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9월 03일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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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3일 03:02

(투명망토를 쓴 채로 인적 드문 호그와트의 복도 사이사이를 지난다. 텅 빈 복도에 어딘지 다급한 발걸음 소리만이 울린다. 마치 무엇인가를, 또는 누군가를 찾는 듯이. 그러다 걸음이 멈추어선 곳은 오래 전, 이 모든 전쟁이 시작되었던 그 악몽 같았던 연극제 날에 몸을 웅크리고 숨었던 곳이다. 그는 망토를 벗고서, 그곳에 오래 전 그 어린아이가 그랬듯이 앉았다. 그렇게 몸을 웅크렸다.)

Finnghal

2024년 09월 03일 03:13

@Julia_Reinecke 너 뭐 하냐. (기가 막히기 이전에 그냥 황당한 듯이 그걸 내려다보고... 인근의 통로들을 돌아보고 있었던 듯하다.)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3일 03:17

@Finnghal (목소리가 들리면 자연스럽게 올려다본다. 망토는 옆에 개켜져 있다.) ...... 추억 회상. (그러고는 입을 다물었다가.) 그러고보면, 그 벤치. 여기 근처네.

Finnghal

2024년 09월 03일 03:29

@Julia_Reinecke ... ... 수치심을 공격하다니. (잘 개진 망토를 손가락으로 집어올린다. 명백한 힐난의 제스처다.) 생각보다 강해졌군, 줄리아 라이네케.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3일 03:31

@Finnghal ...... 다시 가져가도 돼. 생각해보니, 별로 의미 없을 것 같아서. (그렇게 당신의 제스처에 대답하고는.) 왜 수치심이야? 나는 고마움을 표현하려고 한 거였는데.

Finnghal

2024년 09월 03일 03:34

@Julia_Reinecke 뭔 소리야. (인상을 찡그리며, 투명 망토를 손에 쥔 채 팔짱을 끼자 팔 부분부터 하체 일부가 투명해진다.) 그래서, 여기 온 목적이 회상이라는 걸 깨달았어?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3일 03:38

@Finnghal (가만히 그 광경을 보다가 고개를 젓는다.) ...... 그냥 이러고 있으니 떠올랐을 뿐이야. 사람이, 별로 없더라고. (잠시 입을 다물고.) ...... 너한테는 그 기억이 수치스러워?

Finnghal

2024년 09월 03일 04:04

@Julia_Reinecke 자신의 실패를 직면하지 못하는 것도 미성숙의 징표이기는 하지. (한숨을 내쉬며 근처의 기둥에 기대어선다. 투명한 부분이 다리 근처로 늘어진다.) 그래서, 은신이 필요없다는 걸 보면 네 목적은 존재를 과시하며 전장을 활보하는 것인가? (비아냥이다.)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3일 04:15

@Finnghal (당신의 비아냥에 대답하는 대신, 샛노란 눈을 바라본다. 그리고 묻는다.) ...... 왜 실패라고 생각해?

Finnghal

2024년 09월 03일 04:42

@Julia_Reinecke 내가 너한테 뭘 잘못했는진 모르겠지만 이쯤에서 용서해주지 않을래? (두 손을 들어보인다. 투명망토가 걸쳐진 팔뚝이 투명해져서 한쪽 팔은 허공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알았겠지만 내가 아직 미성숙해.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3일 04:52

@Finnghal (허공에 떠 있는 팔을 응시한다. 정확히는 투명한 천을 바라보는 것이지만, 어차피 거기서 거기다.) 이야기하고 싶지 않구나. (잠시 눈을 내리깔았다가.) 나는 그저 고맙다고 하려고 했어. 약속을 지켜주어서.

Finnghal

2024년 09월 03일 05:03

@Julia_Reinecke 아니, 진짜로 왜 그래? (결국 인내심을 잃었다.) 나를 긁는 게 여기 온 목적이야? 아니면 뭐냐, 너도 나를 말리기 위해 모든 죄과를 사면해주고 싶어? 제발 좀 작작들 해, 내 인생에 답답함과 황망함과 대책없음은 이미 넘치게 충분하다고.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3일 05:13

@Finnghal (주먹을 살짝 쥔다. 어딘지 목소리에 물기가 섞인다.) ...... 항상 피해왔어. 도망치고 싶으니까. 조세프가 중요하니까. 브리짓이 중요하니까. 그냥 모든 걸 다 묻어두고 넘어가려 했단 말이야. 하지만 여긴 전장이잖아.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잖아. 나든, 너든...... (당신을 바라보는 눈이 어딘지 축축하다.) 그러면 이야기해야할 것 같았다고. 항상 이야기하고 싶었단 말이야.

Finnghal

2024년 09월 03일 17:24

@Julia_Reinecke ... ... (착잡한 얼굴로 당신을 가만 내려다보다, 이윽고 체념한 듯한 한숨. 발걸음을 떼어 기둥 반대편으로 돌아간다. 기대어 앉는 듯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난다. 등뒤에서 들려오는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 이야기해봐, 그러면. ... 대꾸해줄 자신은 없지만. 마음에 내려놓지 못한 게 있다면, 적어도 들어는 줄게.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3일 23:35

@Finnghal (기둥 뒤에서는 훌쩍이는 소리가 들린다. 이윽고 여전히 젖은 목소리로, 그는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너에게 많이 의지했어. 오래 전, 네가 그 약속을 한 뒤로부터 줄곧. 언제나. 네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 네가 그 뒤에 '무엇'이 되었든 간에...... 너는 그것이 이젠 죽어버린 핀갈 모레이의 유지라고 말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너는 결국 나를 지켜주었어. 아주, 아주 오래. 정말 오래도록. ...... (그러고는, 부스럭거리는 소리. 만일 뒤를 돌아본다면 그가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점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어. 그러니 고마워. 핀갈, 인면어...... 루고사 로즈. 너를 뭐라 부르건 간에. 나는 네가 내게 준 것들을 잊지 못할 거야.

Finnghal

2024년 09월 04일 00:28

@Julia_Reinecke 아무것도 안 줬잖아... ... ... (반대쪽 기둥 뒤에서는 말보다 신음에 가까운 소리가 흘러나온다.) 이러지 좀 말아봐. 네가 뭔가 그 기억으로 힘낼 수 있었다면 다행이지만, 나로선... ... ... (고개를 젖히고 눈을 감은 채 깊게 한숨을 내쉰다.) ... ... 아무것도 막지도 바꾸지도 못한 게 맞아. (줄리아 라이네케가, 혹은 줄리아 캠벨이 해를 입는 것도,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것도... ... ) 네 마음에서 힘을 찾아낸 것을 나에게 귀인할 이유는 없어.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4일 16:29

@Finnghal ...... 익스펙토 패트로눔. (주문을 왼 것은 아니다. 패트로누스는 나타나지 않는다.) 기억해? (그러고는 잠시 입을 다문다.) 그렇게 누군가의 삶에 격변을 일으켜야만, 그래야만 보호일까. 때로는 그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도, 있지 않을까. (머릿속에 스치는 건 프러드 허니컷의 모습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무슨 짓을 해도, 묵묵히 곁에 있어주었던 사람. 그를 이해하기 때문에. 단지 그 이유로......) 우기는 거라 해도 좋아. 하지만 내 마음만으로는 버틸 수 없었을 거야. 네가 그날, 내게 패트로누스를 보여주었잖아. 나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어.

Finnghal

2024년 09월 05일 04:53

@Julia_Reinecke (기둥 뒤편에서 낮게, 길게 앓는 듯한 소리가 들려온다.) ... ... 네가 그걸로 만족한다면... ... (그리고 한참이나 적막이 흐르다가, 아주 조그맣게 말소리가 이어진다.) ... 그렇지만 그 당시에 내가 말한 게 고작 패트로누스를 보여주겠다는 얘긴 아니었을 거야... ... 아마도. 고작 그런 것뿐이리라곤... ... (그리고 네가 기대하고 믿었던 것도.)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5일 15:45

@Finnghal (반대쪽 기둥에서도 오랜 침묵이 흐른다. 이어지는 것은 옷이 기둥에 스치는 소리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당신을 향해 다가갔다.) 그래. 아마 아니었겠지. (당신은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그것으로부터 지켜내겠다고 말했으며. 그는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그 말을 그대로 믿었다. 거기서부터 실패는 예정되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렇다고 하더라도...... 결국 네게 남은 건 고마움뿐인걸. 모르겠네. 이런 걸 바보같다고 하는 걸까? 예전이었으면 절대 이렇게 말 안했을텐데.

Finnghal

2024년 09월 05일 21:35

@Julia_Reinecke (어린 소녀가 웅크리고 숨어 있던 기둥 반대편에 같은 자세로 장성한 소년이 주저앉았다. 한쪽 무릎을 세워 그 위에 팔을 얹고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당신이 다가가면 그는 시선을 떨어뜨리고 얹은 팔에 비스듬히 뺨을 기댄다.) ... 그러지 좀 마, 괴로우니까. 인간은 이런 걸 받으면 기뻐하나? (자신이 하지 않은 용서를 타인으로부터 받는 것은 수긍할 수 없는 비난보다 괴롭다. 그로서는 상상도 해보지 않은 사실이었다. 이것이 그의 종족적 이상이 아니라면 용서라는 개념은 사실 고도의 형벌로써 고안된 것은 아닐까.) 너희들의 감정과 욕망을 제자리에 좀 두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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