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8월 21일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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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21일 02:12

(어느 마법 세계 변두리, 그웬돌린 네버랜드는 처음 보는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막 인형극이 끝난 참이었다. 어떤 아이는 웬디의 품 안에 앉아 있고, 어떤 아이들은 다음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재잘거렸다. 상냥한 낯과 부드러운 손길로, 작고 무른 아이의 뺨을 어루만진다. 다음 순간, 먼 발치에 서 있던 당신과 눈이 마주친다.)

2VERGREEN_

2024년 08월 21일 02:17

@WWW (당신이 인형극을 시작한 순간부터, 멀찍이 떨어져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듣던 참이었다. 굳이 끼어들어 당신에게 아는 척을 하지 않은 것은, 이야기를 방해하지 않기 위함이었다. 눈이 마주치자 선선히 웃으며 다가와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고 매달리는 아이 하나를 제 무릎에 앉혀놓고 끌어안는다.) 인형극은 아니긴 하지만, 언니가 재밌는 이야기 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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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21일 03:30

@2VERGREEN_ (평소라면 달갑지 않았을 또다른 화자를 반기는 까닭은 그것이 힐데이기 때문이다. 힐데는 좋은 이야기꾼인 동시에 끈기 있는 청중이니까. 마녀, 그러니까 '웬디'는, 가늘게 눈을 접어 웃으며 힐데의 낯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품 안에 앉아있던 아이의 손을 잡아, 어린아이처럼 목소리를 꾸며 말한다. 이는 복화술이다.) "저도 듣고 싶어요!"

2VERGREEN_

2024년 08월 21일 03:36

@WWW (그리고 '힐데'는 당신을 따라, 고개를 들어 웬디의 하얀 눈을 바라보며 빙긋 웃는다. 두어 번 목소리를 가다듬기 위해 헛기침을 한다.) 옛날, 아주 먼 옛날에⋯ 조세핀이라는 어린 마녀가 살았어요.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어린 마녀는 어느새 열한 살이 되어, 마법 학교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답니다. 얘들아, 너희 호그와트 알고 있지? ("알아요!"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주머니를 뒤적거린다. 사탕 몇 개를 손에 올려놓는다.) 자,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 '조'는 어느 기숙사로 가게 되었을까? 맞히는 사람한테는 특별히 사탕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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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21일 04:09

@2VERGREEN_ (그러므로 '웬디'는 또한 경청자이다. 힐데가 이야기하는 동안 -당연하게도- 말을 끊지 않았고, 아이들이 제각기 떠드는 동안 가만히 물음을 던졌다.) 힌트 좀 주련? '조'가 어떤 아이인지 말이야….
(사탕에 눈길을 준다. '웬디'는 우디와 힐데가 계단에 앉아 나누었던 대화와 친구에 대한 은유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건 우디의 것이니까. 대신 그보다 더 많은 순간 힐데와 나눠 먹은 사탕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것은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2VERGREEN_

2024년 08월 21일 13:41

@WWW ⋯ 조는, 사탕과 초콜릿을 좋아하는 아이야. 호그와트로 향하는 열차에서 많은 친구를 사귀었고, 계단을 오르는 건 질색이고, 퀴디치와 곱스톤을 좋아해. 같은 기숙사에 배정된 친구들과 베개싸움을 하고 싶어하고. (그리고 또 무어가 있을까. 고민한다. 너무 많은 것을 알려줄 수는 없었기에, 우디와의 추억 속에서 적당한 것을 고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당신의 질문에 제 입가를 손가락으로 톡톡 두들겨가며 고민한다. 당신에게서 배워 어느새 무언가를 고민할 때마다 습관이 되어버린 행동이다.) 가장 좋아하는 책은 '행복한 왕자' 이야기와 '작은 아씨들'이야. 어때, 이 정도면 충분한 힌트가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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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21일 18:10

@2VERGREEN_ 아아……. (우디가 아니래도 그린 듯이 떠오를 만큼, 작은 마녀의 모습을 머릿속에 상상하는 건 어렵지 않다. 닮아버린 힐데의 습관을 보며 웬디는 그만 웃어버리고 만다. 사랑스럽다. 의식하지도 못한 사이 당신에게 제 흔적이 남았다는 사실이 못 견디게 기분이 좋았다.
아이들은 제각기 떠들썩하게 군다. "왜 웃어요? 이거 웃긴 얘기예요?" "정답! 후플푸프. 그리핀도르는 아닐 것 같아. 왜냐하면 그리핀도르는 계단이 엄청 많다고 했어. 제 말이 맞죠?") 글쎄, 어떨까…. 알려주시겠어요, 조세핀 양?

2VERGREEN_

2024년 08월 21일 20:42

@WWW 이런, 설마 지금 7년 지기 친구의 이름을 헷갈린 건 아니겠지? (한 눈을 찡긋 감았다 뜨며 당신을 향해 웃어보인다.) 안타깝게도 정답은 그리핀도르였어. 처음엔 나도 내가 후플푸프에— 아니, 조세핀이 후플푸프에 갈 거라고 생각하긴 했었지만. 사탕은 다음 번에 나오는 문제를 맞히는 친구에게 줄게. ("아쉽다!" 각자 종알거리는 아이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박수를 한 번 짝 치고, 그는 다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그리고 조세핀은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 못된 아이들도 있었지만, 마법 학교는 정말 멋진 곳이었거든. 떠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많은 친구들을 만났는데, 그 중에는 하얀 머리를 한 공주님도 있었어⋯. (손을 뻗어, 당신의 인형 중에서 유독 당신을 닮은 것을 골라 가볍게 두어 번 흔든다. 손길이 작고 조심스럽다. 당연하지, '네 거'니까.) 그 공주님이 어느 날 조를 찾아와서 물었지.

"겁쟁이 사자를 보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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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21일 21:09

@2VERGREEN_ (웬디는 하마터면 '어머, 지금 21년을 함께 하신 본인의 이름을 헷갈리셨는데요.' 하고 농담할 뻔 한 것을 속으로 참으며, 마냥 즐거운 듯 누그러진 미소를 지었다. 아이들이 사탕 얘기에 눈을 반짝이며 자세를 고쳐 앉는다.
힐데는 윈터Wynter 인형을 집어든다. 10년도 더 되어 낡았지만 관리가 잘 되어 깨끗했고, 우디보다는 웬디가 좋아하던, '눈의 여왕'을 닮은 인형이다. 아이들이 묻는다. "공주님 인형이다!" "여왕님 아니야?" "방금 공주님이라고 하셨잖아." "사자는 왜 찾아요?" "어! 방금 들은 얘기다. 오즈의 마법사?" … 한마디씩 얹기 시작하며, 금세 아이들의 주의가 산만해진다.)

2VERGREEN_

2024년 08월 21일 23:50

@WWW 조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어. 아이는 거세게 비가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며 슬픈 목소리로 말했어. "공주님, 공주님. 폭풍우가 몰아쳐요. 겁쟁이 사자는 폭풍우를 무서워해요. 저 멀리 동굴에 가 숨은 게 아닐까요?" (한 손에 든 윈터 인형을 천천히 쓰다듬는다. 꼭 당신을 쓰다듬기라도 하는 것처럼.)
"공주님, 예쁜 공주님. 저랑 같이 겁쟁이 사자를 찾으러 가 주세요. 그 아이는 혼자서 울고 있을 지도 몰라요." 그래서 공주님과 조는 금화 초콜릿이 열리는 나무가 울창한 마법의 숲을 지나고, 온갖 색깔의 젤리빈 꽃이 가득한 꽃밭을 지나 저 멀리 있는 동굴에 도착했어.
자, 두 번째 문제. 과연 사자가 그곳에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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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22일 01:11

@2VERGREEN_ ……. (힐데의 이야기를 들으며, 웬디는 눈을 가늘게 뜬다. 어떤 기억은 참을 수 없이 선명하고, 눈을 감으면 어제인 듯 돌아갈 수 있다. 그러므로 돌이켜 본다. 머릿속이 조용해졌던 그 순간을. 내 사지가 나의 것이 되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되었던, 그러나 찰나였던 해방감을. 그리고 기억 한 구석에 묻혀 있는 금화 초콜릿 나무와 젤리빈 꽃밭을.
"사자는 왜 폭풍우를 무서워 해?" "겁쟁이 사자니까 그럴 거야. 천둥번개 치면 무섭잖아." "금화 초콜릿 나무에 열린 금화 초콜릿은 먹을 수 있을까? 몇 개나 먹을 수 있을까?" "폭풍우가 진짜 폭풍우가 아니고 사실은 전쟁 중이라서 그런 거 아니야? 폭발 마법 소리가 천둥번개 소리랑 비슷하다고 그랬어." "나도 젤리빈 꽃 먹어보고 싶다." 저마다 떠드는 아이들 사이에서, 아이들로부터 한 발치 떨어진 곳에서, 녹색 눈을 가진 아이 한 명이 맹한 낯으로 힐데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2VERGREEN_

2024년 08월 22일 15:04

@WWW (저마다 대답하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그저 작게 웃다, 먼 발치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돌린다. 손바닥에 사탕을 올린 채로, 푸른 눈을 가진 아이에게 내밀고는 제 무릎을 가볍게 두어 번 두들긴다. "와도 괜찮아." 작게 중얼거리면서.)
조와 공주님은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어. 어두컴컴하고 무서울 줄로만 알았던 동굴은⋯ 아주 멋진 곳이었어. 마법 학교보다 훨씬 더 멋진 곳이었어. 신비한 동물들이 가득하고, 달콤한 초콜릿이 흐르는 강이 있고, 니플러들이 탐을 낼 만한 반짝이는 보석들이 가득한 곳이었거든. 하루 종일 뛰어놀아도 심심하지 않을 만큼 아주 멋진 곳이었단다. ⋯ 겁쟁이 사자는 동굴 한 켠, 푹신한 잔디밭에 누워 긴 잠에 빠져 있었어. 요정이 조세핀에게 설명해줬지. "사자는 긴 잠에 빠졌어. 오랫동안 일어나지 못할 거야." (⋯ 그리고 그는 슬프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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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22일 18:42

@2VERGREEN_ (어두운 녹색 눈동자는 힐데의 시선에 작게 움찔거렸다가, 머뭇거리며 다가갔다. 어떤 아이는 자신도 힐데의 무릎 위에 앉고 싶다며 졸랐다. 이야기를 듣는 동안 마녀는 알 수 없는 낯을 했다. 깊고 고요한 유백색의 눈동자로, 힐데를 응시할 뿐이었다. 인형처럼 소리없이 그 자리에서.
"마법 학교보다 멋진 곳도 있어요? 우와!" "그런 곳이 있었다면 불사조 기사단들이 제일 먼저 찾아서 거점으로 삼았을 거 같은데." "아니야, 그런 건 어른들이 거점으로 삼지 않았으니까 보존된 거야." "나도 보물 갖고 싶다." 힐데의 무릎 위에 앉은 녹색 눈의 아이가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사자는 보석을 지키고 있는 거군요?" )

2VERGREEN_

2024년 08월 23일 00:42

@WWW (녹색 눈의 아이가 답하자 마자, 한 순간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그 아이를 꼭 끌어안고는 작게 웃는다.) 맞아. 사자는 폭풍우로부터 그곳에 있는 보석을 지키기 위해 대신 깊은 잠에 빠져든 거야. 아무리 흔들어 보아도 제 친구가 일어나지 않자, 조세핀은 울음을 터뜨렸어. 한참을 울고 나서, 다시 학교로 돌아가려고 할 때 공주님이 말했어. "나는 이곳에 남을 거야." (이야기를 멈추고, 그는 허공을 바라본다. 이내 잠시 당신에게로 눈길을 주고, 옅게 웃어보인다.) "어째서?" "바깥은 위험해. 학교에는 못된 애들이 가득하고. 이곳이 훨씬 더 멋져." "하지만 나는? 네가 없으면 외롭단 말이야." "이곳에 함께 남자. 너는 내 친구잖아⋯" (간극.) 자, 마지막 문제. 조세핀은 그곳에 남았을까, 아니면 학교로 돌아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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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23일 20:34

@2VERGREEN_ (녹색 눈의 아이는 자신의 목소리가 들릴 줄 몰랐던 듯 작게 움찔, 했지만, 이내 힐데의 체온에 녹아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자신도 힐데의 팔을 끌어안는다. 아이들은 "하지만 폭풍우가 보석을 빼앗아가진 않잖아요," "잠든 사자가 불쌍해!" 하며 떠들었다. 마녀는 아주 가늘게 숨을 쉬었다.
"못된 애들이 얼마나 못됐는데요? 전쟁만큼 못됐어요?" "남지 않았을까...? 폭풍우가 오는데 함부로 밖에 나가면 안 돼. 위험하잖아." "내가 조세핀이라면, 공주와 사자와 보물을 모두 가지고 학교로 돌아갈 거야. 그리고 못된 애들은 혼내 줄 거야." "야 이 욕심쟁이야!" "그게 왜 욕심쟁이야!" ... 아이들이 옥신각신 싸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마녀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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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23일 20:35

@2VERGREEN_ ……아가.
나는…… 우리가 영영 안전하고 행복하기를 바랐을 뿐이야…….
(그 목소리는 서글픈 것 같기도, 화가 난 것 같기도, 서늘한 것 같기도, 다정한 것 같기도, 차가운 것 같기도, 따뜻한 것 같기도 해서…… 아이들은 한 순간 조용해진다.)

2VERGREEN_

2024년 08월 24일 01:16

@WWW (저마다 자신의 가설을 떠들어대는 아이들을 그저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어지는 마녀의, '공주'의 그 목소리에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을 느낀다. 땅 속, 아주 먼 곳까지 추락하는 것만 같은 기분. 당신은 항상 감정을 읽어낼 수 없는 그 목소리처럼 굴었다. 그러나 결론은: 당신은 나를 사랑하므로. 여전히 자신을 '친구'라고 명명했으므로.) ⋯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야. 자, 이 이야기의 교훈은⋯ 너희가 말한 모든 것이 정답이 될 수 있다는 거야. 위험한 폭풍우를 피해 동굴 안에 숨어도 좋아. 공주와 사자와 보물을 모두 가지고 학교로 돌아가도 좋아. 못된 녀석들을 혼내주는 영웅이 되어도 좋아⋯. (다시금 '시시하다'며 입을 삐죽이는 아이들에게, 제 품을 뒤져 가지고 왔던 사탕을 모두 허공에 던지며 애써 밝은 목소리로 외친다.)

2VERGREEN_

2024년 08월 24일 01:16

@WWW 그러니까, 너희가 말한 모든 것은 정답이야. 너희는 모두 사탕을 먹을 자격이 있는 어린이들이야! (그리고 쏟아지는 사탕 비. 아이들은 각자 환호성을 지르며 흩어진다. 그 속에서 그는 당신의 보가트를 떠올린다. 주문 끝에 사탕과 캐러멜 따위가 되어 떨어지던 빗방울들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 이후, 당신과 내가 쌓아올렸던 시간들을 떠올린다. 그는 당신에게 천천히 몸을 기댄다.) 공주님, 저는 이야기에는 재능이 없나 봐요. (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다.)

⋯ 나도 그래. 나는⋯ 네가 영영 행복하기를 바랐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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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26일 17:44

@2VERGREEN_ (모든 아이들은 사탕을 먹을 자격이 있다. 달콤하고 인생의 좋은 것들을 누려 볼 자격이 있다. 설령 다른 사람의 것을 빼앗거나 부모에게 사랑 받지 못했거나 머글 세상의 부모님과 마법사 일로 다투거나 반대로 마법사 세상에서 머글 세상의 일로 다투거나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것 같거나 바다에서 나고 자랐거나 할머니와 사이가 좋았거나 타인의 감정에 과도하게 민감하거나 그렇지 못하거나 아버지와 사이가 좋았거나 아버지를 사랑함에도 너무 많은 것을 짊어져야 해서 때로는 밉고 버거워지거나 사고를 치거나 물건을 망가뜨리거나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아끼고 예뻐하거나 인형을 좋아하거나 좋아하지 않거나 이야기를 좋아하거나 좋아하지 않거나 다른 친구들을 위한 극본을 쓰거나 쓰지 않거나……. 그 이야기의 교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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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26일 17:44

@2VERGREEN_
웬디는 에스터 에티를 귀여워 했다. 예뻐하고 애정했다. 그건 특별히 그 아이가 웬디를 예쁜 언니라고 불러서도 아니고 아주 잘 따라서도 아니고 이야기를 잘 들어 주어서도 아니었다. 받지 못한 유년의 사랑을 내가 받고 싶었던 형태로 돌려 주고 싶었을 뿐이다. 웬디는 우디가 당신과 쌓았던 시간의 일부를 알고 있으며 자신이 당신과 쌓았던 시간 전부를 기억한다.)
네 삶이 이미 이야기잖니……. (아이들이 사탕을 쥐고 돌아간다. 기대오는 힐데의 작은 머리에 자신의 품을 내어준다. 마르고 부드러운 손길-그러나 질감만은 나무꾼처럼 거칠고-로 당신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자신의 빈 허벅지를 가볍게 두드린다.) …… 자아, 기대렴. 잠들 때 듣기 좋은 이야기를 알고 있으니까…….

2VERGREEN_

2024년 08월 26일 22:20

@WWW (힐데가르트는 당신의 품에 몸을 웅크리고, 구긴 채 들어가 당신의 다리를 베고 눕는다. 자신보다도 훨씬 작은 품. 이 세상을 어찌 견디는 것일지도 모를 품의 온기에 기댄다. 모든 아이들은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처럼 대우받을 권리가 있다. 그것은 누구에게서 받아 생긴 것도 아니고, 어른들의 손에 빼앗겨 없어질 수 있는 류의 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것이었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린다. 힐데가르트는 매일 밤마다 우디와 쌓았던 시간의 전부를 회상하느라 한참의 시간을 보낸다. 매일 낮마다 웬디와 함께했던 추억들을 떠올려보느라 자신을 부르는 에티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우리가 박탈당한 유년 — 비록 당신과 나의 어린 시절은 다른 모습을 띄고 있었지만 — 을 누군가에게 물려주고 싶은 것이라면, 과연 우리의 길은 다르다고 부를 수 있는 것일까⋯.) ⋯ 고마워. 이렇게 엉망인 이야기를 들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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