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hweh_1971
무리하고 산다니까. 하늘 좀 올려다보래도.(한숨을 푹 쉬고는 당신의 어깨 위로 제 겉옷을 덮어둔다. 가게는 내내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어서 잠든 이에게는 그다지 적절하지 않은 온도다. 당신의 앞자리에 의자를 빼 앉고는 가만, 턱을 괸다.)가끔은 널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Raymond_M
(숨소리는 곤해진다. 눈밑 그림자는 이미 착색이라도 된 것마냥 짙다. 미성년의 헨이 괴로워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졸업 전부터도: 오래전부터 보았을 흔적이다.) ...... (그때도 도서관에서 자다 사서에게 적잖이 혼났었다...... 음식이 나오자 가게 주인이 그를 힐끔대기 시작한다.)
@yahweh_1971
(그는 손을 들어 가게 주인을 만류한다. 값은 치를게요. 벙긋거리는 입술을 가게 주인은 어렵게 알아본다. 몇 가지의 바디랭귀지가 오가고, 펄펄 끓던 수프가 한 김 식었을 때 쯤 그가 한숨을 푹 쉬고는 주인이 건넨 영수증대로 값을 지불한다. 그리고는 일어나 당신의 어깨에 가볍게 손을 올린다. 다음 순간 두 사람은 당신의 집 안에 있다. 그는 취객에게 그러하듯, 당신을 가볍게-안아들다시피-부축한다. 그리고는 침대에 눕힌다.)더 자. 일어나면 밥을 차려줄테니까...
@Raymond_M
(며칠간 사실상 방치된 집은 벼락이라도 들이친 양 헤집어져있다. 침대 주변엔 빈 약병들이 나뒹군다. 부축하는 동안엔 잠결에 눈을 뜨지만, 말이 걸려오지 않는 이상에야 다시 잠들 뿐이다.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누르곤 일하며 피로는 겹겹이 쌓였고, 대신하여 경계심이 무뎌졌다. 적을 세기도 어려울 프로파간다 기자라기엔 우스운 몰골이다.)
@yahweh_1971
엉망이네....(그는 한숨을 푹 내쉬고는-불가항력이다-당신의 목끝까지 이불을 끌어올려 덮는다. 그리고는 빈 약병을 하나씩 주워들고, 사방팔방 흩어진 서류들을 대충 모아 하나로 쌓아올린다. 그와중에도 당신은 어린양처럼 평온하게 잠들어있다.)...두고 봐라, 갑절로 받아내고 말지. 내가.(씨근덕거리면서도 그는 자신이 그럴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안다. 일어난 당신에게 밥이나 먹이려고 안달이면 또 몰라도. 당신, 그렇잖아도 입이 짧잖은가. 언젠가 호그와트에 울려 퍼졌을 노래를 흥얼거리며 그가 주위를 정리하고는 당신의 머리맡에 앉는다. 침대가 푹 꺼진다. 그가 어린애를 재우듯 당신을 토닥인다.)삼 년만 더 지나면 정말로 말라서 뼈만 남아있겠다, 우리 헤니.
@Raymond_M
(미동 없이 잠든 이와는 달리, 너저분한 방엔 사투의 흔적이 가득하다. 고고하게 타자기를 두드리며 장을 넘기는 기자의 모습은 환상에 불과하다. 대신하여 처절한 부역자가 누워있다.) ...... ...... (침대가 꺼지고서야 미약하게 눈을 찌푸렸다. 구태여 허기를 채우고 누우려 했던 것은 안정제를 다시 채울 시간이 왔던 까닭이다. 깨어나진 못하고 허덕이다 귀신처럼 당신을 보았다. 어째서 모든 침몰의 순간에 당신이 있는지 모르겠다. 크게 뜬 눈에선 눈물이 텁텁하게 고인다. 뚝 흘렀다.)
@yahweh_1971
('이 세계를 사랑해.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어.' 그러나 그것이... 이렇게나 처절한 형태여야 했는가. 목표에 닿으면 그것으로 족하다며 눈을 감아버릴 것 같다. 헐떡이는 당신의 가슴을 그가 느리게 두들긴다.)괜찮아. 괜찮아, 헤니. 괜찮아... 나 여기 있어....(그러다가 당신의 두 눈이 번쩍 뜨인다.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에 그는 한순간에 아연한 사람이 되어서... 따뜻한 손이 당신의 양 뺨을 감싸쥐고 젖은 뺨을 닦아낸다. 그리고는 당신의 어깨를 등을 일정한 속도로 쓸어내린다. 일련의 행동은 다정하고... 지나치게 익숙하다. 슬퍼하는 초록 눈. 그가 속삭인다.)모든 걸 다 끊어내고도 괜찮을 것처럼 굴었으면 정말로 괜찮아야지. 너 하나만큼은 온전해서 언젠가 내가 옳았노라 말했어야지.....(그가 붉어진 눈가로 묻는다.)...안아줄까? 약만큼은 아닐지 모르지만 그것도 제법 도움이 되더라.
@Raymond_M
(*슬퍼하는.*...... 어느 순간부터 그는 슬픔에 부정적이지 않은 염증을 느꼈으나, 거기까지 사고가 닿진 않는다. 대신하여 떠오르는 것은 사체들의 산이다. 예언자일보로 복귀하자마자 찾아보았던 사상자들의 명단이며, 개중 익숙한 친애들의 이름을...... 지독한 비애와 죄악감에 잠겨 되새기다 속삭임을 들었다. '네 하나만큼은 온전해서......' 그야말로 얼마나 칼날같은 다정인가?)
...... ...... 아니. 그런 것 말고...... 나 약병 좀 줘. 탁자에 있어...... (헐떡이며 대꾸한다. 물을 말도 할 말도 많되 당장에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내가 뭐라고 너더러 슬퍼하지 말라고 말하겠어. 그저 그 슬픔에 일조했음이 유감스러울 뿐이다. 그러나 뺨을 쓸어닦아주는 손엔 위로받기라도 하듯 눈을 감았다.)
@yahweh_1971
(꼭 상실이 당신의 옷을 입고 그 자리에 앉아있는 것 같다. 당신은 꼭 텅 비어버린 공동처럼 그곳에 있다. 그는 그 사실에 일종의 애통함을 느낀다. 약병에 적힌 이름은 눈에 익은 것이다. 신경안정제. 당신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가 일어선다. 약병을 가져다 주는 대신 방을 나선다.)있어. 저걸 주면 그냥 씹어먹을 거잖아. 물 떠올테니까 기다려.(그는 당신의 가공할만한 효율주의를 안다. 그리서 낯이 익은 집의 찬장에서 컵을 꺼내고 냉장고에 들어있는 물을 따라 당신에게로 온다. 그리고는 약병을 지내 용량만큼의 알약을 털어 당신에게로 건넨다. 쓴웃음.)망가지지 말라고 해도 넌 듣지 않을거지?(망가지는 것은 목적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어쩔 수 없이 그 사실이 원망스러워서. 대답을 듣기도 선에 일어난다.)...누워있어. 뭐라도 해올테니까. 빈속이잖아.
@Raymond_M
(구태여 머글 약을 집는 것을 가만히 보았다. 당신이 어째서 집에 있느냐는 사실 그리 궁금해할 것도 못 된다. 머글 주택 문에는 따로 마법 잠금장치가 없다. 한 마디만 하면 휙 열렸을 것이다.)
(뻔뻔히 약을 받아먹곤 몸을 일으켰다. 그러나 침대가에 앉는다. 당신이 사라지면 마법 물약도 곁들이고, 약효가 돌 때까지 문 밖을 구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