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8월 25일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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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ymond_M

2024년 08월 25일 23:08

(마법세계의 거리를 거니는 그는 로브 하나 뒤집어쓰지 않은 채다. 성인이 된 레이먼드를 만났다면 먼곳에서도 그가 누구인지를 유추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테지. 그는 길의 좌우로 늘어선 가로등을, 파괴되었거나 파괴되지 않은 거리를. 상가를 집요하게 훑어낸다. 평화가 왔다. 쓴잔을 들어올려 축하해야하는가? 그는 그저 자신의 유년과 이곳에서 이별하게 될 것임을 깨닫는다. 그래서인지 걸음은 자꾸만 느려진다.)...그리워하게되겠군.

Ludwik

2024년 08월 25일 23:24

@Raymond_M 떠날 거야? (레이먼드의 등 뒤에서 물음을 던진다.) 머글들과 함께 시위하고, 식사하는 삶을 살러?… …

Raymond_M

2024년 08월 25일 23:27

@Ludwik
떠난다기보다는... 쫒겨나는거지. 이제 내게는 허락되지 못하는 긴 평화가 올 테니까. 루디오, 넌 머무를거니?

Ludwik

2024년 08월 26일 15:23

@Raymond_M 머무를 거야. (어쩐지 짙은 죄책감이 들었다.) …나를 받아 주는 건 머글 사회가 아니라 마법사 사회니까, 라고 답한다면. 네가 듣기엔 아주 기만적이겠지… …

하지만 사실이야. 나는 영국 머글 사회에도, 폴란드 머글 사회에도 소속될 수 없을 것 같아. ‘명예 머글’은 어디까지나 명예일 뿐, 진짜 ‘머글’이 아니잖아.

Raymond_M

2024년 08월 26일 21:29

@Ludwik
너는 나를 가끔 너무 냉엄하게 읽는구나.(그가 조용히 손을 들어 당신의 머리카락을 가만가만 흩는다.)우리는 뿌리 내리는 나무나 풀이 아니니... 어디에 있을지를 정하는 건 스스로의 몫이지. 네가 있기로 결정했다면 거기가 네 자리야, 내 친구.(그가 부드럽게 웃는다.)이 사회가 당장 널 향해 칼끝을 겨누지는 않을테니까.(그리고는 조심스럽게 손을 거둔다.)그저 네가 네 삶에 지칠 때, 여전히 내게 네 친구로 남길 원한다는 사실을 알아주겠어? 처음 만났던 그때처럼 말이야.

Ludwik

2024년 08월 27일 10:23

@Raymond_M (문득 울 것 같았다. 그래서 레이의 물음에 대답하기 전에 공연한 이야기를─전해야만 하는 이야기를 했다.) 예전에. 네가 내게 ‘명예 후플푸프’를 제안했던 거 기억나?… 사실 난 그게 싫었어. 그래서 거절했던 거야. … …‘명예’라는 건, 결국 진짜가 될 수 없단 거니까. (슬리데린 학생들이 비꼬듯 ‘명예 머글’이라고 부르던 일이 떠오른다. 그 말을 즐겼던 적 따윈 한 번도 없었다. 아무리 마르크스-레닌주의에 찬성하고 위대한 혁명과 전쟁을 찬양하더라도, 그가 진정 속하고 싶었던 이들, 폴란드 머글들과 진배없어질 순 없다는 걸 내심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 삶은 전부 흉내다. 영웅 놀이이며, 진실되지 않은 것들뿐이다. 어린애 상상과 동화 속 세상 같은 걸 꿈꾸었던 바람에.) 진짜 후플푸프가 되고 싶었나 봐, 나는. 내가 되지 못할 것들을 나는 항상 선망했다. 그래서 이렇게 추한 어른이 되어버린 걸지도 모르지.

하지만 너는… 아름다워. (속삭이듯 말했다.)

Ludwik

2024년 08월 27일 10:23

@Raymond_M 아름답고 진실된 사람이야. 진짜 후플푸프고, 머글들 사이에서 자랐어. 너는 아름다워. (끝까지 선망이었다.)

…잘 가. 네가 내 친구로 남아 주겠다고 해서 기뻤어. … …이 말만은 진심이야.

Raymond_M

2024년 08월 27일 20:18

@Ludwik
(그는 그 이야기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어쩌면 살아온 어떤 나날에서 나는 너를 비참하게 만들기도 했겠구나, 이제 와 사과할 수는 없는 사실에 조용히 생각하면서.)...나는 여전히 네가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러나 그것 또한도 네가 정할 몫이겠지.(그래서 그는 조용히 덧붙인다.)루디오, 다른 사람의 뒤를 쫓지 마. 그건 너무 고통스러운 길이야.(네가 행복하길 바란다. 삶이 고행이라면 언젠가 이 기나긴 산길을 넘어 태양과 마주치기를. 비구름이 가시고 나면 당신 앞에 펼쳐진 꽃밭에 환희할 수 있기를. 끝없이 깊은 암흑과 고난, 고통과 수난의 통로를 빠져나가 언젠가는 종착역에 닿기를. 이어지는 말에 그의 입술이 잠시 벌어졌다가... 다시 닫힌다.)언젠가의 그 날에는 네 웃는 얼굴을 마주할 수 있기를.(가슴을 뻐근히 달구는 감정은 슬픔인가, 그게 아니면 아직 이별하지 않은 이를 향한 그리움인가? 어쨌거나 분명한 것은 우리가 오래도록 보지 못하리라는 사실이다.)

Raymond_M

2024년 08월 27일 20:19

@Ludwik
잘 있어, 내 친구.(그리고 그는 몸을 돌려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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