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rud_ens (마찬가지로 당신을 향해 단단하게 뻗은 팔의 너머에는 그가 서있다. 언제든지 주문이 쏘아져 나올 것처럼 그것을 두어 번 가볍게 흔든다.) 그냥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였으면 애초에 이곳에 숨어 들어오지 말았어야지.
@2VERGREEN_ ....... (느릿하게 손을 내린다. 그러나 그들은 이제 무언 주문이든, 지팡이를 쓰지 않는 간단한 특기 마법이든 준비하고 있을 수 있는 나이이므로, '겉으로의 위협을 거둔다'는 사인 외에 확실한 것은 없다.) 마치. 역시 여기 있었군요.
@Furud_ens ⋯ 호그와트의 모범생이 비밀 통로라니, 웃기지도 않아⋯. (당신이 하는 행동이 공격 의사의 철회라기보다는 차라리 눈속임에 가깝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느리게 조소하면서 지팡이를 고쳐쥔다.) 똑바로 얘기해. 여기서 뭘 하고 있었던 건지.
@2VERGREEN_ (눈동자만 슬쩍 굴려 주변을 둘러본다. 주위에 다른 이들이 있기라도 한지 평소와 말투가 다르다.) 정말 그냥 얘기 좀 하려고 온 겁니다. 걷는 데 보조용 지팡이가 필요한 사람이 무슨 싸움을 하겠어요?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Furud_ens ⋯ (놓치지 않고 당신의 눈동자가 굴러가는 방향을 바라본다. 리벨리오. 당신의 시선이 닿았던 곳에 대고 작게 중얼거리고는 지팡이를 거둔다.) 오, 그런 얘기를 하면 내가 네 무릎에 대해 미안해 하기라도 할 줄 알았어? 안타깝게도 아니라서⋯. (간극.) 얘기해 봐. 들어는 줄게.
@2VERGREEN_ (당신의 주문에 반응하듯 인기척 몇 개가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물러나는 것 같았다. 그리고 프러드 허니컷이 팔을 내린 채 쥐고 있던 지팡이 끝이 살며시 흔들린다. 방음, 혹은 혼동 주문인 듯하다.) 당연히 전투가 목적이 아니니까 정말로 좀 덜 경계하라는 설득이지. 미안해하라니, 그렇게 온화한 사고방식인 사람은 힐데가르트 너밖에 없을 거다. ...그냥 정찰 나왔어. 주변 현황도 파악할 겸.
@Furud_ens 많이도 데려왔네⋯. (제 예상대로 통로 너머에서 급히 사라지는 검은 인기척들을 보고 한숨을 내쉰다. 팔짱을 낀 채로 제 입가를 몇 번 툭툭 두들기다가⋯.) 이왕 정찰하는 김에 방어선을 뚫고 침입할 가장 최적의 시점이 언제인 지에 대해서도 겸사겸사 알아보고? ⋯ 애초에 이 통로는 정말로 어떻게 알아낸 거야? (선선히 웃으며 대답하지만 말투는 여전히 날이 선 채다.)
@2VERGREEN_ 7학년 때 인어 혼혈인 친구가 성 구석구석으로 도망다니는 거 도와주다가 알았어. 걔는 호그와트의 거의 모든 통로를 알고 있을걸. 그때 기사단에 입단해서 그쪽 사람들 도움으로 발 딛고 설 자리를 마련하는 건 어떠냐고 제안했는데, 정반대 진로를 택하더라고. 그래서 나도 따라갔지. (농담인지 뭔지 알 수 없는 말투로 줄줄 이어진다.) 내 추천대로 됐으면 지금도 너희에게 제법 안심이었을 텐데 말이야.
@Furud_ens 왠지 가끔씩 내가 찾아도 안 나타나더라. 배후에 나 말고도 협력자가 있으리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네가 그 중 하나일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는데⋯. (계속해서 느릿하게 움직이던 손은 어떤 가능했을 지도 모르는 미래에 멈춘다. 이미 눈앞에 펼쳐진 세계에 어쩌면 다가왔을 지도 모르는 가정을 해보아 무엇하며.) 네가 정말 그 친구를 따라 그곳에 가닿은 거라면, 작은 가정이라도, 단 한순간이라도⋯. 지난 열아홉 해 동안 네가 '우리'의 편에 설 생각은 없었던 거야?
@2VERGREEN_ (따라갔다는 부분은 농담이지만 굳이 정정하지 않는다. 힐데가르트 마치라면 이런 것을 진실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점 또한, 알지만 그래도 부연하지 않는다. 그런 진솔함이야말로 그에게서 첫 번째로 죽은 것이었으니까.) 없었지. ...행동으로 벌써 증명했는데 왜 거짓말을 원해, 힐데가르트. 그런 성격이야말로 네 힘이긴 하다만.
@Furud_ens (당신의 말마따나, 힐데가르트 마치는 이런 말들을 진실로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여전히 순진하고 멍청한 구석이 있는 사람이었으나⋯ 그것이 농담이라는 걸 알아챌 수 있는 것은, 당신이 진솔하지 않은 사람이었으므로.) ⋯ 그때 네가 나에게 그런 이상주의는 버리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던 거 기억 나? 시간이 아주 오래 지났는데도, 그게 잘 안 되더라⋯. (간극.) 만약, 만에 하나라도 말이야. 우리가 승리하면 너는 어쩔 생각이지?
@2VERGREEN_ 버리라는 것만이 조언은 아니었지. (이상을 쫓아가는 실천과 함께하는 이상주의는, 그 누구도 비웃지 못할 것이라고도 그때의 프러드 허니컷은 말했다. 지금은 거기까지 언급하지 않는다. 세월이 만든 윤곽과 그늘이 드리운 눈빛은 고요하게 당신을 응시한다.) 그 경우, 나의 생각이 중요하지 않은 때가 오는 거겠지.
@Furud_ens (그 또한 더이상 입을 열지 않는다. 어쩌면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이어지는 그 조언을 잊은 걸지도 모르고, 아니면 당신의 앞에서 다시 한 번 그것을 말하지 않고 싶은 것일 지도 모르고. 한참 동안 침묵이 이어지다가, 다시 입을 열었을 때.) ⋯ 넌 이미 지금 이 순간에도 네 생각보단 세상의 흐름대로 살아가고 있잖아. 크게 달라지는 것도 없겠네⋯.
@2VERGREEN_ 그게 내 생각이야. 레이먼드가 나한테 관료주의의 망령이라고 그러더군. (피식 웃었다.) 영혼이 부족해서 망령을 좀 빌려왔어. 그런 자들의 목소리가 더는 크게 들리지 않는 세상이겠지. 그런 때가 오면....... (문득 그늘 속에서 미약하게 눈빛이 반짝였다.)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망령들에게나 귀 기울여 줘.
@Furud_ens 관료주의의 망령이라니, 레이도 참⋯. ('망령'이라는 말은 다소 듣기 거북하지만 또 어떤 부분에서는 크게 틀리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그늘 속에서 당신의 눈이 미약하게나마 반짝이는 것을 눈치챈다. 그것은 이전과 다를 바가 없이 느껴져서⋯.) 네가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그들에게 귀 기울일 거야. (옅게 웃었다.) 혹시 모르지, 너도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망령 중에 하나가 될 지도⋯.
@2VERGREEN_ 오, 난 됐어. (마치 쥘의 미용 팩을 사양할 때와 똑같은 표정과 어투로 간단히 의사를 밝힌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이미 망령이 아니라 악령이지. 그 정도 자각은 있으니 그냥 퇴치해. (그리고 정말로 확신하냐는 듯, 한쪽 눈썹이 슬며시 위로 올라간다.) ......그쪽이 이긴다면.
@Furud_ens 너는 뭐로 퇴치할 수 있지? 30초만 우린 얼그레이? (이 와중에도 이런 장난을 치고 싶은 건지. 가만히, 보석을 닮아 빛나는 당신의 눈을 올곧게 바라보면서 눈을 휘어가며 웃었다. 확신이 담긴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뭐, 사실은 내 예감이기는 하지만⋯. 왠지 '우리'가 이길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서. (간극.) 어쩌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으니 하는 정당화나 망상일 지도 모르지만 — 열여덟 해 전에 모르가나 가민과 죽음을 먹는 자들이 이길 걸 예상했던 것만큼 이상한 확신이야. (뱉어놓고 나서야 그 이름을 말해버렸다는 것을 깨닫고 슬그머니 눈을 피한다. 머쓱한 듯이 손을 들어 제 입가를 툭툭 몇 번 두들겼다.) ⋯ 미안.
@2VERGREEN_ (당신의 입에서 *이름*이 뱉어지자마자 옷 아래의 낙인이 따끔거리며 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명백하게 당신의 위치를 가리키고 있다. 감각 때문인지 상황 때문인지 애매하게, 눈썹이 찌푸려진다.) 힐데가르트 마치. 혹시 이거 일부러 그런 거야? 찻물 농담이 아니라 진짜 어두운 농담을 해야 되게 생겼잖아. ......죽거나, 고문당하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왔을 때 기억 조작 수준으로 완벽하게 그런 일을 당한 것처럼 보이거나, 셋 중에서 골라봐.
@Furud_ens 마법부 변기 뚜껑보다는 모르 — 아니, 이름 쪽이 낫지 않아?! (비밀 하나. 열아홉 해 전 에스마일이 거의 마지막 방송에서 했던 농담 이후로 그에게 있어서 마왕은 통칭 변기 뚜껑이었다. 정신 못 차린 채로 또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뻔 했다가⋯) 프러드 허니컷, 솔직하게 말해 봐. 너 방금 그거 농담 아닌 것 같은데. ⋯ 농담, 맞지? (장난스럽게 웃고는 있으나⋯ 하나 남은 초록색 눈이 흔들린다.)
@2VERGREEN_ (지팡이를 들어올린다. 공격적이지는 않으나 주문의 준비 동작으로는 충분하다. 단조롭게 읊는다.) 마왕의 이름에는 저주가 걸려 있어, 허락 없이 입에 담을 경우 가장 가까운 죽음을 먹는 자들에게 위치가 노출되며, 오직 죽음을 먹는 자만이 이를 응징할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 (언제 그랬냐는 듯 그늘에 잠긴 눈이 마주한다.) 이 근처에 나 말고도 표식을 받은 이들이 몇 더 있지. 내가 먼저 손 쓰지 않으면 너는 그냥 죽어. 골라.
@Furud_ens 내가 가만히 있을 것 같았어? 와, 너 협박 실력 엄청 늘었다. 너네 입단하면 *그런* 거 하는 방법 가르쳐 줘? (아니, 다시 보니까 농담 같기도 하고. 시끄럽게 떠들어대던 머릿속 딴생각들은 제게 겨누어진 지팡이 앞에서 뚝, 하고 멈춘다. 이건 농담이라고 하더라도 열이 받는다.) 누가 자기 이름에 그딴 저주 걸어둔 찌질하고 속 좁기 그지없는 모르가나 가민의 하수인들 아니랄까 봐! 모르거나인지 모르가나인지, 다들 망해버려라. 그만치 동료애가 없는 집단이면 애초에 망해버렸어야 하는 일인데! 시대의 찌꺼기들 같으니라고! (쌓인 것이 많은 것인지, 준비하기라도 했던 것처럼 매도의 말들을 읊다가⋯ 그가 빠르게 팔을 휘두르자 당신의 눈앞에 순간적으로 짙은 어둠이 찾아온다. 페루산 즉석 암흑 가루다. 스무 해도 전에 떠돌이 상인에게서 사둔 것을 이리 쓰게 될 줄은 몰랐는데.)
@Furud_ens — 봄바르다 맥시마! (어둠이 모두 퍼지기 전에, 당신의 눈에는 어쩌면 머리 위로 지팡이를 높이 쳐든 채로 소리치는 힐데가르트의 모습이 보였을 지도 모른다. 정확히 당신이 서있던 곳의 조금 앞을 경계로, 비밀 통로는 천장부터 빠르게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는 호그와트의 방향으로 내달린다. 이 일로 당신의 동료들이 모여들 수 있다는 것은 애초에 사고 범위에 들어가지 않은 듯 보인다⋯.)
@2VERGREEN_ (암흑 가루의 효력이 다할 때쯤 근처에 있던 죽음을 먹는 자들이 도착한다. 무너진 통로 앞에서 그들이 잠시 말을 나눈다. "시야를 차단하고 도주했습니다만 추적 마법을 걸어 두었습니다. 다급한 나머지 물리적인 폭발 외에 다른 조치를 취하지는 않은 것 같더군요. 입구만 치우고 진입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