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VERGREEN_ (...걸음걸이만으로 당신을 알아본다. 이성적으로는, 거동이 수상하다는 이유만으로 붙잡힌다 하더라도 관련없는 민간인임을 알면 굳이 죽일 이유는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당신은 머글 태생이기도 하고, 보통 죽음을 먹는 자가 통상적인 "합리"에 맞춰 행동하진 않아서...) (변신술로 완전히 다른 모습을 취한다. 당신과 어렴풋이 안면이 있는 사이인, 다이애건 앨리의 나이 든 약초상이 당신을 붙잡는다.) ...이보시오, 지금 돌아다니면 위험합니다.
@callme_esmail (누군가 자신을 붙잡는 것을 느끼자마자 소스라치게 놀라 뒤를 돌아보며, 당신의 팔을 거칠게 뿌리친다.) 죄송, 아니⋯ 죄송해요. 좀 놀라서. 알고 있어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몸을 돌려 어디론가 향하려던 순간, 무언가 이상한 점을 깨닫는다. 다시 당신을 돌아본다.) ⋯ 어제 가게에 들렀을 때는 안 계시던데, 다행히도 무사하셨나 보네요. (그의 가게는 분명 비어 있고, 누군가 들쑤시기라도 한 것처럼 엉망이었는데?)
@2VERGREEN_ (손을 뿌리치는 건 신경쓰지 않지만,) 정말 아는 것 맞나요? 아까 저쪽에 앉아 있다가, 지금 벌써 같은 곳을 여섯 번째 지나갔는데. (제가 8층 복도의 방이었어도 두 번은 열렸겠습니다, 농담하진 않지만 머릿속에 스치기는 한다. 말하면서 몇 걸음 따라가다가 당신이 갑자기 돌아보자 놀라 주춤하고,) (... ...지금 상황에 행방이 묘연하다면 무사하기 어려울 거라는 데 생각이 미치자, 더 변명하기 궁색해진다. 죽음이란, 정말이지 의도하지 않을 때도 유난히 그와 엮이는 데가 있다... 한숨 쉬며 모습을 다시 바꾼 뒤) 네, 미안합니다. 제가 무슨 말 할지도 아실 거고, 당신이 "제" 말을 들을 이유도 없고, 여기서 언성 높여봤자 좋을 것 없으니까 그냥 서로 갈 길 가죠... (들이마시고,) ...힐데. 이거 피 냄새입니까?
@callme_esmail (그리고, 상인의 말 속에서 익숙한 이의 말투와 화법을 인지한다. 위화감에 가득찬 눈빛으로 — 물론 가려져 있는 상태라 당신에게는 보이지 않았겠지만 — 당신을 바라보다, 이내 모습이 바뀌는 것을 보며 한숨을 내쉬고, 유난히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자주 줄타기를 하는 당신을 잠시간 연민한다. '그래, 그럴 줄 알았다⋯.' 이어지는 말에는 입술을 몇 번 깨물다,) ⋯ 전쟁이 한창 벌어지고 있는 번화가에, 피 냄새 좀 나는 게 이상해? (당장 우리만 해도 누군가의 피와 살을 밟고 서 있지 않은가. 그 사실은 항상 끔찍하게 다가왔으나, 오늘만은 핑곗거리가 되어⋯.) 서로 갈 길 가자며⋯.
@2VERGREEN_ ...전쟁이야 안 끝났지만, 이쪽 거리에서 싸움이 안 일어난 지는 좀 됐어요. 설령 청소가 덜 됐더라도... 제가 오래전에 말라붙어서 반쯤 썩은 피랑, 흘린 지 몇 시간도 안 된 피의 냄새를 구분할 수 없었다면 좋았을 텐데 유감스럽게도 그건 아니고요. (...이런 소리를 하기 싫은 것이 정확하게 당신과 "갈 길 가고" 싶었던 이유다. 고개 젓는다.) 됐습니다. 다치신 것도 알겠고 저한테 보여주시기 싫은 것도 알겠으니까, 다른 사람을 불러오죠. 근처에 지인이 꽤나 돌아다니던데. 타톨랑이 친 텐트에라도 데려다 드릴까요?
@callme_esmail 아. (당신의 말에 탄식인지, 무엇일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짧은 소리를 낸다.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것쯤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당신에게 '이런 소리'를 하게 만들고 싶지 않은 것이, 말 그대로 '서로 갈 길 가고' 싶었던 이유라고 한다면.) 미안. (그토록 언성을 높여놓고도, 어쩐지 당신의 앞에 서면 이런 말들이 쉽사리 쏟아져나왔다.) ⋯ 치료는 이미 받았어. 그런데, 좀 보기 좋은 꼴은 아니어서. 나는 절단 저주랑 무슨 원수라도 진 건지⋯. (중얼. 슬쩍 시선을 들어 당신을 바라본다. 당신은, 괜찮나?)
@2VERGREEN_ (하지만 그는 지금 이런 말을 하고, 이런 것을 알고, 이런 삶을 살아야만 살 수 있다. 이런 것"만"을 하고 있는 것이 따지자면 문제였겠지만. 또다시, 교착이다.) ...당신이 왜 저한테 미안해해요. (아직까지는, 군데군데 붕대나 반창고 등으로 가려져 있지만 봐줄 만한 꼴이다.) 정말 치료받으신 것 맞습니까? 약속할 수 있죠? (...) 그래도 한번 보고 싶은데. (그래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
@callme_esmail 난 널 걱정시키고 싶지 않단 말이야. (당신이 이런 것'만'을 하고 있지 않았더라면, 애초에 저와 나누었던 불편하고 거북한 대화는 나누지 않아도 되었겠지. 깊게 눌러쓴 망토 안에서 눈이 구른다.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 같네.') ⋯ 이걸 너한테 보여줬다가는 정말 미안해 해야 할 일이 생길 것 같기는 한데. (작게 한숨을 내쉰다. 하지만 더 숨겨보았자 무엇이 되겠어. 한참 망설이다, 떨리는 손으로 모자를 뒤로 젖힌다. 왼눈을 길게 가로지르는 흉터 위를 손으로 덧그린다.) ⋯ 됐어?
@2VERGREEN_ 그건 당신 천성으로도 안 되고 제 천성으로도 안 되는 일이니 포기하시고... ...아, 미치겠네, 진짜. (길다란 흉을 보자마자 중얼거린다. 시력은 괜찮은가? 몸을 낮춰 자세히 보려 한다, 그러다 멈칫하고,) ...이건, 그냥 전투하다 맞은 게 아니잖아요. (빗맞은 것은 더더욱 아니고, 줄리아가 남긴 상흔은 어둠 속에서 보아도 그에 담긴 선명한 고의를 착각할 수 없게 한다. 앞으로 당신의 맨얼굴을 마주하는 마법사라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아프기 시작할 정도로 당신의 어깨를 쥐다가, 아슬아슬하게 깨닫고 손끝을 뗀다.) 힐데... 죽음을 먹는 자한테 잡혔습니까? 언제? (창백해져 있다.)
@callme_esmail 포기할 수 있었음 진작에 포기했겠지. (다시 한 번 눈이 구른다. 제가 얻어낸 것에 비해 이 정도 상처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이라 말할 수 있었으나⋯ 당신의 반응을 보고 처음으로 제 행동을 후회한다. 당신이라면 그것이 '망가져' 버렸다는 것을 곧장 눈치챌 것이기 때문에, 상처입은 눈은 부러 뜨지 않는다. 붙들린 어깨가 아파서, 조금 얼굴을 찡그리지만 여전히 아무 말도 입밖으로 내지는 못한다.) 너랑 헤어지고 나서. 붙잡힌 건 아니고, 그냥 대화를 좀 나누려다가. (제가 이 거리에 발을 들이고 나서 그들과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 말한다면 (거기에다 지팡이도 한 번 빼앗긴 적이 있었다고 고백한다면) 당신은 충격에 쓰러지고 말 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내가 안 보여주려고 한 거야. 네 상처를 굳이 다시 한 번 파헤치고 싶지 않아서.
@2VERGREEN_ ...맞아. 포기도 우리 천성에 없었죠. 진짜 구제불능이네... ...(미간을 문지른다. 심란해서 어떻게 해야 될 지 모르겠다는 얼굴로, 다행히도 쓰러지지는 않았다. 대신 길게 말을 늘인다.) 아. 대-화요. 저랑 우리 친애하는 후플푸프 동기가 마주치면 나누곤 하는 그런 대화 말이죠. (...무의식적으로 섹튬셈프라의 결과만 보고 어느 죽음을 먹는 자인지와 심지어는 당시 기분 상태까지 맞출 수 있는 능력을 도대체 어디에 쓸지 궁금했다면... 손을 내리고 당신을 건너다본다.) 그냥 좀, 파헤치세요, 라고 답하기엔 너무 늦었으려나요?
@callme_esmail ⋯ 이걸 보자마자 알아보는 너도 참, (적당한 말을 고르기 위해 한참 동안 눈을 굴리며 고민한다. 결국 당신과 같은 단어를 선택한다.) *구제불능*이네. (힘없이 가장 가까이에 있는 건물의 벽에 툭, 기댄다. 몸을 웅크린 채로 당신을 바라본다. 다시 한참 고민한다. ⋯ 당신이 이 자리에서 쓰러진다고 해도 이제는 지팡이를 가지고 있으니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요상한 결론에 도달하고.) 안 늦었어. ⋯ 도대체 왜 크루시아투스 저주가 용서받지 못할 저주에 속하는지 몰랐었거든? (간극.) 넌 수도 없이 겪었을 거 아니야. 그러니까, '그 때'에. ⋯ 아, 진짜. (미간을 짚고는 몸을 더욱 웅크린다.) 조금만 기다려줄래? 어떻게 해야 최대한 널 상처주지 않고 파헤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 좀 해볼게.
@2VERGREEN_ 구제불능 자매라, 멋지네요... (생각이 아닌 말로 하는 것은 오랜만인 호칭이다. 당신이 벽에 기대러 가면 따라가 옆에 선다.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든 별로 그의 마음에는 안 드는 생각일 것 같은데. 지그시 보다가) 하지만 크루시아투스 저주는 고문 저주니까, 직관적으로도 나머지 둘에 뒤지지 않게 사악하다고도 볼 수 있지 않아요...?
(어깨 으쓱.) 설명하기 좀 어려운데, 제가 원해서 '그때' 이야기를 하는 건 웬만하면 괜찮아요. 예상치 못하게 언급되거나, 생각나거나, 할 때... ...(숨쉬기 힘들어진다?) 애매해지는 거라. 당신도 그렇지 않아요?
@callme_esmail 난 사상 최악의 언니겠네. (침묵.) 살인 저주는... 말하지 않아도 무슨 말인지 알 테고, 임페리우스는 상대방의 자유 의지를 완전히 빼앗는 거니까. (미간을 짚었던 손을 떼고, 습관처럼 허공에서 손을 휘저으며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하지만 '거대한 고통'은 조금 다른 결의 저주라고 생각했거든. ... 그런데, 아닌 것 같아. 내 앞에 당사자를 살려두면서도 끝없이 고통받는 걸 보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셋 중에 가장 잔인한 저주라고...
그러면. (당신 앞에 내세우기 부끄러운 고통이나, 나도 가끔 원하지 않는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정신이 빠져버린 것처럼 그 자리에 우두커니 멈춰서게 된다고. 가끔 숨을 쉬기 힘들어진다고.) 그 때 '누구'를 만났어? (누가 가장 당신을 두렵게, 견딜 수 없게 만들었냐고. ... 모두를 사랑하는 주제에, 왜 이런 질문을 던졌는지에 대해서는 영원히, 스스로도 알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