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dwik (저 먼발치에서부터 천천히 다가와서는, 당신에게는 시선 하나 주지 않은 채 미로스와프 앞에 몸을 굽히고 사탕 하나 — 무설탕이다. 딱히 루드비크가 어린아이에게 설탕이 안 좋다는 사실에까지 신경을 기울이지는 않을 것 같지만 — 를 내민다.) 안녕, 미르.
@2VERGREEN_ (아이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힐데가르트를 보다가 사탕을 받아 먹는다. 처음 보는 사람한테 인사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는 눈치이기도 하다. 한데 루드비크는 뭔 사탕인지도 모르고…) 어. 나도 하나만.
@Ludwik 아빠 친구야. ... 친구라고 해도 되나? (중얼거리며 여전히 미르를 위아래로 살피며 당신의 얼굴을 향해 사탕 하나를 던진다. 피하지 않으면 맞을 것이다.) 얘기는 들었는데, 직접 보기는 처음이다. 너랑 많이 닮았어...
@2VERGREEN_ (미르가 얼굴에 사탕 맞은 아버지를 돌아보더니 “Tata, Co to jest ‘Friend’?” 하고 묻는다. ‘아빠, Freind가 뭐야?’라는 아들의 질문에,) Czy… towarzysz? Może. (“그건 그 뭐냐… 동지? 아마도 그래.” 이러기나 한다. 미르는 더 잘 모르겠다는 얼굴을 짓는다…)
(아무튼 루드비크는 사탕으로 얻어맞았다…) 아니 사탕을 던지긴 왜 던져… 근데 미르가 정말 나랑 많이 닮았어? 이건 칭찬인가… …
@Ludwik 네가 달라면서. (그제서야 몸을 일으킨다. 가볍게 미르를 안아들고는, 아이를 무릎에 올려 끌어안은 채로 당신의 옆에 앉는다. 손길은 퍽 익숙하다.) 칭찬이지. (앞뒤로 둥기둥기...) 너도 이런 시절이 있었을 텐데. (만약 당신이 사탕을 먹었다면: 아마 맛이 없을 것이다. 좀 짜게 식은 (...) 눈으로 당신을 한 번 바라본다.) 지금은 왜 이렇게...
@2VERGREEN_ (처음 만난 어른이 맘에 들었는지 방긋방긋 웃는 미르와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앉아 있는 루드비크…) … …이런 어른으로 자라서 미안하다, 그래… 미르라도 잘 키워야지. (…) 나한테 가능할 것 같진 않지만. 어차피 양육 대부분은 헬렌이 하기로 결정되어 있거든. 난 가끔 만날 수만 있는 거고, 이혼했으니까.
@Ludwik (아예 꿔다 놓은 루크-자루는 무시하고 미르와 놀아주고 있다. 에티와 몇 개월 차이가 나지 않는 터라 이 나잇대의 아이들은 익숙하다.) 우리 미르는 전쟁 같은 거는 모르고 자라야지. (간극.) 아무리 가끔 만날 거라고 해도, 아빠랑 아들이 이렇게 데면데면해도 돼? 정말 잘 키우고 싶으면 좀 다정한 아빠가 되어주라고. (얘기하고는 냅다 품에 미르를 안겨준다. 어린아이 특유의 따끈함이 느껴진다...)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아이들의 정서에 얼마나 중요한 건데. (잔소리...)
@2VERGREEN_ (우울한 얼굴로 입을 다물고 있다가, 돌연 느껴지는 따스함에 흠칫 놀랐다. 우습게도 지금 생각난 건…) 어, …에티랑 비슷하네. 애들은 다 몸이 뜨겁나… … (아들을 껴안고 있자니 두렵기만 하다. 모두들 이런 아이였던 적이 있었을 텐데. 지금은… ‘그러게다. 지금은 왜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나도 다정한 아빠는 되고 싶어. 근데 뭔가… 나 같은 놈이 아버지라는 건 좀, … …불합리한 것 같아서.
@Ludwik 애들은 기본적으로 체온이 높으니까. (제 아들보다 남의 조카가 더 익숙한 아버지라니, 이 얼마나 우습고 또한 자격 없는지. 하지만...) 그런 걸 따질 거였으면 3년 전쯤에 생각했어야지. 애는 이미 태어나버렸잖아. (어쩌면 당신도 '이렇게' 되지 않을 수 있었겠지. 어쩌다 당신이 이런 모습으로 내몰렸는 지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 마냥 덮어놓고 욕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 만약에... 네가 아버지랑 같이 있었다면 하고 싶었던 일들 없어?
@2VERGREEN_ …고백하자면 난 애 갖기 싫었어. 적어도 이 나이에는. 근데 헬렌이 낳고 싶다고 했고 또 어머니도 손주 보고 싶대서 하는 수 없이… (주절대다가 ‘태어난 아이’ 앞에서 할 얘긴 아니다 싶었는지 입 다문다. 미르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을 테지만, 그래도.) … …난 아버지랑 안 어울리는 것 같다. 노력은 해 보고 싶은데 잘 안 돼. 만약 내 아버지였다면 나보다 훨씬… (유리 스트렐니코프.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때 보았던 얼굴을 떠올린다. 자신과 아주 많이 닮아 있었던 칼미크인 남자, 콤소몰 간부…) 그래, 분명 나보다 훨씬 육아를 잘했을 거야. …이 얘길 너한테 한 적 있던가? 그분은 콤소몰이라고… 청년 단체를 이끄는 간부를 한 명이거든. 그분이랑 같이 있었으면 나도 거기 들어갔으려나. (갑자기, 자신에게 있었을지도 모르는 인생이 부러워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어졌다.)
@Ludwik ... 넌 참 이상한 애야. (무거워진 분위기를 눈치채기라도 한 것인지 당신의 얼굴을 흘끔거리는 미르를 보고, 다시 제 품에 아이를 데려와 앉히고는 슬그머니 귀를 막아준다.) 신경쓰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좋은' 아들이, 남편이, 아버지가 되지 못할까 봐 항상 걱정하잖아.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 네가 학교 다닐 때 아버지에 대해서 찾아냈다며 즐거워하는 걸 보긴 봤었는데... (그러나 힐데가르트는 감히 추측한다. 진정 그분이 좋은 아버지였다면 지금 당신을 이리 두지 않았을 거라고.) 있지, 루드비크. 처음부터 어머니나 아버지에 어울리는 사람은 없어. 우리 언니만 해도 그래. 애 엄마라면서 에티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도 모른다니까. 그에 반해 나는 내가 낳은 것도 아니지만 그 애의 모든 것을 알고 있고... 원래 그런 거야. (그분과 함께했더라도 당신의 인생이 크게 변화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고.)
@2VERGREEN_ (힐데가르트가 아이를 데려가게 내버려두곤, 조용히 읊조린다.) 내가 소련인이면 좋았을 텐데. 소련인 머글. … …
아냐, 관두자. …나도 노력해야지. (취직과 가정 일구기. 지극히 개인적이며… 평범한 일들. 전쟁영웅과 혁명가와는 맞지 않으나, 거기서 아주 조금이라도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면.) 앞으로 아버지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으니까. 그러니까… … 네가 많이 가르쳐 줄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