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9월 01일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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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es_diluti

2024년 09월 01일 20:11

(금지된 숲 언저리, 짐짓 태연한 얼굴로 두 명의 죽음을 먹는 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러다 숲 방향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지팡이를 겨누고 경계하며 두어 발짝 다가간다. 소리내어 묻기를...) 누구죠? 정체를 밝히고 나오세요.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1일 20:16

@jules_diluti (...침묵. 조용히 두어 걸음 뒷걸음질치고, 지팡이를 꺼내든다. ...다음 순간 소리 없이 당신 옆의 "동료" 한 명에게 "엑스펠리아르무스" 주문이 날아든다.)

jules_diluti

2024년 09월 01일 20:24

@callme_esmail (무언 마법에 능한 자다. 누구지? 머릿속으로 알려진 기사단원들의 이름 여럿을 빠르게 넘기지만, 개중에서 당신의 이름은 없다. 찡그리며 "정신 좀 차리시죠!" 동료를 향해 윽박지르고는 엄폐물을 향해 뛴다. 나무에 등을 붙이고 숨을 몰아쉬며 힐끗... 적의 모습을 확인하려 한다. 투정처럼 나직한 혼잣말.) 이래서 오기 싫었는데.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1일 20:45

@jules_diluti (...당신이 뛰어가면 이쪽은 반대 방향으로 몸을 돌리고, 당연히도 교전은 계획에 없었으니까... 능력을 따로 쓰지 않아 작은 인영 하나가 나무 틈으로 빠르게 뛰어가는 것이 보인다.)

jules_diluti

2024년 09월 01일 21:36

@callme_esmail (얼핏 수풀이 흔들리며 뛰어가는 인영이 보인다. 가빠오는 호흡을 가누고 동료를 향해 고개를 까딱인다.) 한 명입니다. (더 말을 붙이지 않고 당신을 뒤쫓기 시작한다. 비싼 재질의 옷가지를 나뭇가지가 할퀴고 지나갈 때마다 속으로 쌍욕을 뱉는다...)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1일 22:10

@jules_diluti (이쪽은 조금 다른 이유로 욕을 뱉고 있는데-어떻게 딱 마주치지-도망치며 뒤돌아 나머지 한 명에게 무언-스투페파이를 쏜다. 고의인지 그냥 기회가 그렇게 온 건지, 그가 맞는다면 당신을 마지막으로 제압하는 것이 되겠다.)

jules_diluti

2024년 09월 01일 23:30

@callme_esmail (붉은 빛이 번쩍이더니 같이 달리던 죽음을 먹는 자가 소리없이 거꾸러지고, 그는 낭패한 기색이 된다. 방금 주문이 뭐였지? 크루시오라면 비명을 질렀을 것이고, 아마도 스투페파이. 턱밑까지 차오른 숨을 헐떡이며 멈춰선다. 손등으로 이마를 문질러 닦는다.) 당신. 누굽니까?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2일 00:12

@jules_diluti (...언제든 주문을 쏠 준비를 하면서 깃펜을 동시에 조작할 여유가 있었다면, 당신이 이해할 수 있도록 대답했을 텐데. 무언가 거대한 아이러니를 느끼고 순간 작게 웃어버린다. 배경에 어울리지 않게 밝은 소리는 어쩌면 익숙한 목소리일 것이고. ...아, 이렇게 되면 당신 또한 혼자인가? 충동적으로 따라 멈춰서서는, 얼굴이 보이게 돌아선다.) "안녕, 쥘."

jules_diluti

2024년 09월 02일 00:37

@callme_esmail 하. (무릎을 짚고 허리를 숙여 헐떡이다가 헛웃음같은 소리와 함께 고개를 든다. 당신을 노려보는 한 쌍의 노란색 눈.) 최소한 제 이름을 잊어버린 행세는 하지 않는군요. 무언 마법도 잘 하시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거짓이었는지, 짐작할 수가 있어야지... 여기서 뭘 하시는 거예요? 옛 동호회 활동에 손이라도 보태려고요?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2일 01:44

@jules_diluti (숨찬 기색도 없이 내려다보며, 그는 여전히 그 노란색에서 꿀 같은 것들을 연상한다. 그에게 형을 선고하고 다음날 아침 갈레온을 던지며 그 눈가가 얼마나 애써 메말라 있었는지, 누이를 죽인 뒤 그를 돌아봤을 때 그 누런색이 어떻게 공포에 찌들어 있었는지, 전부 기억에서 사라졌기 때문에. 뒤늦게 말을 듣는다. 아, 맞다. 당신은 그의 기억 문제를 그렇게 생각했었지. 그 점에 상처받거나 이해받고 싶다고 생각하기엔... 모르겠다. 지쳤나. 어깨 으쓱인다.) "뭐, 비슷하죠..." (그러다 곰곰.) "아. 어머니께서 안부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jules_diluti

2024년 09월 02일 01:59

폭력 (멱살)

@callme_esmail (그리고 그는 당신의 눈을 보며 다른 것들을 연상한다. 자기 멱살을 쥐고 매달리며 다른 것도 아닌 고작 미안해하길 요구하던 당신의 표정. 죄악감과 공포에 휩싸여 불타는 전장을 뒤로하고 달아날 때에 마주쳤던 당신의 유령같은 얼굴. 그러나 모든 상념은 떠오른 것만큼이나 빠르게 달아나고, 그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신다.) ...제 어머니요? 제 어머니를 만났어요? (대답이 곧바로 돌아오지 않자 당신의 멱살을 잡아챈다.) 대답해요! 왜 제 어머니를 들먹이느냐고!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2일 02:49

폭력 (멱살)

@jules_diluti "그, 그야..." (몸이 아주 약간 위로 끌려올라간다. 안경테 너머로 동공이 확장된다. 심장이 세차게 뛰기 시작하고, 조심하지 않으면 이 대화를 잊어버리겠다는 직감이 든다.) "...가끔 만났어요. 몇 년 전에. 제가 지금 단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진 않다는 건 당신도 알잖아요. 그래서 연락은 하고 지내는 편인데, 사실 안부 전해달라고는 안 하셨고, ...그냥 오랜만에 당신 보니까 그분이 생각났어요. (심호흡 한다.) 놓아 주시면 안 될까요?"

jules_diluti

2024년 09월 02일 09:42

@callme_esmail (손을 잠시 떨다가 그대로 놓아버린다. 어차피 오래 잡고 있을 만큼 힘이 세지도 않다. 미간을 찡그린 채로 고개를 돌린다. 자조적인 중얼거림.) 그러셨겠지. 이제 날 신경이나 쓰겠어. 내가 많은 걸 바라? 대화 한 번 해보자는 건데 기가 막히게 피해다니시잖아... (당신을 흘끗 본다. 역시 자기만큼이나 겁이 많은 인간. 그런데 왜 저렇게 부나방처럼 죽을 자리를 찾아다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망설이다가 묻는다.) ...잘 지내세요? 뭐라고, 하셨어요?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2일 13:59

@jules_diluti "고마워요." (...그제야 숨을 내쉰다. 사실 폭력은 물리력보다는 기세의 문제라... 옷깃을 정리하는 손이 꽤 익숙하게 움직여서, 살면서 멱살 좀 많이 잡혔나 보네, 따위의 타자화된 생각을 하고. 당신과 시선이 마주친다. 음.) (사실 당신의 어머니라면 불과 몇 시간 전에도 봤다. 루이의 부상을 치료 중인 모습이 마지막이었는데, 그러고 보니 당신은 애초에 어머니가 기사단이 되었다는 것은 아나?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가.) "잘 지내세요. 당신께 말씀을 딱히 남기지는 않으셨지만," (따지면 "그애는 이제 내 아들이 아니다" 같은 말을 하긴 했지만 굳이 전할 필요는 없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했다. 그러다가 여기 있는 당신과, 여기 있는 그녀를... 다시 생각하고.) "쥘. 마주친 김에, 거래를 하나 하면 어떨까요?"

jules_diluti

2024년 09월 02일 15:28

@callme_esmail ...사실 어머니께 오블리비아테를 쓰는 생각도 했어요. 언제까지나 남보다 못한 사이로 지낼 순 없잖아요. 불운한 일 따위 기억해봤자, ... 좋을 게 없고... 그러다 기억을 통째로 날려버릴 위험만 없었더라면 어떻게든 해봤을 텐데.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멍하니 서있다. 이제 와서야 그는 열일곱 살의 핀갈을 이해한다. 그가 어째서 타인의 시선 앞에서 그물에 걸린 물고기처럼 괴로워했었는지. 차이가 있다면 그를 괴롭게 하는 것은 시선의 존재가 아닌 부재다. 인정해줄 사람이 남아있지 않은 풍요란 어찌나 헛헛한지! ... 다시금 당신을 본다.) 거래라니요?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2일 17:40

@jules_diluti "그 생각은 접으셔서 다행이네요." (그리고 당신의 어머니가 그 말을 듣지 않아서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전에 누군가 그에게 매우 비슷한 말을 했던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잠깐 잠겨 있던 머릿속에서 빠져나온다. 다시 당신에게 집중한다.) "아. 네. 쥘 린드버그. 당신, 죽는 게 무섭죠? 당연하죠. 지팡이 들고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건 "당신의 역할"이 아닌데. 저도 그래요. 전투 같은 건 "우리" 적성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거래를 하자고요. (진지한 얼굴이다.) 지금 제가 당신을 제압해서, 어딘가 아무도 찾지 못하는 곳에 집어넣으면... 당신은 꼼짝없이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기절해 있어야 하겠죠? 누구도 당신을 죽이거나 다치게 할 수 없는 곳에서요." (그리고 당신도 아무도 죽이거나 다치게 할 수 없는 곳에서... ...예를 들어 폴리주스를 사용한 당신의 어머니라거나.)

jules_diluti

2024년 09월 02일 21:44

신체를 훼손하는 처벌의 언급

@callme_esmail (지팡이의 끝을 내려다본다. 당신의 제안을 유심히 고찰하는 기색이다. 급기야는 인상을 찡그리더니 다시금 고개를 들고, 애써 해말간 미소.) 역시 안 되겠어요. 솔직히 말해서 전혀 혹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인데. (피할 수 있었다면 피했을 것이고, 안전한 곳에 있으라면 안전히 있었을 테니.) 상황이 종료되고 눈을 떴는데 "당신들이" 승리했다면 어떡하죠? 에스마일. 그때도 제가 안전할 수 있을까요? 아니죠. 당신들은 제게 갚을 게 많잖아요. 아즈카반은 기본이고, 혀를 자르거나... 손을 아주 못 쓰게 만들 수도 있겠죠. (숨을 깊이 들이마신다.) 난 지금까지 너무 큰 판돈을 걸었어요, 에스마일. 그래서 당신들을 패배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어요. 설령 그 과정에서 약간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해도.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3일 01:45

@jules_diluti "...그건 말도 안 돼요." (미간을 좁힌다.) "당신 똑똑하잖아요, 쥘. 당신은, 언제나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당신이 잘하는 것을 골랐잖아요. (모두가 미련하다며 혀를 차도, 아득바득 어울리지도 않는 사지를 택해 온 듯한 그 자신과는 반대로. 그는 당신이 그동안 써 왔다는 글들의 내용을 읽었고, 그것이 세상에 미쳤다는 영향을 들었고, 비로소 당신을 이해했다.) "우리"가 이길 가능성이 그렇게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높다고 쳐요. 당신이 여기서 디핀도 한 번 쏴서 뭘 바꿀 수 있는데요? 당신 한 명 때문에 전쟁의 승패가 갈리기는 어렵겠지만, 당신 한 명이 여기 있으면 당신 한 명은 그대로 죽을 수도 있겠죠. 어느 쪽이 최선을 걸어볼 만한 길이고, 어느 쪽이 "약간의 위험"인지는 당신이 더 잘 알 텐데, (...짧지 않은 침묵이 흐르고,) 당신은... ...뭘 그렇게 두려워하는 거죠?"

jules_diluti

2024년 09월 03일 20:18

@callme_esmail 당신과 똑같은 거요. (손끝은 아주 약간 떨리지만, 표정은 침착하다. 당신의 말을 전부 듣고 검토하면서도 아닌 듯이.) 당신 말이 옳았어요, 에스마일 시프. 나는 시대의 눈먼 포탄이나 총알에 죽고 싶지 않아요. 아니, 죽는 것 자체가 세상 무엇보다 두렵긴 한데... 개중에서도 통제를 잃는 게 제일 무서워요. 가지치기를 하고, 하고 또 하고... 그러고 나니 내게 남은 건, 내 삶을 통제하고 있다는 감각밖에 없더라고요. 그러니까... 눈을 감았다 떴을 때 세계가 뒤집혀 있으면 견딜 수 없을 거예요. 바람의 방향이 바뀐다면 조금이라도 일찍 깨닫고 싶어요. 내 힘으로. 내가 판단해서... (입술을 느리게 씹으며 생각에 잠기더니, 어깨를 으쓱한다. 가벼운 웃음.) 그리고 디핀도는 취향 아니에요.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4일 15:08

친족 살해(언급)

@jules_diluti (...가끔은 당신들이 내 말을 듣는 것이 싫다. 그것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반증 같아서. 모순적인 여념이 스치고, 아, 그럼 섹튬셈프라와 아바다 케다브라는 취향이시고요, 속으로 생각하지만 당신에게 말하지는 않는다-표정에서 좀 보였을지는 모르겠다.) "통제요? 기껏 통제? (이해를 전혀 못 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이십 년간 삶에서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게 단 하나도 없었고, 난생 처음으로 당신의 고뇌와 고통이 우습다고 생각한다. 잠깐 고개를 숙였다가, 하늘을 봤다가,) 하... 하하. ...그럼 가세요. 쥘 린드버그. *뜻대로 하세요*. 하지만 이건 알려드려야겠습니다. 당신은 늘 어떤 사람들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었죠... (가까이 간다. 한 어깨에 손을 얹는다. 거의 귓가에 대고.) 당신의 누나 메이블을 죽인 것처럼 어머니도 죽이고 싶다면, 그리고 죽이는 순간까지 그 사실도 모르고 싶다면. 마음대로 하시라고요."

jules_diluti

2024년 09월 04일 18:12

@callme_esmail (웃음이 얼굴 위에 얼어붙는다. 그가 무슨 대답을 들을 거라고 생각했었든, 이것은 아니었다. 세상이 느릿느릿 움직이는 것만 같다. 혹은 그의 머리가 방금 들은 말을 거부하고 있거나. 당신의 말을 의식적으로 되새김질하고, 해부해서, 해석하는 지난한 과정 끝에야 그 의미를 이해한다.) ... ... 어머니가, 여기 와계신다고요? (부정하려는 사람처럼 고개를 천천히 흔들고.) ... ... 농담하지 마세요. 어머니가 오실 이유가 어디 있어요? 새삼스레 날 보고 싶어하실 리도 없는데.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4일 22:00

@jules_diluti (...기대하듯 당신의 얼굴을 보다가, ...비틀린 웃음이 조금 어리둥절해진다.) "당신의 어머니라고 해도, 그분의 삶이 언제나 당신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건 아니에요, 쥘." (이것은 에스마일에게는 당연한 사실이다. 하이파는 에스마일이 아주 어릴 때에도 본인이 그들의 고향을 에스마일과 여동생들을 사랑하는 만큼 사랑한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당신에게는 어떨지 모르겠다... 그리고 여기에서 더 말해주고 싶지 않은지,) "제 농담 싫어하시면서. 어쨌든, 그럼 좋은 밤 되시길." (휙 뒤돌아버린다. 잡지 않는다면 그대로 가 버릴 기세다.)

jules_diluti

2024년 09월 05일 20:32

@callme_esmail (우당탕, 소리가 나더니 당신의 소매를 볼썽사납게 붙들고 늘어진다. 급하게 쫓아가려다 돌부리에라도 걸려넘어진 모양이다. 숨을 헐떡이며 묻는다.) 아니, 아, 잠시만요. 잠시만요, 에스마일! 제가 언제 당신 농담을 싫어했다고 그러세요. 아니, 그렇지만. 어머니가 절 보러 온 게 아니면요? 여기 와 계실 이유가 어디 있어요? 그러면 뭐, 평생 책상 앞에서나 살아오신 분이 불사조 기사단이 되셨다고요? (그러나 그것은 아이작 윈필드도 마찬가지였으므로, 이는 그의 편협함을 증거할 뿐이다. '내가 아는 어머니는 그럴 리 없다'고. 어머니를 보지 못한지 스무 해가 되어가면서도.) ... 전장에서 빠질게요. 빠지면 되잖아요! 부탁이니까... 말해 주세요.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6일 17:32

@jules_diluti (...요란한 소리에 반사적으로 돌아보고, 반응할 새도 없이 다시 일어난 당신이 뛰어와 옷자락을 붙든다. ...웃음을 터트릴 뻔한다. 그럴 줄 알았다니까. 그는 여전히, 끝까지 당신이 악의 같은 것을 가졌다고 믿지는 못한다. 그냥 사랑과 평화가 쉽게 오지 않는 세상에서, 너무 작고 어리고 달콤한 꿈을 너무 길게 꿨을 뿐이다: 어쩌면 당신이 살인 저주를 쏘았던 순간의 표정을 기억하지 못해서일지도 모르겠다. 당신의 여유는 얄팍하고, 당신의 애정은 편협하고, 당신의 안배는 어리석지만 결국 당신은 스스로의 어머니를 죽이는 비극의 주인공은 되지 않을 것이고, 당신의 어머니는 아이작 윈필드처럼 헛되이 당신을 보호하려다 다른 죽음을 먹는 자에게 살해당하거나, 뭐 그런 것을 겪지 않을 것이고... ...그것은 좋은 일이다. 그런데 어째서, 어째서 허망한지 모르겠다. 다만 당신의 손 위에 손을 겹쳐잡고, 불공정한 계약에 서명하고 도장을 찍듯 담담히 말했다.)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6일 17:35

@jules_diluti (당신이 어쩌면 당신이 받아 "마땅했을" 피비리내나는 결말에서 또 한 번 도피할 수 있도록. 에스마일 시프는 이미 오래 전 당신의 희생양이 되었더라도 당신은 끝내 살아남아 역사와 순리가 이뤄지도록. "그분이 오늘 밤 기도하시는 곳은...") "...포스틴은, 당신의 어머니는 폴리주스를 마시고 성 안에 있어요. 그분이 지금 취하신 모습은..." (그러니 가라. 당신의 미래로. 죄책도 불행도 고통도 없는 곳으로.)

jules_diluti

2024년 09월 06일 21:11

저주...?

@callme_esmail (그는 매번 아주 중요한 순간에 눈을 돌려왔다. 그래서 누르 시프가 어떤 마음으로 당신의 주박을 풀어주려 했는지 알지 못했고, 에스마일 시프가 끔찍한 형벌을 당할 때에 지은 표정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이 순간 그는 제 어머니의 소식에 너무 애가 탄 나머지 당신의 얼굴로부터 시선을 돌리지 못한다. 에스마일 시프가 짧은 찰나 지은 허망한 표정은 그의 망막에 오래도록 남을 기억이 되어 불타는 낙인으로 지져진다.)

(당신에겐 쥘 린드버그의 불행을 기원할 자격이 있었다. 그의 나날이 질병과 상처와 배신과 증오와 사고와 재난으로 점철되기를, 살아서 맛볼 수 있는 모든 저주를 받은 끝에 아비는 자식의 손에 맞아죽고 자식은 아비의 발에 밟혀죽기를* 기원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당신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

* 폴라리스 랩소디, 이영도 지음

jules_diluti

2024년 09월 06일 21:11

@callme_esmail (바로 그 사실이 그에게 죄책이자 불행이 되리라는 사실은 얼마나 근사하게 모순적인가?) ... ... (당신의 소매를 쥔 손이 스르르 놓아진다. 그는 감사인사 대신 고개를 한 번 끄덕이더니 어머니를 찾아 발을 뗀다. 낙엽이 발밑에서 으스러지는 소리. 그러나 그는 몇 걸음 가지 못한 채 우두커니 멈추어 서고, 다시금 몸을 돌려 당신에게로 돌아온다. 크게 뜬 황금빛 눈은 퍽 간절해 보인다.)

...역시 안 되겠어요. 에스마일, 나는... 어머니를 보러 갈 수 없나 봐요. 웃기죠, 여태 그렇게 쥐잡듯 찾아다녔으면서 . (물기 어린 웃음소리.) 막상 보려니까... 이게 어머니께 못할 짓이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요. 왜일까요? (그러고 말이 없다. 어쩌면 누구 말마따나 날 만나고 싶지 않다는 게 어머니의 선택이었으니까. 긴 침묵 끝에 그는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떨어뜨린다. 웅얼거린다.)

어머니께... 미안했다고 전해주실래요?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7일 19:04

@jules_diluti (사실, 어쩌면 그는 그런 것을 바라야 했을지도 모르겠다- 다른 무엇이나 누구가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도. 당신이 결국 붙잡히기를, 혹은 나가지도 못하고 누군가에게 저주를 맞아 살해당하기를, 혹은 더 끔찍한 결말을 맞기를. 세실이 당신의 손에 남겼던 흉터보다 천 배는 더 고통스러운 것을 겪기를. 그가 기억하지 못하는 모든 고통만큼... 하지만 그러지 못한다. 그저 알았다면 당신의 낙인이 조금 오래 가기를, 그것만을 기원했을 것이다. 우리의 오랜 공통된 친구가 생각하기를, 에스마일 시프는 자신을 연민하는 능력이 언제나 다소 부족했고 그로 인해 유독 괴로워했으니까. 그래서 가끔은 다른 이들이 그를 위해 대신 울어주었으나, 그중 당신은 끝내 포함되지는 않았고...) "...글쎄요, 과연 무엇이 그분께 할 수 있는 짓이고 못할 짓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당신의 판단은 당신의 것이겠죠. 개인적으로는 망각 저주를 쏘는 것만 할까 싶은데. 원하신다면, 전해드릴게요."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7일 19:10

@jules_diluti (결국 그 옷가게에서 그는 당신도, 가게 주인도 해치지 못했다. 복수할 수 있었을 독약의 세 가지 재료 중 마지막을 끝내 먹이지 못했고, 눈먼 총탄을 쏘아보낼 수 있을지언정 이빨도 발톱도 없는 호랑이의 바람은 당신의 황금빛 털끝을 당신의 피로 물들이지 못해서, 이번에도 그는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만약에 그분이 대답하시면... 당신께 답변을 전하러 갈게요. 그러니 오래 사세요, 쥘. 최소한 저보다는."

jules_diluti

2024년 09월 07일 20:54

@callme_esmail (눈을 빠르게 깜빡인다. 아마도 바람 때문일 것이다. 고개를 수그린 상태 그대로 중얼거림을 덧붙인다.) ...어차피 이제 망각 주문을 쏠 생각도 없어요. 그건 한참 전에 단념했으니까. 애초에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고.

잘 있어요. 이번 전쟁 동안엔 다시 볼 일 없으면 좋겠네요. (당신으로부터 멀어지는 방향으로 한 발, 또 한 발을 뗀다. 그렇게 몇 걸음 멀어진 후 뒤늦게 당신을 돌아본다. 망설이다 입을 연다.) 아참, 에스마일. ... ... 미안해요. 당신한테도. 늦었겠지만... ... 별로 듣고 싶지도 않겠지만, 그냥... 이 말을 해야 할 것 같았어요. (그리고 모자를 깊게 눌러쓰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작별 인사를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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