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8월 19일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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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ymond_M

2024년 08월 19일 23:11

(사람들이 하나 둘, 길거리에서 사라지기 시작하고 상점가의 불이 꺼지는 시간. 그러나 그의 출근시간은 이쯤이다. 그를 고용한 술집이 여는 시간은 저녁 7시. 닫는 시간이 새벽4시인 바BAR니 당연한 일이다. 그는 거나하게 취한 손님 하나를 거의 들쳐매듯이 한 채로 거리로 나와 택시를 붙잡는다. 혀가 잔뜩 꼬인 손님의 집 주소를 읊어주고 나면 한 건 해결이다. 어깨를 주물거리며 바 안으로 들어와 바텐더와 눈인사를 나누고 뒷문으로 나온다. 까만 고양이 한 마리가 그의 발치에 몸을 부빈다. 익숙하게 턱을 긁어준다.)응, 착해. 오늘은 너랑 오래 못놀아 줄 것 같은데...(그러면서도 간식 하나를 꺼내 건넨다.)

2VERGREEN_

2024년 08월 20일 22:28

@Raymond_M (그리고 그 바로부터 조금 떨어진 골목길에서 지나가던 제 발목을 붙잡는 노란 고양이를 쓰다듬고 있던 참이었다. 가로등 없이 어두운 그곳에서, 마찬가지로 작은 털-동물의 턱을 긁어주는 당신을 보고는 키득거리며 작게 웃는다.)

Raymond_M

2024년 08월 20일 22:51

@2VERGREEN_
(고양에게 한껏 집중한 덕에 그곳에 당신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데는 늦었다. 간식을 야무지게 뜯어먹은 고양이가 그를 지나쳐 길 가운데로 지나간다. 그의 시선이 고양이를 따라가나 싶더니, 이내 당신에게 닿는다. ...당신의 발 아래 구르는-이제는 두마리가 된 청소년 고양이. 그가 뒷머리를 긁적이곤 당신을 향해 말을 건넨다.)네가 있다는 걸 몰라준다고 얘가 심통이 났나?

2VERGREEN_

2024년 08월 20일 23:48

@Raymond_M 오, 안녕. 너는 처음 보는데, 그래도 반가워. (아예 자리를 잡고 앉아 양손으로 두 마리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무릎 위로 검은 고양이가 기어 올라온다. 여전히 시선은 고양이들에게 두는 채로, 옅게 웃으며 말을 이어나간다.) 글쎄, 일단 나는 심통 안 났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여기서 일하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네. 반가워, 레이.

Raymond_M

2024년 08월 21일 01:10

@2VERGREEN_
너'는' 처음이라니, 나머지 하나는 초면이 아니라는 소리로 들리는데. 이 주변에 왔다면 날 먼저 불렀어야지! 뭐...고양이도 충분히 사랑스럽지만.(괜히 삐진척 하지만 진심은 아니다. 비죽였던 입술이 부스스 풀린다. 이내 당신의 옆에 쭈그리고 앉는다. 손끝을 잽싸게 흔들자 노란 고양이가 허공에 솜발을 휘두른다. 손끝이 스치다 말다 한다. 괜한소리.)오늘 우리 가게 손님이 어엄청 많아. 힐다, 나 이러다 과로사 하는 거 아니야?

2VERGREEN_

2024년 08월 21일 01:47

@Raymond_M 응, 예전에 한 번 본 적이 있거든. 무늬가 특이해서 기억난다. 그 때는 완전 아기 고양이었는데 벌써 제법 컸어. (검은 고양이의 몸통을 잡고 죽 들어올린다. 얼굴을 부빈다.) 안 그래도 봤어. 너희 가게 항상 엄청 바쁘더라. 저번에 얠 만났을 때도 사실은 널 찾아온 거였는데, 너무 붐비길래 그냥 간 거였거든. (그제서야 고개를 돌려 당신을 마주 바라보며 씩 웃는다. 팔을 들어 당신의 등을 두어 번 두들긴다.) 이런, 과로사라니⋯ 안되는데. 친구를 잃는 건 딱 질색이거든. 내가 들어가서 손님들 다 쫓아줄까? (너스레.)

Raymond_M

2024년 08월 21일 15:20

@2VERGREEN_
나한테도 이야기해줬어야지, 야옹아.(고양이의 턱을 살살 긁으며 실없는 소리를 한다. 고양이는 뭐가 그리 좋은지 배가 보이게 발랑 드러눕는다.)유명한 가게지. 따로 짐꾼을 고용하는 가게가 많지 않은데 여긴 그런 게 없으면 바텐더들이 죽어나갈 정도거든. 내가 취직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나 할까. 나중에 한 잔 마시러 와. 여기 주문에 따라 불쇼도 하거든.(흑흑, 과장스럽게 눈물 찍어내며 당신의 어깨에 슬쩍 기댄다.)그랬다간 나 무일푼으로 거리에 나앉게 될지도. 우리 힐다가 날 먹여살려줄거야?

2VERGREEN_

2024년 08월 21일 20:14

@Raymond_M 안타깝게도 그 녀석은 사람 말을 못 하니까. 아마 열심히 전하려고 했는데, 네가 알아듣지 못한 걸지도 몰라. (장난스럽게 말하면서 제 어깨에 기대는 당신을 바라본다. 이런, 길 가다 마주치는 제 친구들은 대부분 죽지 못해 사는 얼굴을 하고 있던데⋯ 적어도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낯을 하고 있는 당신이 유독 반가운 것은 그 때문일 지도 모른다.) 아서라, 아서. 널 책임지기 위해 우리 집에 데려왔다가는⋯ 네가 허리도 못 펴고 걸어다녀야 할 거니까. 층고가 낮거든. ⋯ 근데 이렇게 오래 자리 비워도 되는 거야? 내가 손님을 쫓아내기 이전에 농땡이 피웠다고 잘리는 거 아니야? (웃는다.)

Raymond_M

2024년 08월 24일 01:38

@2VERGREEN_
이 사랑스러운 녀석이 가진 유일한 결점이지. 아니지, 이런 건 내 결점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얘네하고 말이 통한다면 인생이 두 배는 즐거워질텐데.(그렇지 않아, 작은 친구? 고양이의 코끝에 손가락이 스친다. 뭐가 그리 즐거운지 어깨를 떨며 웃는다. 한 두 사람쯤은 이런 사람이 있어도 좋지 않겠는가. 당신과 마찬가지로 전란의 중심과는 한참 거리가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사는데도.)그정도야? 2m도 안되는 곳에서 허리는 펴고 살겠어?(그는 소인국에 들어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한다. ...끔찍해졌다.)조금만 교외로 옮기면 집값이 더 낮아지긴 할테지만... 그럴 생각 없지?(허공에 한숨을 푹 쉬고는 터덜터덜 일어난다. 잔뜩 쳐진 어깨...)슬슬 들어가보긴 해야 해. 한잔 하면서 기다릴래? 내가 살게. 여기 메뉴에 따라서는 불쇼도 하거든.

2VERGREEN_

2024년 08월 24일 15:56

@Raymond_M 뭐, 과장 좀 보태서 그렇다는 거지. ⋯처음 봤을 때는 나랑 별로 차이 안 났었던 것 같은데, 언제 이렇게 큰 거야? (키를 견주어보기라도 하는 듯이 당신의 머리 위로 손을 세워 몇 번 흔들어본다. 아니다, 당신은 처음 만난 순간부터 항상 머리 하나쯤 위로 올라온 높이였다⋯. 그는 이런 부분에서도 한결같은 당신을 보며 그저 웃는다.) 글쎄, 나는 옮겨도 좋지만. 당장 언니 직장 문제도 있고 하니까, 좀 어렵지 않을까? (제 옷을 툭툭 털면서 당신을 따라 일어나며, 팡팡! 등을 두들긴다.) 와, 레이가 사주는 술이라니. 비싼 거로 마셔야겠다. ⋯ 농담이고, 기다리고 있을게. 들어갈까?

Raymond_M

2024년 08월 25일 22:52

@2VERGREEN_
그거야말로 유전자의 비밀이지. 제대로 재본적은 없지만 쥴도 키가 170은 넘는 것 같던데? 성장통이 있었다고 할 정도니까 말 다했지. 거기에 난 운동을 더했고. 돌의 상성은 기가 막힐 정도로 좋은 편이거든.(그의 어머니도, 아버지도, 키 하나만큼은 평균 신장을 웃돈다. 심지어 그의 할머니조차 시대를 감안한다면 평균 이상의 키였다!)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언제나 직장이 거주지 이전의 가장 큰 문제지. 아, 우리 옆집이라도 안비나. 난 네가 거기 들어와서 살았으면 좋겠어. 언제든 문고리에 막 만든 샌드위치를 걸어두고 네 휴일에는 티파티를 하게.(입술 비죽인다. 꿈이 크다. 저 안에서 레이! 하고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네, 네! 그가 가게쪽으로 몸을 돌린다.)흠, 내가 필요한가보네. 사람 말이란! 그러니 가게에 멋지게 앉아있어. 추근덕거리러 갈게.

2VERGREEN_

2024년 08월 26일 03:54

@Raymond_M ⋯ 누님마저도! (털썩. 비운의 여주인공이라도 되는 것마냥 철퍼덕 바닥에 주저앉았다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당신을 바라본다. 언제나처럼 장난기가 가득한 눈빛. 그리고 제 가족들을 생각해본다. 그래, 그들은 모두 *큰 키*와는 영 거리가 먼 이들이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유전자의 영향이었다⋯.) 좋은 생각이야. 정말로 그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야, 에티가 조금만 더 크면 거주지 이전을 정말로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하나. (이런, 제 친구는 예나 지금이나 인기가 너무 많아 탈이었다. 언제나 당신을 찾는 이들이 넘쳐났다. 당신을 따라 가게 안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얌전히 기다리고 있을게. 너무 오래 혼자 버려두면 외로워서 죽어버릴 지도 모르니까 조심하고. (가게 안은 어떤 모습이지?)

Raymond_M

2024년 08월 26일 21:19

@2VERGREEN_
천천히 생각해. 정 멀리 살거든 그냥 내가 가는 편도 나쁘지 않을테니까. 이래뵈도 텔레포트의 프로페셔널이걸랑.(그가 비죽 웃는다. 그리고는 걸음을 옮겨 뒷문으로 쏙 사라진다. 가게 안은 왁자지껄하다. 부드러운 재즈 음악이 들리고, 한쪽에는 작은 무대가 있다. 거기에서는 몇 번이고 공연이 오르곤 했다. 레이먼드가 종종은 올라섰을 자리다. 손님들은 하나같이 불콰하게 웃는 낯이며, 바텐더 하나는 손님들과 시덥잖은 농담 따먹기를 하고, 다른 하나는 불쇼를 하고 있다. 바 스툴 세 개가 나란히 비어있다. 레이먼드가 나이든 남자를 부축해 걸음을 옮긴다. 그러게 오늘은 조금만 마시래도요! 에이, 자네도 알잖나. 나 이번에 승진한 거! 자네 몫으로도 한 잔 산대도? 그럼 레이먼드는 낄낄거리지. 됐네요. 안그래도 작업 걸 상대를 찾았으니 얼른 집에나 들어가세요! 그리고는 바를 빠져나간지 얼마 되지 않아 바 안으로 들어온다.

Raymond_M

2024년 08월 26일 21:19

@2VERGREEN_
그리곤 당신의 옆자리-당신이 어딜 골랐든 말이다.-로 슬쩍 다가와 어깨를 감싸쥔다. 술집 안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천진하고 즐거워보인다. 조엘, 여긴 내 친구! 그러니 좋은 걸로 안주 좀 내 줘. 응? 조엘이라고 불린 바텐더가 와르르 웃음을 터뜨린다. 물론이지, 내가 널 모르는 것도 아니고.)어때, 힐다. 여긴 마음에 들어?

2VERGREEN_

2024년 08월 27일 00:52

@Raymond_M (그가 고른 자리는 남아있는 바 스툴 세 곳 중 다른 이들을 구경하기에 적당한 가장자리 쪽의 것이다. 이곳에서는 손님들과 시덥잖은 농담을 나누는 바텐더의 모습과, 화려한 불쇼와, 작은 무대 — 실제로 보지는 못했으나, 어쩐지 저곳에서 공연을 펼치는 당신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 의 모습과, 술에 취해 떠들어대는 손님들의 모습까지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당신이 취객을 부축해 나가는 것을 보며 제 앞에 놓인 땅콩을 하나씩 까서 입 안에 집어넣는다. '참 잘 어울리는 직장을 얻었구나.' 아주 작은 부분 하나하나까지 당신을 어울리는 곳이라는 감상과 함께, 다가온 당신의 팔에 슬쩍 제 몸을 기대곤 꺄르르 웃는다.) *여기 끝내준다!* (당신을 한 번 바라보았다가, 조엘이라고 불린 제 앞에 서 있는 바텐더에게도 웃어보인다.) 김렛 한 잔 주세요. 그리고 말씀 안 드려도 충분히 잘 해 주시겠지만, 저희 레이, 모쪼록 잘 부탁드릴게요. (하하!)

Raymond_M

2024년 08월 27일 02:12

@2VERGREEN_
그렇지? 내가 여기 알을 박은 이유가 있다니까.(그가 덩달아 키들거린다. 사람들이 좋다. 이리저리 오가는 웃음소리와 이따금 들리는 푸념이. 무대 위에서 비치는 불빛은 고점을 암시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것은 그가 사랑하는 것이다. 조엘은 장난스럽게 묻는다. 레이, 설마 우리랑 다른 가게랑 재봤다고 실토하는 건 아니겠지? 그럼 레이먼드는 한 손을 엄숙하게 들어올리고서 짐짓 맹세하는 어조로 중얼거린다.)여지 없이 골랐으니 이 일에 대해 나는 무고해. 힐다, 뭐라고 좀 해줘! 조엘이 날 곧 잡아먹게 생겼다고!(당신의 뒤에 숨는 척-그럴 덩치도 아니면서-한다. 그리고는 당신의 바로 옆 자리에 앉는다. 바텐더는 웃으며 당신과 그의 앞에 똑같은 술을 내준다. 그가 주위를 둘러본다.)평화롭다, 그치. 가끔 여기 있으면 너무 평화로워서 모든 게 다 꿈같아. 7년의 절반쯤이나 되는 악몽을 꾸고 일어난 것처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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