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9월 01일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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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h

2024년 09월 01일 20:28

(다이애건 앨리, 인적 드문 골목에 순간이동으로 나타나서는 헛구역질한다.) 내가 미쳤다고 여길...... (마법 세계가 지긋지긋하다는 건 큰 문제가 안 된다. 그보다는 그래, 어쩌면 도망치기 전 저지른 일들이 그새 발각되어서 수배지에 올랐을지도 모른다. 승패가 확실하게 결정되기 전까지는 발을 들이지 않는 게 안전하다. 그래, 돌아가자. 돌아가서 기다리자...... 그렇게 생각만 하는 동안 시간은 흘러간다.)

Furud_ens

2024년 09월 01일 20:52

@Edith 맙소사, 이디스. (당신을 알아본 듯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온다.) 웬일입니까? 마법 세계는 발도 안 들일 것처럼 하더니.

Edith

2024년 09월 01일 21:40

@Furud_ens (목소리의 주인을 알아채고 뒤를 돌아본다. ‘최근’ 모습을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얼굴이다.) ...차관님에게 밀린 외상값이나 받아볼까 하고요.

Furud_ens

2024년 09월 01일 21:48

@Edith ...이 시기에? 지금은 우리도 성수기라 의뢰에 추가 요금이 붙는데요. (블랙유머만이 여전하다....) 뭔지 몰라도 한 번 도와주고 끝나겠는데.

Edith

2024년 09월 02일 11:33

@Furud_ens 그런가요? 그럼 좀 더 아껴 두죠. (싱겁게 받아친다.) 여기서 뭐 해? 너는 바쁠 거라 생각했는데.

Furud_ens

2024년 09월 02일 13:09

@Edith 퇴근하는 길. (어조로 봐서 근처에서 누군가와 만남이라거나... 업무상 일이 있었다는 뜻 같다. 짤막하고 가벼운 대꾸지만 그와 오래 알고 지낸 당신이라면 추측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아껴둘 거면 정말 왜 왔어? 총리님께 전화번호부 단체 수신인 목록(왼팔을 슬쩍 들어 보인다.)을 확인하시라고 말씀드려야 하나....... 표식이 없는 이들하며 옛 협력자들까지 다 몰려오는 것 같군.

Edith

2024년 09월 02일 22:14

@Furud_ens 그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고개를 기울인다.) 옛 동료들이 어쩌고 있는지 걱정되어서... ...라고 하면 안 믿겠지?

Furud_ens

2024년 09월 02일 23:44

@Edith 그럴 수도 있지. 그런데 방금 그건 변명이라고 한 것 같으니까 이유를 말해 봐. 외상 값에서 다시 그 값만큼은 나도 달아 둘 수 있으니까. 빚 갚는 예의는 거기까지는 해야지.

Edith

2024년 09월 03일 14:40

@Furud_ens 그냥 이번에는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럼 뭐라도 알 수 있을까 하고... ...답 없이 사는 삶은 지나치게 길더군.

Furud_ens

2024년 09월 03일 15:18

@Edith 네가 바라는 '답'이라는 게 뭔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실질적인 요소부터 따지자면, '지켜본다'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건 알지? 다이애건 앨리 한복판에 앉아 있는다고 해서 모든 사실을 담은 신문이 무릎 위에 배달되지는 않으니까. 정보를 관리하고 필요한 대목만 전달되도록 하는 게 모든 정부와 언론이 하는 일이라는 점이야 둘 다 거기 몸담은 사이에서 말해 봐야 입만 아프고. (눈초리가 가늘어진다.) 제대로 보려면 더 깊숙하게 들어와야 할 텐데 그럴 수 있겠어?

Edith

2024년 09월 03일 22:21

@Furud_ens 모르는 게 당연해. 나도 잘 모르겠으니까. (한숨쉬듯 낮은 웃음을 뱉었다.) 아주 잘 알지. (사이.) 그래서 가까이로 갈 생각을 하고 왔는데 보다시피 이러고 있어. 내가 자만했던 모양이야. 아니면 그새 나약해졌던가... (어깨 으쓱인다.) ...같이 가겠어? 어차피 너도 가게 될 거라 생각하는데.

Furud_ens

2024년 09월 03일 23:05

@Edith 너는 그동안 이 세계를 떠나 있었기에 무사할 수 있었지. 나는 지금 죽음을 먹는 자고, 배신이나 반란이 아니라면 어떤 짓을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을 거야. (눈이 당신을 들여다본다. 그런 능력은 없지만 마치 레질리먼시를 사용하는 이처럼.) 협조 요청을 하려면 이것부터 사실대로 답해 줘야겠어. 이디스 머레이. 넌 지금 마법 세계에 정말로 연이 하나도 없나?

Edith

2024년 09월 04일 10:48

@Furud_ens (냉정을 표방하듯 눈을 바로 마주본다. 당신이 레질리먼서가 아니라는 것을 몰랐다면 꽤 긴장했겠지만.) 지난 1년 동안 나와 접점이 있었던 마법사는 너밖에 없어. (사이.) 설마 내가 *배신*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그때 일은 단지 의혹일 뿐이었고 난 유죄 판결을 받은 게 아니야. (진실과 거짓이 교묘하게 섞인 말에는 머뭇거림이 없다. 그 또한 당신과 마찬가지로 입 발린 말에는 도가 텄으므로...)

Furud_ens

2024년 09월 04일 11:07

@Edith ......그냥 대놓고 거짓말을 해, 이디스. 아니면 아예 털어놓고 요청하거나. (짤막하게 한숨쉰다.) 내가 먼저 사정을 설명하지. 너는 우리에게 이미 아군이 아니야. 이 세계를 떠나 머글인 양 살아가고 있으니 그냥 민간인이고, 머글이니 *우리* 전장에 기웃거리면 안돼. 죽음을 먹는 자들은 사람을 죽인다고도 생각하지 않고 널 죽일 거야. (눈만 깜박하고 말을 이어나간다.) 따라서 내가 너를 데려가는 것도 이상해. 정치적 부담 같은 문제가 아니라 그냥 말이 안 되는 일이지. 네가 마법 세계에 아무 연줄이 없다면 나는 그걸 말이 되게 만드는 방법을 검토해야 돼. 하지만 네가 아직도 뭔가 가진 게 있다면, 접근 방법 자체가 바뀌겠지.......

Furud_ens

2024년 09월 04일 11:08

@Edith 머레이. 내 호의는 속아 주는 게 아냐. 상황과 위험 부담을 파악하고 방법을 찾아내는 방식이야. '지난 일 년간 접점이 있었던 마법사는 나뿐' 같은, 해석의 틈이 잔뜩 있는 대답은, 도움을 요청하는 것치고는 상대에 대한 존중이 너무 부족하군. 아니면 동등한 위치에서 이용하려고 하는 건가? 후자라면 친분으로 접근하는 건 사양할 테니 날 만날 방법부터 다시 고안해서 찾아오도록 해.

Edith

2024년 09월 04일 12:55

@Furud_ens (당신의 말이 끝나자 작게 한숨을 내쉰다.) 그래, 인정하지. 안일한 시도였어. 어느 쪽이든 날 환영할 이유도 없을 테니, 네 말대로 널 따라가봐야 그림만 이상해질 테지. ...그저 *나*를 움직일 만한 알량한 명분이 필요했을 뿐이야... 그게 무엇이든. 솔직히 말해 그 방식이 전장으로 가는 것일 필요도 없고, 그것을 부탁하는 대상이 너일 필요도 없었다. 네가 눈앞에 있었으니 네 호의를 수단으로 삼으려 한 거야. 예전 같으면 상상 못 할 얄팍한 방식으로. 사과하지. 이건 진심이야.

Edith

2024년 09월 04일 12:55

@Furud_ens 네 요구대로 하고 싶지만 나는 거창한 거짓말을 늘어놓을 의지를 찾지 못 할 테고, 네 말에 틀림이 없으니 더 이상의 변명을 해가며 요청할 이유도 없다. 그러니 잊어버려. (두 손을 주머니에 대충 쑤셔 넣자, 마찬가지로 아무렇게나 넣어 놓은 지팡이가 손끝에 걸렸다. 그 옆의 담배갑에서 궐련 하나를 꺼내 물고 불을 붙인다.)
......차라리 개인적인 이야기라도 하겠다고 하면, 외상값 대신인 셈치고 들어주겠어?

Furud_ens

2024년 09월 04일 13:02

@Edith 헤매는 인간들이 너무 많군. 세상이 이런 꼴이니 놀랄 일도 아닌가....... 그래. (끄덕이고 벽에 기댄다.) 듣기만 하는 것도 괜찮고 때로 개인적인 이야기가 합리보다 설득력 있는 이유가 되기도 하니까. 길어질 것 같으면 내가 술 한 잔 사지.

Edith

2024년 09월 04일 22:55

@Furud_ens 됐어, 그리 긴 얘기가 되진 않을 테니까. 그리고 가게에서 말하기에는... 아니다. 아무튼 여기서 들어.

Edith

2024년 09월 04일 22:55

@Furud_ens (그는 일순간 1997년의 청문회장으로 돌아간다. ‘라인하트 서기관, 발언하세요...’) 내겐 기회가 있었어. 그냥 아무 때라도 멈추기만 하면 됐지. (–’사실이 아닙니다. 더 이상은 말하지 않겠습니다.‘) 잠깐의 일탈로 모든 걸 잃을 정도로 허투루 살아오진 않았으니까. 그런데 그게 안 됐어. (그러니까 이것은 당신을 설득하기 위한 이야기라기보다... 사실상의 자백이다. 그때 하지 못했던.) 일선에 서는 게 괴롭다면 그들이 내게 한 번 자비를 베풀었을 때, 한직에 들어앉아 적당히 평화로운 일상을 누려도 됐다... 헌데 그조차 안 됐어. 그때는 내가 이뤄 온 것을 내 손으로 전부 망쳐놓아야 만족하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지. 고통스러워도 괜찮다고 선택한 길의 끝이 십 몇 년을 부역했던 체제에서 제발로 떨어져 나오는 거라니... 우습지 않나? (발화 내용과 어울리지 않게 표정은 평온했다. 담배 연기와 함께 얕은 숨을 길게 내쉰다.)

Furud_ens

2024년 09월 05일 14:10

@Edith 스스로 정신에 건 주문의 효력이 다한 거겠지. 영원히 지속되는 마법이라는 건 대개 어렵잖아. (아직도 자주 흡연하는 편은 아니었기에 갖고 있는 게 없었다. 마주 담배를 요청하고 싶지도 않아서 손에서 시클 하나를 튕기며 들었다.) 떠나간 다음의 일상이 제법 평화로웠던 걸 생각하면 그렇게 나쁜 결말도 아니었다고 생각하는데. (은빛 동전은 높이 허공에 떴다가 도로 손으로 돌아오지 않고 조금 비껴가 바닥에 떨어진다. 포석에 부딪혀 튀어오르고, 그것은 달빛에 이따금 반짝이고 그늘에 이따금 잠기며 저편으로 굴러간다. 지팡이 한 번 까딱이면 도로 주워올 수도 있으나 그냥 보고 있는다.)

Furud_ens

2024년 09월 05일 14:10

@Edith 떠날 곳도 없고 떠나지도 않기로 선택한 입장에서는 사실 이해가 잘 안 돼. 기능주의적 생각이지만 지금 네가 돌아와서 나아질 게 하나도 없거든. 영광을 얻을 수 없는 건 물론이요 이 매듭은 너 혼자 묶은 게 아니고 사람들은 이미 죽은 후이니 결자해지도 어렵지. 가장 확률이 높은 건 앞으로 네 수십 년을 실질적으로 불편하게 할 부상이나 당하는 거야. 아니면 죽든가. (드문드문 가로등이 켜진 어두운 길을 물끄러미 보다가 지팡이를 휘두른다. 길바닥 구석에 남은 빗물이며 이리저리 축축한 것을 묻힌 동전이 손 안으로 날아온다.) 그러고 싶어?

Edith

2024년 09월 06일 00:12

@Furud_ens 하긴 너는 나보다 훨씬 잘 해냈지. (시원섭섭한 웃음을 지었다.) 물론 죽고 싶지는 않아. 그렇다고 도망친 곳에서 찾은 안온함에 평생 기대어 살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부와 권력 같은 건 이미 손에 넣었다 잃어도 봤고, 모든 걸 청산할 순 없겠지만 그건 내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겠지. 지금 내겐 뭔가가 필요해. 아니면 평생을 헤메며 살겠지. 그것도 나쁘진 않아... (어쩌면 손에 잡히는 무언가보다는 스스로를 불사를 원동력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줄곧 삶을 원했다.)

...뭐, 한심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냥 지금 내 상태가 그래. 오랜 친구의 넋두리 쯤으로 생각해 줘. 네 말대로 아무것도 나아질 건 없겠지만...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도 없을 것 같다. (담뱃재가 구두코 앞에 떨어졌다. 그는 떠날 채비를 하듯 옷매무새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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