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9월 01일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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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h

2024년 09월 01일 20:28

(다이애건 앨리, 인적 드문 골목에 순간이동으로 나타나서는 헛구역질한다.) 내가 미쳤다고 여길...... (마법 세계가 지긋지긋하다는 건 큰 문제가 안 된다. 그보다는 그래, 어쩌면 도망치기 전 저지른 일들이 그새 발각되어서 수배지에 올랐을지도 모른다. 승패가 확실하게 결정되기 전까지는 발을 들이지 않는 게 안전하다. 그래, 돌아가자. 돌아가서 기다리자...... 그렇게 생각만 하는 동안 시간은 흘러간다.)

LSW

2024년 09월 02일 06:46

@Edith 세상에. 그러게 어쩌자고 다시 돌아오셨나. (조금 더 사람이 많은 방향에서 그런 목소리가 들려올 거다. 골목의 입구에 서 있고, 분명히 이디스 머레이를 알아보았다.)

Edith

2024년 09월 02일 15:03

@LSW (목소리의 주인을 알아보지 않기란 어렵다. 썩 유쾌한 만남은 아니었지만... 그걸 드러낼 까닭도 없었으므로 적당히 대꾸한다.) 못 올 데를 온 것도 아니고. (사이.) 요즘 바쁘시겠군요, 위원장님.

LSW

2024년 09월 02일 16:51

@Edith 바쁘죠, 제법. 하지만 일거리 하나쯤 더 늘리는 건 별 일 아니에요. 당신에겐 "이곳이" 못 올 곳이라고 생각해서요. 지금 단속반을 부를 수도 있답니다. (약간의 위협이다.)

Edith

2024년 09월 03일 00:57

@LSW 그렇습니까? 심문을 받게 된다면 117호로 보내주시면 좋겠는데요...(허세인지 덤덤함인지, 제법 뻔뻔히 대꾸했다. 그리고 잠깐의 침묵.) 내가 순순히 여기서 사라지는 걸 원해?

LSW

2024년 09월 03일 02:42

@Edith ...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고. 아닐 수도 있다.) 사실 그런 걸 원했다면 진작에 이디스 머레이 수사 요청을 했겠죠, 그때. 설령 그랬대도 우리의 부위원장은 무른 편이니 117호로 보내달라는 거겠지만. (하고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묻는 것이다.) ...언제인지도 모르게 오클러먼시를 배웠더군요, 당신.

Edith

2024년 09월 03일 17:43

@LSW 꺼림칙하지 않아? 마음을 읽힌다는 거 말이야. (조금 떨어져 당신의 눈을 본다. 익숙한 푸른 광채.) 특히 언제든 의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면... 그 정도 방어 수단은 있어야지. (그 또한 잠깐의 정적 뒤에 묻는다.) ...그때 왜 그냥 넘어간 거지? 난 어차피 의심받고 있었어. 내 오클러먼시는 너에 비하면 완벽하지 못했을 텐데.

LSW

2024년 09월 03일 18:17

@Edith 오랜 동창이자 동료를 공격해보았자 무엇에 쓰겠어요. 내 발판이나 부수는 짓인데. (입에 발린 거짓말이다. 그때 레아는 이디스 머레이를 꺾고 싶지 않았다. 이유는, 글쎄, 이 짓에 조금 지쳤던 걸지도 모르고. 비슷하게 살아가는 사람을 굳이 나무에 매달고 싶지 않았던 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요. 정말 한 치의 부끄러움이나 허물도 없다면 마음 읽히길 꺼림칙해하지 말아야 해요. 전 총리님께 얼마든지 보여드릴 수 있거든요. (이 또한 거짓말이다.)

Edith

2024년 09월 03일 23:03

@LSW 자비로워졌네, 레아. 내가 널 잘못 알고 있었던 모양이야. (비꼬는 기색은 없다. ‘그 짓’에 지쳤던 건 이디스 역시 비슷했다. 그런 선택-그걸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당신과 비슷한 곳에 서 있을 테다.) 레질리먼시를 쓰지 못하는 게 아쉽네. 난 늘 궁금했거든.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는‘ 마음이란 게 뭔지. (사이.) 그게 부러웠던 걸지도 모르지.

LSW

2024년 09월 04일 01:14

@Edith (이쪽은 그 짓을 이어가야만 하는 핑계가 있었기에 그만두지 않았을 뿐이다. 충분히 익숙해졌고 그만둘 이유가 없어서. 다시 말해 끊임없이 검증받아야만 했던 당신과 같은 입장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 (머플리아토 주문을 친다.) 솔직하게 말하죠. 저도 그런 마음은 없어요. 웬만한 사람은 갖기 어려울 거예요, 그런 태도.

Edith

2024년 09월 04일 21:13

@LSW (그러나 이디스에게 당신이 모르는 면이 있듯 당신에게도 그가 모르는 면이 있을 테다. 거기에 ‘나보다 더한’ 사람을 보며 자기위안 삼는 시도는... 그의 머릿속에 꽤 징글맞은 경험으로 남아 있다. —이디스는 문득 오래 전 일을 떠올렸다. 전쟁 한복판의 다이애건 앨리에서 둘은 술잔을 기울인다. “이런 세상에 별로 있고 싶지 않다면 헛소리로 들릴까요?“ 레아 윈필드가 말한다...) 맞아. 그리 놀랄 일도 아니지. (사이.) 세상이 또 변할지도 몰라. 너는 변할 건가?

LSW

2024년 09월 05일 02:30

@Edith (그리고 그때의 레아 윈필드는 닳고 닳아가며 세상의 모습에 맞게 변했다. 돌을 깎아낼 수는 있어도 깎여나간 부분을 보충할 수는 없다.) 전 이대로가 편해요. 당신만큼 또다시 맞추어 변해 나갈 자신이 없거든요, 이제는. 그러기엔 너무 멀리 왔죠. 멀리. (그러고는 눈을 마주본다.) ...그리고 당신은 침몰하는 배에서 제때 탈출했고요. 축하해요. 어지간한 결단이 아니고서야 할 수 없었을 텐데.

Edith

2024년 09월 05일 11:57

@LSW (이디스는 무엇이 당신과 그의 길을 갈라놓았는지 생각한다. 그는 도망쳤고 당신은 침몰하는 배에 남았다는 것? 그것이 제 나약함의 방증일 뿐은 아닌지...) *결단*은 너무 거창한 단어야. 그냥 정신 차려 보니 갑판에서 떨어져 휩쓸려 가고 있었던 거지. 어디에 상륙해야 할지는 아직도 몰라... (사이.) 나 자신만은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믿었는데, 그게 오만이더군.

LSW

2024년 09월 05일 17:00

@Edith (허탈하게 웃는다.) 일단 자리를 좀 옮길까요. (근처의 주점을 가리키고는) 누구나 자신의 운명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하죠. 돌아보면 아니더라고요. 지금은 이리저리 떠밀려 가고 있다고 해도, 이디스. 가능했더라면 균형도 잡기 어려운 갑판 위에서 버틸 셈이었던가요? 할 수 있을 때까지. ...
전 당신이 그럴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해요. 자의가 아니라 타의로라도... 어떻게든 떨어졌을 거예요.

Edith

2024년 09월 06일 20:00

@LSW (당신이 가리킨 방향으로 느릿하게 발을 옮긴다.) ‘누구나’라면 너도 포함인가? (어둑해진 하늘을 본다. 하루가 또다시 저물고 있었다.) 이미 벌어진 일에 만약을 가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아마 네 말대로겠지. 그런데도 떨어진 이후의 일을 생각해 본 적이 없어. 그때는... 내가 체스말을 어디 놓고 있는지도 몰랐지. 단지 이 판을 끝내든 엎어놓든... 그게 중요했어.

LSW

2024년 09월 06일 22:43

@Edith (문을 밀고 들어가서 바 테이블 앞에 앉는다. 아직 직장 동료이던 시절에 이렇게 함께 술을 마시곤 했던 기억이 어제 일처럼 선하다.) 지금은 어떤 기분이죠? 더는 체스판에 올라 있지 않은 열외의 말이고... 라인하트 서기관도 위원도 아닌 지금이요. ...전 당신에게 후회하느냐고 묻고 싶어요. (무얼 후회하느냐면 목적어를 말하지 않았다. 이제껏 모르가나 가민의 독재 정권에 충실했던 것을 말하는 걸수도 있고, 가진 것을 잃고 굴러떨어진 일을 말하는 걸지도 모른다.) 저는... 그러니까 저도 방금 말한 범위에 포함되거든요. 항상 제가 이끌었던 적이 없었어요. 항상. 손이 묶여 끌려다니기나 했지.

Edith

2024년 09월 07일 17:45

@LSW (뒤따라 들어가 당신의 옆자리에 앉는다. 늘 마시던 위스키를 한 잔 주문한다.) 처음에는 해방감에 중독된 듯이 움직였지. 아무 생각도 안 했어. 그 뒤에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살아가다 보니까, 내 과거를 감당하는 게 두려워졌고. (늘 죄인됨에 매달렸던 것이 무색하게. 그러면서도 죽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더 이상 나를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서...(그의 말은 다소 횡설수설하게 이어졌다.)

... ...후회는 안 해. 말로만 후회한다고 해봤자 과거의 내가 다른 선택을 하지 않았을 걸 알거든. (동지가 될 수 있었던 이들에게 등을 돌리고 사회적 안정과 인정을 택하는 것이든, 결국 그 모든 것을 둘러싼 위화감을 견디지 못한 것이든. 위스키를 홀짝인다.) ... ...그래서 너는 후회하나?

LSW

2024년 09월 07일 19:17

@Edith ...네. 그래봤자 아무 소용도 없다는 걸 알면서 후회해요. 그래도 굳이 당신의 죄를 추산해 보자면... 징역 5년 정도면 될 것 같은데, 아닌가. 십 년? 감옥을 나서면 다이애건 앨리도 꽤 바뀌어 있을걸요. 전 가석방도 안 될 것 같고. (무척이나 가벼운 어조다. 술잔 가장자리에 입을 대고 목을 축인다. 얼음이 달그락거린다.) 그래서 당신이 후회하지 않는다는 게 다행이네요. 적어도 발목을 잡힌대도 넘어질 일은 없어서. 그럼 다시 일어나면 돼요. 힘들여 일어나서 다시 걸어요. 당신은 충분히 그럴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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