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N7H313L4ND (그리고 멀리에서부터 의아한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던 참이었다. 익숙한 얼굴인데⋯. 당신의 정체를 깨닫자마자, 스쳐지나가는 당신의 팔을 붙드는 손길이 있다.) ⋯ 라라?
@2VERGREEN_ (오래 못 본 얼굴. 마주하고 싶지 않은 '평범한' 얼굴이었다. 팔에 힘을 주지만 차마 뿌리치지 못하며,) 그, 그게 누구예요? 사람 잘못 보셨어요.
@1N7H313L4ND ⋯ 너 나 몰라? 너랑 같이 학교 다녔던, 그리핀도르의 힐데가르트 마치. 너 아일라 프레이저 아니야? (한 발자국을 옮겨 당신의 앞에 마주보고 서, 눈을 가만히 들여다 본다. 얼굴을 다시 한 번 살핀다. 분명히 맞을 텐데⋯.) 서운하다, 나는 너 보고 싶었는데. 날 못 알아보다니, 넌 나 안 보고 싶었구나?
@2VERGREEN_ ...... (그 말에 마음이라도 약해진 듯 눈빛이 흔들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런 모습'을 내보이는 것은 부끄러운지, 쉽게 말을 잇지 못한다. 아, 변장이라도 더 하고 나올걸...) ...나중에, 나, 나중에. 나중에 얘기하면 안 돼? (횡설수설하며 뱉어내는 알맹이 없는 한마디.) 나 좀 바빠서. 약, 약속 있거든. (그러나 이 시기에 이 곳에서 누군가를 만난다니, 그 약속이란 것의 성격은 알 만하다.)
@1N7H313L4ND ⋯ 아일라. (눈을 가늘게 뜨더니, 당신의 팔을 붙든다. 그래, 이 시기에 이 곳에서 누군가를 만난다니, '약속'이 어떤 성격을 띄는지 정도는 충분히 추론할 수 있다. 굳이 이러한 정보들이 주어지지 않았더라도, 자신을 보며 어쩔 줄 몰라 하는 당신의 모습만 보아도 충분히 추측할 수 있다: 적어도, 떳떳하지는 못한 일이라고.) 그러면 약속 끝날 때까지 기다릴게. 나 할 일 없거든. 어때, 다녀올래?
@2VERGREEN_ ......왜, 왜 그러는데? (곤란해 보이는 표정으로, 애써 웃으려 한다. 표정 관리가 여태 능숙하지 못한 동창생의 얼굴은, 이 상황이 불편하다고 온몸으로 외치고 있다.) 나한테 무슨 볼일 있어? ......미리 편지라도 썼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면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힐다는 제게 호의를 가진 상대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제가 무엇을 하든 내버려둘 만한 사람은 또 아니었다. 비난받는 게 두려운 건가, 아니면 자신의 떳떳하지 못함을 직면하는 게 두려운 건가. 아니면 둘 다인가.) 진짜, 꼭 그래야 할 것 같아......? 너, 넌 여기 사는 것도 아니고. 다이애건 앨리에서 오래 혼자 있는 것도 위험하고. 나는 다음에 만나도 되는 사람인걸.
@1N7H313L4ND 볼 일이 있는 건 아닌데, 졸업한 이후로는 널 참 만나기 힘들더라고. 그래, 이번에도 놓치면 정말 영영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 (⋯ 그러나 원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들은 마음을 준비할 시간도 없이, 갑자기 들이닥치는 류의 것들이 아닌가? 당신에게 남은 호의가 없었다면, 무슨 짓을 하고 다니든 간에 관련 없이 그저 당신을 여기에 내버려둔 채 떠났겠지만⋯ 당신이 또다시 어떤 '잘못'을 저지르는 걸 가만히 볼 수는 없었다. 팔을 붙든 손에 조금 더 힘이 들어간다.) ⋯ 정말로 안 되겠어?
@2VERGREEN_ ......오랜만이긴 하지. (그 말엔 반박할 수가 없다. 나서서 동창들을 만날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적 없으니까. 더 이상 회피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불길한 감상이 엄습한다.) 아, 아주 안 되는 건 아니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며 눈을 데룩데룩 굴린다.) ......아닌데. 할 말이 있으면 지금, 지금 해 주면 좋겠어. 차라리 말이야. 그러면 안 돼? (지금 당장 직면하는 것과, 직면을 향해 걸어들어가야만 하는 것 중에 무엇이 더 괴로울까. 단지 확실한 것은 아일라가... 알겠노라 한 후에 뒷골목의 어둠을 틈타 도망쳐 버린다는 선택지를 지금 까맣게 잊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