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rud_ens 좀전에. (지팡이를 들고 경계하는 태세였다, 당신을 알아보곤 마음을 놓은 듯하다.) 쥘이 전부터 계속 불렀는데, 신용할 수 없다고 거절당했어. 마음이 바뀐 걸 보면 어지간히도 급해졌나보지. (비꼬는 기색 없는 건조한 분석조다.)
@Furud_ens (기묘한 아이러니라고나 할까, 당신의 어조는 수십 년 전의 '작전 회의'를 연상시킨다. 그 '작전 회의'가 경계하던 바로 그 존재들이 되어놓고도 그 침착한 음성에서 어딘가 그리움을 느꼈다. 엷은 쓴웃음을 지으며.) 대체 왜 책상 앞에서 펜대 돌리던 녀석들까지 몽땅 여깄는 거냐. 20년간 제대로 된 전투 없이 지내자니 싸울 줄 아는 녀석들이 다 죽기라도 했어?
@Furud_ens 왜!?!?!? (아, 이것 또한 어딘가 익숙하다. 분명, 열네 살의 당신이 언젠가 소중한 것들이 위기에 처하면 싸우겠다고 했을 때 그가 딱 이렇게 허둥거렸다.) 너, 그러니까... 지켜야 할 게 있지 않았어?
@Furud_ens 지켜야 할 것을 위해 여기에 나왔지. (영 맥락이 닿지 않는 소리를 하며, 호그와트 부지를 향해 발을 뗀다.) ... 그거 알아, 프러드? 사실 호출은 어제 받았는데, 고민하느라고 이틀이 갔다. 그리고 결국은 말하지 못했어. (장갑 낀 손을 내려다본다. 얇고 고운 가죽에 가려진 손가락들을 작게 꼼지락거린다.) 그 해역이 어떻게 해서 되돌아왔는지를 말이야... ... 네가 말하던 '해야 한다'는 감각이 무슨 뜻인지 정말로 알 것 같았는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말하지 못하고 왔어. 돌아간다고 해도 아마 할 수 없겠지.
@Furud_ens 그게 모르가나 가민에 대한 은원이라는 것 자체가 문제지. (한숨을 쉰다. 이름의 '금기'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지금 그에게서 가장 가까운 표식 있는 자는 프러드 허니컷이다. 시선을 내리깔고, 거의 서글플 정도로 쓰게 웃으며.) 나의 사람들은 어둠의 마법사에게 나라를 돌려받느니 자기 손으로 버리고 떠나겠지. 그것이 목숨이 아니라 나라이기만 해도 다행이겠어. 가르친 대로 행했더라면 나는 그 의지를 받들었어야 했을 텐데.
@Finnghal (당신의 입에서 이름이 흘러나오자 옷소매 아래 표식이 반응하는 것이 느껴진다. 다만 그는 오랜 친구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그래도 네가 이 길을 선택한 이유가 있으니 그걸 따라갈 뿐이야. 그렇잖아? 너는 완전히 뭍의 사람도, 그렇다고 바다의 사람도 아니니, 진흙과 마른 땅을 동시에 딛으며 비틀거리는 걸음을 걸을지도 모르지. 그렇다고 누가 비틀거리며 걷는 것을 틀렸다고 말할 수 있겠어? (그는 지팡이를 들어올린다. 금기를 범한 것이 세상이라는 것처럼 당신의 반대편 허공에다 겨눈다.) 그건 내가 용서하지 않을 거야.
@Furud_ens (그 말을 하는 옆얼굴이 너무나도 '전사'의 그것이어서, 그는 정말로 비틀거릴 뻔했다. 그 언젠가에 당신은 가장 중요한 것을 등 뒤에 둔 한 순간에 도망치지 않고 싸우기 위해 모든 것으로부터 숨겠다 했다. 그리고 지금 당신은 약해진 다리로 땅을 딛고 서서 세상 전체를 향해... ... 프러드 허니컷의 말과 마음은 세월이 갈수록 익숙해지기는커녕 더 무거워져서, 마치 태산만한 바윗돌을 턱하니 떠안은 것처럼 벅차고 숨쉬기가 힘들었다.) 내가 너를 만난 게 너무 큰 행운이어서 인생의 모든 운을 거기 써버린 것만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어... ... (그는 목이 막혀 작아진 목소리로 말한다.)
@Finnghal 오, 그건 안 되지. (천천히 손은 돌아온다.) 나는 너를 친구로 여기니 내게 배당된 행운의 절반을 네 사랑하는 이들에게 바칠게. (그러나 프러드 자신 또한 나아가는 이의 방식을, 스스로 자아내는 죽음을 딛고 다음으로 가는 싸우는 법을 핀갈 모레이에게서 보았다. 잠깐의 행운은 우연히 찾아들 수 있어도 삶에서 무엇이 오랫동안 함께한다먼 더이상 운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 그러므로 그는 당신의 삶을 구성하는 요소일 것이다.) 그냥 물어보는 건데 이번 전투에서 죽을 셈은 아니지?
@Furud_ens 너는 나에게 이토록 많은 것을 해줬는데, 나는 너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프러드. (여느 해 이맘때의 따스한 연회장 불빛 대신 음산하게 부분부분 전화가 오른 성에서 눈을 떼고 잠시 먹먹하게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생사결을 적당히 하다니, 그런 능욕은 달리 없지. 하지만 '창잡이'가 이만큼 살면 승리할 전투와 패퇴할 전투, 이길 전쟁과 질 전쟁에 대한 직감 정도는 생겨. ... (바로 옆에 붙어있지 않고서는 들리지 않을 만큼 목소리를 낮춘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네가 행여나 누구를 싸워 지킨다는 발상 같은 건 하지도 말고 제때 항복하거나 도망가길 바란다. 그게 계획일 거 아니야? (19년의 세월 동안에도, 프러드 허니컷의 분석력에 대한 그의 신뢰는 변함없었으므로...)
@Furud_ens 그게 지금 나에게 '지켜야 할 것'이니까. (마치 오래도록 생각한 문제에 대해 내린 답을 내놓듯이 담담하게.) 내게 아직 긍지를 마음에 담을 자격이 있기나 한지 꽤나 번민했는데, 그러다 네가 했던 말이 생각나서... ... 그냥 그러기로 했어. 그 밖에도 몇 가지 있긴 하지만... (예를 들어 "돌아가면 핀갈 모레이가 했을 법한 일을 해달라"는 루드비크 칼리노프스키의 당부도, 결국 비슷한 데로 수렴된 것이다.)
@Furud_ens (생각하지 못한 질문에 허를 찔린 듯 눈을 깜빡이며 당신을 본다. 생각에 잠긴 듯 눈동자가 느리게 부유하고.) ... 그렇네. 어쩌면 오래전, 이곳을 떠날 때쯤부터였나. 언제까지나 이렇게 계속될 거라면 차라리 깨끗하게 끝났으면 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실 브라이언트를 놓아준 이유가 무엇인지는 스스로도 잘 알 수 없었다. 어쩌면 그와는 달리 죽지 않은, 길들지 않은 눈을 하고 있어서 그랬을까. 아니면 싸우다 죽지 않겠다고 약속해서?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래서 이번에 여기에 온 건 아냐.
@Furud_ens 뭐 별 게 있겠어? 알겠지만 난 무슨 복잡한 정신계 마법 같은 건 못 해. 내 목적과 의도는 불사조 기사단을 격퇴하고 마왕의 목숨을 지키는 거야. 죽음을 먹는 자랍시고 덜미 잡혀 끌려나온 저 오합지졸들의 태반보다는 내가 그의 믿을 만한 수하일걸. (뒤돌아서서 두 팔을 살짝 벌린다. 당신이 레질리먼스였다면 바로 들어갈 수 있었을 무방비한 자세다.) 그리고 이게 내가 마지막을 가정하는 이유다. 내가 살기 위한 싸움이라면, 패색이 보일 때는 빠른 도망이 상책이지. 하지만 과거 내가 내린 선택의 결과, 이미 받아 누린 것을 갚으러 온 거라면 그럴 수 없어. (그것이 어떤 선택인지, 누구에게서 받아 무엇을 누렸다는 것인지 의도적으로 특정이 없다.) 인간은 지나치게 많은 것을 선택하려 하기 때문에 스스로 불행해지지만, 많은 일들은 그저 이래... 일어나도록 되어있지. 회피도 저항도 어리석은 일이야. 알아보고 따르는 것이 자기를 보전하는 길이지...
@Finnghal ......많은 인간들이, ...... 영혼의 연결을 갈구하면서도 영혼을 저버리는 것은 또 얼마나 쉽게 선택하는지 놀라울 따름이지. 그에 비하면 너는 영혼의 소중함을 알고 그것을 위해 담박하게 행동한다. 네 그런 태도가 내게 일종의, 본받을 만한...... 어지러울 때 떠올릴 수 있는 참고가 되어 주었어. (그렇게 단순하고 확고하므로, 그는 당신의 말을 이해했다. 그럼에도 어쩐지 버석하게 마르는 입안은 왜인 것일까.) ......하지만 핀갈. 또 네가 이렇게 고요해지기 전에 했던 말이 기억나나? 세상은 네게 그러면 안 됐어. 그런 식으로 신세를 지우고 그런 식의 선택을 강요하면 안 됐지. 너는 선택했으나, 선택의 범위가 지나치게 좁았고 선택에 내몰려 있었다. 그렇지? 그러니까, ....... 꽤 오래 전에 물었던 이야기인데, 너는. (눈이 마주본다.) 세상과 네 선택에 대해 *할 말* 없어?
@Furud_ens (멀지도 않은 과거, 당신이 '그 때'의 이야기를 꺼내면 그의 얼굴은 항상 시간을 거스르듯 다른 사람처럼 험상궂게 일그러졌다. 다 지워내지 못한 슬픔과 상실과 고립, 분노와 원망이 소용돌이치며... 그러니까 아무런 말도 하고 싶지 않다고, 좋을 대로 떠들다가 잊어버리게들 두라고 애꿎은 당신에게 고함쳤던 것이 불과 몇 년 전인데. 지금 그의 얼굴은 가볍고 고요하다. 떠안고 있던 모든 업과를 당신에게 양도하기라도 한 것처럼. 그는 품 속에 손을 집어넣고 큼직한 유리구슬 같은 것을 끄집어낸다. 은빛의 실 같은 것들이 안에서 휘돌아치며 작은 이계와 같은 경치를 자아내고 있다. 기억과 기록을 다루는 마법부 직원 출신이라면 아마 한번쯤은 접해보았을... 기억과 경험과 감정을 추출하는 마법.) 몇 년 걸렸어. 익히느라 고생 좀 했지... 만들어놓고도 건넬 결심이 서지 않아서 또 어영부영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었네.
@Finnghal ......아. (짧은 탄성과 더불어 그것을 받아든다. 이것은 당신의 *삶*이다. 처음 말을 꺼냈을 때와, 그 이후 한 번도 다시 묻지는 않았던 지금까지도 시간이 많이 흘렀다. 바깥 세계의 바람이 닿으면 변질되기라도 하는 것처럼 소중하게 품 안에 갈무리해 넣고 문득 엷게 웃음짓는다.) 우리는 서로를 지나치게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 같아. 조금은 오해하고 시행착오를 거치기도 해야 서로 부대끼면서 함께하는 시간이 늘 텐데....... 항상 이렇듯 간명히 결론에 도달하니, 신뢰가 하도 짙어 오래 논쟁할 시간이 적음이 안타깝다. (빙긋 농담이 따른다.)
@Furud_ens 그렇게 요약해버리면 내 온갖 번민이 무안해지는데. (농담으로 맞받으며 입꼬리를 슬 올려 웃는다.) 사실 기분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어. 살아서 알려 하지 않던 얘기를 죽은 뒤에 들어봐야 뭐한담. (사실 그 이전, 시점과 관계없이, 그냥 알 바 아니라는 심정이 가장 컸다. 하지만 너무 거대한 감정들이 종종 그렇듯이, 말하려고 하면 무언가 커다랗게 덩어리진 것이 목구멍을 틀어막아서, 제정신을 잃을 만큼 흥분하지 않고서는 역으로 발설할 수조차 없었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세계의 급사에 대해, 영영 하지 못한 애도에 대해, 무의미한 죽음에 이르는 병에 대해. 선택이 아니고 될 수 없어야 마땅한데도 선택이 되고 마는 것들에 대해, 가장 큰 자긍과 잠재성을 가장 깊은 수치와 파멸로 변질시키는 자리와 상황에 대해... ... 뒤틀려 돌아올 수 없는 영혼의 연결에 대해서. 그러나 말하려 했다 한들 목소리가 있었을까.)
@Furud_ens 그렇지만 이런 생각이 드는 거야... ... (연회장의 불빛 대신 전화가 밝혀진 호그와트의 성을 올려다본다. 천 년이나 이 자리에서 아이들을 맞이해 길렀다는, 대지와 강물처럼 오래된 세계.) ... 호그와트 성이 앞으로도 천 년쯤 더 저기에서 어린 마법사들을 부른다면, 다음에 누군가 이런 도전에 처했을 땐 이번보다는 나았으면 좋겠다. (그는 나직하게, 다짐이라도 시키듯이 말했다.) ... 아무 소용도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이런 것도 가능성이 있다면. ... 힘을 다해보고 싶다고 생각해.
@Finnghal (전사란 어떤 존재인가? 그것은 학자, 기술자, 공예가, 땅이나 광산을 일구는 일꾼과 다르지 않다. 비유로 지나치게 자주 끌려나오고, 전쟁의 영광에서 칭송받는 존재이지만 실은 삶의 방식 중 하나일 뿐인 것이다. 어떤 농부가 농부이면서 동시에 그저 평범한 한 명의 인간이듯, 핀갈 모레이는 전사이면서 동시에 평범한 한, ... 중간자다. 당신은 물리적으로 강하지만 그것은 기술자가 자신의 특기 분야에서 뛰어난 솜씨를 가진 것과 그리 다르지 않다. 솜씨가 뛰어나다고 해서 영혼이 취약하지 않고, 삶에서 할 수 있는 일에 한계점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프러드는 아주 어릴 적부터, 어쩌면 이것만은 천성처럼, 한계 있는 존재들을 친애의 눈으로 보았고, 도리어 상대의 한계를 알기 때문에 한계 속에서 하는 노력의 귀중함을 알아보곤 했다.
@Finnghal 핀갈 모레이는 커다란 변혁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다. 그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해역을 되찾도록 도와준 마왕의 편에 서서 그를 지킬 것이다. 고향의 수치가 되고 타향의 재액이 되어 파멸할 것이다. 그리고 핀갈은 거기에 대해 불만을 표하거나 성토하지도 않고, 그렇게 되는 운명을 이해하고 실천하고 있다. 그것이 그의 방식이기에, 뜻 가진 채 태어나 살아가는 존재로서의 긍지이기에. 핀갈 모레이의 삶은 일반적인 기준에서는 이해받지도 못하고 대단할 것도 없다.
핀갈 모레이는 전사라는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시대과 두 세계의 틈새에 끼인 개인이자 중간자이다. 각자 다른 속도로 돌아가고 맹렬히 돌아가는, 본래는 맞물리지도 않는 톱니바퀴 사이에서 단 한 명이 개인의 사정을 가지고 몸부림치는 것뿐이라는 점이야말로 당신을 둘러싼 한계다. 그 사이에서는 갈려나갈 수밖에 없다. 아무리 대단해도 그 이상은 안 된다. 한계란 그런 것이니까.
@Finnghal 개인의 한계를 이해하는 것은 상대를 보는 기준을 재정립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기준에서는 미약할 당신의 삶이 지금 나의 품안에서 찬란히 빛나고 있다. 절망과, 운명과, 고립과, 죄에 지지 않고, 천 년 후를 위해 힘을 다해 보고 싶다는 저 한 마디가 나오는 것은 한계 속 당신의 최선이자 최전선이다. 세계가 이해하지 않는 삶을 최후까지 살아가는 것. 당신이 긍지 있는 전사가 아니라면 세상의 그 누가 전사이겠는가? 그 순간 프러드 허니컷은 자신이 이 전투에서 살아 나가야 할 이유를 확신했다.)
나는, ...... 핀갈. 도망치겠다. 승산 없는 싸움이 된다면 또다시 굽히겠다. 네가 건네준 가능성을 결코 헛되이 하지 않겠어. 반드시, 네가 원하는, 앞으로의 천 년을 더 낫게 할. (그는 당신의 눈과, 불로 타오르는 먼 성채와, 그리고 천 년 전의 빛이 날아와 명멸하는 하늘을 바라본다.) 불을 밝히겠다.
@Furud_ens 응, 나를 꼭 너희들의 영원으로 데려가줘. (일상적인 이야기라도 하듯이 싱긋 웃으며 그렇게 말하곤, 두꺼운 안경 너머로 당신의 눈을 마주본다.) 그래도 무리는 하면 안 돼... 나에겐 천 년 후의 모르는 누군가보다 네가 소중해. ... 지금 와서 하는 소리지만, 난 사실 호그와트 졸업반 시절에 네가... (조금 쑥스러운 듯, 눈을 돌리고 가볍게 헛기침한다.) ... 나에게 아직도 전사라고 했을 때, 네가 뭔가를 착각하고 있다고 생각했어. ... 그런데도 그 말이 너무 기뻐서, 더는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고도... ... (시선을 되돌리지 않은 채, 잠시 멈춰 있다.) ... 어떻게든 힘내야겠다고 다짐했지. 하지만 지금은 알아. 살아가려 하는 모든 것은 자신만의 싸움을 하고 있고... ... 너는 나의 싸움에 의미가 있다고 말해준 거지.
@Furud_ens
(그의 해역은 빼앗기고, 그의 무리는 괴멸하고, 그의 이름은 북해의 밑바닥으로 가라앉아버린 언젠가, 그의 기백은 야만성이고, 그의 지혜는 광증이며, 몸에 배인 힘과 용맹은 괴물의 본성 그 자체인 세계에서, 가슴을 펴고 등허리를 곧게 해줄 말과 세계와 사람들을 잃어 승인해줄 그 누구도 남지 않은 그에게 프러드 허니컷이 그렇게 말했다. 그에게 기백과 지혜와 용기를, 긍지와 결백을 돌려주었다. 흉측한 물의 것에게 입을 맞추어 왕자로 되돌리는 옛이야기처럼, 조난당한 괴물을 그의 입술로써 다시 한 번 전사로 만들어주었다... ... )
@Furud_ens
인간으로서도, '창잡이'로서도 실패했대도 생명으로서 있는 힘껏 싸웠어... ... 내가 몰랐을 때조차 네가 알아줬으니, 적어도 그것만큼은 내게 남았어. 제아무리 많은 것을 잃고 어떤 궁지에 몰리더라도 나의 의지와 태도는 여전히 내가 정할 수 있는 나의 것이라는 걸. 뭍에서도 물에서도 들어줄 이 없대도 세상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알아줄 거라는 걸... ... 그걸 깨닫고부터는 평온해질 수 있었지.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프러드. (비로소 시선을 돌려 얇은 꽃잎의 빛깔을 닮은 눈동자를 바로 보며 잔잔하게 미소짓는다.) 네가 건네준 것은 확실하게 받았어. 여러 가지가 형편없이 나빴고, 납득할 수 없는 일들투성이지만, 그래도 너의 전사로는 있을 수 있었어.
@Finnghal (그 미소에 문득 프러드는 알아차린다. 자신이 당신에게 받은 것을. 그건, 열 아홉 해 전, 자신이 당신에게 농담처럼 했던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존재로 있게 하는 데, .......* 그는 영혼을 죽이고 안개 속을 걷고 있다. 당신만큼 내몰린 것이 아님에도 죄와 악행을 택했고 레아 윈필드의 표현에 따르면 그는 빛나는 작은 준보석에서 시시한 거북이 되어 버렸다. 누가 나의 영혼을 지켜 줄 것인가? 누가 공범이 되어 줄 것인가? 그러나 필요한 것은 동행인도 공범도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 그를 믿고 의지하는 존재인 것이다. 얇은 꽃잎이 삶의 어느 한 시점을 증거하듯 선명히 웃는다.)
@Finnghal ......그래. 나도 네가 준 것을 받았어. 핀갈. 나의 전사로, 비틀거리면서도 굳건히 살아가 줘서 정말로 고마워. 염려하지 않고 믿음과 지지를 보낸다. 고통이나 번민, 위험 따위는 네가 감당해야 할 몫이니 신경조차 쓰지 않는 것처럼...... 네 남은 시간들에 오직 긍지 높은 축복을 보낸다. (한 발 다가서 당신을 끌어안는다. 심장에 입술이 닿는 높이 차이로, 그러나 이 순간에는 가장 인간적인 언어를 속삭인다. "무사히 돌아와.")
(프러드(Furud)는 큰개자리의 제타 성으로, 이름 있는 별들 가운데서는 가장 어두운 별이다. 스스로 한계지은 세계에서 자신은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자면 빛을 잃어버렸다. 그러나 개인의 한계는 기준을 재정립한다. 그러므로 나는 당신의 세계에서만은 당신의 삶을 비추는, 지금도 선명히 타오르는 항성이 되리.)
@Furud_ens (조금 주춤거리다, 이내 팔을 두르고 당신을 마주 끌어안는다.) 네가 그랬잖아, 깨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 전력으로 나아간 끝에 쓰러지는 건 누구도 패배라고 부를 수 없다고. 그 때는 그 말이 그렇게 와닿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은 이해하게 됐어. (패트로누스를 부르는 일이 이제는 퍽 익숙해졌듯이.) 분명 먼 옛날부터 정해진 거야. 나는 패배하지 않을 수 없어. 미래에 희망을 의탁하여 현재의 패배를 초월할 수도 없어... ... 하지만 그런 식의 승리라면, 그건 내가 아직 할 수 있는 일이니까... ... (보이지 않는 걸 알면서도, 웃는다.) 온힘을 다해서, 승리해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