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9월 03일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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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3일 03:02

(투명망토를 쓴 채로 인적 드문 호그와트의 복도 사이사이를 지난다. 텅 빈 복도에 어딘지 다급한 발걸음 소리만이 울린다. 마치 무엇인가를, 또는 누군가를 찾는 듯이. 그러다 걸음이 멈추어선 곳은 오래 전, 이 모든 전쟁이 시작되었던 그 악몽 같았던 연극제 날에 몸을 웅크리고 숨었던 곳이다. 그는 망토를 벗고서, 그곳에 오래 전 그 어린아이가 그랬듯이 앉았다. 그렇게 몸을 웅크렸다.)

Finnghal

2024년 09월 03일 03:13

@Julia_Reinecke 너 뭐 하냐. (기가 막히기 이전에 그냥 황당한 듯이 그걸 내려다보고... 인근의 통로들을 돌아보고 있었던 듯하다.)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3일 03:17

@Finnghal (목소리가 들리면 자연스럽게 올려다본다. 망토는 옆에 개켜져 있다.) ...... 추억 회상. (그러고는 입을 다물었다가.) 그러고보면, 그 벤치. 여기 근처네.

Finnghal

2024년 09월 03일 03:29

@Julia_Reinecke ... ... 수치심을 공격하다니. (잘 개진 망토를 손가락으로 집어올린다. 명백한 힐난의 제스처다.) 생각보다 강해졌군, 줄리아 라이네케.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3일 03:31

@Finnghal ...... 다시 가져가도 돼. 생각해보니, 별로 의미 없을 것 같아서. (그렇게 당신의 제스처에 대답하고는.) 왜 수치심이야? 나는 고마움을 표현하려고 한 거였는데.

Finnghal

2024년 09월 03일 03:34

@Julia_Reinecke 뭔 소리야. (인상을 찡그리며, 투명 망토를 손에 쥔 채 팔짱을 끼자 팔 부분부터 하체 일부가 투명해진다.) 그래서, 여기 온 목적이 회상이라는 걸 깨달았어?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3일 03:38

@Finnghal (가만히 그 광경을 보다가 고개를 젓는다.) ...... 그냥 이러고 있으니 떠올랐을 뿐이야. 사람이, 별로 없더라고. (잠시 입을 다물고.) ...... 너한테는 그 기억이 수치스러워?

Finnghal

2024년 09월 03일 04:04

@Julia_Reinecke 자신의 실패를 직면하지 못하는 것도 미성숙의 징표이기는 하지. (한숨을 내쉬며 근처의 기둥에 기대어선다. 투명한 부분이 다리 근처로 늘어진다.) 그래서, 은신이 필요없다는 걸 보면 네 목적은 존재를 과시하며 전장을 활보하는 것인가? (비아냥이다.)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3일 04:15

@Finnghal (당신의 비아냥에 대답하는 대신, 샛노란 눈을 바라본다. 그리고 묻는다.) ...... 왜 실패라고 생각해?

Finnghal

2024년 09월 03일 04:42

@Julia_Reinecke 내가 너한테 뭘 잘못했는진 모르겠지만 이쯤에서 용서해주지 않을래? (두 손을 들어보인다. 투명망토가 걸쳐진 팔뚝이 투명해져서 한쪽 팔은 허공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알았겠지만 내가 아직 미성숙해.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3일 04:52

@Finnghal (허공에 떠 있는 팔을 응시한다. 정확히는 투명한 천을 바라보는 것이지만, 어차피 거기서 거기다.) 이야기하고 싶지 않구나. (잠시 눈을 내리깔았다가.) 나는 그저 고맙다고 하려고 했어. 약속을 지켜주어서.

Finnghal

2024년 09월 03일 05:03

@Julia_Reinecke 아니, 진짜로 왜 그래? (결국 인내심을 잃었다.) 나를 긁는 게 여기 온 목적이야? 아니면 뭐냐, 너도 나를 말리기 위해 모든 죄과를 사면해주고 싶어? 제발 좀 작작들 해, 내 인생에 답답함과 황망함과 대책없음은 이미 넘치게 충분하다고.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3일 05:13

@Finnghal (주먹을 살짝 쥔다. 어딘지 목소리에 물기가 섞인다.) ...... 항상 피해왔어. 도망치고 싶으니까. 조세프가 중요하니까. 브리짓이 중요하니까. 그냥 모든 걸 다 묻어두고 넘어가려 했단 말이야. 하지만 여긴 전장이잖아.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잖아. 나든, 너든...... (당신을 바라보는 눈이 어딘지 축축하다.) 그러면 이야기해야할 것 같았다고. 항상 이야기하고 싶었단 말이야.

Finnghal

2024년 09월 03일 17:24

@Julia_Reinecke ... ... (착잡한 얼굴로 당신을 가만 내려다보다, 이윽고 체념한 듯한 한숨. 발걸음을 떼어 기둥 반대편으로 돌아간다. 기대어 앉는 듯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난다. 등뒤에서 들려오는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 이야기해봐, 그러면. ... 대꾸해줄 자신은 없지만. 마음에 내려놓지 못한 게 있다면, 적어도 들어는 줄게.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3일 23:35

@Finnghal (기둥 뒤에서는 훌쩍이는 소리가 들린다. 이윽고 여전히 젖은 목소리로, 그는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너에게 많이 의지했어. 오래 전, 네가 그 약속을 한 뒤로부터 줄곧. 언제나. 네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 네가 그 뒤에 '무엇'이 되었든 간에...... 너는 그것이 이젠 죽어버린 핀갈 모레이의 유지라고 말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너는 결국 나를 지켜주었어. 아주, 아주 오래. 정말 오래도록. ...... (그러고는, 부스럭거리는 소리. 만일 뒤를 돌아본다면 그가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점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어. 그러니 고마워. 핀갈, 인면어...... 루고사 로즈. 너를 뭐라 부르건 간에. 나는 네가 내게 준 것들을 잊지 못할 거야.

Finnghal

2024년 09월 04일 00:28

@Julia_Reinecke 아무것도 안 줬잖아... ... ... (반대쪽 기둥 뒤에서는 말보다 신음에 가까운 소리가 흘러나온다.) 이러지 좀 말아봐. 네가 뭔가 그 기억으로 힘낼 수 있었다면 다행이지만, 나로선... ... ... (고개를 젖히고 눈을 감은 채 깊게 한숨을 내쉰다.) ... ... 아무것도 막지도 바꾸지도 못한 게 맞아. (줄리아 라이네케가, 혹은 줄리아 캠벨이 해를 입는 것도,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것도... ... ) 네 마음에서 힘을 찾아낸 것을 나에게 귀인할 이유는 없어.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4일 16:29

@Finnghal ...... 익스펙토 패트로눔. (주문을 왼 것은 아니다. 패트로누스는 나타나지 않는다.) 기억해? (그러고는 잠시 입을 다문다.) 그렇게 누군가의 삶에 격변을 일으켜야만, 그래야만 보호일까. 때로는 그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도, 있지 않을까. (머릿속에 스치는 건 프러드 허니컷의 모습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무슨 짓을 해도, 묵묵히 곁에 있어주었던 사람. 그를 이해하기 때문에. 단지 그 이유로......) 우기는 거라 해도 좋아. 하지만 내 마음만으로는 버틸 수 없었을 거야. 네가 그날, 내게 패트로누스를 보여주었잖아. 나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어.

Finnghal

2024년 09월 05일 04:53

@Julia_Reinecke (기둥 뒤편에서 낮게, 길게 앓는 듯한 소리가 들려온다.) ... ... 네가 그걸로 만족한다면... ... (그리고 한참이나 적막이 흐르다가, 아주 조그맣게 말소리가 이어진다.) ... 그렇지만 그 당시에 내가 말한 게 고작 패트로누스를 보여주겠다는 얘긴 아니었을 거야... ... 아마도. 고작 그런 것뿐이리라곤... ... (그리고 네가 기대하고 믿었던 것도.)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5일 15:45

@Finnghal (반대쪽 기둥에서도 오랜 침묵이 흐른다. 이어지는 것은 옷이 기둥에 스치는 소리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당신을 향해 다가갔다.) 그래. 아마 아니었겠지. (당신은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그것으로부터 지켜내겠다고 말했으며. 그는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그 말을 그대로 믿었다. 거기서부터 실패는 예정되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렇다고 하더라도...... 결국 네게 남은 건 고마움뿐인걸. 모르겠네. 이런 걸 바보같다고 하는 걸까? 예전이었으면 절대 이렇게 말 안했을텐데.

Finnghal

2024년 09월 05일 22:02

@Julia_Reinecke (오래전 어린 소녀가 웅크리고 숨어 있던 기둥의 반대편에 장성한 소년이 앉아 있다. 한쪽 무릎을 세우고 그 위에 팔을 얹은 채 멍하게 허공을 보고 있다. 당신이 다가오면 그는 시선을 떨구고 뻗은 팔 위에 뺨을 기댄다.) ... 그러지 좀 마, 괴로우니까. 인간은 이런 걸 받으면 기뻐하나... (자신이 하지 않은 용서를 타인에게 받는 것은 괴롭다. 핀갈 모레이는 깨닫는다. 어째서 이것이 공생의 길이 되고 회심의 기회를 열어준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5일 22:16

@Finnghal ...... 미안. (그는 단지 이렇게 말할 뿐이다. 어딘지 슬픈 미소와 함께. 고개를 숙이고.) 사실 나도 잘 모르겠어. 가장 비슷한 걸 준 건 힐데 같은데...... 그때는, 무서웠지. 하지만...... (눈을 잠시 감는다.) 글쎄. 결국은 필요했던 것 같기도. 그래도 네가 원하지 않는다면 그만 할게. 내 마음은 전부 전했으니까. 이젠 됐어. (어쩌면 용서는 가장 큰 형벌일지도 모른다. 용서란 강렬한 감정이고, 감정의 침범은 그 자체로 아프기 때문에. 그는, 그저, 그럼에도...... 그 어린 소녀는, 말하고 싶었어서.) 일어날래?

Finnghal

2024년 09월 05일 22:53

@Julia_Reinecke 돌겠군... ... (고개를 숙이고 또다시 앓는 소리를 내다가 당신의 손을 잡고 일어난다.) 들어봐, '우리'에게 이건 결과 없이 넘어가도 되는 일이 아니야. 인간의 가치관은 좀 다른 것 같긴 하더라만. (어느 종이거나 지성 있는 존재에게는 그 정의상 요구할 권리와 책임질 의무, 금기와 미덕의 체계가 있다. 그것에 의해 그들은 자신을 구성하고 세계를 구획하여 그런 방식으로만 가능한 종류의 독특한 주체성을 가지고 생을 영위한다. 그러므로 모든 행위에 결과가 따름은 사유하는 존재들의 법칙, 신념이라기에는 원초적이고 양심이라기에는 완고한 철칙이다. 이치다.

Finnghal

2024년 09월 05일 22:54

@Julia_Reinecke 위하를 통한 억제, 제재를 통한 교육 이전에, 모든 자아를 구조짓는 바로 그 철칙이 선인에 대한 보상과 죄인에 대한 징벌을 원한다. 주어지지 말아야 할 곳에 주어지는 사면은 정당화되지 않는 형벌만큼이나 정신과 관계의 질서와 이치를 붕괴시킨다. 그리고 핀갈 모이레의 세계에서 보호할 책임의 실패는―적어도 줄리아 라이네케의 경우에 있어서만큼의 전면적이고 파탄적인 실패는― 이렇게 선하고 부드럽게 넘어가도 되는 일이 아니었다. 그에게 어떤 의미도 허용하지 않았던 세계 앞에, 그 세계의 구성원들 앞에 그는 고개를 바로 들고 시선을 되돌릴 수 있었음에도 그렇기에 줄리아 라이네케에게만은 그럴 수 없었다. 그것은 마음을 올바르게 흐르게 하는 모든 기예에 역행하는 일이므로.) 너 혹시 여기 죽으러 왔냐.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5일 23:30

@Finnghal ...... (당신의 말에 대답하지 않는다. 어쩌면 찔리는 부분이 있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확실히 그는 지금 모든 것을 내려놓은 것처럼 굴고 있었으며, 마치 자신의 과거를 청산하는 것이 아닌 삶 그 자체를 청산하려는 것처럼 굴고 있었기 때문에......) 그럼, 어떤 결과가 필요한데? (화제를 돌린다.)

Finnghal

2024년 09월 05일 23:57

트라우마 자극

@Julia_Reinecke 너 지금 말 돌렸지. (안경 너머로 노란 두 눈이 가늘어진다.) ... 줄리아. 딸 앞에서 괴로워하는 어머니보다는 죽은 어머니가 나아? 그게 네 경험에서 내린 결론이냐. (20여 년을 단 한 번도 입에 올리지도, 묻지도 않았던 환부를 후벼파듯이 예고도 없이 질문을 꽂아넣었다.)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6일 00:37

@Finnghal ...... ...... (한 번, 숨을 들이켰다. 침묵은 길었다. 그는 두 눈을 감았다가 떴다. 색이 다른 눈에서 느껴지는 것은 분노도, 슬픔도 아니었다. 그와 비슷하지만 다른, 무언가 이름붙일 수 없는 감정......) 같은 미래를 물려주고 싶지 않아. 그뿐이야.

Finnghal

2024년 09월 06일 01:06

동의 없는 신체접촉, 오해

@Julia_Reinecke 네가 있으면 그 애가 네 영향을 받아 어둠의 마법사가 될 것 같아서? 그래서 그 애의 앞에서 널 치우겠다고? (당신의 양쪽 어깨를 붙든다. 자제함에도 손아귀에 제법 힘이 들어갔다.) 나는 아이를 기르는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지만, 그건 아주 어리석은 생각이야. 그것만은 알겠어.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6일 01:29

@Finnghal (아프다. 당신의 손힘에 살짝 얼굴을 찌푸린다.) 달라. 다르다고. 난 그 애가 어둠의 마법사가 되는 게 두려운 게 아니야. 난 그 애가, 아무것도 모르면서 안절부절 못하는 게 싫어. 내 눈치를 살피고 나를 걱정하고 나를 생각하면서 불안해하는 게 싫어. 그것보다는, 그것보다는 행복해야 한단 말이야. 그런 삶만큼은...... 그것만큼은, 결코 물려주고 싶지 않단 말이야. (결국 눈물이 흐른다. 왜 네 앞에서는 항상 그렇게 되는지 모르겠다. 그는 그대로 당신을 본다. 눈물이 조금씩 볼을 타고 떨어졌다.)

Finnghal

2024년 09월 06일 02:24

@Julia_Reinecke (아차 하는 얼굴로 손을 떼고 조금 어쩔 줄 모르는 얼굴로 당신을 본다. 줄리아 라이네케를 지키기 위해 *정말로* 타개해야 했던 문제 앞에서 그는 속절없이 무능력했다. 마른침을 삼키고 보다 조심스럽게 묻는다.) ... 그럼 알려주면 안 되는 거야? 혹시 그걸 자식에게 네 입으로 말하는 걸 견딜 수 없어서 차라리 그냥 사라지려고?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6일 02:44

@Finnghal ...... ...... 원래는 이럴 생각이 아니었어. 계속 알려줘야지, 알려줘야지, 알려줘야지. 그랬는데...... (흐느낀다. 두 손에 얼굴을 묻는다.) 전쟁이 터졌잖아. 내 아이가, 내 아이가 다닐 학교에...... 그런데 내가 어떻게 안락한 삶 속으로 다시 도망칠 수 있겠어? 그렇게 도망친 결과가 이거잖아. 그런데....... 모르겠어. 나는 그냥 더 이상 도망치고 싶지 않을 뿐이야. 그 결과가 무엇이든, 받아들이려는 것 뿐이라고......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려고......

Finnghal

2024년 09월 06일 02:54

@Julia_Reinecke 그... 러면 네 딸을 지키기 위해 무장하는 게 논리적인 수순 아냐... ? 위험하니까... ? (말을 하면 할수록 그의 경험지평이 얼마나 일반적이지 않은지 폭로될 뿐이지만 당연하게도 그가 그 사실을 알았다면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단지 당신이 너무 서럽게 우는 것이 그에게 양심의 가책을 일으켰다.) 미안해. 추궁하거나 힐난하려는 게 아니었는데.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6일 03:02

@Finnghal ...... 그것과는, 달라. 핀갈...... (물론 당신의 그 점이 때로 그를 안심시켰지만, 지금만큼은 그 몰이해가 슬펐다. 그는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눈으로 다시 당신을 본다.) 나는 끊고 싶어. 원한도, 슬픔도, 괴로움도, 모두 내 대에서. 그걸 위해 온 거야. 그것만 끝낼 수 있다면 나는...... 죽어도 괜찮아. 정말로. (이건 진심이다.) ...... (다시 고개를 숙이고.) 아니야. 미안해할 필요는 없어. 이건...... 사실. 이기적일지도 모르니까. 그건 나도 알고 있어.

Finnghal

2024년 09월 06일 04:02

@Julia_Reinecke ―아. (그는 대체로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관념에 대한 이야기일수록 따라가기 어려워했다. 그러나 그 극점에 달한 당신의 언술에서는 놀랍게도 표정에서 혼란이 걷히고, 명료한 괴로움이 떠오른다. 죽음을 먹는 자에 가담하면서 그는 기존의 관계들 거의 전부를 단절했다. 이유는 즉물적이고 간단했다. 그에게 보복하고 싶으나 손 닿지 않아 원한 품은 자들이 조만간 어떤 유혹을 받게 될지 아는 까닭이었다. 옳고 그르고를 떠나, 그것은 일어나게 마련인 일이었다. 상처입은 것이 오래 명을 부지하지 못하는 세계에서 온 이물은 지르지 못한 비명이 대물림되는 이치를 결코 온전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나, 사람과 생명의 인과가 흐르는 이치라면 익히 알았다. 그러므로 당신이 정확히 무엇을 종결하고자 하는지는 알지 못하나 당신이 뿌린 결과들을 거두러 왔음을 이해했다. 그는 고개를 떨군다.) ... 그래. 마찬가지로구나.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6일 04:07

@Finnghal ...... (당신이 이 부분에서 깨달음을 얻을 줄은 몰랐기에, 그 대답에 잠시 놀란 눈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이해받을 줄 몰랐다. 당신과 그의 이야기가 가장 맞물리지 않는 지점이 이것이었으니까. 그런데, 마치 당신의 어처구니없던 위로가 통했던 오랜 옛날처럼, 그의 이 추상적이기 그지없는 말이 통했다. 가끔씩 서로 들어맞지 않는 세계는 그렇게 맞물리는 법이었고.) ...... 너도, (그러나 이 이해가 올바른지는 알 수 없었다.) 결말을 지으러, 온 거야?

Finnghal

2024년 09월 06일 04:34

@Julia_Reinecke 그렇게 극적인 건지는 모르겠다. 그냥 결과를 마주하러 왔을 뿐인데. 뭔가 대단히 반성하고 있지 않더라도, 징계를 받았으면 가기는 해야 하잖아. (온갖 기행과 문제 행동에도 불구하고 그가 본질적으로 상당히 모범생 성정임을 단적으로 발설하는 보기 드문 발언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제대로 싸울 수도 없는 상태에서 전투에 끼어드는 것이 좋은 생각인지는 정말 모르겠다.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6일 04:38

@Finnghal 여기서 내가 죽는다면, 그 또한 어떠한 결말이겠지. (더 이상 그가 싸울 수 있다느니 하는 객기를 부리지는 않는다. 어쩌면 이것이 그가 하고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 그렇다고 그냥 가만히 앉아서 나 죽여줍쇼, 하도 돌아다니진 않을거야. 최선을 다해 싸울게. 네가 그러할 것처럼. 너나 나나, 어쨌든 징계감인 건 마찬가지잖아. (웃는다.)

Finnghal

2024년 09월 06일 04:45

적나라한 상해 및 살해 방식 언급

@Julia_Reinecke 글쎄, 그렇다고 무장하지 않은 상대가 자고 있을 때 찾아가 목을 찌르는 건 내가 배우고 자란 기준으로 별로 합당한 복수의 방식이 아니거든. 부상을 입거나 병이 들어서 창을 들 수 없게 된 상대도 마찬가지고. (당신이 농담으로 호응해왔음에도, 진지하게 대꾸하며 인상을 찌푸린다. 여전히 마뜩지 않은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솔직히 말해서 내 원수가 지금 너 같은 상태로 싸울 수 있는 척하고 내 앞에 나타나서 결투를 하자고 든다면, 나는 좀 우롱당하는 기분이 들 것 같다.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6일 04:48

@Finnghal ...... 하지만 내가 '정말로' 그 때를 불러올 수는 없어. 알잖아. 더 이상은,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걸...... (제 눈을 만지작거리고.) 그게 대가였으니까. 좀 시시한 결말이지. ...... (입을 다물고.) 그리고, 불러오고 싶지도, 않고. 사실...... 모르겠네. 이제 와서 내가 '좋은 사람'이고 싶은건지. 뭔지...... (고개를 숙인다.) 잘 모르겠어.

Finnghal

2024년 09월 06일 04:56

@Julia_Reinecke 그럼 불사조 기사단 쪽에 투항하고 협력을 약속하면 안 되는 거야? (말하면서도 스스로 허튼소리를 하는 기분이 든다. 인간의 법제는 그에게는 너무 복잡하고 파악하기 어려웠지만, 당신과 그 둘 다 선처를 받기에는 너무 중한 범죄를 저지르고 많은 피해를 끼쳤다는 것을 짐작할 만큼의 감은 있기에... ... 창잡이들은 애초에 중범죄를 사형으로 다스리니 물어볼 것도 없었다.) 아니면 네가 아즈카반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는 부족할까? (이것은 순전히 이론적인 질문이다. 그는 아즈카반을 비롯해 감옥이라는 것에 대해 정말로 아무런 실감이 없다...)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6일 05:02

@Finnghal ...... 아즈카반을, 고려하지 않은 건 아니야. (그라고 해서 당신보다 아즈카반에 대해 무언가 잘 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녹턴 앨리에서 일하다 보면 종종 그곳을 다녀온 사람을 볼 수도 있었다. 하나같이 어딘가 뒤틀린 류의 인간들......) 어쩌면 그게 더 나은 방식의 속죄일수도 있겠지. (그가 더 고통스러울수도 있다는 점에서.) 하지만, 글쎄. 모르겠어. 내가 그걸 택하고 싶은지는. 아니, 브리짓에게 어느 것이 더 나을지도......

Finnghal

2024년 09월 06일 05:14

정신 질환 비하적 언설

@Julia_Reinecke ――― (제 머리칼에 손을 넣어 신경질적으로 헤집는다. 당신도 그도 아는 몇몇 얼굴들을 떠올리며... ...) 그래, 거길 다녀왔다는 녀석들은 하나같이 제정신이 아니기는 하더라. 어머니가 그런 상태인 것과 어머니가 없는 것 중에 뭐가 더 나쁠지 가리기 어렵긴 하네. 그래도 뭘 하려는 셈이든지 간에 지금보다는 목적의식이 좀 분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미안하지만 지금 네 전투력으로는 아무리 강한 척 꾸며봐야 죽여줍쇼 하고 돌아다니는 것과 본질적으로 그다지 차이가 없어.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6일 05:16

@Finnghal ...... (가만히 당신을 응시하다.) 명심할게. (두 눈을 감는다.) ...... 그럼, (다시 눈을 뜨고.) 충고는 이쯤 할까? 너도 네 할 일을 해야지. 나도 언제까지 여기 있을 수는 없고. (미소짓는다. 그러나 여전히 힘 있는 미소는 아니다.)

Finnghal

2024년 09월 06일 05:20

@Julia_Reinecke 나는 진짜, 진짜 에스마일 시프가 네 집에 드나드는 걸 말렸어야 했어. 대책없이 한들한들 죽음으로 걸어들어가면서 사람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는 행동거지가 전염성까지 있을 줄이야... ... (오늘 몇 번째인지도 모르게 앓는 소리를 내며... 머리가 까치집이 된다.) 그러면 이제 어디로 갈 건데?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6일 05:28

@Finnghal ...... 일단은 정찰 업무를 좀 더 해보고. (그 누가 시킨 건 아니지만, 어쨌거나 일을 하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어깨를 으쓱인다.) 아마 본부로 돌아가겠지. 또 어떤 할 일이 있을 수도 있고...... (뭐, 다시 말해서. 대책 없다는 소리다.)

Finnghal

2024년 09월 06일 05:39

@Julia_Reinecke 그건 지금 내가 하고 있던 일이다. (...) 차라리 같이 돌아보고 들어가지. 너도 적성에도 없는 연기 하려면 피곤할 거 아냐. (연극제와 뮤지컬 당시의 기억에 기반한 냉혹한 평가다.)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6일 05:40

@Finnghal (그동안 많이 늘었는데...... 시무룩.) ...... 그래, 좋아. (그대로 당신이 움직이길 기다린다.)

Finnghal

2024년 09월 06일 05:46

@Julia_Reinecke 그럼 아이는 지금 어디 있어? (아까 걸어오던 방향으로 다시 발걸음을 뗀다.) 맡길 만한 데도 마땅치 않았을 텐데. (떠오르는 얼굴들은 다 여기서 봤다.)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6일 05:48

@Finnghal 일단은...... (작게 한숨을 쉰다.) 마을에, 리드 부부가 있어. 나이 든 부부인데, 유일하게 마을에서 내 편을 들어주는 분들이야. 그 분에게 맡겼어. 원래는 힐데를 찾아가려고 했는데 그 다음에...... 여기 있더라.

Finnghal

2024년 09월 06일 05:51

@Julia_Reinecke 마을 다른 사람들은 널 싫어하고? (코너를 돌며 눈살을 가늘게 찌푸린다.) 그런 얘기는 안 했잖아. (힐데가르트 이야기에는 그저 허허롭게 웃는다.)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6일 05:55

@Finnghal ...... 조세프가, (고개를 숙인다.) 죽었으니까...... 증거는 없지만, 모두 나를 의심하더라고...... 그분들만, 나를 믿어주셨어. 염치 없지. 나 때문에 죽은 게 맞는데......

Finnghal

2024년 09월 06일 06:21

혐오발언

@Julia_Reinecke ... ... (굉장히 기분이 복잡해진 얼굴로 인상을 쓴 채로 계단을 내려간다.) 이래서 머글들이란. 못 보던 것이라면 호기심이나 관심보다 비난하고 배척할 이유부터 찾고, 사람의 얼굴을 봐도 마음을 알지 못하지. 한 명 한 명은 그렇다쳐도, 종족으로서 좋아할 수 없어.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6일 06:27

@Finnghal ...... 네가 머글을 싫어하는 이유를 알지만,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조세프도, 머글이었어. (당신을 본다.) 내 일평생, 그 누구보다 나를 받아들여준, 내 모든 죄악을 안 뒤에도 아이를 부탁한다고 말한 그 사람도...... 머글이었는걸. (웃는다.) 너무 미워하진 말아줘. 종족으로 개인을 정의할 수는 없으니까.

Finnghal

2024년 09월 06일 06:32

@Julia_Reinecke 그야, 아마 머글 아이 아무나 호그와트에 데려다놓고 3년쯤 있게 하면 마법사와 다를 바 없게 되겠지. 알아. 아는데... ... (약간 가라앉은 머리를 다시 까치집으로 만든다.) 아니, 됐다. 그래. 내가 말실수를 했어. 그런데 그 리드 부부는 호그와트가 뭐 하는 곳인지, 준비물은 어디서 사야 하는지 아나?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6일 18:59

@Finnghal 사실 준비물은 사 두었어. 원래라면 이미 입학했어야 하니까...... 다만, 그러네. 그 부분은...... 이야기하지 못했구나. (오래도록 침묵한다.) ...... 정말 대책 없이, 와버렸네. (침울한 얼굴이다.) 그 분들에게, 이야기한 적은 없어서...... 원래는 힐데가르트에게 부탁할 생각이었으니까......

Finnghal

2024년 09월 06일 19:43

@Julia_Reinecke ... ... (역시 돌아가는 게 낫지 않아? 라고 말하려다가 입을 꾹 닫는다. 대신 조심스럽게 중립적인 어조로 질문.) 그러면, 브리짓에게 누가 너에 대해 알려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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