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hweh_1971 (그저 길을 걷고 있을 뿐이었다. 당신의 등장에 예사롭지 않은 구석은 없었다. 그러나, 그 모습은 어쩐지 오래 전 친구를 떠올리게 해서, 잠시 동안 멈추어선 채로 당신의 다음 행동을 지켜보았다.)
@Julia_Reinecke
(당신의 시선 속 거리를 가로지른다. 이어 골목에서 뛰어나온 아이가 그와 부딪히기 전 가까스로 멈추어서고, 인사하려던 것을 머뭇거리며 빤히 올려다본다. 그는 그저 웃는다. "이름이 뭐니?" "...... 에샨 그레이윌(*순혈 가문)이요.")
(부모가 이어 뛰쳐나오고, 그는 지팡이를 겨눈다.)
@yahweh_1971 (몸이 먼저 움직인다. 왜일까, 를 생각할 틈도 없다. 그는 당신의 앞을 가로막는다. 지팡이를 쓰는 것조차 생각하지 않았다. 마치 머글들이 그러는 것처럼.) ...... 멈춰. (그는 똑바로 당신을 쳐다본다.) 멈춰. 홉킨스. (이름은 본능적으로 떠올랐다. 수배지에서, 신문에서 당신의 이름을 본 까닭일까? 아니라면......)
@Julia_Reinecke
(그러나 가로막는 이를 확인하고도 주문은 전사된다. 크루시오. 무언 주문을 외고, 섬광이 끝나기도 전 덧붙였다. 랭록. ...... 이것은 맨얼굴로 딛는 이 세계에서의 첫날이고, 소란은 그리 바라는 바가 아니므로. 얼굴을 확인하는 것은 그 다음이다. 대체로 사상자의 신원은 무의미하지만, 참작해줄 여지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yahweh_1971 ......!!...!...!!! (입천장에 붙어버린 혓바닥은, 제대로 된 비명조차 내지르지 못하게 했다. 세포 하나하나를 불태우는 듯한 고통이 온몸을 휩쓴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땅바닥에 쓰러져 발작하듯 몸을 펄떡였다. 입에서는 소리없는 비명이 계속해서 새어나왔다. 머리가 아득해지고 이대로 혀를 깨물고 죽고만 싶었다. 생리적인 반사 작용으로 눈물이 흐른다. 그는 흐려지는 시야 속에서 아이의 위치를 확인한다. 그러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변장은 풀려 있었다. 한쪽 눈에 길게 그어진 흉터. 눈물이 가득 차오른 헤이즐색 눈동자. 바닥에서 뒹굴 때마다 헝클어지는 새까만 머리카락은......)
@Julia_Reinecke
(당신을 보았다. 그러나 오래전 친구를 알아본 것인지, 시선은 얼마간 머무르다가도 스쳐간다. 걸음을 떼어 쓰러진 몸을 타넘었다. 초록색 섬광이 두 번 번뜩이고, 아이는 비명을 지르기도 전 침묵 마법에 얽매인다. 그는 골목을 가로막고 있다. 이어 시선은 다시 내려가고.) ...... (몸을 숙여 당신 품을 뒤진다. 지팡이를 주웠다면 다시 제 지팡이를 까닥였다. 그제서야 마법은 풀어진다. 이젠 낡아빠진 골목의 초입엔 세 명의 사람이 있다.)
@yahweh_1971 (저주를 맞고 몸부림치는 동안 그는 당신의 옷자락을 쥐었다. 그러나 그 정도로는 막을 수 없었던 모양이지. 나뒹구는 동안 돌바닥에 깨진 손톱에서 피가 흘렀다. 입 안은 어찌나 세게 깨물었는지 얼얼한 통증 속에서 피맛이 감돌았다.) ...... 그만, 헨...... 아이는......
@Julia_Reinecke
(웃음은 전조 없이 터진다. 의외로운 눈으로 당신을 내려다보다 곁에 쪼그리고 앉았다.) 가렴. (부드러운 위선에 아이는 비명도 없이 달아난다. 발소리가 오래 들린다. 그것엔 어느 처절함이 있다. 이어 그는 당신을 다시 보고, 갈라진 손톱을 본 뒤 친애했던 이름을 불렀다.)
줄리.
...... 오랜만이야.
(그러나 그가 친애했던 것은 유년의 망령이다. 수배자는 켐벨을 모른다.)
@yahweh_1971 (그는 아이가 달아나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손을 뻗었다.) 아...... ('안되는데.' 욱씬거리는 통증이 외면하고 싶은 사실을 일깨웠다. '저 아이는 이제.' 그가 수도 없이 했던 짓이다. 그럼에도. '누군가 맡아줄 사람이 있을까?' 계속해서 생각하게 된다.) ...... 어째서...... (후들거리는 팔로 몸뚱어리를 받친다. 서서히, 아주 천천히 일어선다. 잔류한 저주의 고통에 자꾸만 헛구역질이 나온다. 그는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헐떡였다.) ...... 왜, 왜 이런 짓을...... 아이잖아...... (모순이다. 마치 그는 죽인 적이 없는 것처럼. 아이를 홀로 남긴 적이 없는 것처럼.)
@Julia_Reinecke
(시선은 당신을 따라 움직인다. 당신이 몸을 반쯤 일으키고, 그가 당신을 올려다보게 되었을 무렵 몸을 다시 일으켰다. 표정은 단조롭다. 이것은 아주 하잘것없는 불행이다. 아주 하잘것없는 꼬마에게 주어졌을.) 이상한 소리를 하네...... 어린아이라 살려줬잖아. 불우하고 안쓰러운 생명들에겐 기회가 주어져야지. 부역해 배를 더 불릴 것인지, 회개할 것인지...... (사이. 고개가 기울어진다. 당신을 훑었다. 당신의 불완전한 '회개'에 대하여선 언어로만 전해들었다. 선명하게 새겨진 마지막의 기억은 적장의 핏물을 뒤집어쓴 마녀의 형상이다.) 네게 이런 잔소리라니, 친애하는 라이네케......
@yahweh_1971 (여전히 헉헉거리는 숨으로 당신을 응시한다. 본래 흰자였을 부분이 붉게 물들었다.) ...... 나를, 나를 그 이름으로 부르지 마...... (어쩐지 당신의 입에서 나오는 그 발음이 구역질났다. 듣고 싶지 않았다.) 나는 캠벨이야. 줄리아 캠벨. (이것은 그저 도피일까? 눈물이 흐른다.) 소문은, (헐떡임.) 들었어. 네가 순수 혈통들을 학살하고 다닌다고...... 남녀노소, 그 누구도 가릴 것 없이...... (왜? 그 눈은 묻고 있었다.)
@Julia_Reinecke
도피는 늘 네 버릇이었지. 네가 업고 가야 할 업業은 라이네케의 성이야...... 친애하는 줄리아 라이네케, 고작해야 타인의 성을 한 번 빌리는 것으로 도망치려 하면 안 되지. (입매는 웃음을 포함하여 미미하게 일그러진다. 그러나 이것은 그저 잔물결이다. 고작해야 이러한 것으로. 이러한 저열함으로 열을 내겠는가. 당신 지팡이가 손끝에서 구른다. 그의 것은 목가를 겨누고 있다.) 그리고, 학살에 대해서라면...... (이젠 웃었다.) 착각이야. 난 어린아이들은 살려둬. 스큅들도 살려두지. 그네들은 보호받을 존재들이니까...... (사이.) 하지만 나머지는- 제가 취한 것의 대가는 치를 수 있는 존재들이지. 그렇지 않나?
@yahweh_1971 ...... (침묵한다. 어쩌면 당신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이 성을 택하는 것은 도피일까? 하지만 이제 나는, 캠벨로서의 삶이 더 익숙해져버렸는데...... 대답 없이 충혈된 눈으로 눈물만을 흘린다.) 하지만, ...... 결국, 너는 지금 어린 아이에게서, 부모를 빼앗고 있잖아. 스큅에게서, 가족을 빼앗고 있잖아...... 정말로, 정말로 이게 네가 찾은 정답이야? ...... 무차별적인 학살? (그는 모른다. 당신의 분노가 정당한지 아닌지. 사실 그런 거창한 것을 생각하고 한 말이 아니다. 어쩌면 그가 이런 말을 하는 건 우스운 모순이다. 그저, 그는 부모된 자로서 생각할 뿐이다. '만일 저 아이가 브리짓이었다면......' 겨우 그뿐.)
@Julia_Reinecke
아, 설마...... 설마, 줄리. 이건 그냥 가벼운 청소야. 정답은 사실 나 없이도 순조로이 이루어지고 있지. (어린아이의 불우함, 어느 스큅의 괴로움은 그의 소관이 아니다. 새까만 머리통을 내려다보았다. 비소하며 입매를 틀어올리던 스물하나의 줄리아를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이어지자면 까만 머리칼을 목도리에 묻었던 열한 살 어린아이가 떠올랐다. 그러나 문득 그리워지는 것은 기묘하게도 전자의 형상이다. 그것은, 제법......) ...... 네가 참 편리했었는데. (조용히 읊조렸다. 한 걸음을 물러나고, 당신을 길게 훑었다. 자라난 형상을 새로이 담았다.) 참전할 텐가? 호그와트의 전투 말이야.
@yahweh_1971 (그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당신을 본다. 거칠게 숨을 내쉰다. 여전히 다리가 후들거린다. 사실, 정신이 그다지 명료하지는 않다. 그는 잠시 동안 당신의 말을 생각하다가, 겨우 그 뜻을 이해한다. 호그와트에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는 선택해야한다. 도피냐, 아니면......) ...... 나도 모르겠어. (그는 아직 확신이 없었다.) 나는, 단지...... 알고 싶을 뿐이야. (정말로?) 거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말 그뿐인가? 대답에는 본인조차도 확신이 없어 보였다.) ...... 너는, 갈 거야?
@Julia_Reinecke
정말? (당신 스스로도 질문한 말을 고스란히 뱉는다. 당신을 보는 시선은 직시가 될 수 있는가? 그는 유년부터 청년까지의 줄리아 라이네케를 알되, 새로운 성과 새로운 가족을 얻은 줄리아 켐벨을 모른다. 기실 알아야 할 필요도 없었다. 그가 정의내린 인간종은 휩쓸릴 수도- 타락할 수도 있되 회개하지 않는다. 그것은 신을 칭송하기 위하여 만든 허울뿐인 개념이다. 당신 지팡이를 뒤집었다. 천천히 바닥에 내려둔다. 믿지 않았다.) 전장에서 만나, 줄리. (여전히 지팡이를 겨누곤 웃었다.) 그곳이 네 집이자 무덤이잖아.
@yahweh_1971 ...... (가만히 당신을 보았다. 어쩌면 그 말에서 깨달아버렸을지도 모른다. 아, 나는 그곳에 가게 되겠구나. 더 이상 도망칠 수 없겠구나. '브리짓......' 저를 향해 웃는 딸아이를 생각한다. 무서워서 방에 숨은 뒤로 나오지 않던 딸아이를 생각한다. '나는 네게......') ...... 그래. (지팡이를 줍지 않는다. 그저 당신이 먼저 떠나기를 기다린다.)
@Julia_Reinecke
(당신을 오래 지켜보았다. 사랑하는 이가 생긴 옛 친구의 모습 위로 바라는 것을 덧씌운다. 당신은 전장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인력이다. 당신이 옛적 그 문신을 새길 때 함께 새겨진.)
(일분여가 지나 고개를 돌린다.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