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9월 04일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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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dwik

2024년 09월 04일 21:55

(봉쇄선을 뚫고 아무렇게나 들어와선 낯익고 불안한 학교를 걷는다. 손에는 카메라가 쥐여 있고, 산보는 정처없다. 이제는 적개심이 아니라 그리움이 담긴 시선만이 다르다. 그리고 또다시 생각한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건 여전히 나인 것 같다.’)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4일 22:26

@Ludwik (이렇게 복도를 걷다가 우연히 당신을 마주하는 것은, 어쩐지 익숙한 구도다. 그러나 이번에 그는 피하는 대신 당신을 향해 다가간다. 어둠 속에서 하나의 인영이 사람이 되어 나타난다.) ...... 루드비크.

Ludwik

2024년 09월 04일 22:43

@Julia_Reinecke (만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당신은 마주하기로 결심했으므로.) 좋은 밤입니다, 줄리아. 상황은 좀 어떤가요?… (그러나 그는 일상적인 태도를 유지한다.)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4일 22:48

@Ludwik (짧아진 머리에 검은색 트렌치코트 차림. 당신에게는 익숙하면서도, 오랜만에 봐서 어딘지 낯선 느낌을 주는 모습일 것이다. 그는 잠시 망설인다. 당신 앞에서도 연기를 해야할까?) ...... 아직은 교착 상태야. 간간이 교전이 일어나는 것만 제외하면 평화롭지. 아이러니하게도 말이야. (아니, 아마 소용없겠지. 그는 그저 똑바로 당신을 본다.)

Ludwik

2024년 09월 05일 15:15

@Julia_Reinecke 곧 격화될 겁니다. 어느 쪽의 승리가 되건, 끝은 머지않았으니까요. 그나저나… (루드비크의 옷차림은 변함없었다. 위원회 사무실 바깥에선 달지 않던 훈장을 매달고 있다는 게 유일한 다른 점이겠다. ‘지금의 내가 과거의 줄리아와 만나는 기분이야.’ 그는 생각한다.) 옷 새로 사셨나 봅니다. 하하, 그거 당신의 군복인가요?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5일 16:02

@Ludwik 쥘에게 받았어. (그러고는 살짝 고개를 숙인다. 자신의 코트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 그런 거려나. 네 말대로 그런 걸지도 모르겠네. (그저 연기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이 코트는 굳이 필요 없었을지도 모른다. 왜 나는 쥘에게 코트를 달라고 했지?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 너도 싸우러 온 거야?

Ludwik

2024년 09월 05일 20:53

@Julia_Reinecke 이것 참 공교롭게도!… 제가 입고 있는 코트도 린드버그 씨에게서 받았답니다. 그분은 옷 고르는 센스가 참 좋더라고요… (열린 창문 밖, 실외에서는 소규모 전투인지 추격인지 모를 것을 벌이는 일련의 무리가 지나간다. 이 상황임에도 그는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듯 군다.) 전 싸우러 온 게 아닙니다. 전투인력도 아니고. 물론… 지팡이와 권총은, (권총집을 툭툭 친다.) 챙겼습니다만, 보시다시피 카메라를 들고 왔어요. … 모든 걸 찍어두고 싶었거든요.

…당신도 한 장 찍어드릴까요?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5일 21:50

@Ludwik (힐끔, 그 무리들을 향해 시선을 던지지만 오래 가지는 않는다. 지금은 당신과 대화를 하고 싶다. 이것은 비겁합일까.) ...... 네 그 카메라. 그러고보면 항상 들고 다니네. (그는 당신의 말에 대답하는 대신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그 날도 이걸 봤던 것 같은데. (네가 울음을 터뜨렸던 그 날도.) ......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 지금도.

Ludwik

2024년 09월 06일 09:52

@Julia_Reinecke (대답을 듣지 못했음에도 당신에게로 카메라를 향한 것 또한 비겁함일까. 어째서인지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았다. 왜냐하면.) 더 일찍 당신을 찍었어야 했는데. 아무 의미 없지만, 사진은… 가장 선명한 추억이 되니까요. (셔터를 누른다. 마흔 살의 줄리아 라이네케는 흑백 필름 안에서 불멸한다. 그가 한 세기에서 다음 세기로 넘어가지 못하더라도.) 그러니까, 그래.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 지금도.

… …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6일 19:12

@Ludwik (당신이 카메라를 들이밀면, 그저 렌즈를 고요히 응시한다. 짧은 머리칼이 바람에 날리고, 무표정한듯 미소지은듯 알 수 없는 애매한 표정으로. 그는 박제된다. 어쩌면 이것이 그의 마지막 모습일 수도 있는 것일까?) ...... 그 사진, 만약에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고개를 숙인다.) 아니야. (그러고는 다시 당신에게 다가간다.) 시대가...... (슬프게 웃는다.) 시대가 가혹하지. (그가 내뱉을 수 있는 말은 겨우 그 정도 뿐이었다. 정말로. 겨우 그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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