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ymond_M 떠날 거야? (레이먼드의 등 뒤에서 물음을 던진다.) 머글들과 함께 시위하고, 식사하는 삶을 살러?… …
@Ludwik
떠난다기보다는... 쫒겨나는거지. 이제 내게는 허락되지 못하는 긴 평화가 올 테니까. 루디오, 넌 머무를거니?
@Raymond_M 머무를 거야. (어쩐지 짙은 죄책감이 들었다.) …나를 받아 주는 건 머글 사회가 아니라 마법사 사회니까, 라고 답한다면. 네가 듣기엔 아주 기만적이겠지… …
하지만 사실이야. 나는 영국 머글 사회에도, 폴란드 머글 사회에도 소속될 수 없을 것 같아. ‘명예 머글’은 어디까지나 명예일 뿐, 진짜 ‘머글’이 아니잖아.
@Ludwik
너는 나를 가끔 너무 냉엄하게 읽는구나.(그가 조용히 손을 들어 당신의 머리카락을 가만가만 흩는다.)우리는 뿌리 내리는 나무나 풀이 아니니... 어디에 있을지를 정하는 건 스스로의 몫이지. 네가 있기로 결정했다면 거기가 네 자리야, 내 친구.(그가 부드럽게 웃는다.)이 사회가 당장 널 향해 칼끝을 겨누지는 않을테니까.(그리고는 조심스럽게 손을 거둔다.)그저 네가 네 삶에 지칠 때, 여전히 내게 네 친구로 남길 원한다는 사실을 알아주겠어? 처음 만났던 그때처럼 말이야.
@Raymond_M (문득 울 것 같았다. 그래서 레이의 물음에 대답하기 전에 공연한 이야기를─전해야만 하는 이야기를 했다.) 예전에. 네가 내게 ‘명예 후플푸프’를 제안했던 거 기억나?… 사실 난 그게 싫었어. 그래서 거절했던 거야. … …‘명예’라는 건, 결국 진짜가 될 수 없단 거니까. (슬리데린 학생들이 비꼬듯 ‘명예 머글’이라고 부르던 일이 떠오른다. 그 말을 즐겼던 적 따윈 한 번도 없었다. 아무리 마르크스-레닌주의에 찬성하고 위대한 혁명과 전쟁을 찬양하더라도, 그가 진정 속하고 싶었던 이들, 폴란드 머글들과 진배없어질 순 없다는 걸 내심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 삶은 전부 흉내다. 영웅 놀이이며, 진실되지 않은 것들뿐이다. 어린애 상상과 동화 속 세상 같은 걸 꿈꾸었던 바람에.) 진짜 후플푸프가 되고 싶었나 봐, 나는. 내가 되지 못할 것들을 나는 항상 선망했다. 그래서 이렇게 추한 어른이 되어버린 걸지도 모르지.
하지만 너는… 아름다워. (속삭이듯 말했다.)
@Raymond_M 아름답고 진실된 사람이야. 진짜 후플푸프고, 머글들 사이에서 자랐어. 너는 아름다워. (끝까지 선망이었다.)
…잘 가. 네가 내 친구로 남아 주겠다고 해서 기뻤어. … …이 말만은 진심이야.
@Ludwik
(그는 그 이야기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어쩌면 살아온 어떤 나날에서 나는 너를 비참하게 만들기도 했겠구나, 이제 와 사과할 수는 없는 사실에 조용히 생각하면서.)...나는 여전히 네가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러나 그것 또한도 네가 정할 몫이겠지.(그래서 그는 조용히 덧붙인다.)루디오, 다른 사람의 뒤를 쫓지 마. 그건 너무 고통스러운 길이야.(네가 행복하길 바란다. 삶이 고행이라면 언젠가 이 기나긴 산길을 넘어 태양과 마주치기를. 비구름이 가시고 나면 당신 앞에 펼쳐진 꽃밭에 환희할 수 있기를. 끝없이 깊은 암흑과 고난, 고통과 수난의 통로를 빠져나가 언젠가는 종착역에 닿기를. 이어지는 말에 그의 입술이 잠시 벌어졌다가... 다시 닫힌다.)언젠가의 그 날에는 네 웃는 얼굴을 마주할 수 있기를.(가슴을 뻐근히 달구는 감정은 슬픔인가, 그게 아니면 아직 이별하지 않은 이를 향한 그리움인가? 어쨌거나 분명한 것은 우리가 오래도록 보지 못하리라는 사실이다.)
@Ludwik
잘 있어, 내 친구.(그리고 그는 몸을 돌려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