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W ...전혀 없지. 나도 알고 있어. (중얼거린다. '전부'라는 당신의 말에 마음 깊은 곳에서 거부감이 피어오른다. 자신을 위해 해준 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상한 일이다.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서 고개를 숙인다.) 맞,아요. 어떻게 마무리되는지만 보고 갈게요. 불안해서 그래요...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잡혀가는 이들을 수십명이나 봤다. 그럼에도 나서진 못하고, 도망치거나 지켜보기만 했다. 왜냐하면 순수혈통이라고 해도, 난 그들과 다르지 않으니까.) 제가 첩자같은 게 아니라는 건 당신이 제일 잘 알잖아요. (아콰시는 곤란하다는 듯, 둘을 번갈아보다가 호위는 데리고 다니라는 말만 남기고 떠나버린다. 임판데는 그의 뒷통수만 노려보다가, 당신에게로 고개를 돌린다.) ...도와줘서 고마워.
@LSW 글쎄, 내 성 하나 갈아끼운다고, 그렇게 되려나. (날 깔보던 인간들은 아직도 당당히 돌아다니고 있는데. 어린 시절의 불완전함 역시, 꼬리표처럼 나에게 붙어있을까. 수치스럽지 않던 일이 수치스러워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가.) 왜 나왔냐니... (집요정들이라는 말에, 조금 울컥한 것처럼 고개를 돌린다.)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야. 지금 돌아갔다간,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단 말이야. 걔네들도 위험해지고! (식식거리는 호흡이 천천히 잦아든다. 아, 눈을 내리깔고서 마른 세수를 한다.) 미안해, 괜히 화풀이해서...
@LSW (임판데는 어릴 때부터 언어재활에 적극적이었다. 속마음을 표현하지 못해 답답했던 마음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무시당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무감하다고 해서 강철 심장을 가진 것은 아니니까. 그런데 여전히 나는 무력히 도마 위에 올라 사람들에게 난도질 당하고 있구나.) ...뭐? (멍한 표정을 짓는다. 헛웃음을 흘린다.) 왜 그렇게 생각한거니. 도대체 뭘 보고... ('알아차린거야?' 당신을 제외하고 아무도 없는 곳이지만, 임판데는 끝까지 필사적으로 숨긴다.) 우선 오해를 바로잡자면, 아직까지 아난은 내게 해를 끼친 적이 없어. (거짓말이다. 그의 존재가 임판데에겐 곧 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