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9월 05일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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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leclark739

2024년 09월 05일 17:16

(그리핀도르 기숙사를 돌아다녔다. 몇 안 되는 보이는 애들마다 쫓아내고 있었다.)

2VERGREEN_

2024년 09월 05일 17:25

@Kyleclark739 (여학생 기숙사에 숨어있던 학생 두어 명을 쫓아낸 것까지는 좋았다.) 디펄소! (문제는⋯ 왜 당신이 여기에 있느냐는 거지. 당신을 발견하자마자 곧장 지팡이를 겨누고는 외쳤다.)

Kyleclark739

2024년 09월 05일 18:52

@2VERGREEN_ (지팡이를 뽑아들기 무섭게 주문이 몸을 빗겨갔다. 어깨의 상처에서 튄 핏방울이 눈앞에서 잠시 멈추고, 곧 한쪽 벽면을 이룬 창 유리들이 일제히 깨졌다. '봄바르다.' 그렇게 읊었다. 날선 주문의 열기가 공기중에 여전히 남아있다. 방금의 폭발, 유리 파편들과 함께 힐데가르트가 떨어져 나간다면 더없이 좋겠다만 쉽게 그래주지 않을 것이다. 그는 폭발 연기 속으로 맨팔을 집어넣었다. 목을 잡아, 그대로 창 아래로 떨어뜨릴 생각이었다. 화염이 팔을 집어삼켰다.)

(벤조 클라머는 팔목 보호대를 풀었다. 그리고 에이프릴의 팔에 감아주었다. '네가 이걸 차야 내 마음이 좀 가볍겠다. 네 팔은 무거워지겠지만. 매일 안 할 거 알지만 내 앞에서 차는 척이라도 해다오, 매일같이 다쳐서는. 루가 열 살이 될 때까진 업고 날아다녀야 할 거 아니냐.' 카일 클라크가 호그와트로 침입하기 며칠 전의 일이었다.)

2VERGREEN_

2024년 09월 05일 22:31

@Kyleclark739 (폭발이다. 유리창이 일제히 깨지고 부서지는 굉음이 난 순간부터 눈 앞의 모든 풍경이 기묘할 정도로 느리게 흘러가고, 일순간 그것에 휩쓸렸다가⋯ 불을 끄기에는 늦었다. 폭발을 무력하게 만들기에는 너무 늦었다. 당신이 붙들기 직전에서야 서로를 향해 간신히 주문 하나를 전사하는 데에 성공한다. 아주 먼 옛날, 화형당하는 마녀들이 사용했다는 기초적인 마법. 불길 속에서도 고통을 느끼지 않게 만드는 그것.

반쪽 시야로도 자신을 밀어 떨어뜨리고자 하는 당신의 의도는 선명히 읽히고, 제 팔목에는 여전히 제 스승의 것이 감겨 있었으므로. 그는 오히려 한 발자국 다가가 당신을 단단히 붙들었다. 이대로 멈추지 않으면 함께 추락할 것이다.) 너 내가 멍청하게 굴지 말라고 했지.

Kyleclark739

2024년 09월 06일 15:32

@2VERGREEN_ 그럼 너라도 영리하게 굴어라. (불길 속에서 입을 열었다. 소매가 타들어가는 냄새가 났다. 그의 말대로 카일 클라크는 힐데가르트 마치보다 곧잘 멍청한 짓을 하곤 했기에 자기 손등에서 살 익는 소리가 나는 것도 일찍 알아채지 못했다. 그야 여기는 불길 속이고 벌건 눈 두개는 화마에 묻히되, 힐데가르트 마치의 한쪽 초록빛의 눈은 불에 묻힐 수 있는 게 아니었기에 그걸 보느라,)

'데포디오.'

(벽과 바닥이 긴 자국을 남기며 뚜둑 끊기고 이내 주변 기물들이 날카롭게 부서져 허공으로 튀어올랐다. 어떤 반동에 거세게 튕겨나온 양, 그 파편들이 벽 높은 곳까지 박혀들어갔다. 힐데가르트 마치가 선 장소와 함께 이 장소 채를 긁어낼 양 굴착 주문을 쓴 것이다. 힐데가르트 마치가 카일 클라크를 붙들고 있으니 함께 추락할 것이다. 아래층으로, 어쩌면 더 아래층으로. 벌건 눈이 힐데가르트에게 고정된 채였다.)

Kyleclark739

2024년 09월 06일 15:33

@2VERGREEN_ (카일 클라크의 20년에 벤조 클라머의 삶이 없었듯 그에게 힐데가르트의 삶 역시 마찬가지다. 이곳에, 없다.)

(에이프릴에게 팔목 보호대를 준 벤조 클라머는 가게 주방에서 블루베리 타르트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이상한 일이었다. 죽은 딸의 기일이 있는 3월march에만 만들던 것을 8월에 만들고 있었다. 정말, 3월에만 먹는 음식이었다. 그는 루의 몫과 함께 에이프릴의 것을 구워 내왔다. '기일 그만 챙기련다. 8월에 이놈의 단 음식이 먹고 싶어질 줄은 몰랐어. 그걸 너와 루에게 더 두둑히 먹이고 싶어질 줄은 더욱 몰랐고.')

2VERGREEN_

2024년 09월 06일 18:18

정신질환 비하적 욕설

@Kyleclark739 ⋯ 너 진짜 미쳤어?! (발붙이고 섰던 바닥이 천천히 무너지고, 파편들이 몸을 스치고 지나가며 상처를 남긴다. 그러나 그 이전에 그는 당신의 살이 익어들어가는 것을 눈치챈다. 바보같은, 멍청하고도 우매한 사람. 끝없는 권태 속에서 좇을 것이 없나 주변을 구르던 예의 벌건 눈이 상록과 마주한다. 제 한쪽 겨우 남은 초록은 불길에 묻히지 않으나, 결국 이 불꽃은 너무 가까이 다가온 나머지 제 숲을 모두 불태우고 말 것이라고.)

너 이러다 진짜 죽는다고! (낙하의 감각은 아찔하다. 그것은 채 몇 초가 걸리지 않는다. 시선이 일순간 흔들린다. 당신은 제 손길을 뿌리쳐야만 했다. 이리 함께 추락해서는 안됐다. 그러니 기실 추락하는 동안 힐데가르트가 선택한 행동들은 사유의 결과라기보다는 본능에 가까운 것들이었다. 짧은 순간 판단이 스친다. 이제 와서 추락의 속도를 늦춘다고 해도 땅바닥에 처박힐 것이다.)

2VERGREEN_

2024년 09월 06일 18:26

@Kyleclark739 (결국 마법 또한 의지에 기반하는 것이라, 그는 아주 추락하기 직전에서야 자기 자신과, 제게 붙들려 — 혹은, 자신을 붙잡고 — 함께 추락하는 당신에게 완충 주문을 걸어내는 데에 성공한다. 이내 빠르게 다시 지팡이를 휘둘러보지만 모든 파편을 막아내는 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힐데가르트 마치는 카일 클라크를 감쌌다. 날카롭게 부서진 조각 몇 개가 낙하하며 상처를 남긴다. 그러나 힐데가르트는 카일을 감쌌다⋯.)

(힐데가르트 마치의 20년에 벤조 클라머의 삶이 존재했듯 그에게 카일의 삶 또한 마찬가지다. 언제나, 이곳에, 선명하게, 존재했다. 그에게 삶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끝끝내 부정하고 싶었으나 그것은 그럴 수록 제 존재를 더욱 드러내며 자신을 뒤흔들었다. 당신 앞에 선 그는 에이프릴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그가 이 순간 떠올리는 것은 8월 어느 날 식탁에서 맡았던 달콤한 향기가 아니었다.)

2VERGREEN_

2024년 09월 06일 18:30

욕설

@Kyleclark739 개자식아, 어차피 죽일 거면 조금 더 나은 방법이 있었잖아⋯. (그가 이 순간 떠올리는 것은 스무 해도 훌쩍 지난 날들의 기억이었다. 당신과 함께 동쪽 탑에서 보냈던 시간들이었다. 같은 팀에서 빗자루를 타고 날다 보면 제 뺨을 스치고 지나가던 바람과 함께 마셨던 버터맥주의 향과 자리를 떠난 당신의 뒤로 혼자서 들었던 빗소리와 잔소리가 담긴 하울러 따위의, 방금 당신의 주문으로 무너져내린 이곳에서의 추억이었으므로⋯.)

Kyleclark739

2024년 09월 06일 23:21

욕설

@2VERGREEN_ (벌건 눈알이 여전히 화마를 좇았다. 층이 부서지고 그리하여 내려앉은 곳이 바닥인지 천장인지 모르게 되었다. 날붙이를 묶어 모아둔 양 날카로운 단면을 드러낸 파편들이 그에게 쏟아졌다. 그때 카일 클라크는 자신이 부드러운 모래사장 위에 떨어졌다고 생각했다. 예상한 통증이 아니었다. 그리고 몸 위에 떨어진 것 역시 칼날을 연상시키는 파편들이 아니었다. 예측했던 고통이 전혀 찾아오지 않았기에 되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기괴한 느낌마저 받으며 제 몸 위의 힐데가르트 마치를 팔로 쳐냈다.)

(그리고 힐데가르트 마치가 자신을 감싸고 날카로운 조각들을 온몸으로 받아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가, 카일 클라크에게 완충 마법을 쓰고 또한 감싼 것이다.) 벤조 클라머한테 가지 그래. (힐데가르트 마치의 동작은 본디 그와의 아주 오래 전 담화를 떠올리게 했다. 떠올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 '한 명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겠지만.') 내가 아니라 벤조 클라머를 선택했잖아.

Kyleclark739

2024년 09월 06일 23:22

@2VERGREEN_ (20년 전 카일 클라크가 아닌 벤조 클라머를 구출한 것, 힐데가르트 마치의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카일 클라크 자신에게만 적용될 만큼 선택적이고 위선적인 게 아닌, 그는 짐작 못할 더 깨끗하고 나은 종류의 무언가였기 때문이리라. 지저분하고 혹독한 수렁을 직접 건너서 그 밖 사람들의 어린 손발만큼은 더럽히지 않는 종류의 깨끗함, 그렇기에 결코 한 사람에게만 찾아와서는 안 되는 고결함.) 벤조 클라머한테 다시, 가라.

(그는 단 한 번도 어른이 되어보지 못한 어린애처럼 세 번째로 벤조 클라머의 이름을 입에 담고 있었다. 그 사실이 몹시 수치스러웠다. 힐데가르트 마치의 어깨를 세게 붙잡았다. 그리고 그의 어깨에 파고든 유리조각을 한 번에 뽑아냈다. -그러면 안 된다는 걸 몰랐다.- 하울러와 버터맥주, 도서관, 기차와 바다, 고래, 그는 여전히 그것들을 힐데가르트 마치가 거둬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Kyleclark739

2024년 09월 06일 23:22

@2VERGREEN_ (또한 벤조 클라머가, 이 시대가, 전쟁이 모두 앗아갔다고 여겼다.)

네가 이곳저곳 다 지키려고 들어서 이렇게 된 거다.

(카일 클라크가 말했다. 힐데가르트 마치가 대신 부상을 입었기에 그는 팔을 제외하면 크게 다친 곳이 없었다. 이후에 그가 한 일은 간단했다. 힐데가르트 마치를 안아들어 호그와트 복도를 이동한 다음 지나가는 불사조 기사단원에게 조심스럽게 그 몸을 넘겨주었다.) 너네 부상자다. 치료해. (그리고 힐데가르트 마치에게 말했다.) 다음에는 기습이 좋겠어. 얼굴 안 보고 한 번에 끝내자. (그는 복도를 벗어났다. 다 엉망이 된 도서관이 멀리서 비웃듯 그를 보고 있었다. 수치심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도서관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곳에 한참 머물렀다가 한참 후에야 자리를 떠버렸다.)

2VERGREEN_

2024년 09월 07일 02:20

@Kyleclark739 — 아⋯ 젠장, 아파⋯. (폭발의 모든 여파가 지나간 후에도 당신의 몸 위에서 옹송그린 채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기실 당신을 보호하기 위함도 있었으나, 고통으로 인해 움직이지 못하는 것에 더욱 가까웠다. 밭은 숨을 몰아쉬던 힐데가르트는 당신이 팔로 밀쳐낸 이후에야 떨어져 가볍게 바닥을 굴렀다. 정말이지, 이런 상태여서야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다. 누가 자신을 겨눈 채 주문을 전사한다고 해도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 만큼 무력한 상태. 바닥을 구르며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가능하다면 있는 힘껏 부정하고 싶었다. 기실 당신을 포기하고 선택한 사람이 누구여도 상관이 없었다. 그것은 카일 클라크를 포기하기 위함이 아니라, 누군가를 구하기 위함이었다고. 하지만 뒤늦게 깨닫는 것은: 당신이 그 누구와 저울에 올랐다고 하더라도 자신은 반대편에 오른 이를 지키기 위해 지팡이를 휘두를 것이고, 당신은 또다시 상처받을 것이다. 그 사실만은 명약했다.)

2VERGREEN_

2024년 09월 07일 02:21

@Kyleclark739 ——!! (제 어깨에 파고든 유리조각을 뽑아내는 손이 거칠다. 그 손길에서 느낄 수 있다. 당신은 단 한 번도 누군가를 치료해본 적이 없는 이다. 단 한 번이라도, 무언가 관통하고, 깊이 쑤셔박힌 상처를 싸매본 이라면 이리 무참한 손길로 그것을 파헤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소리 없는 비명 이후로 의식이 깜빡인다. 흐려진 정신 너머로 당신의 목소리가 드문드문 들려온다. "네가 이곳저곳 다 지키려고 들어서 이렇게 된 거다." 대답할 힘이 없었다. 여전히 자신은 누구 하나 제대로 지킬 수 없는, 구할 수 없는 나약한 인간임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 다음의 일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느 품에 동료들에게 안겨있었다는 것을 제하고는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다. 그렇기에 힐데가르트에게 카일 클라크가 말한 '다음 번에는 얼굴 안 보고 한 번에 끝내자.'는 부탁은 남아있지 않았다.)

2VERGREEN_

2024년 09월 07일 02:22

@Kyleclark739 (힐데가르트 마치는 그 날, 카일 클라크가 마냥 도서관을 바라보다 복도를 돌아 벗어날 때까지 울었다. 그리고 꿈을 꿨다. 하울러와 버터맥주, 도서관, 기차와 바다, 고래, 그가 거둬갔으며 여전히 그 자리에 존재하는 것들의 길고 긴 꿈을 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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