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rud_ens
(새까만 인영이 휙 나타난다. 불이 켜진 모습을 한참 지켜보다 문을 두드렸다.)
@yahweh_1971 뭐야? 누가 이 시간에...... 영업 안 합니- (밖에 있는 게 누구든 돌려보낼 생각이었는지 한 뼘만 열렸던 문이, 상대를 확인하자 그대로 쭉 밀린다.) -오, 맙소사. (얼굴을 감싸쥔다. 굉장히 지쳐 보인다.) 들어와.
@Furud_ens
(말없이 발을 들였다. 문턱을 넘어 자연스럽게 안쪽 앉을 자리로 가려다 잠시 발길을 멈춘다.) 유다는 여기 없지? (조금 보고 싶은데. 덧붙여 중얼거리곤 부엉이 두 마리를 보았다. 지쳐버린 당신과 달리 모든 광경을 지켜보고도 표정은 그리 나쁘지 않다.)
@yahweh_1971 그래. 집에. (항상 말 많던 당신의 친구는 아무것도 더 덧붙이지 않는다. 눈이 느릿하게 가늘어진다. "보러 가든가.")
@Furud_ens
(자리잡고 앉았다. 품의 작은 주머니에선 유리병에 담긴 꿀이 나온다. 턱 내려놓곤 걸듯이 쥐고 있던 사진기를 대신 넣었다.)
@yahweh_1971 (끔벅끔벅.......) (보통 찾아오면 내주곤 했던 차를 권하는 말도 없다. 뭐냐고 눈빛으로만 묻는다.)
@Furud_ens
자, 마셔. 속이 달짝지근해진 뒤에 이야기하자...... (발뒤꿈치가 바닥을 툭 두드린다.) 재우러 왔어.
@yahweh_1971 ...... 이걸 그대로? (왜 조리를 안 하고 재료를 먹지? 같은 반응.) (지친 것과 별개로 예민한 건 하나도 안 변했다!)
@Furud_ens
네가 안 가져갔잖아. (테이블에 팔을 괜다.) 제대로 돌봄받고 싶어? 우유라도 데워와 섞어줄까. (깔짝거리는 태도도 그리 변하진 않았다.)
@yahweh_1971 (고개 젓기) 그냥 따뜻한 물....... 너무 진하게 말고 한 잔에 두 티스푼만 넣어서........ (기운 없는 것치고 몹시 상세한 오더....)
@Furud_ens
(한숨을 쉬었다. 지팡이를 까닥여 제 집의 잔을 불러낸다. 잔을 반쯤 물로 채우곤 느리게 데웠다. 동작에 말이 섞이진 않는다.) ...... (이제 두 티스푼을 넣을 차례. 꿀통을 타 조용히 내려다보다 뒤집었다. 황금빛 꿀이 와르르 쏟아져 물이 넘쳐흐른다.)
@yahweh_1971 (다소 멍하니 구경하다가...... 대폭 어이없는 표정이 된다. 인상을 쓰고 쳐다본다.) ......네가 다 먹어. (하지만 찌푸러진 미간에서는 오히려 미약한 생기가 감돌고, 다음 순간 허탈함인지 우스움인지 애매한 웃음이 퍽 터져나왔다.) 진짜 웃겨. 나 참. ....... (컵을 몇 초간 빤히 보았다. 고민은 별로 길지 않았다. 손잡이까지 끈적한 꿀물로 뒤덮인 잔을 그대로 집어 들이켰다. 머리가 아플 정도로 달다. 사실, 이 정도로 진한 건 목에 열감이 받쳐서 잘 못 먹는다. 두어 번 쉬어 가면서 컵을 내려놓지 않고 끝까지 다 마셨다. 내려놓는다. 손에 컵이 달라붙기라도 한 것처럼 쥐고는 있는 채다.) ......하. (숨까지 달달하군. 어이없어....) 이제 끝내주게 달아졌어. 토할 것 같다. 얘기해.
@Furud_ens
(당신이 힘겹게 꿀물을 들이키는 동안 유리병을 정리한다. 흘러내린 액체만이 탁자에 끈적하게 눌어붙는다. 고이는 것을 지켜봤다.)
(위로는 낯선 일이다. 상자에 담아 금고에 처박아두려던 것을 꺼내 들여다보는 것은 성가시며 어렵다. 그러나 이 순간 그는 정말 '괜찮았으며'...... 감정이 모조리 짓눌리자 되려 아껴두었던 친애가 떠오르는 것이다. 다룰 줄 모르며 다루고 싶지도 않아 고이 방치하던 그것.)
...... ...... 다 마셨어? (당신이 놓든 말든 잔을 쥐어 끌어온다. 바닥이 보이는 것을 확인하곤 놓았다.) 나는......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곳에 있었다는 것을 안다. 끈적해진 손을 털었다. 상자를 조심스레 열어본다. 그것은 잠겨있는가?) ...... 너 괜찮아?
@yahweh_1971 안 괜찮아. 물 좀 줄래? 방금 진짜 말도 안 됐다고. (대충 소파에 몸을 구긴다.) 아, 별문제 없어. 세 시간 동안 순간이동을 몇 번이나 했는지 골이 아플 지경이다. 넌 절대 살아 있는 메신저 같은 거 하지 마라. (두서없이 한탄하다가—가끔 하소연 들어줄 때 이런 태도를 봤을지도...—손에 묻은 걸 까먹은 듯 천으로 된 소파를 짚는다. 당연히 먼지와 섬유가 들러붙는다. .......) ...맙소사. (끈적하고 지저분해진 손바닥으로 이마를 짚는다.) 너네 부엉이장에 입주할래.
@Furud_ens
(시선이 구른다. 이것은 익숙한 태도다. 비단 당신의 한탄을 떠올린 것뿐만 아니라, 그 언젠가 당신이 손에 쥐었던 어느 병아리가.) ...... 침이나 삼켜. 지금 내 앞에서 과로했다고 투덜거리는 거야? 평소 생활 반경의 대부분이 이 근방 몇 걸음을 벗어나지도 않으면서...... (그러나 숨을 삼키는 건 이쪽이다. 사고가 느려졌다. 정말 괜찮은 건가? 모르겠다...... 그럴 리 없는데. 눈이 혼란스레 깜박이고, 지팡이를 겨누자 자국은 사라진다.) 괜찮냐니까...... 무슨 뜻인지 알잖아.
@yahweh_1971 걱정할 거면 물 내놔. (자기가 갖다 먹어도 되고 앉은자리에서 지팡이 한 번 까딱하면 될 일로 대놓고 투정부리고 있다. 돌봄의 사인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 불만스러운 듯.......) ......도리언이 깨어났어. (그리고 잠시 침묵하다가 느릿느릿 말을 잇는다.) 밤에 연락을 받고 급하게 갔는데, 그러고 나서 아버지가 어머니를 보고 싶어하셨지. 아우렐리아 이모가 집안에 스큅은 발도 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더라고. (헛웃음.) 어머니가 못 일어나는 동안 로저도 정말 걱정을 많이 했거든. 그러니까 얼굴 보고 얘기는 해야 할 거 아냐. 잠깐이라도 어머니를 집으로 옮겨야 하나 싶었는데 또 어머니가 집에 가기는 싫대. 그래서 내가 클레마티스 가 입장을 아버지한테 전달했거든?
@yahweh_1971 그러니까 아버지가 또 집으로 아예 오라는 게 아니고 거기 계속 있는 건 괜찮지만 일단 말을 나누고 싶다고 해 달라고 했고, 도리언은 밤도 늦었고 내일 출근해야 할 텐데 지금은 프러드랑 같이 있는 걸로 충분하다고 얘기했고, 로저는, ....... (머리를 뜯을 듯이 쥐었다가 다소 난폭하게... 웅크린다(?) 공격성을 표출하고 싶은데 방법을 못 찾은 듯....) 몰라. 아우렐리아고 글로리아(*조모)고 실베스터(*조부)고 그 저택이랑 통째로 다 폭파시키고 싶어.
@Furud_ens
(한숨을 쉬었다. 남은 꿀물을 없애곤 잔을 두드린다. 깨끗한 물로 가득 채워 잠시 고민하고, 조그만 얼음들을 동동 띄웠다. 가지런하게 수면 위로 뜬 얼음들이 잘게 부딪히며 반짝인다. 그대로 당신에게 손잡이를 건넸다.) 원한다면 도와주지. 저택 하나쯤 부숴버리는 건 어렵지도 않거든. 친애하는 아우렐리아도 몸을 의탁할 곳 없는 기분을 한번 느껴봐야 하지 않겠어? (스큅들이 삶의 모든 순간 느끼는 기분. 당신의 혈육임을 알고도 문장은 신랄하지만, 어투는 묘하게 조심스럽다. 지팡이를 까닥이자 담요가 당신 머리를 폭 덮는다.) ....... 아, 미안. 이건 진짜 실수야. (사이.) 개인을 원망하는 것이 무의미하단 건 매양 느끼지만, 난 널 알고 로저와 도리언을 알지...... (불행은 때로 겹겹이 겹친다. 그가 사랑하는 개인들이 또다시 눌어터졌다. 약물에 의지한 것은 현명했다.) ...... 불쌍한 꿀벌아. 널 위한 세계를 만드는 게 쉬웠으면 좋았을 텐데.
@yahweh_1971 (십여 초 이상... 꽤 길게 머리까지 담요에 덮여 있다가 어깨로 끌어내린다. 물을 받아서 조금 마시고, ....... 킥킥거린다.) 작년 가을에...... 아우렐리아보다 좀 더 못된(프러드는 그게 어떤 의미에서인지는 딱히 설명하지 않았다.) 둘째 이모 베아트리스가 죽었어. 저주가 걸린 물건을 잘못 만졌다가 죽었지. 베아트리스는 죽음을 먹는 자였고, 원래 그걸 사용해서 다른 누군가를 해칠 계획이었어서 그냥 본인이 부주의했던 걸로 결론이 났는데, ....... (얼음 넣은 물이 아닌 얼음 넣은 보드카라도 마신 것처럼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그게 누구 짓인지 알겠더라고. 하하하.......
@yahweh_1971 (잔을 테이블에 소리나게 내려놓고 앞으로 쭉 민다. 피식거리다가 당신이 있는 쪽으로 누워 버린다.) 우리의 사랑하는 친구 에스마일이 한 거야. 내 이모니까, 나한테는 말 안 하고. 혼자서. (입끝이 잔뜩 올라갔다.) 걘 너무 착해. 나한테 알려줘도 도와줬을 텐데. (재채기나 경련에 가깝게 끊임없이 웃음이 샌다. 가슴이 들썩인다.)
@Furud_ens
(베아트리스의 죽음에 대하여선 알았으나, 배후에 대해서는 짐작하지 못했다. 기억하길, 아마 당신이 이를 말했을 때 깊이 캐묻지 않았을 것이다. 표면적으로만 이루어진 대화들은 수없지만, 그것이 무슨 의미를 가지지?) ...... 부지런하기도 하지, 내 옛 룸메이트는. (손길이 느리게 머리칼을 스친다. 위로를 흉내내듯 결을 따라 쓸어만지곤 작은 머리통을 덮었다. 가을밤, 건물 위 바람에 오래 식은 손은 차다.) '착한' 에스마일은 자기가 널 도운 줄은 알까. 집안의 암덩어리를 파내는 것...... 그걸 살인이라 한다면 살인이겠는데, 가족이 살해됐다 해서 무조건적으로 눈물짓고 원망하는 건 동화에서나 나오는 이야기지. 내가 너라도 별 생각 없었을걸. 난 종종 아버지가 십자가에 매달려 불타 죽길 바랐어. (짧은 사이.) 아우렐리아도 사라지길 바라? 그럼 내가 사랑하는 벌들이 나아질까. 이번엔 도움을 주고 싶나?
@yahweh_1971 (여전히 피식피식 웃는다. 손에 머리를 맡긴 채 고개를 흔든다. 꽤 이상한 동작일지도....) 클레마티스는 무너지면 안돼. 이런 밤이잖아. ....... (느리게 진정한다.) 아우렐리아가 나더러 앞으로 어떻게 지낼지도 생각해 보라더군. 모든 게 '정상화'될 테고 나도 더 '지금 가족'을 위해 봉사할 필요가 없을 테니까, 원한다면 좀 더 당당한 입지를 얻을 수도 있을 거라고. 어머니도 집으로 안 돌아가겠다고 하고, 난 거기가 마음에 안 들지도 않아. 진짜 이상하게 들릴 거 아는데 반어법이 아니고 꽤 멋진 집이야. 건축적으로 말이지. 어쨌든 그쪽을 조건으로 두고 인생 설계했던 거니까 갑자기 없애면 곤란하지.
@yahweh_1971 (그리고, 다음 말이 나오는 순간 눈가에서 놀랍도록 빠르게 눈물이 고여 흘러내린다.) ......도대체 왜 오늘이었던 걸까? 어머니가 깨어난 게? 왜....... 도대체....... 도리언이 이 주만 더....... 목숨을 끊으려는 생각을, ...... 나중에, ... 했으면....... 그러면....... (말은 제대로 앞뒤를 설명하지 못하고 뚝뚝 끊어진다.) 어두운 시대가, ....... 그냥 무사히 끝날 수도 있었는데....... 왜. 하필 모든 게 마무리되기 이 주 전에, ... 그랬다가. 오늘 다 끝나니까, 기다렸다는 것처럼, ... 깨어나는 걸까? 헨. (그가 당신을 붙잡는다. 옷인지 뭔지도 전혀 신경쓰지 않고 그냥 손에 잡히는 대로 붙잡는다. 몸을 돌려 무릎께에 얼굴을 파묻고 소리내어 흐느끼기 시작한다.) 이게 뭔지 모르겠어. 다 말도 안 돼. 전부 다 거짓말 같아.......
@Furud_ens
(그러나 도리언이 보름을 늦었다면, 전쟁이 끝나버린 이 저녁 당신이 행복했을까? 당신이 사랑하는 세상- 개인들이 죽어나간 이 자정에. 그는 회의적이다. 머리칼을 쓸어만지다가도 손을 거두고, 허리를 숙여 매달리는 몸을 추슬러 안아주며 내려다보았다. 당신에게 거슬거렸을 코트 자락을 걷어준다. 찬 몸에선 밤공기 향만 폭 피어오른다.) (이것은 꼬리를 삼키는 뱀의 시대다. 그가 이 밤을 들여 찬미하고자 했던 '끝과 시작'은 실은 환상이다. 전쟁은 종전되는 대신 느려졌을 뿐이며, 여전히 사람들은 죽어나갈 테다. 도리언은 깨어났지만, 그가 자살을 기도한 원인은 사라지지 않았다. 당신은 그저 돌부리처럼 나온 뱀의 머리에 걸려 넘어졌을 뿐이다. 그것이 공교롭게도 도리언의 형태를 했을 뿐이었다.) ...... ...... 하. (짧게 숨을 들이마셨다. 나는 당신의 눈물이 싫다...... 그로 말미암아 갈비뼈 아래 폐부가 쑤셔오는 감각이 싫었다.)
@Furud_ens
미안...... (오래 말라붙어있었던 눈이 구른다. 아, 아파...... 약물로 오래 억누른 슬픔은 통증의 형태로 찾아온다. 얕게 호흡을 고른다.) 난 개인을 고치는 법을 역시 모르겠어...... 네가 울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해? 저택을 가지고 싶다면, 과정을 도와 쥐여줄게. 그런데, 그것 말곤 모르겠어. ....... 네게 나은 세계를 만드는 것. (메브에게 쥐여주려던 세상처럼.)
@yahweh_1971 네가 왜 미안해? (한참 울다 고개를 들고 올려다본다. 꽉 안는다.) 바보야. 네가 모든 사람들의 슬픔을 다 감당할 필요는 없어. 너는, (도로 품에 고개를 묻는다.) 그냥 지금 나한테 위로가 돼.... 날 재우러 와 줘서. 바보같은 말을 다 들어 줘서. 계속 곁에 있어 줘서. 사랑하는 사람들의 눈물을, (팔에 조금 힘이 빠진다.) 멈추게 할 수는 없어, 헤니. 그건, 그 사람들의 슬픔을... (문득 찾아온 이 익숙한 구절을 다시금 발음해 본다. '슬픔을 존중하는 것.') ...존중하지 않는 거잖아.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의 눈물을 달래줄 수는 있어. 그건 평생을 걸지 않아도, 오래 기다리고 계획해서 성취하지 않아도, 때로 그러려고 생각조차 하지 않아도, 진실된 마음으로 타인의 곁에 있는 것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야.
@yahweh_1971 (훌쩍거림이 잦아든다. 여전히 목소리가 잠겨 있고, 당신에게서 떨어지지도 않는다.) 내가 너한테 바라는 건 그냥 그거야. 그리고 나 또한 네게 그런 존재가 될 수 있었으면 하는 게, 그게 내 바람이야.
@Furud_ens
(품안의 친애를 내려다보았다. ...... *이해하지 못하겠어.*)
(슬픔을 존중하는 것이 그저 주변인으로서는 바람직한 태도일진 모르겠으나, 그가 생각하는 친애를 위한 최선이란 슬픔의 근원을 없애주는 것이다. 위로가 되어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당장에 친절한 호그와트의 누구든 데려와 이곳에 앉혀두어도 기꺼이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을 테다. 누구든 당신을 진실로 걱정했겠지. 그러나 그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며, 슬픔은 그러한 행위로 해소되지 않는다.) ...... ...... 그래. (손끝이 머리를 톡 건드린다. 이어 손을 느리게 펼쳐 머리통을 다 가려보곤 위로 짙은 머리칼을 덧그렸다. 메브도 이런 식으로 생각했을까? 그는 형제의 말을 들어주고 오래도록 곁에 있었으며 지금은 그의 근원을 찾아 떠났다. 상념은 그저 스친다.)
@Furud_ens
내게 그런 존재가 필요해진다면...... 그 자리는 네게 줄게. (그러나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작게 한숨 쉬었다.) 그래도 나아졌다니 다행이다. 역시 꿀도 좀 도움이 됐지?
@yahweh_1971 (꽤 예전에 있었던 '눈물 마스크' 난리법석 강화 버전을 당신의 옷에다 만들어 놓고 사고 친 강아지처럼 끔벅거리는 눈빛.......) ......응. 네가 와 줘서 다행이다. 와 줘서 기뻐....... 꿀은 티스푼 세 스푼까지가 좋았을 것 같아....... (하이고....) (어째서냐 하면, 개인마다 무엇에 슬퍼하는지가 다르며 왜 슬퍼하는지도 다르듯, 슬픔 또한 삶의 일부이고 그 인간을 설명하는 것이기에, 당신이 이해할 수 없는 이 친애의 세계에서 슬픔은 해소하는 것 아닌 안고 살아가는 것, 삶을 설명하는 것, 인격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과도하다면 덜어내 주어야겠지. 그리고 우리 각각의 기준에서, 감당할 수 있는 혹은 사랑하는 이가 감당하는 것을 감내할 수 있는 슬픔의 기준치는 몹시 달랐던 모양이다.)
@Furud_ens
(한숨을 *푹* 쉬었다. 허리춤이 푹 젖어 눅눅해졌다. 흰자위가 커진 벌꿀색 강아지를 만지작거리며 눌러 쓰다듬다 결국 꽉 누른다. 어쩌면 더 애정에 강한 이는 당신일지도 모르겠다. 솔직하며 표현에 익숙한 이들은 애정을 아낌없이 나누되 쉬이 무너지지 않는다. 반면 나는 같이 눈물을 흘리지도 않는 주제에, 타인의 슬픔을 이리 적나라하게 목도하면 그것을 없애지 않고서야 통증에서 벗어날 방법을 모르고......) 주는 대로 좀 먹어. (나지막히 면박을 주곤 머리를 주무르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는 제법 '파렴치하며 못돼먹었으므로'...... 헨에게 그런 걸 줬다면 보란 듯 뱉었을 것이다.) 이제 당장 지팡이를 치켜들고 아우렐리아를 쑤시진 않아도 되겠지?
@yahweh_1971 웩. (머리가 잔뜩 헤집어졌다가 느릿느릿 일어난다. "허리 아파.") 그래....... 아무것도 터뜨리지 않아도 되고. ...... (신체적 피로감에 한바탕 울고 나서의 감정적 해소에 따른 노곤함 등등이 몰려와 갑자기 대폭 피곤해졌다.) 잘래....... (지팡이 몇 번 휘두르자 담요를 넘어 잡동사니가 잔뜩 쌓인 실내 어딘가에서 본격적인 수준의 이불과, 베개까지 날아온다. 가게에서 종종 잘 때가 있었던 모양...?)
@Furud_ens
(이불은 내버려두곤 배개만 낚아챘다. 위생 상태라도 점검하듯 빤히 들여다보곤 당신 품에 안겨준다.) ...... ...... 여기서 재우려던 건 아니었는데. (그러나 열약한 취침 환경을 지적할 계제는 영 못 되므로...... 당신 얼굴을 텁 쥐어 눈물을 좍 걷어낸다.) 그런데...... (사이.) 어떻게 재워? (......)
@yahweh_1971 (많이 자 본 듯 이불과 베개 갖고 조금 꾸물꾸물거리더니 안정적으로 자리잡는다. 질문에 눈동자만 당신 쪽으로 향했다가 킥 웃음을 터뜨린다.) 바보 멍청이....... 세계는 바꿔도 사람 하나 재울 줄 몰라? (낄낄거리며 마구 놀린다.)
@Furud_ens
...... ...... 내가 어디서 그렇게 다정하게 사람을 재워봤겠어? (메브는 늘 재워주는 쪽이었다.) 원한다면 한순간에 재워줄 수 있는데, 프러디...... (느리게 지팡이를 쥔다......)
@yahweh_1971 됐어. 세계 변혁에 대한 구상이나 하면서 그냥 거기에 있어. (대충 눈 감는다.)
@Furud_ens
(지팡이를 소리 없이 내려놓았다. 어둠 속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스투페파이.
@yahweh_1971 (눈 뜬다. 어둠 속에서 째려본다.) 걱정과, 위로할 줄 모르는 자신에 대한 곤란한 기분을 그런 농담으로밖에 표현 못 할 거면 ....... (...... 말문이 막힌다. '그럴 거면 꺼져'는 절대 꺼지기를 원하지는 않고, 그 잘난 머리로 자장가라도 외워 오시지? 라고 하기에는 솔직히 자장가는 좀.......;) (등등의 복합적 이유로 말이 뚝 끊긴다. 그리고 그냥 계속 조용하다.)
@Furud_ens
(하지만...... 정말 그런 농담으로밖엔 표현하지 못하겠는데. 어둠 속 반짝거리는 눈알을 본다. 저도 모르게 조금 웃다 입을 다물었다. 푹신거리는 소파 등받이에 몸을 기대곤 다시 지팡이를 만진다.) ...... (이윽고 손끝을 소파에 늘어진 머리칼 끝에 톡 얹었다.)
@yahweh_1971 자장가도 아니고 잘 자라는 소리도 아니고 '스투페파이' 같은 소리나 해도 '아, 헤니는 내가 편안하게 잠들었으면 좋겠다는 거구나.' 하고 알아들어 주는 친구가 세상에 어디 많이 있을 것 같냐? 넌 진짜 나를 소중하게 모시고 살아야 돼. (방식이 다를 뿐 이미 충분히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아무튼 '잘 자' 대신 '스투페파이'를 들은 표면적 원한으로 쭝얼쭝얼쫑알거리다 손길에 조용해진다.)
@Furud_ens
(딱히 대꾸하는 말은 없이 쭝얼거리는 목소리를 듣는다. 비로소 조용해지면 머리칼을 좀 누르다 다시 웃었다. 눈을 감았다면, 어둠 속 희미한 웃음소리만 다시 들린다.) 잘 자. (기절 주문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