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a_Reinecke (텐트의 천이 걷히고 레아가 들어온다. 그 어두운 지하실 같은 공간에서 에스마일의 모습을 한 줄리아를 내려다본다.) 잘 잤어요? 계속하다간 정신을 놔버릴 것 같아서 쉬는 시간을 줬는데. (하며 줄리아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는다. 당신의 상태를 확인하려는 것 같다.)
@Julia_Reinecke (주위가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천운이라면 천운이겠다. 그렇게 줄리아의 얼굴을 들여다보던 것도 잠시... 그의 머리칼 사이로 손을 집어넣는다. 다독이듯이 머리를 빗어준다.) 아까는 깃펜으로라도 열심히 비명을 질러대며 항변하더니... 지금은 그럴 기운도 없나보군요. 그러게 왜 그랬어요. 왜 내 눈에 거슬렸어요, 에스마일. 왜...
@Julia_Reinecke ...뭐, 됐어요. (당신을 쓰다듬기를 멈추었다. 지팡이를 높이 들어올리고, 방금까지 했던 대로를 하면 된다 그건 어렵지 않다 그런데 어째서 당신의 어두운 빛깔 눈이 나를 꿰뚫어보는 것만 같은 것인지... 하지만 적어도 저주를 가한다면 당신이 지금처럼 나를 노려볼 수 없으리라고 그렇게 생각한다.) 어디 한 번 이것도 견뎌봐요. 당신은 이번만큼은 살아나가지 못할 거라고요. 이번만큼은. 그럼 아플 일도 더는 없을 테니까.
...섹튬셈프라. (마법이 보이지 않는 칼날처럼 줄리아의 살을 베고, 할퀴고, 물어뜯는다.)
@LSW (익숙한 동작이다. 자신의 한쪽 눈을 잃었을 때가 떠오른다. 전혀 다른 상황, 전혀 다른 사람인데도...... 그러나 생각은 오래 가지 못한다. 살을 찢고 가르는 격렬한 통증이 그를 덮친다. 너무 오래 전에 겪었기 때문에, 낯익으면서도 적응하지는 못한 통증이다. 그는 잘린 혀로 최대한 비명을 지르면서 몸부림친다.) ...!! ......!!! (상처 사이로 피가 울컥이며 배어나오는 가운데, 온몸이 미친듯이 따끔거린다. '손을 묶지는 말 걸 그랬나.' 그런 뒤늦은 후회가 찾아든다. 거칠게 겨우겨우 숨을 내쉬고. 그 상태로 다시...... 당신을 노려본다.)
@Julia_Reinecke (이쪽의 얼굴은 당신의 아픔을 보지 못하기라도 한 양 냉담하면서 창백하다. 쏘기 저주가 묶인 몸을 채찍질한다. 피를 흘리게 하고 가능한 최대의 고통을 가하되 목숨을 빼앗지 않을 정도로 잘 조정한, 섬세한 절단 저주가 살갗 곳곳을 찢어놓는다. 잠시 멈추어 치료 주문으로 얼추 겉면을 붙여놓고 나면 또다시 보이지 않는 채찍을 휘갈기며 짓누르는 식으로.
고문을 거듭하며 어느 새인가부터 줄리아의 손목을 묶은 밧줄도 찢겨 헐거워졌다. 그리고 누구의 지팡이인지 모를 것이 옆의 서랍 위에 놓여 있다. 그 모든 요소들을 전혀 신경쓰지 못할 만큼 당신에게 몰입한 고문관이, 다시 지팡이를 들고 오른쪽 눈을 가리킨다.) 에스마일. 당신이 이 이야기를 알지 모르겠는데요. 아마 알겠죠, 당신은 발이 넓고 사려깊은 사람이니까.
오래 전에요. 아주 오래 전에. 힐데가르트가 기꺼이 눈을 내주었어요. 정확히 이쪽 눈이었죠.
@Julia_Reinecke 그 애가 그걸로 남은 삶을 통째로 바꿔버린 사람이 있었죠. 줄리아예요. 네. 그 빌어먹을 마녀에게 눈을 내주고 마음을 돌리게 했다고요. (어딘가에 홀린 사람처럼 중얼거린다. 당신의 대답은 중요하지 않은 양. 당신은 지금 혀를 잘린 가엾은 머글 태생 마법사로 분하고 있으니, 어떤 대답도 기대하고 있지 않은 것이 맞았다.) 제가 보여드릴게요. 제가, 제가 당신 눈을 빼앗으려고요. 보여줄게요. 그게 얼마나 의미없는 짓이었는지. 단지 살을 가르는 일이었을 뿐이라는 걸. 똑똑히 지켜봐요. 똑똑히... (지팡이가 위에서 아래로 한 획을 내리긋고. 당신의 오른쪽 눈에서 피가 튄다. 동시에 밧줄 또한 언제든지 힘만으로 끊어낼 수 있을 만큼 느슨해진다.)
@LSW (익숙하면서도 오랜만에 겪는 아픔이다. 그의 몸 태반을 이루는 흉터는 결국 같은 편에게서 얻은 것이었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괜찮았냐 한다면, 그럴 리가. 쏘이고, 베이고, 찢기고, 쓸리고, 세포 하나하나가 타오르고, 끓는 물을 붓는 것 같고, 얼얼하고, 따끔하고, 간지럽고...... 괴롭다. 정신이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만 같다. 이쯤되면 간간이 치료할 때 상처가 붙는 감각마저 고통스럽다. 그 모든 고통 속에서 떠오르는 얼굴은...... 눈물을 흘린다. 이 순간만큼 그가 그리웠던 적이 없다. 그러나 그 이름조차도 비명 속에 묻히고......
그러다 당신의 주문이 멎는다.)
@LSW ...... (그는 거칠게 숨을 헐떡거리며 당신의 말을 듣는다. 흐릿한 정신 속에서도 어쩐지 그 말은 너무나도 선명하게 다가온다. 이제 검은색이 서서히 빠져나가는 초록빛 눈동자가 크게 떠진다. 다시 붙은 혀로 무언가를 말하기 전에, 그대로.
당신이 지팡이를 내리긋는다.
잠깐의 안온이 깨지지만, 이번에는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 이제 서서히 돌아오는 옛 흉터 위로 새로운 상처가 덧새겨진다. 그는 신음을 흘린다.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흉터 위로 새로이 피가 터진다. 발버둥치는 가운데 밧줄이 끊어진다. 더 이상 정신을 잃기 전에 그는 손을 더듬어 지팡이를 찾는다. 돌아온 혀로 주문을 외고, 다른 손으로는 눈을 가린다.) 디펄소!
(그 목소리는, 당신이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것이었으리라.)
@Julia_Reinecke (더 이상 검지 않은 헤이즐빛 눈에 레아 자신의 모습이 비친 순간 무언가를 깨달았고, 알았을 때는 늦었다. 주문에 뒤로 밀려나며 벽에 부딪쳐 넘어진다. 신음하며 지팡이를 더듬더듬 주워 겨우 일어난다.) 제길... 언제부터였죠? (그저 흉터 위에 새로운 흉터를 새겨준 꼴이 되었다.) 에스마일은. 에스마일은 어디 있어요. (애원하는 듯한 목소리다. 다만 무언 주문이 전사된다.) 어디로 빼돌렸어요. (섹튬셈프라, 디핀도, 조금도 정도를 조절하지 않고서 오로지 당신을 베어내겠다는 의도 하나만으로 절단 저주를 휘두른다.) 어디에 있죠. 어디에 있냐고요! 전... 전 그 애를 죽여야 해요, 줄리아. 왜 당신이 왔어요. 왜. 왜? (짧게 자른 검은 단발, 트렌치코트, 어쩌면 그리운 모습일 텐데 지금만큼은 당신을 보고 싶지 않았다.) 왜? ...왜...
@Julia_Reinecke (반쯤은 제정신이 아닌 채로 울부짖듯이 외친다. 그건 당신의 초록빛 눈 때문일지도 모른다. 흉터 남은 눈가를 또다시 베여버리고도 피를 뚝뚝 흘리는 모습이 힐데가르트를 연상시켰다. 그 얼굴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에스마일이었다. 그래야 했다. 전부 자신의 뜻대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왜 왔어요. 왜? 죽고 싶어 작정했어요? 내가 당신만큼른 살려두겠다는데 왜...
@LSW (무자비한 절단 저주를 프로테고로 막아내는 것도 잠시. 당신의 견고한 의지에 방어는 순식간에 뚫린다. 저주가 머리카락을 베어내고, 옷자락을 베어내고, 피부를 베어낸다. 미처 낫지 못한 상처 위로 또다시 피가 터지고, 마치 바람에 베인 것처럼 온 몸이 찢겨나가고 살점이 날아간다. 그는 고통 섞인 신음을 흘렸으나 이번에도 비명을 참았다.)
..... (밭은 숨을 내쉰다. 지팡이를 필사적으로 휘두르며 상처입은 곳을 어떻게든 지혈하려 한다.) 그 애는, 윽...... 안전한 곳에, 있어. (거친 숨소리.) 네가 가지 못할 곳으로, 보냈으니까...... (아마도. 그는 확신할 수 없었지만, 부러 더 자신있게 말한다.) 하하, 하. (힘없는 웃음소리다. 그러나 당신의 그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내가 이겼어.') 놀랐지. (마치 깜짝 선물을 준비한 것처럼.)
@Julia_Reinecke (바로 마주하기가 어렵다. 마주본 듯하지만 시선이 어딘가 조금 어긋나 있다. 표정이 미세하게 일그러진다.) 내가 묻잖아요, 왜 그랬냐고. 왜 대답을 제대로 안 해? 정말 죽을 생각이에요, 이렇게? 고작 머글 태생 마법사 한 명의 목숨과 맞바꿔서? 다들 당신을 비웃을 거예요. 다들. 누구도 알아주지 않을 거라고요. 누가 인정해 줘요. 당신은 순교자도 되지 못해요. 그렇게 손에 피를 묻히고는 어떤 역할도 부여받을 수 없다고요. (하지만 막연하게 느꼈다. 당신은... 당신은 이걸 위해 왔던 거라고. 당신의 자유의지였든 아니면 더 거대한 의지나 운명이 당신을 여기로 이끌었든. 그렇게 하여 브리짓 알리나 캠벨을 홀로 남겨두게 된다고 해도.) ...빌어먹을. 빌어먹을... 정말 못된 어머니예요, 알아요?! (브리짓의 이름을 떠올린 순간 아주 오래된 상처가 헤집어졌다. 그 존재가 고통이 된다. 자녀를 두고 가는, 또는 제대로 된 보살핌을 주지 못하는 보호자의 존재가,
@Julia_Reinecke 차라리 죽어 마땅하다고. 마법은 의지의 발현이다. 강렬히 바란다. 네가 죽었으면 좋겠다. 남겨질 아이를 돌아보지 않는 네가 죽기를 바란다, 줄리아 라이네케.
레아는 율리안 라이네케의 죽음이 어땠는지를 알지 못한다. 다만 당신이... 당신이 가능한 고통스럽게 죽기를 바랐다. 웃음소리가 머리를 뒤흔든다. 아주 독한 술에 취한 기분으로 마법을 부린다.
지팡이의 동선이 줄리아의 목을 횡으로 긋는다.)
@LSW ...... 이야기했잖아. 나는 그리 좋은 엄마가 아니라― (무어라 말을 더 잇기도 전에 당신의 지팡이가 움직인다. 그 움직임에 따라 그의 목이 그대로 상처가 생기고, 벌어진다. 한 순간, 그것이 고통인지, 아니면 다른 깨달음인지 눈이 커진다. 그는 지팡이를 떨군다. 한 손으로 제 목을 부여잡고, 다른 손으로 당신의 멱살을 잡는다. 손아귀의 힘은 금방이라도 뿌리칠 수 있을 정도다. 당연하지. 피 흘리는 사람의 힘이 얼마나 된다고. 그래도 붙잡는다. 남겨진 모든 힘을 다해서. 마지막으로, 정말 마지막으로 당신을 마주하기 위해.)
내, 눈을...... (피가 기도 사이로 넘어간다. 깊숙하게 그어진 목은 제대로 발음조차 하지 못한다. 그는 입모양만을 움직여 당신에게 뜻을 전한다. 그대로, 당신의 눈을 바라본다.) 내, 눈을...... 봐.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게 있어. 너무 늦은 깨달음일지도 모르지만. 네 그 절규에서 느낀 것이 있기에.)
@Julia_Reinecke (인생에는 돌이킬 수 없는 순간들이 있다. 레아는 막연히 직감한다. 그건 바로 지금이다. 줄리아 라이네케의 목이 빵 반죽을 가르듯 벌어진 순간부터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을 거라 예감한다. 겉보기로는, 그도 많이 놀랐다. 커진 줄리아의 눈처럼 레아의 눈도 커진다. 지팡이가 떨어져 바닥을 구른다. 당신이 나를 붙잡는다. 벗어날 수 없다. 죽어가는 사람, 내가 죽인 사람, —내내 집착해 온 나머지 남편을 빼앗고 행복하게 살아갈 기회를 강탈했으며 이제는 목숨까지 빼앗은— 줄리아 라이네케에게서. 때때로 그런 생각을 했다. 우리는 너무나 닮았다. 나는 당신에게서 나를 보았다. 자녀를 보호하고 지키지 못하는 옷장 속 창백한 팔에서 내 아버지의 모습을 보았다. 아마 그때부터였을지도 모른다. 아니, 이런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과정이 어떠했든 레아가 줄리아를 죽였다. 당신은 서서히 죽어갈 것이다. 피를 흘리며 제대로 숨쉬지도 못하는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Julia_Reinecke (당신을 죽이면 더 이상 내가 아프지 않을 줄 알았다. 자격 없는 보호자를 없애버리면 브리짓이 더는 아프지 않을 줄 알았다. 이제 브리짓에게는 줄리아가 없다. 영영 없다. 영영 박탈당한 채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래서 옷을 붙든 줄리아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 내내 네가 미웠어. 너 같은 사람들이 있어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사람들이 힘낼 수 없었어.
그랬던 줄리아 라이네케가 이 세상에서 없어진다면, 이제는 누구를 원망해야 하지? 답은 알고 있다. 당신은 그저 악인일 뿐이다. 내가 그런 것처럼. 하지만 처단당해 마땅한 나쁜 어머니이자 악인이라면 왜 나는 네 눈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거지? 왜?)
(당신의 의지대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초록빛 눈을 들여다본다. 그 안에 모든 답이 있을 것이다.)
@LSW 그리고, 너를 너무 미워하지 마. 어떤 것은 네 잘못이 아니야. 그 점만 마지막으로 알아주었으면 좋겠어.
https://glph.to/sgq7vf
@Julia_Reinecke (생명이 사라진 사람의 눈은 그저 번들거리는 유리알이 된다. 그것은 더 이상 빛나지 않는다. 그리고 레아는 줄리아 라이네케의 눈이 인형이나 박제된 동물의 것 같은 무생물이 되고 나서야 그의 눈이 단순한 초록이 아니라 온난한 작은 색의 파편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사람의 눈은 그저 한 가지 빛깔만을 가지지 않는다. 여러 색이 모이고 겹쳐 비로소 눈동자를 이룬다. 점과 같은 순간 순간이 쌓여 선을 이루고 시간에 따라 겹쳐 면이 되어 한 사람을 만드는 것처럼. 그 모든 것들이 빛을 받아들이는 중심의 검은 동공을 에워싸고 원을 그리며 휘돈다. 회오리치며 작은 유리구슬 안에서 빛나고 있는 것이다.
그 소용돌이 안에서 율리안 라이네케의 모습을 본다. 전쟁의 한가운데 휩쓸리는 것밖에 하지 못하는 어른의 모습이다. 그는 줄리아의 닻이 되지 못한다. 그 어린아이도 정처없이 바람과 폭풍에 휩쓸린다.)
@Julia_Reinecke (폭풍은 한때 분노와 저주를 담고 울부짖으며 휘몰아치다 여러 사람을 휩쓸고 나서야 멈추었다. 폭풍이었던 바람은 바닷가에 이르러 습기를 머금고 온난해지고. 어느 순간 물에 포도주를 탄 듯이 피가 섞여든다. 그는 당신에게서 조세프 캠벨을 빼앗고 브리짓이라는 뱃속의 아이를 남겨둠으로써 영원히 벗을 수 없는 족쇄를 채우고자 했다. 당신은 다시 무거워진 발목을 이끌고 새로운 짐을 짊어지고 살아간다.
브리짓의 손을 잡고 집에 돌아왔을 때 놀라고 노했는데도 아이 앞에서 차마 어떤 내색도 하지 못했던 당신의 얼굴을 기억한다. 그는 내심 당신의 일그러진 표정을 기대했다. 아이 앞에서 차마 숨기지 못하고 본색을 드러내길 바랐다. 당신은 그러지 않고 방으로 그를 끌고 들어가 마법을 두르고 화를 냈으나, 레아는 꼬마와의 아주 잠깐의 만남으로 알았다. 브리짓이 줄리아의 딸이라는 걸. 그리고 그 물러터진 꼬마는 분명 당신을 닮아 어느 정도 눈치챘을 거라는 것도.)
@Julia_Reinecke (그때는 그것이 당신의 본색이라고 생각했다. 옛적의 사악한 초록색 눈을 빛내며 사람을 죽이고 비명 지르게 하는 마녀 말이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피와 불과 고통을 먹고 살아가는 악마 말이다.
십년지기 부하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에게는 타협할 수 없는 상대를 악마로 만드는 경향이 있다. 그 때부터 편해지기 때문에. 비바람 속 모든 잔상들이 이제 와 명징해진다. 레아는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기에 당신도 사랑하지 못했다. 당신에게 잔악한 악마의 탈을 씌우고 폭풍 속으로 다시 내몰았다. 그리고 당신은 끝없이 저항했다. 그건 이미 벗겨진 가면이고 떨어진 허물이라서. 줄리아 라이네케는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간다. 한때 폭풍이었던 것은 가벼운 산들바람이 되어 하늘로 실려가고)
@Julia_Reinecke (남은 것은 생명 잃은 유리알뿐이다.
줄리아 라이네케가 아이작 윈필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듯이 레아 윈필드 또한 율리안 라이네케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자녀를 벗어난 부모로서, 아이를 남겨두고 가는 어버이로서 레아 윈필드는 죽음의 순간 율리안이 무슨 생각을 했을지 알 것 같았다.
아마 당신은 죽음의 순간 그를 마주보았을 테다.
레아 윈필드는 그러지 못했다.
이로써 그는 영영 뒤에 남겨질 것이다.)
@Julia_Reinecke (무거워진 몸을 받친다. 당신의 오른눈에서 흘러나온 피가 턱을 타고 떨어진다. 아들을 죽인 이반 뇌제가 그랬듯이 당신의 몸을 감싸고 천천히 앉는다. 피가 레아의 검은 옷을 적신다. 가랑비처럼. 언젠가 새하얀 절벽 위 외딴 집의 문을 두드렸던 죽음처럼.
그는 바닷바람의 습기와 소금 냄새를 맡았다. 비명은 없었다. 불빛의 깜빡임 또한.
바다도 더는 울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