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8월 20일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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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dwik

2024년 08월 20일 22:47

(비좁은 그 집을 떠난 지 며칠 되었으니 슬슬 들키리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난리가 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오밤중의 다이애건 앨리를 달리며 실성한 듯 제 이름을 외쳐대는 마리아 칼리노프스카를 보고는… 그냥 숨었다.) … … (숨어서 일기나 썼다.)

WWW

2024년 08월 21일 04:20

@Ludwik (마녀가 자신을 붙잡은 마리아를 돌아본다. 창백하도록 새하얀 낯이다. 마녀는 마리아에게 무엇인가 귓속말 했다. 마리아는 루드비크가 없는 방향으로 내달려간다.
이윽고 마녀가 일기를 쥐고 있는 루드비크를 돌아본다.) 후후… 감사 인사는 됐단다.

Ludwik

2024년 08월 21일 12:25

@WWW … … (시선을 돌린다.) 나도 너한테 감사 인사를 할 마음은 없어. …그런데, 네가 이래도 돼? 너희는 날 감시 대상으로 여기고 있던 것 아니었나. 감시 대상을 길바닥에 두는 것보단… 집에 가둬놓는 게 편할 텐데, 그웬돌린. 아니, 웬디라고 불러야 하나…

WWW

2024년 08월 21일 17:56

@Ludwik 편히 부르렴, 아가…. (손을 뻗어 루드비크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매만진다. 내려오는 머리칼 몇 가닥을 귓바퀴 뒤로 쓸어넘겨 정돈했다. 마녀의 유백색 눈동자가 루드비크에게 시선을 둔다.) 괜한 걱정을 하는구나. 네가 어디로 가도 알 수 있을 텐데. 반드시 찾아낼 수 있을 거란다….
자아, 그래서… 밤산책까지 나온 이유가 뭘까?

Ludwik

2024년 08월 21일 21:33

@WWW (흠칫 놀랐지만 가만히 있었다. …‘그웬돌린’의 손길은 어머니의 그것과 다를 게 없었다. 바로 그랬기에 소름이 끼쳤고… 동시에, 안온했다. …입속으로만 욕지거리를 읊조렸다.) 나는 그냥… 그,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 다들 왜 싸우는 건지, 뭘 믿고 있는지 알아야만 한다고… (문장을 제대로 끝내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가,) …웬디. (종내 ‘그 이름’을 부른다.) … …너야말로 나한테 왜 이래.

WWW

2024년 08월 21일 22:11

@Ludwik …… 밤공기가 춥진 않니? 네가 괜찮다면 집으로 가지 않으련…. 마리아는 내일 쯤 돌아올 거란다. 그래, 오랜만에 비고스도 맛보고 싶고……. (추궁하거나 다그치지 않는다. 그건 마녀의 방식이 아니다. 다만 때가 되어 스스로 말할 수 있도록. 부름에 시선이 가 닿는다. 다시, 미소.) ……그럼, 이러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Ludwik

2024년 08월 22일 20:35

@WWW (다정한 태도를 고수하는 이 앞에서 퉁명맞게 굴기란 힘들다. 그럼에도 그는 애써 말한다, 밤의 추위에 떠는 한이 있더라도 굴복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적어도 지금은.) 나랑 같이 식사한 건 우디였지, 네가 아니었어. …내 친구는 네가 아니라 우디라고. 그 앤 대체 어디 간 거야… …

WWW

2024년 08월 22일 22:31

@Ludwik (그럼에도 나는 그 집을 기억하는데. 그 아이가 아닌 나도 그 집의 온도와 비고스의 맛과 이불에서 나던 냄새와 움푹 패인 네 볼과 툭 불거진 광대와 수척한 낯과 보렴, 지금도 군데군데 흰머리가 자란 이 절망 어린 소년을 기억하는데.
마녀는 더이상 그들이 자신에게서 소년을 찾음으로 인해 화내고 분노하고 짜증내지 않는다. 다만 가만히 루드비크의 낯를 들여다본다.) 나는 네 친구인 적이 없었니···?

Ludwik

2024년 08월 23일 19:45

@WWW (루드비크 또한 그 나날을 기억한다. 함께였던 시절의 온도와 비고스의 맛과 이불에서 나던 냄새, 소심하고 오갈 곳 없었던, 흰 머리칼을 지닌 그 나무꾼 소년을. 그래서 더더욱…) 넌 우디가 아니잖아. (더더욱, 절망하게 된다. 때로는 전쟁 그 자체와 자신의 처지보다도 우디가 사라졌다는 사실에 숨이 막히곤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그러니까 넌 내 친구가 아니야. 죽음을 먹는 자의 일원일 뿐이지. … …

WWW

2024년 08월 25일 17:22

가스라이팅의 의도가 담긴 발화

@Ludwik 너는···, 나를 정말 슬프게 하는구나. (그러나 당신이 어릴 적의 그 소년을 애정하며 그리워 할 수록 나는 도무지 설 곳이 없음을, 그 반동으로 나는 당신이 미워지다가도, 전쟁으로 말미암아 구원 받고 고통 받고 격동하며 격통을 앓는 이 소년을 내버려 둘 수 없음을 알게 된다. 어느 순간, 마녀는 표정을 지우고 고개를 돌린다. 그것은 헬렌이 이별을 고할 때 자신에게, 아니 어쩌면 루드비크 당신에게 지었던 것과 비슷한 낯이었다. 놓고 보면 둘은 참 닮았다.) ······나는 네가 어른이 되려 해도, 결혼을 해도, 자꾸 엇나가도, 너를 아끼고 예뻐하며 너를 위한 자리를 언제나 생각해 두었는데. 너는 한 번도 내 생각을 않지.
······나쁜 아이구나.

Ludwik

2024년 08월 25일 22:59

가스라이팅을 당함, 보호자에게 받은 정서적 학대를 연상시키는 태도

@WWW (움찔한다. “나쁜 아이”, 그 말은, 어쩌면 그가 가장 견디기 어려워하는 비난이었다. “넌 영웅이 될 수 없을 거야”는 말보다도 더. 왜냐하면 그는 ‘어머니를 사랑하는 아들’이기 때문이다. 사랑받고 싶기 때문이다. 허울 좋은 소릴 뇌까리고 있지만 결국 근본을 파헤쳐 보면 어린아이 같은 욕망만 남기 때문이다… 착한 아이가 되고 싶다.)

…미안해. (이런 마녀에게 사과할 것 따윈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왜 저자세로 나오게 되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 …널 진심으로 싫어하는 건 아니야, 난… 그냥, 우디가 좋아서… 그 앨 보고 있으면 유년으로 돌아간 것 같거든… … (변명이 이어진다.)

WWW

2024년 08월 27일 17:51

@Ludwik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당신의 여린 부분을 나는 너무도 잘 알고 말아서, 그런 욕망은 자신이 지울래야 지울 수가 없는 그 아이―당신이 좋아하는, 하얀 머리와 녹색 눈을 가진 나무꾼―와 닮아 있어서, 바로 그 부분이 정확히 그 마녀가 충족시켜 주고 싶었던 결핍이자 파고들고 싶었던 무른 부분이자 당신과 관계 맺고 싶었던 지점이었다.
마녀는 당신의 말을 듣고 잠시간 침묵이다가, 가만히 손을 내밀었다. 엄지로 눈물을 닦듯이 당신의 눈가를 쓸다가, 뺨을 한번 어루만지고 거두었다.) ……너를 아끼고 지켜 주는 사람보다는,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친구가 좋은 걸까. 네게도 그런 때가 온 걸까……. (마치 아주 오래 전부터 당신을 가까이서 지켜 봐 온 것처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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