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rud_ens (문을 두드린 다음 들어간다. 품에는 책 두 권이 들려 있다.) 가게 안까지 들어와 보는 건 처음이네.
…종전 기념 선물을 가져왔는데. 잠깐 괜찮아?
@Furud_ens (‘예의 그 얼굴이군. 그래. 그럴 만도 하다.’ 권하는 대로 앉는다.) 우리 엄마 이름을 되게 함부로 부르네. “파니 칼리노프스카”라고 하도록 해. (농담이었다. 출소한 이후로 이토록 명료하게 말한 적도, 아무렇지 않게 농담을 던진 적도 없었지만.)
아무튼. 선물은 이거야… 런던에서 마주친 머글 대학생 도움으로 샀는데, (말인즉슨 ‘에드워드 브레넌’의 도움이다. 두꺼운 양장본 한 권을 턱 내려놓았다.) 우주에 관한 책이야. 너 별 보는 거 좋아하잖아. … …그렇지?
@Furud_ens (에드워드 브레넌과 만났을 때 이야기를 미주알고주알 전해 준다. “도서관 가려고 낮에 나갔던 거야”… 하면서 덧붙이는 건 덤. 한데 아무리 봐도 ‘나 또래 머글이랑 친구처럼 대화했다 짱이지’ 하면서 자랑하려는 의도다… 머글에의 선망은 여전하므로. 에드워드가 프러드임을 깨닫지 못한 것도 여전하고.)
머글들은 대단하지? 이것저것 다 알고 있어. 게다가 마법 없이 자력으로 우주에 갔잖아. 처음으로 우주에 간 인간이 소련인인 거 알아? (처음으로 달에 간 인간에 대해선 말 안 한다.) 너희 어머니도 이런 얘기 좋아하시려나.
@Ludwik (얘기 다 들어 주면서, 전후 사정 (본인이라) 알고 있는 김에 루드비크가 더욱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각종 사소한 교류 내역에 대한 질문들도 섞어 반응하면서 정신적 테라피(?)를 제공한다(?) 우연인 척 한두 번 더 만나도 좋을지도... 같은 생각도 잠깐 하면서.)
그러게. 마법사들의 사회는, 세계를 뜯어보지 않고 의지만으로 원리부터 현상에 이르는 과정을 관철하니까....... 기술의 단계적 발전이라는 일반적인 머글 과학의 논리를 따르지 않고 확장하는 것 같아. (순간 굉장히 대학생 에드워드 브레넌 같은 어조가 되었다.) 오, 우리 어머니는 바로 이해 못 하실걸. 열한 살 때의 나한테 '인간이 우주에 발을 딛었다'는 식으로 말해 봤자 이해 못 했을 것처럼 말이야.
@Furud_ens (정신적 테라피 받고 좀 으쓱해진다. 한데 프러드가 어렵고 뭔가 멋진 말을 하자 왠지 모를 기시감이 들었다…) 너 되게… 머글 대학생처럼 말하네. 래번클로 출신이라 그런가? (래번클로 고정관념…) 하여튼 네 말이 맞아, 머글들은 마법사와 전혀 다른 관점으로 모든 걸 봐.
(이어서 하는 말은 우쭐한 애국주의자의 것이다.) 그럼 스물한 살의 너한테 이 이야길 해 줄게. 폴란드가 세계에서 네 번째로 인간을 우주에 보낸 나라인 거 알아? 너희 어머니한테도 말씀드려 봐, 깜짝 놀라실걸? (사실 소련 우주선 얻어타서 간 거지만 그건 얘기 안 한다.) 혹시 어머니가 이해 못하시면 그 책도 보여드려, 거기에 머글들이 지금까지 쌓아온 우주 관련 기술과 지식들이 잔뜩 적혀 있어. …분명 맘에 들어하실 거야. (덧붙이는 말은 소시민의 그것이다.) 전쟁도 끝났으니 가족과 더 오래 함께해야지. 넌 어머니랑 공통 관심사가 있어서 좋겠다, 우리 어머니랑 나는 좀 안 맞거든…
@Ludwik 어... 그래? 나도 이제 머글 세계를 모르지는 않으니까 말이야. 헨은 호그와트에서 첫 방학 때부터 나한테 엄청나게 두꺼운 머글 과학책을 보냈었지. 그게 아마 원자랑 물질에 관한 얘기였을걸. (해명? 을 위해 십 년 전 일까지 끌어온다.)
그거 굉장하군. 특히 다른 국가들의 규모를 생각해 보면 놀라운 성과라고 할 만해. 아니 근데 우리 어머니는 정말 마법사들의 천문학과 점성술만 아셔서. 그게 마법적 상징이 아니라 물리적이고 실질적인 공간이라는 걸 상상하시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잡다한 반박 하다가.) 그래도, 안 맞다고 생각하면서도 공통 관심사를 부러워한다는 건 나쁜 일은 아닌 것 같아.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거잖아. 사실은 나도 이제는, ......음. 내가 내 생각보다 어머니를 잘 몰랐던 것 같아서....... (*도리언은 언제나 괜찮다고만 했고, 독을 먹고 쓰러지기까지 한 마디도 하지 않았으니까.*) 아예 안 맞다고 생각하고 대화 좀 해 보려고.
@Furud_ens (흠역시래번클로들은다그런가봄…어휴괴짜들… 이라는… 오해가 깊어졌다. 잡다한 반박에 오해는 더더욱 깊어짐…) 폴란드 칭찬은 고맙다, 근데… 너 어머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어머니의 관심사에 관해서 되게 빠삭하잖아. (나름 위로다.) 자세한 사정은 잘 모르지만… … 뭐, 아무튼 어머니한테 잘해. 지금껏 잘했겠지만, (루드비크에게 프러드는 ‘효자’로 보인다… 뭐랄까, 관상이.) 더 잘해드려야지. …나도 그럴 거고.
@Ludwik (잠깐, 프러드 허니컷이 왜 야밤에 이 가게에 있는지 그 사연을 말하자면, 공교롭게도 종전이 선포된 밤, 혼수 상태에 있던 도리언 클레마티스 허니컷이 깨어났기 때문이다. 프러드는 연락을 받고 숲 속의 저택으로 갔고, '혈연도 아닌 스큅'을 집에 들일 수 없다는 일흔 넘은 큰이모의 주장으로, 로저와 사는 집과 도리언이 누워 있는 방 사이를 세 시간 동안 수도 없이 오가며 살아 있는 메신저 역할을 했다. 도리언은 로저와 사는 집으로도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고 막 깨어난 환자에게 어떤 일도 무리해서 강요할 수 없었다. 하지만 로저는 '이야기'를 하길 원했고, "네 아빠가 이러이러하다고 전해 주렴." "아...그런데 난 싫어." "아니 그건 알겠는데 내 말은" 따위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단시간 반복 순간이동을 거듭하는 꼴이... 체력적으로도 무리였고 감정적으로는 끝내주는 단시간 번아웃 급행열차였다.
@Furud_ens (이 모든 사실을 전혀 모르는 루드비크는 뮁~한 표정으로 쳐다보기만 하다가… … 극대노했다.) 야. 뭔 소리야? “꼭 잘해야 되냐”? 당연히 그래야지! 우리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가족을 배신하는 건 가장 용서받을 수 없는 죄”라고 했어! (그 외에도 마리아 칼리노프스카의 지극히 가부장제 옹호적이며 보수적이고 프러드가별로듣고싶지않을거같은괴로운말들을 마구 쏟아낸다. 번아웃이 온 그에게 이런 것들이 이로울 것 같진 않다… …)
아니 뭐, 물론 이런 건 너도 알겠지. 너도 알 텐데… 왜 그래? 좀 지쳤어? …무슨 일 있었냐? (전쟁이 끝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한참 있을 시대이므로 그는 물었다.) …너한텐 거의 1년이나 신세 졌으니 어떻게든 갚고 싶어서 그래. 얘기해 봐.
@Ludwik (이로울 것 같지는 않은데 가족 가치관 보수적인 건 프러드허니컷 본인도 어디 가서 지지 않는 편이라 상당히 원래 생각과 일치하는 바람에 '그래맞아그렇긴하지.......' 같은 심정으로 그냥 들었다. "꼭 잘해야 되냐?"를 본인 입으로 한 번 말한 것만으로 이 억압 원툴 심리적 가장은 다소의 해소가 된 것이다.......)
하....... 막상 말하려니까 좀 웃기긴 한데, ....... (이하 위에 있었던 상황을 요약 설명한다. 감정적인 부분은 축약되거나 없어지고 사실 위주로 이야기하는데, 청자가 청자다 보니 왠지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는 차별주의자 이모 아우렐리아와 '스큅 입장 불가' 집안으로 인해 벌어진 이 우스꽝스러운 상황에 대한 규탄이 메인이 된다...?) ......대가리에 든 것도 없는 순수혈통주의자들 다 총살했으면 좋겠어. (루드비크-말투-동화율 급격하게 올라갔다가 요즘의 당신을 다시 떠올리고 사과한다.) ...오, 미안.
@Furud_ens …네가 미안할 게 뭐 있어? (라곤 하지만 다소 움찔하긴 했다.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사이에 끼여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너야말로 힘들었겠네. …전쟁이 이렇게 끝나버렸으니 그 집은 앞으로도 ‘혈연도 아닌 스큅은 입장 불가’ 따윌 내세울 거고. … …진짜 어렵네… (결혼하기 전까지만 해도 가족이라곤 엄마와 삼촌뿐이었다. 친척 불화 같은 건 겪은 적 없어서 더 몰랐다. ‘뭘 해야 프러드를 도울 수 있지? 역시 총살밖에…’ 루드비크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입밖으로 내진 않았으나.)
지친 건 알겠어. 나라도 지쳤겠다. … …그래도 가족을 놓아버리지는 마. (하면서 가져왔던 또 다른 책을 탁자 위에 올려둔다. ‘가족끼리 올바른 대화를 하는 법: 특히나 부모와 자식을 위하여’, 머글 도서다.) 음, 사실 이건 내가 미로스와프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서, 나 읽으려고 산 건데 그냥 너 줄게.
@Furud_ens 책이 너한테 도움되면 좋겠… 응? 아, 에드워드? 그렇구나. (뇌에 과부화가 걸려서 몇 초 뒤에야 놀랐다.) …어?
… …어…?
@Furud_ens (충격과 당황 다음에는 수치가 몰려온다. 에드워드앞에서에드워드랑만났다는이야길자랑처럼… …) 왜, 왜 나 모른 척했어?! 아니, … …네 동생? 왜 고아원에…?
@Ludwik 오, 잠깐만. 미안해. 사정이 있었거든? (표정 보고...... 최대한 수습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모든 사연을 열심히 털어놓는다....... 4년 전 동의 없는기억 조작과 함께 머글 고아원으로 간 아브릴과 그때부터 시작한 에드워드 브레넌 가짜 신분 만들기 사연을.......)
......나 그래서 리얼리티를 위해 버밍엄 대학에서 시민 문화 강좌도 가끔씩 들어. 그런데, 또 그렇게까지 하다 보니까 다 연기를 위한 것만도 아니게 된 것 같긴 하다. 머글 세계를 알게 된 덕분에 내 진짜 삶도 많이 바뀌고 있는 것 같아서. (그것은 그로 하여금 에스마일 시프를 위해 수어를 배우게 했고, 당신으로 하여금 자신이 가족으로 인해 가장 힘들 때 책을 선물로 가져오게 했다.) 처음에 보낸 것도 전쟁에서의 보호를 위해서였고, 사실 지금 하고 있는 건 마법부에도 감추고 있어서 바로 티낼 수가 없었어. 그래도 속이게 된 건 미안.
@Furud_ens (사정 듣고 납득은 하지만 부끄러움이 없어지진 않았다. 약간 붉어진 얼굴…) 아니, 음, 어, 그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건 이해해. … …깜빡속아넘어간내가잘못된거겠지… (이런다.) 잠깐만, 그럼 전쟁이 끝난 지금은?… 계속 거기 둘 거야?
@Ludwik (루드비크칼리노프스키 너 이렇게 착한 애였냐......) (그보다는그냥지금공격적프로파간다와신념이 식단에서빠져서그런것같긴한데....) 아, 그것도 생각 중에 있어. 일단 아직은 어수선하고, 아브릴도 나름대로 잘 지내는 것 같으니까 주변이 완전히 정리될 때까지는 이대로 있을 것 같긴 한데, 그 다음에는 가서 물어보려고. 아브릴이 어쩌고 싶은지. 마법 세계로 돌아오고 싶다고 하면, 그럴 수 있는 기반도 만들어 놓은 다음에 의견을 물어볼 거야. 사실은, '보호를 위해 기억을 지우고' 같은 말로는 다 서술하기 무례할 만큼...... 이 세계가 걔한테서 마음대로 삶의 일부를 빼앗아 갔던 거잖아. 그러니까 내가 할 수 있는 한은 도로 채워 주고 싶어. (그리고 그렇게 하려면 더이상 이 오래된 고서점의 직원으로만 살아가서는 안 된다. 사랑하는 이들을 끌어안겠다는 삶의 결심이, *지금 이* 사회에 영합하는 방향으로, 느리지만 확고하게 배타적인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었다.)
@Furud_ens (공격적프로파간다와신념이빠진루드비크는탄산빠진콜라였다… 좀 순진하고 남을 위하고 싶어하는 편인. 그는 프러드가 어느 방향으로 향하건 응원해 줄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 일도, 동생 일도 전부 잘 풀리기를 바라면서. 그야말로 틈새의 사람들.) …내가 준 책도 한 번 참고해 보면서, 잘해 봐. 동생한텐 반드시 사과하고. (문득 ‘나라면 머글 사회에 머무르고 싶어할 텐데. 아브릴이 나였다면.’이란 생각이 들지만, 입에 담지 않는다.) 그리고 어머니하고도.
넌 다정하니까. (어쩌면 프러드의 짐이 되었을 그 말.) 나랑 다르게 다정하니까… … 괜찮을 거야, 뭐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