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rud_ens (방금까지 오래 걸었다. 그는 문을 작게 노크한다.) 고서점 맞죠? 지금 영업 하나요?
@isaac_nadir 안 합니다. (문을 한 뼘만 열고 대답했다가 얼굴을 알아보고 길게 한숨 쉰다.) ......개인 방문은 받아.
@Furud_ens (무턱대고 문을 열었다. 낯설지 않은 얼굴의 등장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당신이 내쉬는 한숨을 지침의 표현이라고 이해한 것처럼, 같은 표현의 일환으로 가볍게 웃는다.) 그래... 그렇다면 개인 방문이라고 하자. (그는 지체 없이 문을 열고는 성큼 들어간다. 고서점의 냄새가 코를 채우고 구조가 시야를 채우면 그는 할 말을 찾아 침묵한다.) 어... (사이.) 근사하네. 네가 일하는 곳인 거지? 이런 곳이 있을 줄 알았으면 녹턴 앨리에도 더 많이 방문하는 건데. (그는 앉을 곳을 찾아 두리번거린다.) ... 어떻게 지내?
@isaac_nadir 가게 영업 안 한다는 뜻이야. 모르고 찾아왔으면 (시선을 보니 왠지 그런 것 같기도 한데) 잡담밖에 내줄 게 없는데....... 아무데나 앉아. (이런 가게의 특징: 하도 많은 곳에 잡동사니가 쌓여 있어서 어디 앉아야 할지조차 알기 어렵다.) 차라도 줄까? 난 대체로 좋고 오늘 밤은 끝내주게 끔찍하지. (당신을 놔두고 물 끓이려는지 부스럭부스럭부스럭....)
@Furud_ens (어디 앉아야 할지 알기 어려워서 그는 잡동사니의 틈바구니 속에서 발견한 작은 빈 바닥에 냅다 주저 앉는다. 평소라면 서 있었겠지만 오늘은 그럴 의지가 없다. 끔찍한 날이니까.) 아... 난 괜찮아, 걷다가 쉬러 들어 온 거라서 말야. 오히려 뭘 사지 않고 있을 수 있다면 다행인걸. 네겐 미안한 일이지만 수중에 별로 돈이 많지 않거든. (그는 물을 끓이려 움직이는 당신을 바라보며 그 모든 것이 자기 일이 아닌 양 이야기한다.) 차 고마워. 괜찮다면 잠을 깰 수 있을 만한 농도로 부탁해. (사이.) 끔찍한 날이지? 끔찍한 시기였어. 세상이고. (사이.) 그런데 나도 대체로는 좋았단 말야. 그게 가끔 좀 이상해. (여전히 무감각한 목소리는 끝이 조금씩 갈라진다.) 그렇지 않니? 그러니까, 내가 사는 세상인데 가끔 아주 남 일처럼 느껴진다는 게. 사실은 전혀 아닌데. (사이.) 넌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