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8월 18일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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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dwik

2024년 08월 18일 23:18

(해가 저물고 나면 드디어 거닐 수 있다. 그는 런던을 증오하고, 자신과 불화하는 도시를 걷는 그의 걸음걸이는 단조로우며 표정은 공허하다. 자신의 이야기 같은 건 이미 진작에 끝났다는 듯이… …)

(그러나 이번에는… 다이애건 앨리 방향으로 향한다. 왜?)

LSW

2024년 08월 18일 23:28

@Ludwik (아일롭스 부엉이 상점 앞에서 갈색 서류가방을 들고 기웃거리는 중이다.)

Ludwik

2024년 08월 19일 00:09

@LSW 윈필드… (그를 발견한 순간, 저도 모르게 속삭이듯 호명했다. 그러나 그 성姓은 이내 그를 짓찔렀다. ‘판 윈필드는…’) … …

(아무것도 못 본 척 지나가고자 발걸음을 옮긴다.)

LSW

2024년 08월 19일 00:33

@Ludwik (하지만 그 희미한 속삭임을 들은 탓인지 아니면-다른-운명적인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 쪽으로 몸을 틀었다.) 루드비크? 진작에 출소했을 거라 생각하긴 했는데. 오랜만이네요.

Ludwik

2024년 08월 19일 15:54

@LSW (그대로 멈춰 선다. 투우는 어디 가고 오갈 곳 잃은 개처럼.) …레아. (그리고 그는 더 이상 레아 윈필드를 ‘윈필드’라고 호명하지 못하게 되었다.) 내…내가 올 곳이 아니었는데. 미안.

LSW

2024년 08월 19일 19:06

@Ludwik 하하... 제게 사과할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요. (선뜻 루드비크에게 다가가더니 그의 눈 앞에서 손을 흔든다.) 한 잔 했어요? (다분히도 무례한 발언.)

Ludwik

2024년 08월 19일 20:19

@LSW (고개만 가로저었다. 그리고 다시,) …미안해. (사과할 이유는 알지 못했다. 단지 그 말만 나왔다. 사실 레아에게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니었음에도.) 저, …저기, 레아, 어디 가는 길이었어?… 아니면 상점에 볼일이라도… (이것 역시 정말로 묻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방해한 건 아닌가 모르겠다. 미안해.” 하고 덧붙였다.)

LSW

2024년 08월 20일 00:51

@Ludwik (여전히 웃는 얼굴이다.) 하지 말라고 해도 미안하단 말만 벌써 세 번째군요. 됐어요. 당신이 원래 누구 말이나 조언을 듣는 사람도 아니니까. 저는 말이죠, 이 근처에서 볼 사람이 있었는데 못 올 것 같다 하더라고요. (뼈가 있는 일상적인 말들. 그는 흔들던 손을 옷 주머니에 밀어넣는다.) -돈은 있어요? 폴란드 음식점은 제가 몰라서. 치킨 티카 마살라 좋아해요? 이렇게 오랜만에 본 김에 저녁 살게요.

Ludwik

2024년 08월 20일 15:06

@LSW 미, … (또다시 사과할 뻔했다. 고개를 떨구었다.) … …네가 하자는 대로 할게. 그 음식은… 먹어 본 적 없지만. …그, 근데, 있잖아, (아이작 윈필드에 대해 말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이야길 꺼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아 우물쭈물했다. 헬렌에게서 들었던 말이 새삼 떠오른다…) …너희 아버지는, 그… …

LSW

2024년 08월 20일 18:48

@Ludwik ('그 단어'를 입에 올리자마자 레아는 루드비크의 비쩍 마른 손목을 잡아챈다.) 여기서 좀 거리가 있는 곳이니까 순간이동할 거예요. (특유의 펑 소리, 이윽고 몸이 잡아당겨지는 감각과 함께 인적 드문 골목에 도착한다. 골목 바깥에서는 도시의 불빛이 반짝인다. 여러모로 비루먹은 당나귀 같은 모습의 루드비크와는 어울리지 않는 세상으로 그를 끌고 왔다.) 그러니까, 저희 아버지요... 만나자마자 그런 이야기를 하다니 정말 사려깊지 못하네요. 아직 식을 치르지는 않았어요. 어머니께서 바라지 않으셔서.

Ludwik

2024년 08월 20일 23:32

간접적인 자살 사고

@LSW (무어라 대꾸하기도 전에 세상이 바뀌었다. 오랜만에 겪는 감각과 어울리지 않는 도시가 고통스럽다. 휘우듬하게 비틀거리며 무의식적으로 레아의 팔을 잡았다. 시선은 아래로 향해 있다.) 미안해, 난… 그-그러려는 게… 아니라… … 미안… 본부 소식 들은 뒤로, 계속, 판 윈필드 생각이 나서… (…) 내가 대신 죽었어야 했는데… …

LSW

2024년 08월 21일 02:34

@Ludwik (아버지, 판 윈필드, 윈필드, 그놈의 윈필드...... 루드비크의 손목을 쥔 손아귀에 무심코 힘이 콱 들어갔다가- 힘을 푼다. 그런데도 당신은 여전히 옆에 있고, 팔을 잡고 있고...

돌아보는 일 없이 앞으로만 돌진하던 황소. 조련사를 들이받고 두 뿔이 꺾인 뒤에야 초라하게 뒷걸음질쳐 주저앉는 짐승아. 그는 생각한다. '나는 최선을 다했어.') 죄책감을 덜려고 하는 말이라면 그만두는 게 좋겠어요, 엘 토로. 알량한 말 몇 마디를 한다고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오는 건 아니니까요, 그렇죠? 오하라 대신 죽었어야 한다고 당신의 친구가 우리 곁에서 걷게 되는 건 아니잖아요.

Ludwik

2024년 08월 21일 13:52

자살 사고의 표현

@LSW (그들은 마주 본다. 시선의 높이는 거의 비슷하고 루드비크가 조금 더 높다. 하지만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죄책감에 짓찔렸다. 어떻게든 용서받고 싶었고… 이 손을 놓고 싶지 않았다. 손목의 통증에 미간을 찌푸리게 되더라도.)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나… 죽었어야 했는데… … 애초에 아무것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내가… (‘알량한 말 몇 마디’가 이어진다. 사과하지 말라던 레아의 말은 이미 잊어버린 것 같다. 그것 외에는 무엇을 하면 좋을지 알 수 없었다. 로신의 이름이 언급되자 레아의 팔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다지 아프진 않을 것이었다.) 내가 뭘 해야 용서받을 수 있지?… … 어떻게 해야… (그러곤 한 가지를 더 고해한다. 번제가 끝난 뒤의 고해는 ─ 죄 사함할 자격 없는 유다에게 바치는 고해는, 참 무의미하다.) 정말 미안해… 이것도, 이것도 용서해 줘, 아니, 용서하지 마, 제발. …널 의심했던 적 있었어… …

LSW

2024년 08월 21일 19:14

비종교인이 진행하는 고해성사, (그리고 아마도) 신성모독...

@Ludwik (지긋지긋하다. 예로부터 예상했던 일이지만 헬렌이 왜 루드비크를 떠났는지 바로 알 것 같았다. 황소가 될 수 없는 나귀란, 그리고 과오에 짓눌려 살아가는 인간이란 참으로 보기 싫은 것이구나 해서. 이것은 동족혐오다. 자신은 루드비크 이 자처럼 되지 않겠다는 강렬한 부정이기도 하다.) 하. 하하... 그래요...... 들어나 보죠. 제대로 된 절차를 밟을래요? 고해소가 없으니까 무릎이라도 꿇어요. 루드비크. (그를 마주보고서 어깨에 손을 얹는다. 이 다음은 성호경이다. 십자를 그으며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Ludwik

2024년 08월 21일 22:10

@LSW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그럼에도 루드비크가 레아를 놓으려 하지 않았기에, 레아의 팔을 붙잡았던 손은 스르륵 미끄러져 내려와 종내 서로 손을 마주 잡는 형상이 되었다. 아니… 어쩌면 루드비크 홀로 매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고해한 지 오래되었다”는 말도, “아멘”이라고 따라 읊조리는 것조차 못하면서도, 자신을 짓누르는 것들로부터 해방되지도 못하는, 변절자와 실패자로 낙인 찍힌 추한 인간… 카이사르도 나폴레옹도, 황소도 아닌, 많고 많은 소시민 중 하나이자 비루먹은 나귀, 레아 윈필드의 한 부분.

Ludwik

2024년 08월 21일 22:10

@LSW 그런데 루드비크는 지금도 레아 ‘이사코비치’ 윈필드가 배신했을 리 없다고 마음 한편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야 레아는 자신이 존경하는 판 윈필드의 자식이니까. 이 어깨에 올려진 손으로 그런 짓을 했을 리가 없으니까. 하지만 물어 보아야 했다, 확실시해야만 한단 말이다… …) 헬렌에게서 그런 말을 들은 적 있어. 네가… 아버지를 팔아먹었다는 말. 난 그걸 듣고 아주 잠깐이지만 널 의심했었어. (결국 운다.)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용서해 줘… … (이 밖에 알아내지 못한 죄도 모두 용서하여 주십시오.)

LSW

2024년 08월 22일 01:21

고해성사 중 통회기도문의 변형

@Ludwik (총을 들고 위대한 전쟁영웅의 흉내를 내며 놀이를 하다가 친구를 '실수로' 쏘아 버린 꼬마는 언제쯤이면 자랄 수 있을까? 당신은 언제쯤이면 이 모든 부정을 그만둘까? 나는 언제쯤이면......)

참으로 마음 아프셨겠습니다. (그의 어깨에 얹었던 손을 펼쳐 루드비크의 머리 위로 올린다.) 친우를 의심하는 마음이 우리를 비극으로 이끕니다. 알고 있어요. 당신이 사랑하는 친구를 쏘았던 것을, 자식과 아내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음을 압니다. 당신이 듣지 않으니 내가 당신의 말을 듣겠습니다. 마음 깊이 뉘우치고 눈물 흘리세요.

하늘에 계신 나의 아버지께서는 무고한 자의 죽음으로도 세상과 당신을 화해시키지 못하여 죄를 용서하시고자 나를 보냈습니다. 내가 몸소 이 교우에게 용서와 평화를 주겠습니다. 내가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이 자의 죄를 용서합니다...*

(*고해성사 예식 중 통회기도를 변형함.)

LSW

2024년 08월 22일 01:27

고해성사 중 통회기도문의 변형

@Ludwik (웃는다. 어느 순간부터 루드비크의 머리 위에서 웃음소리가 흘러나온다.)

(통회는 두 가지로 나뉜다. 죄에 의해 벌받음을 두려워하며 통회하는 것을 하등통회, 자신이 상처입힌 대상에 대한 사랑과 아픔을 느끼고 뉘우침을 완전하다고 부르며 이를 상등통회라 한다.)

아직도 의심하고 있죠. 아직도 품 안에 그 총을 들고 다녀요? 오하라를 쏘았던 걸로, 나도 쏘게요? 그리고 다른 누군가에게 용서받겠다고 빌 건가요? 친구를 또 죽였다고.

Ludwik

2024년 08월 22일 23:21

자살 사고의 표현, 자살 방법 언급

@LSW (회개하고 싶었다. 레아에게 매달려 소리 내어 울었다. 용서받고 싶다. 전부 후회한다. 그러나 그는 방법을 모른다… 이도저도 하지 못한 채 세상과 불화한다.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거야.’ 부정의 끝은 자기부정이다. 가룟 유다로 하여금 스스로 목매달아 죽게 한 그것. … …그런데 하늘에 계신 당신의 아버지가 당신에게 죄 사함할 자격을 준 적 있던가? 당신의 통회는 어느 것이 될까? 루드비크는 그것 역시 몰랐고, 다만…) 아, 아니야… … 아니야, 제발, 제발 믿어 줘, 난 아니야… (모든 걸 부정할 줄만 안다. 부정하고 또 부정한 끝에 로신 오하라를 ‘실수로’ 쏴 죽였음을 쉽게도 잊는다.) 용서한다고 해, 했잖아…

Ludwik

2024년 08월 22일 23:23

암시적인 자살 사고, 몸에 무기(총)를 들이댄 상황 묘사

@LSW (벌벌 떨면서 품안의 권총을 꺼내들었다. 그것의 총구를 제 쪽으로 향하게 한 다음 레아에게 건네었다. 손에 쥐여 주려고 했다. 증명하고 싶었다 ─ 전쟁영웅 흉내를 낼 때처럼, 어떻게든 인정받기 위해서. 비위를 맞추고자 미소 지으려고 애쓰며 레아를 올려다보았다.) 봐… 지금 쏘면… 날 죽일 수 있어. (죽음을 말할 때면 불현듯 몰려오는 희열감.) 그런데도 난 너에게 이걸 건넸어!… 너를 아직도 배신자라고 의심한다면 이럴 리 없잖아… … 이제… 이제 날 믿을 수 있어? …용서해 줄 수 있어?… …

LSW

2024년 08월 23일 14:03

몸에 무기(총)를 들이댄 상황 묘사, 상대 캐릭터를 경멸함...

@Ludwik (총을 쏘아본 적이 없다. 따라서 사용법도 모른다. 하지만 건네받은 것의 방아쇠에 검지를 건다. 여전히 우리의 손은 겹쳐 있다. 레아는 루드비크를 쏘아보듯이 내려다본다. 거울을 보듯이, 밟을 이유조차 없는 벌레를 보는 듯이. 뿌리깊은 자기혐오다. 총을 고쳐잡자 달칵- 쇳소리가 났다. 어느 성소에서도 쓰지 않을 기도문을 중얼거린다.)

용서합니다. 당신의 모든 의심을 용서합니다. 모든 불신과 불화와 부정과 스스로를 채찍질함과 눈먼 황소처럼 달리던 무모함을 용서합니다. 벗의 충고에 귀 기울이지 않았던 무지를 용서합니다. (총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또다시 쇳소리가 난다. 레아는 지금 당장이라도 방아쇠를 당기고 싶었다.)

친구를 쏘아죽인 아둔함을 용서합니다. 아내와 아이를 돌보지 않았음을 용서합니다. 어머니를 등지고 무기 든 어리석음을 용서합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용서합니다.

LSW

2024년 08월 23일 14:08

몸에 무기(총)를 들이댄 상황 묘사, 상대 캐릭터를 경멸함...

@Ludwik (나폴레옹도 카이사르도 되지 못한 어린아이야.) 스스로의 몸에 병기를 들이대는 자책을 용서합니다. 죄인으로서 감히 관용을 바라는 마음을 용서합니다.

하하! (또 웃는다. 레아는 루드비크를 마주보고서 무릎을 꿇는다. 천천히, 총구를 자신 쪽으로 돌리며 루드비크의 손에 쥐여준다.) 당신이 고백했으니 저도 죄를 하나 고백하겠습니다. 헬렌의 말이 진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보셨지요. 왜 그걸 의심이라고 생각하시지요?

Ludwik

2024년 08월 23일 23:44

자살 사고, 몸에 무기(총)를 들이댄 상황 묘사

@LSW (지금 당장 방아쇠를 당겨 주길 원했다. 로즈워드와 로신처럼, 자신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다른 사람들처럼 그렇게 죽고 싶으면 용서받을 수 있을까? 하지만 그건 진실로 죄를 뉘우치기 때문인가? 그저… 괴롭기 때문이 아닌가?… 레아가 자신의 죄를 하나하나 짚을 때마다 두 눈을 감아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가장 싫은 건, 사실 마음 깊숙한 곳에선 ‘이렇게는’ 죽고 싶지 않아하며, 용서하겠다는 말에 위로받는, 모순된 자기 자신이다.

그리고 의심을 저버리지 못하는 스스로가…) 어?

(얼빠진 낯. 어정쩡한 미소 그대로 겁을 집어먹는다. 양뺨에 말라붙은 눈물 자국을 문질러 닦을 생각도 하지 못했다. 어느 순간 총구는 레아 쪽으로 돌려져 있었고, 방아쇠를 당기면 그걸로 끝임을 직감한다. 그렇게 되면 이번에도 살인자로 전락할 것이다. 또 아즈카반에… 디멘터에 둘러싸여서… 그 끔찍한, 영원 같던 나날을!…

Ludwik

2024년 08월 23일 23:45

@LSW 또 어머니가 우실 거고, 또 모두에게 경멸당할 거고, 또 누군가의 시신과 마주하게 될 거고, 또 하나의 망령이 제 뒤에서 끌어안을 테다…) 그, 그만, 무슨,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도망치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잘못했어, 그만해, 부탁이야…” 울먹이며 사정하면서도 도망칠 수 없었다. 레아의 말을 들어야 했다. ‘왜 그걸 의심이라고 생각하느냐고?…’ 그 말은 곧…)

LSW

2024년 08월 24일 00:42

자살 사고, 몸에 무기(총)를 들이댄 상황 묘사

@Ludwik (어쩌면 당신도 마음 속으로는 알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알고 있었는데, 헬렌의 말을 듣는 순간 알아버렸는데 그 이상 누군가의 목숨을 빚지는 죄를 지을 수는 없어서. '그랬다가는 나의 삶이 망가지고 말아서.' 총구를 자신의 왼쪽 가슴에 댄다.)

내가 판 윈필드를 팔았어, 대령.

LSW

2024년 08월 24일 00:44

@Ludwik 내가 판 윈필드와 그의 동료들을 팔았다고.
(어쩌면... 어쩌면 여기서 그를 또다시 죄인으로 만들어버린다면, 그래서 재범이 된 그가 영영 아즈카반을 나오지 못하게 된다면 그 또한 나쁘지 않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든다.) ...어때요, 제 말이 진짜 같아요? 날 용서할 수 있어요? 내가 당신을 용서한 것처럼?

Ludwik

2024년 08월 24일 22:28

@LSW (그는 애원했다. 이러지 말라며 울었다. 도망치고 싶어도 갈 곳이 없었다. 어두운 골목 너머로는 빛나는 도시가 있었지만, 어쩌면 저곳으로 뛰쳐나갈 수도 있었지만 ─ 저곳은 우리 죄 많은 변절자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곳이었으므로.)

(그러니까 우리는 같다는 뜻이다. 네가 너를 용서할 수 없다면 나를 용서한 적 역시 한 번도 없다는 뜻이다. 즉 아이작 윈필드는 번제의 동물이 되어 십자가에 못 박혔다는 뜻이다… 하지만 루드비크 칼리노프스키는 생각한다. ‘내가 여기서 레아 윈필드를 쏴 죽인다면? 이 유다 같은 배신자를, 역겨운 반동분자를 쏴 죽이고 불사조 기사단과 판 윈필드의 복수를 이룬다면, 그들이 날 다시 받아 주지 않을까? 날 다시 필요로 하고 사랑해 주지 않을까?…’ 공포와 경악으로 제정신이 아닌 영혼은 고장나버렸다. 쓸모를 원했고 그는 아직도 뭐든 할 수 있다.)

Ludwik

2024년 08월 24일 22:28

몸에 무기(총)를 들이댄 상황 묘사

@LSW 왜? (애원하고 울던 그가 어느 순간 무표정이 되었다. 총을 쏘아 본 적 있고 사용법을 알았기에 토카레프 TT-33을 익숙하게 다루었다. 실로 대령다운 모습이다. 레아의 왼쪽 가슴에 겨누어진 총구로부터 총성이 울려 퍼지면, ‘배신자’는 즉사하고 ‘복수’는 완료된다. 아무도 자신을 믿어 주지 않으리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쨌거나 어린아이는 시야가 좁은 법이다.) 왜 그랬어?

LSW

2024년 08월 25일 00:44

몸에 무기(총)를 들이댄 상황 묘사

@Ludwik (심장에 겨누어진 금속의 차가운 기가 느껴지지 않는 것은 그것이 몇 겹의 옷 위에 닿았기 때문이리라. 심장이 빠르게 뛴다. 뺨이 발그레해져 핏기가 돈다.) 아멘. 저는 여태까지 반성한 적이 없기에 고해한 적도 없습니다. 사실 이건 고백도 아니에요. 자랑이죠, 자랑. 당신은 배신자도 아닌 친구를 쏘아죽이고서 감옥에 다녀왔는데 난 그 사람들을 다 팔아먹고 이렇게 성공했다는 자랑.

말하자면, 돈 때문이에요. 그냥 돈 때문이었어요. 저택 기둥뿌리를 통째로 뽑아주겠다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팔았죠. 덕분에 금시계도 샀어요. (잘그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레아가 베스트 안쪽에서 회중시계를 꺼내든다. 고급스러운 시계는 어둠 속에서 보아도 반짝이며 빛났다.)

LSW

2024년 08월 25일 00:51

@Ludwik (아니다. 그때 받은 건 은화 서른 개뿐이었다. 하지만 상사를 따라다니면서,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면서, 죄를 눈감으면서부터 돈이 들어왔다. 그러니 이 또한 목숨값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하. 부러워요? 인생 편 게 부러우면 그렇다고 말해요. 그런데 날 쏜다고 당신이 순식간에 명예로운 전사가 되진 않을 거니까.

이런다고 나폴레옹이 되지는 않아요. 그냥 살인자가 될 뿐이지... 솔직히 말해봐요, 정말 죽은 사람들 때문에 분노해서 복수하고 싶어서 이러는 거 맞아요? 가출 좀 했다고 엄마가 다 큰 자식이나 찾아 울며 뛰어다니고, 아내는 이혼했고 아들은 보지도 못하고 당신이 좋아하던 은사님도 그 남자애도 당신 손에 죽었고. (얼굴의 웃음기가 사라진다.) 그냥 받아들여지고 싶을 뿐이잖아요. 정당한 존재로.

Ludwik

2024년 08월 25일 21:24

@LSW 아, 그래, 교구 신부인 척 굴었으면서, 사실은 더러운 배금주의자였던 말이지… 날 용서한다던 말도 거짓이고, 판 윈필드에 대해 했던 말도 기만이었단 말이지?… (“그냥 돈 때문이었어요. 부러워요?” 그것은 익숙한 서방의 언어였기에 루드비크는 익숙하게 분노할 수 있었다. 정형화된 분노란 참 편리하다. 제1세계, 북대서양 조약기구, 흉악한 프로파간다를 퍼뜨리는 거짓말쟁이들, 돈 때문에 뭐든 할 수 있는 놈들… 그리 규정하고 나자 모든 게 편리해졌다. 더 이상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영웅이 될 수 있다!… 레아 윈필드, 저 변절자의 말 따윈 조금도 신경 쓸 필요 없다, 왜냐면 진짜 변절자는 내가 아니라 너였으니까! 하지만 과연 이 감정을 온전한 분노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냥 받아들여지고 싶을 뿐이잖아요. 정당한 존재로.” … …)

Ludwik

2024년 08월 25일 21:25

동의 없는 신체 접촉, 총기에 의한 상해

@LSW 입 다물어… (레아의 어깨를 꽉 쥐더니, 그대로 힘을 주어 골목 바닥에 쓰러뜨렸다─그럼에도 루드비크가 레아를 놓으려 하지 않았기에, 위에서 아래로, 서로 마주 보는 형상이 되었다. 몇 년 전이었다면 이런 것은 가뿐했을 테지만 말라빠진 나귀 같은 몸이었으므로 안간힘을 다해야 했다. 심장이 빠르게 뛴다. 금세 낯이 붉어졌다. 나지막이 윽박질렀다.) 네가 뭘 알아! 너, 너도 나랑 다를 거 없잖아… 아니, 넌 나보다 더 역겨워!… 그런 주제에 다 안다는 듯이 지껄이지 마… 나는… …

(침묵. 그는 말이 없었다. 어느 순간, 레아의 뺨 위로 눈물이 떨어졌다. 그리고 재빠르게 권총이 달칵거리자마자─ 총성이 들린다. 루드비크는 레아의 오른쪽 손바닥에 대고 발포했다.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 아, 하지만 우리에게 구제와 구원이 허용된 적은 있던가? 이건 그저, 십자가형에 처해지는 죄수의 모습 아닌가?…)

LSW

2024년 08월 25일 22:17

동의 없는 신체 접촉, 총기에 의한 상해, 정신질환을 비하하는 욕설

@Ludwik (총성과 함께 날카로운 비명이 골목을 울린다. 전선줄에 앉아 있던 비둘기가 검은 하늘로 날아간다. 레아는 루드비크에게서 벗어나고자, 그리고 강렬한 고통으로 발버둥친다.) 아, 아윽... 아...

(생리적인 눈물이 흘러 뺨의 물방울을 삼켰고. 물기가 땅으로 떨어진다. 그것은 또다시 오른손에서 흐르는 피와 섞여든다. 그 위로 또 물방울이 떨어진다. 한 방울, 두 방울, 점점이 더러운 바닥을 검게 물들이던 것이 서서히 쏟아지기 시작한다. 완전히 물든 바닥이 새카매져서 밤하늘과 구분할 수 없다. 골을 뒤흔드는 통증 속에서 레아는 당신이 울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닌가? 이건 그저 빗물인가? 빗물이겠지. 그렇겠지...) 이거 놓으라고, 미친 새끼야... 눈이 돌아서, 아...

LSW

2024년 08월 25일 22:24

동의 없는 신체 접촉, 총기에 의한 상해

@Ludwik (어느 순간부터는 작열통에 가까운 이 아픔이 그럭저럭 견딜 만 하다. 괜찮은 건 아닌데, 어느 순간 온몸에 힘이 빠졌다. 그는 파리해진 입술로 무어라 중얼거린다. 오른손은 축 늘어져 바닥에 붙은 채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너희가 남의 잘못을 용서한 것과 같이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려니와 그러나 네가 남을 용서치 않거든 아버지께서도 너의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시리라...**

(*마태복음 6:12 **마태복음 6:14-15)

LSW

2024년 08월 25일 22:30

@Ludwik (루드비크를 올려다보며 웃는다. 가슴이 힘없이 들썩인다.) 네가 남을 용서치 않거든 아버지께서도 너의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시리라... 하. 하하...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그게 우리는 아닌 것 같지, 루드비크...

Ludwik

2024년 08월 26일 15:15

@LSW (웃는 레아의 위에서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왜. 왜 이렇게 된 거지? 왜 항상 나는…’ 이윽고 찾아온 탈력감. 사람을 쏴버리고 나면 항상 찾아오던 그것. 텅 비어버린 권총을 그대로 놓아버리곤 그저 레아를 내려다보기만 하다가…) 내가 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할 때… 넌 대체 무슨 생각이었던 거야?… 재미있었어? 즐거웠어?…

그런데 난 왜 널 쏴죽이지 못한 걸까?… 다시 인정받긴커녕, 벌받을까 봐 두려워져서? 아즈카반이 무서워서? 정말 그런가? 나는… (어느샌가 넋두리 같은 혼잣말이다.) 살인을 후회하고 형벌을 두려워하는 이상, 영웅 같은 건 될 수 없을 거야. 아니, 되고 싶어… … 나는 범죄자가 아니야… … 제발,

제발 용서해 줘… …

LSW

2024년 08월 26일 16:48

@Ludwik (통증과 출혈 때문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의식은 물론이고 시야도 순간 아득해졌다가, 다시 초점이 돌아온다.) 넌 실패자야. 사람을 쏴죽인 범죄자고 실패자라고, 대령. (오른팔을 움직이려다가 힘이 들어가지 않아 바닥에 뻗고 만다. 춥다. 춥고 시리고, 당신은 울고 있고, 나는, 그러니까...)

주위 시선이나 두려워하는 놈을 누가 용서하겠어. 너 스스로도 용서하지 못하는데... (왼팔을 들어 루드비크의 뺨을 쓰다듬는다. 젖어서 축축하다. 기분이 좋았다. 처음에는 최악이었는데, 당신은 나를 쏘았으면서 스스로 상처입은 얼굴을 하고 있다.) 염치도 없는 자식... 지옥에나 같이 가자. 비굴하게 굴지 말고.

Ludwik

2024년 08월 27일 09:59

@LSW 싫어… 싫어, 제발… (소리 내어 울었다. 매달리듯 울었고, 모든 걸 부정하고 싶어서 울었다. 총으로 쏘고 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아무것도 괜찮아질 수 없었다. 우리는 줄곧 이 모양으로 살게 될 것이다. 살인자가 살인자를 비난하고, 배신자가 배신자를 증오하면서…)

(그런데도 당신 손길에 위로받고 만 자신이 끔찍하다.) 미안해… 미안해… … 용서해 줘… … 잘못했어… … (의미도 가치도 없는 비굴한 말들. 우리들의 주데카는 꼭 이런 모습이리라. 레아는 알았고, 받아들였다. 그리고 루드비크는 울고 부정하고 용서를 빌면서… 레아의 오른손을 지혈해 보려는 무의미한 짓을 하려다 공연히 고통만 더 주고는… 끌어안고, 고해하고, 합리화하더니… 권총을 남겨두고 도망치듯 떠났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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