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8월 27일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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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dwik

2024년 08월 27일 18:58

(저녁. 미로스와프와 함께 공원 벤치에 앉아 있다. 마리아는 음료를 사러 갔고 루드비크는 처음 만나는 아들 곁에서 우물쭈물한다. Tak보다 Yes를 먼저 말하고 Nie보다 No에 익숙해 보이는 두 살배기 아들은, 아버지와 퍽 닮아 있었지만 서로 어울리지 못했다. ‘이 아이는 어떤 어른이 될까.’ 마냥 두렵기만 하다. 아버지 자격이 없단 생각만 든다.)

2VERGREEN_

2024년 08월 27일 19:09

@Ludwik (저 먼발치에서부터 천천히 다가와서는, 당신에게는 시선 하나 주지 않은 채 미로스와프 앞에 몸을 굽히고 사탕 하나 — 무설탕이다. 딱히 루드비크가 어린아이에게 설탕이 안 좋다는 사실에까지 신경을 기울이지는 않을 것 같지만 — 를 내민다.) 안녕, 미르.

Ludwik

2024년 08월 27일 19:15

@2VERGREEN_ (아이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힐데가르트를 보다가 사탕을 받아 먹는다. 처음 보는 사람한테 인사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는 눈치이기도 하다. 한데 루드비크는 뭔 사탕인지도 모르고…) 어. 나도 하나만.

2VERGREEN_

2024년 08월 27일 19:18

@Ludwik 아빠 친구야. ... 친구라고 해도 되나? (중얼거리며 여전히 미르를 위아래로 살피며 당신의 얼굴을 향해 사탕 하나를 던진다. 피하지 않으면 맞을 것이다.) 얘기는 들었는데, 직접 보기는 처음이다. 너랑 많이 닮았어...

Ludwik

2024년 08월 27일 19:32

@2VERGREEN_ (미르가 얼굴에 사탕 맞은 아버지를 돌아보더니 “Tata, Co to jest ‘Friend’?” 하고 묻는다. ‘아빠, Freind가 뭐야?’라는 아들의 질문에,) Czy… towarzysz? Może. (“그건 그 뭐냐… 동지? 아마도 그래.” 이러기나 한다. 미르는 더 잘 모르겠다는 얼굴을 짓는다…)

(아무튼 루드비크는 사탕으로 얻어맞았다…) 아니 사탕을 던지긴 왜 던져… 근데 미르가 정말 나랑 많이 닮았어? 이건 칭찬인가… …

2VERGREEN_

2024년 08월 27일 19:41

@Ludwik 네가 달라면서. (그제서야 몸을 일으킨다. 가볍게 미르를 안아들고는, 아이를 무릎에 올려 끌어안은 채로 당신의 옆에 앉는다. 손길은 퍽 익숙하다.) 칭찬이지. (앞뒤로 둥기둥기...) 너도 이런 시절이 있었을 텐데. (만약 당신이 사탕을 먹었다면: 아마 맛이 없을 것이다. 좀 짜게 식은 (...) 눈으로 당신을 한 번 바라본다.) 지금은 왜 이렇게...

Ludwik

2024년 08월 27일 22:12

@2VERGREEN_ (처음 만난 어른이 맘에 들었는지 방긋방긋 웃는 미르와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앉아 있는 루드비크…) … …이런 어른으로 자라서 미안하다, 그래… 미르라도 잘 키워야지. (…) 나한테 가능할 것 같진 않지만. 어차피 양육 대부분은 헬렌이 하기로 결정되어 있거든. 난 가끔 만날 수만 있는 거고, 이혼했으니까.

2VERGREEN_

2024년 08월 27일 22:27

@Ludwik (아예 꿔다 놓은 루크-자루는 무시하고 미르와 놀아주고 있다. 에티와 몇 개월 차이가 나지 않는 터라 이 나잇대의 아이들은 익숙하다.) 우리 미르는 전쟁 같은 거는 모르고 자라야지. (간극.) 아무리 가끔 만날 거라고 해도, 아빠랑 아들이 이렇게 데면데면해도 돼? 정말 잘 키우고 싶으면 좀 다정한 아빠가 되어주라고. (얘기하고는 냅다 품에 미르를 안겨준다. 어린아이 특유의 따끈함이 느껴진다...)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아이들의 정서에 얼마나 중요한 건데. (잔소리...)

Ludwik

2024년 08월 27일 22:38

@2VERGREEN_ (우울한 얼굴로 입을 다물고 있다가, 돌연 느껴지는 따스함에 흠칫 놀랐다. 우습게도 지금 생각난 건…) 어, …에티랑 비슷하네. 애들은 다 몸이 뜨겁나… … (아들을 껴안고 있자니 두렵기만 하다. 모두들 이런 아이였던 적이 있었을 텐데. 지금은… ‘그러게다. 지금은 왜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나도 다정한 아빠는 되고 싶어. 근데 뭔가… 나 같은 놈이 아버지라는 건 좀, … …불합리한 것 같아서.

2VERGREEN_

2024년 08월 27일 23:01

@Ludwik 애들은 기본적으로 체온이 높으니까. (제 아들보다 남의 조카가 더 익숙한 아버지라니, 이 얼마나 우습고 또한 자격 없는지. 하지만...) 그런 걸 따질 거였으면 3년 전쯤에 생각했어야지. 애는 이미 태어나버렸잖아. (어쩌면 당신도 '이렇게' 되지 않을 수 있었겠지. 어쩌다 당신이 이런 모습으로 내몰렸는 지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 마냥 덮어놓고 욕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 만약에... 네가 아버지랑 같이 있었다면 하고 싶었던 일들 없어?

Ludwik

2024년 08월 27일 23:19

@2VERGREEN_ …고백하자면 난 애 갖기 싫었어. 적어도 이 나이에는. 근데 헬렌이 낳고 싶다고 했고 또 어머니도 손주 보고 싶대서 하는 수 없이… (주절대다가 ‘태어난 아이’ 앞에서 할 얘긴 아니다 싶었는지 입 다문다. 미르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을 테지만, 그래도.) … …난 아버지랑 안 어울리는 것 같다. 노력은 해 보고 싶은데 잘 안 돼. 만약 내 아버지였다면 나보다 훨씬… (유리 스트렐니코프.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때 보았던 얼굴을 떠올린다. 자신과 아주 많이 닮아 있었던 칼미크인 남자, 콤소몰 간부…) 그래, 분명 나보다 훨씬 육아를 잘했을 거야. …이 얘길 너한테 한 적 있던가? 그분은 콤소몰이라고… 청년 단체를 이끄는 간부를 한 명이거든. 그분이랑 같이 있었으면 나도 거기 들어갔으려나. (갑자기, 자신에게 있었을지도 모르는 인생이 부러워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어졌다.)

2VERGREEN_

2024년 08월 27일 23:37

@Ludwik ... 넌 참 이상한 애야. (무거워진 분위기를 눈치채기라도 한 것인지 당신의 얼굴을 흘끔거리는 미르를 보고, 다시 제 품에 아이를 데려와 앉히고는 슬그머니 귀를 막아준다.) 신경쓰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좋은' 아들이, 남편이, 아버지가 되지 못할까 봐 항상 걱정하잖아.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 네가 학교 다닐 때 아버지에 대해서 찾아냈다며 즐거워하는 걸 보긴 봤었는데... (그러나 힐데가르트는 감히 추측한다. 진정 그분이 좋은 아버지였다면 지금 당신을 이리 두지 않았을 거라고.) 있지, 루드비크. 처음부터 어머니나 아버지에 어울리는 사람은 없어. 우리 언니만 해도 그래. 애 엄마라면서 에티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도 모른다니까. 그에 반해 나는 내가 낳은 것도 아니지만 그 애의 모든 것을 알고 있고... 원래 그런 거야. (그분과 함께했더라도 당신의 인생이 크게 변화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고.)

Ludwik

2024년 08월 27일 23:57

@2VERGREEN_ (힐데가르트가 아이를 데려가게 내버려두곤, 조용히 읊조린다.) 내가 소련인이면 좋았을 텐데. 소련인 머글. … …

아냐, 관두자. …나도 노력해야지. (취직과 가정 일구기. 지극히 개인적이며… 평범한 일들. 전쟁영웅과 혁명가와는 맞지 않으나, 거기서 아주 조금이라도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면.) 앞으로 아버지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으니까. 그러니까… … 네가 많이 가르쳐 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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