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W (파고드는 순간 평범한 가정집이 보인다. 여러 가지 가구들이 있고… 그러다 어떤 어린아이의 뒷모습이 보이는 순간 그 짧은 기억을 무언가 끊긴 듯 끝없이 어두운 공허가 뒤덮어 대체한다. 오클러먼시다.) 그래, 레아 윈필드, 네 덕에… 숙제를 좀 했지. 그러니까 좀… (이 정도 강적의 레질리먼시에 대응하려면 꽤 많은 정신력이 필요하다. 숨소리가 살짝 거칠어진다.) 닥쳐. (주문을 외치지도 않고 섹튬셈프라를 쓴다. 이 주문을 사용한 후 레아 윈필드에게 기사단의 자격이 없다는 비난을 들은 적도 있있었다.)
@LSW 미친 자식은 너지, 레아 윈필드. 이제 그 고통을 알겠어? 단 한번도 언젠가 돌려받게 될 거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나? (비명과 피비린내에도 익숙하다는 듯 동요하지 않고 레아를 내려다본다.) 그래… 네가 돌려받을 차례다. 업보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게 좋을 거야. (‘심판자’가 되려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마땅한 처벌과 복수를! 지팡이를 휘둘러 몸을 짓누르는 통증을 준다. 아즈카반에 있을 때 많이 당했던 저주다. 그러나 강한 오클러먼시와 동시에 주문의 강도를 유지하는 것은 꽤 어렵다. 미세하게 손이 떨린다. 만약 고통 속에서도 레질리먼시를 시도할 틈이 있다면 머릿속의 어둠에 작은 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Ccby (짓씹은 입술에서 쇠맛이 난다. 상처가 화끈거리고, 그대로 보이지 않는 힘에 짓눌려 머리를 바닥에 처박고 만다. 응분의 대가다. 당신은 많은 것을 잃었다. 너무 많은 것을 '우리' 손에 잃었으니 복수해 마땅하다.) 괴물 같은 자식, 넌... 으...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어... (생리적 눈물이 흘러 얼굴이 젖는다. 돌려받을 거라 생각했다. 어쩌면 그 때가 지금일지도 모른다. 그는 때때로, 종종, 아마도 내내 죽고 싶었고 당신의 손에 목숨을 잃는다면 그 또한 알맞은 처우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전에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었다. 바닥을 구르면서도 그 약간의 방심을 놓치지 않는다. 얼음 송곳의 끝을 비좁은 구멍에 억지로 우겨넣듯이 정신을 후비고 후빈다. 마침내 정신의 틈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누군가 세실의 발목을 붙든다. 앙상하고 마른 손가락이다. "세실, 제발.....")
@Ccby (익숙한 목소리다. 이십 년 전에 명을 달리한 댄 브라이언트가, 잔뜩 거칠어지고 쇳소리 섞인 음성으로 당신을 부른다. 세실의 발치에 피가 흐른다. 그건 세실 브라이언트의 피가 아니다. 댄 브라이언트가 흘린 피다. 레아는 세월이 흐른 지금도 그의 목소리를 잊지 않았다. 심문당하던 댄이 무슨 말을 했는지, 그 단단하던 사람이 어떻게 서서히 망가지며 죽어갔는지. 어디선가 희미한 달칵 소리가 난다. 시간이 흘러간다. 아주 오래된 테이프를 재생하는 것과 같다. 댄이 흐느낀다.
"이 빌어먹을 개자식들! 제발 그만해... 아아악!"
핏물이 튄다. 섹튬셈프라 저주다.)
@LSW …젠장, 방심했어— (환각이 보이기도 전에 그 침입을 바로 눈치챈다.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등골이 오싹해진다. 오랜 세월 동안 눈에 띄게 동요하지 않는 법을 익혔으나 숨이 살짝 가빠지고 지팡이를 쥔 손끝이 미세하게 떨린다.) 레아 윈필드, 당장 멈춰, 죽여버리기 전에! (몇 년 전 그때같이 길들여지지 않은 짐승처럼 소리치지만 발치의 피는 사라지지 않는다. 너무도 생생하게 질척이는 그것을 바라본다. 댄 브라이언트는 끝까지 항복과 전향을 거부하다가 이렇게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했던 것이다. 지금까지 어렴풋이 알기는 했어도 눈앞에서 실제처럼 펼쳐지는 것은 견디기 어렵다. 에스마일이 전해주었고 지금은 조카인 클라라가 가지고 있는 낡은 회중시계를 떠올린다. 그 무게가 전해지기 위해 얼마나 많은 피와 고통이 있어야 했는지… 그리고 그것을 초래한 주문을 내가…)
@LSW 아바다 케다브라! 아바다… 망할… (이 상태에서 통하지 않을 확률이 크다는 걸 알면서도 레아가 있을 곳을 겨누고서 몇 번이고 주문을 외운다. 역시나 지팡이는 잠잠하고 아무런 효과가 없다. 눈앞의 광경은 사라지지 않는다. 눈을 감지 않고 그 참상을 마주한다. 괴물들, 악마들!… 그리고 자신. 이후에 비슷하게 끔찍한 고문을 가하고 죽인 죽음을 먹는 자들에 대해, 또 대의를 위해 희생당했던 어쩌면 무고했을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해 당위를 따지며 정당화하는 자신이 있다.)
@Ccby 전 아무것도 안 했어요...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 희미한 웃음소리가 낮은 곳에서 난다. 거짓말이다. 레아는 지금 당신에게 사력을 다해 환상을 보여주고 있다. 저주가 어떤 방향으로 자신의 살갗을 얼마나 깊이 찢어발겼는지. 그 상처가 어떻게 피를 울컥울컥 뱉어내고 있는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당신이 낡은 회중시계를 떠올리자마자 그것과 비슷하게 생긴 회중시계가 피웅덩이 한가운데에 성의 없이 던져진다. 시계 속 시간이 흐른다. 시곗바늘이 움직이고 있다. 째깍, 째깍, 째깍, 째깍...
아주 오래 전 줄리아를 겨냥했던 저주가 빗나가 무고한 학생을 빗맞추었을 때부터 시작한다. 시간이 조금 더 흐른다. 세실 브라이언트는 병동 앞에 앉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단지 실수라 생각한다. 끔찍한 고통을 초래하는 공격을 실수라고 생각하면서, 불사조 기사단원의 이름을 팔고 다니면서.)
@Ccby (시간이 흐른다. 불사조 기사단이라는 이름 아래 세실 브라이언트는 어떤 힘도 쓰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영혼을 조각내는 살인 저주도 필요하다면 얼마든지—그러니까, 방금도 쓰려 시도했기 때문에—... 댄 브라이언트를 위시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어도 세실은 굴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을 지켜냈다. 그와 동시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죽었다.
댄 브라이언트의 망령이 흐느낀다. 사람들이 흐느낀다. 죽음을 먹는 자들과 억울하게 죽은 자들과 1980년의 잔인했던 4월, 떠나가고 없는 기사단원들이 세실 브라이언트의 등 뒤에 남겨진 채 울부짖고 있다. 너무 아프다고, 차라리 죽여달라고.)
@LSW (전에 가하고 있던 저주의 효과가 완전히 멎는다. 겉으로 크게 티가 나지 않지만 확실히 동요한 기색이 있고 숨소리가 조금 더 가빠졌다. 레아 윈필드를 이해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적이 있다. 그때 그는 레아가 느꼈을 팔의 살갗이 찢어지는 고통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는 피웅덩이에 던져진 시계가 새벽의 시간에 멎는 것을 본다. 아즈카반에서, 그리고 도망자로서 수많은 시간을 보내고, 그 모든 순간 끝에 이제는 어렴풋이나마 체감한다… 뒤에 남겨진 수많은 사람들이 어떤 아픔을 겪었는지. 그 고통이란 것은 어떤 감각인지…)
@LSW (전혀 눈을 피하지 않고 모든 것을 직시한다. 그리고 천천히 다른 무언가를 떠올린다… 아이작 윈필드다. 특별하게 충격적인 장면은 아니다. 본부에서 댄 브라이언트와 열성적으로 작전을 논의하는 모습이 지나간다. 카코폰의 것과 함께 ‘군집’에서 들려오던 낮은 웃음소리가 스친다. 또 호그와트에서 함께 거닐며 그들에 대해 이야기하던 어린 우리가 있다. 상념이 한데 버무러지고 그는 한순간 이 기억에 등장한 모두를 연민한다.) 레아… 많이 아프지. 고통스러울 거야… 살이 베이고 찢어지는 기분을 알아. 네가 보여주려고 하는 고통을 이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