을 작게 들이마쉬고는,) 그런데 놀랍지도 않아.
@2VERGREEN_ (...) "놀랍지 않아요?" (...하긴 그렇다. 에스마일도 며칠 전 줄리아를 처음 다시 마주쳤을 때 죽으러 온 거면 브리짓에게 돌아가라고 했으니까. 지금 그 조우를 잊어버린 것은 둘째치고도,) "...모르겠어요. 힐데도, 핀갈도, 놀랍지 않아야 하는데. 이건 전쟁이니까, 사람이 죽는 건 당연한데... 저는... 당신들이 영원히 살 거라고 생각했나 봐요. 제가 오래 살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으면서, 결국에는... 마지막에는 우리가 다 영원히 행복할 거라고. 지금까지는 계속 졌으니까, 그래서 이렇게 힘들고 슬픈 거고, 이기기만 하면 다 괜찮을 거라고... ...하지만 이제야 알겠어요. 괜찮지 않을 거에요. 그렇죠? 저는... ..." (수어로) 당신의 옆에서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 불확실함이 두렵다.)
@callme_esmail 줄리아는, 모든 걸 끝내기 위해서 이곳에 온 거였으니까. 살아서 브리짓의 곁으로 돌아가길 바랐는데⋯. 그것이 그 애의 선택이었다면⋯. (그러나 그것은 소망이었을 뿐이다. 제 손으로 굴레를 매듭짓겠다 결심한 순간부터 그 아이의 죽음은 예정되어있던 것이었다.)
⋯ 맞아. 우리는 영원히 괜찮지 않을 거야. (제 것인지, 누구의 것일지도 가늠할 수 없는 혈흔이 남을 손이 당신에게 향한다. 당신의 얼굴을 가로지르는 흉터에 닿는다. 기실 그것은 상처 하나에 닿은 것이지만, 우리의 몸에 선명히 남은 흉터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을 거라서. 아무리 나날들이 지나고 계절이 바뀌어도 카코폰의 소란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고 다시 내 눈에 온전한 세상이 담길 일은 없을 거라고. 당신의 말이 모두 맞다. 그렇다. 우리가 영원히 살 수 있을 지라도 영원히 행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callme_esmail ⋯ 괜찮아질 거라고 얘기해주고 싶은데, 그건 거짓이잖아. 네게⋯ 그래서는 안 되는 거잖아. (손을 물렀다. 전에도 이야기했듯이, 우리라는 말은 그래서 무서운 것이다. 나는 네가 되고, 너는 내가 되어버려서 한쪽이 사라지면 결국 나는 온전히 내가 되지 못하는 거니까. 곁을 내어준다는 것은 결국 어느 정도 자아의 상실을 각오하는 일이다.) 결국에 나를 잊어야 할 정도로 괴로운 날이 온다면 그 때는 떠나도 돼. 그래도, 그 전까지만⋯ 조금만 더 견뎌주면 안될까? (내가 당신을 보지 못하게 되더라도 좋다. 이 친애가 끊어져도 좋다. 나는 항상 당신이 행복하기만을 바랐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