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W 위원장님. (이미 익숙해진 세실 브라이언트가 실린 프로파간다 포스터엔 아랑곳하지 않고 거수경례를 올린다.) 바쁘신 와중에 죄송합니다. …혹시 오늘 전선에 다녀오셨는지 여쭈어도 괜찮겠습니까? (전선은 즉 호그와트를 의미했다.)
@LSW … …혹시 제 자식을 전선에서 보셨는가 하여. (둘 중 한 명을 콕 찝어 말하지 않는다.) 오늘이건, 어제건요.
@LSW …베라가 없어진 건 어떻게… (말하다 말고 자신의 상사가 탁월한 레질리먼스임을 상기한다.) …아직입니다. 하하, 자식은 나와 완전히 다른 타인이라는 걸 이럴 때면 깨닫게 된다니까요… … (전혀 통제가 안 된다. ‘판 윈필드도 그렇게 느꼈을까’, 문득 그리운 이름을 떠올린다.)
@LSW 저희 어머니 말씀입니까? (쓴웃음.) 그땐 제가 어리석은 아들이었던지라… 많이 괴롭게 해드렸지요. 지금은 잘 지내신답니다. (찍어낸 포스터 한 장을 손에 쥔다. 자기 손으로 부모를 아즈카반에 넣은 이의 풍자화를 잠깐 보다가…) 저는… 아시다시피, 어머니께도 저 자신에게도 고통만 준 젊은 날을 보냈던지라. 이제는 가정적으로 지내고 싶은데 자식들이 말을 잘 안 들어 주네요. …‘자식 입장’에선 무슨 생각인 걸까요? (자식이 없더라도 누군가의 자식이긴 하니 알 거 아니냐는 물음이다.)
@LSW (포스터를 내려놓았다. 더 살펴보지 않아도 프로파간다의 의미는 잘 알았다. 서로 타협할 수 없다면, 결국은 이렇게 상대를 악마화하게 되는 법이다. 미로스와프에게 루드비크는 악마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레아에게 아이작은?… ‘아. 지나치게 먼 과거의 이야기다. 이제 와서 아무 의미도 없는… …’)
제대로 돌아봐 주길 바라서라면 아직 기회는 남아 있는 거겠지요. 후자라면… 더 이상 가족으로 지낼 수 없을 테고요. 하지만 저는 이 일을 그만둘 생각이 없습니다, 윈필드 위원장님. (“충성스러운 부위원장을 두셔서 좋으시겠습니다” 하는 농담을 던진다.) 가족이 뭐라고 하든지요. 아들이 절 죽이고 싶어해도 할 말이 없군요.
@Ludwik (루드비크를 응시하던 레아는 한 손을 든다. 손바닥을 펼쳐서.) 죽여 없애겠다는 말만큼 편리한 선언은 없어요. 그러면 골치아픈 생각 따윈 하지 않아도 되니까. 하지만 그럴수록 다른 고민이 생기더군요. (아주 오래 전의 일이었으므로 이런 언급으로 깊이 묻어두었던 고름이 터져 흘러나오는 일은 없었다. 다만 당신에게 오랜 염증과 약간의 연민을 느낀다. 알면서도 모른 척하며 사회에 충성하는 가엾은 톱니바퀴에게. 나폴레옹이 되지 못한 평범한 젊은이에게. 한 가지 확실한 건... 적어도 아이작은 레아에게 있어 악마가 아니었다는 것뿐이다.)
미로스와프가 당신에게 칼을 꽂는 날이 온다면 당신은 그에게 지울 수 없는 흉터를 남기게 될 거예요. 그 칼날에는 손잡이가 없거든요. 그러니까 잘 처신하시죠.
@LSW (그이는 번제의 제물이었지 악마가 아니었기에, 우리는 판 윈필드를 마음속으로 영영 그려야 하는 걸지도 모른다. 적어도 루드비크는. …레아의 손바닥에 총상을 남겼던 날이 쇠사슬처럼 제 발목에 휘감겨 있기 때문이다. 판 윈필드와 나누었던 추억이 여전히 뇌리에서 재상영되기 때문이기도 했다. 모든 것을 후회하지만, 되돌리거나 바로잡을 방법을 그는 모른다.) 예. …예, 알겠습니다. 위원장님.
(불현듯 충동이 들어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제게 조언을 해 주시는 건 당신도 지울 수 없는 흉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까? (손바닥의 그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Ludwik (그 흉터란 손바닥에 남은 못 자국이기도 했고, 판 윈필드가 남기고 간 사슬이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 사슬이 녹슬었으나 오래도록 발목을 죄어온 것은 풀리지 않는다. 설령 풀린대도 아주 긴 시간 동안 흔적을 가지고 살아야 할 테다. 마리아와 크쥐시토프를 위시한 가족들의 아픔이 어느 어린아이에게 영웅이 되고자 하던 마음을 심어줄 수밖에 없었듯이) 별로 알겠다는 사람의 태도 같지 않네요. 그런 질문을 하는 걸 보면요. 당신도 참, 어른이 되려면 한참 멀었어요..... (이윽고 시선을 돌린다.) ...발행도 슬슬 끝나가는 모양인데.
@LSW (그런 식으로 계속 살아가야 하는 걸지도 모른다. 마법으로도 끝끝내 지울 수 없는 것들과 함께… 그리고 기왕 그렇게 살아야 한다면.) 그럼 어른이 되는 법을 가르쳐 주세요. (…) 그냥 하는 말입니다. …오늘 업무는 이걸로 끝이었던가요?
@LSW (전쟁이 어떻건 간에 부역은 이어진다. 그는 저도 위원장님과 함께 거수자 명단을 검토해도 괜찮겠느냐고, 부하의 권한이 허락하는 대로만 제안한다. 어른답고 또 관료다운 일이다. 하지만 전부 흉내였으므로 이어진 말은 투정이었다.) 거기서 빠져나오느니 죽는 게 낫습니다. 하지만 저랑 같이 죽어 줄 생각 없다고 하셨잖아요. 그러니까 그거 말고 다른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