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9월 01일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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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by

2024년 09월 01일 20:24

(어김없이 모자를 푹 눌러쓰고 녹턴 앨리의 술집 문앞에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오늘은 일찍 닫음. 불만이 있다면 영영 못 꺼내게 만들어 드림. 농담입니다. -여러분의 친구 소렐]

Ludwik

2024년 09월 01일 20:41

@Ccby (한 마법사가 소렐 뒤에서 기웃거린다. 그는 마법부 직원이며 단골이다. “오늘 왜 일찍 닫아요? 무슨 일 있어요?” 그 근처를 루드비크가 지나가고 있다.)

Ccby

2024년 09월 01일 21:15

@Ludwik 아하하, 사실 오랜만에 동생이랑 만나서 얘기를 좀 하기로 했습니다. 이때밖에 시간이 안 난다고 해서요. 나중에 오시면 서비스 더 드릴게요. (대충 변명하다가 뒤에 낯익은 얼굴이 지나가자 그쪽에 시선을 두며 행방을 관찰한다.)

Ludwik

2024년 09월 01일 22:05

@Ccby (직원은 “에이~” 하고 다른 술집을 찾아 떠났다. 그리고 루드비크와 ‘소렐’의 시선이 마주친다. 그는 마치 이웃사촌과 만난 것처럼 살갑게 눈인사를 건넨다.) 수고 많으십니다. 여기가 우리 직원들이 자주 간다던 그 술집인가 보군요.

Ccby

2024년 09월 01일 22:42

@Ludwik 아아… (그림자 밑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간다.) 그럼요. 칼리노프스키 부위원장님 아니십니까? 이렇게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우리 시대의 평화를 위해 힘써 주시는 행보를 정말… 인상 깊게 보고 있습니다. 원래 오늘은 일찍 떠나려고 했지만… 실례가 안 된다면 특별히 한 잔 대접하고 싶은데, 어떠십니까?

Ludwik

2024년 09월 01일 22:50

@Ccby (“저를 알고 계시는군요.” 같은 말도 없이 툭 묻는다.) 동생분을 뵈어야 한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는 암살 시도를 여러 차례 겪었고, 유사한 징조와 패턴을 알고 있다.)

Ccby

2024년 09월 01일 23:27

@Ludwik 부위원장님을 위해서 얼마든지 미룰 수 있죠. (과장된 말투로 농담하듯 말하고는…) 이해합니다. 저였어도 이런 곳에서 술을 권하는 거렁뱅이를 냉큼 믿지는 않았을 거에요. 아시다시피 이쪽에는 밤의 어둠에 숨어다니며 평화를 위협하는 범죄자들이 많지 않습니까? 물론 선량한 시민인 저를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다소 섭섭하겠지만요.

Ludwik

2024년 09월 02일 00:08

@Ccby 당신을 의심했을 리가요. ‘여러분의 친구’인 소렐 씨가 범죄자일 리 없지요. (안내문 보고 알았다. 이 말은 거짓이지만.) 제가 죄송스러워서 그런 겁니다. 저는 그저 정부의 명령대로 이행할 뿐인데 “힘써 준다”고 말씀하실 것까진 없습니다. 이 시대의 대다수가 저처럼 살고 있으니까요. 여하튼… (그럼에도 그는 응했다. 선선히 그에게로 걸어갔다.) 그럼 잠시만 신세지겠습니다. 보드카 있나요?

Ccby

2024년 09월 02일 11:40

@Ludwik 아, 정말 감개무량할 따름입니다. (일부러 과장된 말투로 말하는 게, 예의바른 것 같기도 조롱하는 것 같기도 하다… 천천히 문 안으로 들어가 불을 키고 보드카를 내온다. 둘밖에 없는 술집 안의 분위기는 한산하고 아늑하다.) 대다수는 그렇게 하지 못하지요, 부위원장님. 아실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은 조금의 모순이나 불편이라도 생긴다면 바로 불만을 가지기 시작한답니다. 당신만큼 적극적으로 이 사회에 기여하고 수호하고자 하는 사람은 드물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모범적인 시민으로 남을 수 있는 비법이 무엇입니까? 가끔 마음이 흔들릴 때는 없나요?

Ludwik

2024년 09월 02일 23:23

@Ccby 모순이나 불편이 우리 사회에 존재합니까? 잘 모르겠습니다. 명령을 따르기만 한다면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지 않습니까? 질서가 지배하는 완벽한 세계잖아요? (그 또한 과장된 말투로 말한다. 그러곤 웃음을 터뜨렸다. 보드카를 잔에 가득 따라 한 번에 털어 마신다. 깔끔하게 비어버린 잔을 내려놓는 손길은 약간의 힘이 실려 있다.) 전부 거짓말입니다. 진심으로 믿어서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이런 일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앗차, 그렇다고 해서 제가 뭐 반정부 인사라는 뜻은 아니고요… 소렐 씨가 저와 건배해 주시면 비법을 말씀해드릴게요. 혼자 마시려니 적적하네요.

Ccby

2024년 09월 03일 00:24

@Ludwik …그렇습니까. (이 녀석도 여전히 못 써먹을 놈이군. 그런 생각을 하며 픽 웃는다.) 물론 제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제가 어딘가에 퍼트린다 하더라도 아무도 믿지 않을 테고요. 어떤 종류이든 손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드리는 게 제 일이니까요. 가끔은 적적할 때 함께 마셔드리는 것도. 무엇보다도 믿음이 부족한 부위원장님의 비법이 궁금해졌습니다. (잔을 하나 더 가져와 두 개의 잔에 보드카를 적당히 채우고, 하나를 잡아 들어올린다.) 우리는 무엇울 위해 건배할까요?

Ludwik

2024년 09월 03일 18:04

@Ccby 제 오랜 벗은─이디스 라인하트, 아니, 머레이라고, 아마 소렐 씨도 아실 것 같은데─ 저와 마실 때면 이렇게 건배사하길 좋아했죠: “우리의 부끄러운 생을 위해서”. (남은 잔을 들어올린다.) 당신과는 조금 다르게 해 볼까요.

… …우리의 무가치한 세상을 위해서.

(건배를 청하곤, 두 번째 잔도 그대로 털어 마신다. 취기가 차오르자 표정은 점점 무표정이 되어갔다.) 세 잔까지 요청하는 건 양심이 없겠군요. 값을 내고 마시겠습니다. 아니면… 여전히 ‘비법’이 궁금하십니까?… 그걸 술값 대신으로 지불할까요?

Ccby

2024년 09월 04일 00:53

@Ludwik ”우리의 무가치한 세상을 위해서“. (잔을 가볍게 부딪치고 함께 마신다. 눈에 드리운 그림자 너머로 취기가 오르는 루드비크의 얼굴을 빤히 바라본다.) 의미심장한 건배사네요. 어쩌면 정말 세상은 완전히 무가치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세상을 위해 싸우는 이들이 있지요… 그것을 바꿀 수 있다거나 아직 남아있는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면요. 부위원장님은 그런 사람이 아니시군요. (두 개의 잔을 다시 채운다.) 그렇게 합시다… 그럼, ‘술값을 이야기로 대신하기 금지’에는 잠깐 예외를 둬 볼까요.

Ludwik

2024년 09월 04일 19:56

@Ccby 세상을 위해 싸우는 게 어떤 의미가 있다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건, 네, 제가 그런 사람이… (채워진 잔을 또 털어 마신다. 모든 행동거지에 의욕이 없어 보였다.) 아니기 때문일 겁니다. 소렐 씨는 아마 관심 없으시겠지만, 갑자기 머글 이야길 하자면… 홉스봄을 읽어 보았나요? 영국의 머글 역사학자입니다. 홉스봄은 자본주의가 겉으로나마 평화롭게 팽창하길 그만두었던 1914년부터…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사회주의가 끝장난 1990년까지가 역사적 20세기의 개념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1999년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우리는 이미 21세기의 문턱에 서 있는 겁니다. 그 어떠한 투쟁도 무가치할 21세기 말입니다… 사람들이 그곳에 살건 말건… 무슨 상관이란 말입니까?… 아니, 이런 이야기 궁금하지 않으실 테죠, 마법사 사회로 돌아와 보자면… (루드비크의 술주정은… 말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불사조 기사단이 승리하면 세상이 달라질 거라고들 합니다.

Ludwik

2024년 09월 04일 19:57

극단적인 비관주의

@Ccby 크게 달라지는 건 없어도 어쨌든 좀 더 나을 거라고도 하고요.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종양 같은 존재입니다. 없는 편이 낫다고요. 태어나지 않는 편이… … (빈 잔을 내민다. “한 잔 더 주세요.”) 각설하고, 제 ‘비법’은… 모든 걸 모른 척하는 겁니다. 자기 세상을 만들어놓고 거기서 나오지 않는 겁니다… 술집에도 그런 사람 많지 않나요? 뭐, 그런 겁니다.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Ccby

2024년 09월 06일 01:20

@Ludwik … (한 손으로 턱을 괸다. 점점 길어지는 주정을 이따금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주고 있다. 이걸 한결같다고 해야 하나… 너도 언젠가 반란과 혁명의 시대를 원한 적이 있었지. 정확히는 그 시대의 영웅으로서 맞이할 장엄한 죽음을… 그는 천천히 병을 들어 루드비크의 잔에 술을 가득 채운다.) 재미있는 이야기네요. 머글 문화에 관심이 많으신가 봅니다. (이를 그림자 뒤에서 잠자코 듣고 있던 수배범 세실 브라이언트의 감상은 대충 이랬다- 역시 이건 못 써먹을 놈이야. 언제나 순응하는 허무주의자는 꽤 있다. 그리 큰 위협이 되지는 않았다. 어차피 새 세기가 도래하면 그 두려움마저 구시대와 함께 쓸려나갈 테고, 개인의 모든 바람을 무시한 채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새 세상이 찾아올 것이다. 그러나 한때 동지라 부르던 그 ‘대령’이 정부의 요직까지 하나 차지하고 앉아서는 한심한 염세에 잠겨 있는 게 거슬려서…)

Ccby

2024년 09월 06일 01:20

@Ludwik (그는 한쪽 손을 슬그머니 주머니에 넣고 지팡이에 손을 얹는다. 사회의 종양은 너야, 칼리노프스키.) 아무튼… 그렇군요. 21세기에는 정말 그 어떠한 투쟁도 쓸모없고 무가치할까요? 그렇다면 그 모든 걸 외면하고 모르는 척하는 삶에는 의미가 있습니까? 물론 아주 익숙한 삶의 방법입니다만 저는 그 반대의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한 잔 더 하시죠. 밤이 길 겁니다…

Ludwik

2024년 09월 06일 14:53

극단적인 폭력성 발언

@Ccby 관심이 많은 게 아니라… 아니… 아닙니다… (투명한 수면을 내려다본다.) 저는 그냥… 별 의미도 가치도 없습니다. 무덤 옆에서 사는 사람인 거죠. 이렇게 텅 빈 채로 살다 죽을 거고요. 톱니바퀴처럼… 하하. 대다수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명령대로 이행”하면서. 소렐 씨, 머글 사회엔 그다지 관심 없으실 테지만, 혹시 머글 사회가 왜 저 지경인지 아십니까?… 저 같은 놈들이, 사회의 종양이자 죽어 마땅한 죄인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싹다 죽여버려야 되는데… 총살형을 해야 한다고요, 수백, 수천만의 사람들을… 동의하십니까, 소렐 씨? 총살형에 동의하나요? 어차피 구시대와 함께 쓸려나갈 이들이며 새로운 시대와는 어울리지 않는 해충들인데, 백해무익한 이 같은 놈들인데, 물리적으로 처리하는 것도 나쁜 방법은 아니지 않습니까?…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라면 그렇게 할 겁니다. 이런 말, 비인간적인가요? 인간성을 결여한 언어일까요?

Ludwik

2024년 09월 06일 14:56

자살 사고의 표현

@Ccby 저는 지금 ‘인민의 적’ 세실 브라이언트 같은 말을 하고 있는 건가요? 우리네 프로파간다에 의하자면요. 하-하-하… …

(떨리는 손으로 술을 마셨다. 또 다시 비어버린 술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자마자 돌연 목소리가 명료해졌다.) 아니, 사실은 21세기가 오기 전에 죽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국제 마법사 비밀 법령, 그리고 총리 각하의 율령에 의해 ‘머글과 격리된’ 마법사 사회에 살고 있으니 모든 게 괜찮아야 할 텐데… 보세요, 지금 세상이 괜찮긴 뭐가 괜찮습니까? 그 이유는 마법사도 머글과 똑같이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머글은 핵폭탄을 투하하고 가난한 이들을 착취하고 자본주의에 부역합니다. 마법사들은 중세 시대처럼 살고 있으니 최소한 그러지는 않지만, 아뇨, 그들도 전부 종양입니다. 따라서 투쟁도 무의미합니다만 당신이 알고 있다는 그 반대의 것을 들어 보고 싶긴 합니다. 왜냐면 전 아직도 무언가를 믿어 보고 싶거든요… 칼리노프스키, 이 빈대 같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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