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8월 22일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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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hweh_1971

2024년 08월 22일 11:59

(수배당하기 직전의 기자는: 겁없게도 마법부 근처의 머글 커피하우스에 앉아 있다. 작은 캐리어를 옆에 내려두곤 불안해하는 주인과 한참 이야기를 나눈다. 대강 안심시키며 정황을 캐내려는 심산인지, 대화의 물음표가 점점 늘어간다.)

Furud_ens

2024년 08월 22일 12:06

@yahweh_1971 (창 밖으로 당신이 알고 있는 부엉이—그레이 아가씨—가 빙글 맴돌다 사라진다. 몇 분 후, 깔끔한 셔츠 차림의 프러드 허니컷이 문을 열고 당신에게로 걸어온다. 깔끔한 감상평:) 미쳤어?

yahweh_1971

2024년 08월 22일 12:11

@Furud_ens
허니! ("정말이라니까요? 방금 분명 부엉이를 봤는데......" 중얼거리며 떠나는 주인을 일별하곤 반갑게 일어난다. 기분이 썩 좋은지 연신 히죽인다.) 뭐가 미쳐? ...... 그런데 설마 부엉이 아가씨로 좌표를 찍은 거야?

Furud_ens

2024년 08월 22일 13:11

@yahweh_1971 사람 많은 데서 그렇게 부르지 말라니까....... (호칭에 익숙해졌는가? 그렇다. 여전히 항의하는가? 그렇다....) 왜? 내가 직접 날아다니거나 가게마다 수소문하는 것보다 훨씬 눈에 안 띄고 좋지 않나?

yahweh_1971

2024년 08월 22일 13:17

@Furud_ens
그래도, 직접 날아다닌다면 미관상 좋았을 것 같은데...... 꼭 프레스코 벽화처럼. (주인이 넣은 의자를 다시 끌어주었다.) 벌꿀같은 머리칼의 아기 천사가 될 마음은 아직 없는 거지?

Furud_ens

2024년 08월 22일 13:21

@yahweh_1971 미치겠군....... (두 번째 감상평이 이어진다. 자리에 앉는다.) 잔소리 안 하기로 했는데 미안하다. 헨 야훼 홉킨스 너 '이 말썽쟁이야'.

yahweh_1971

2024년 08월 22일 13:29

@Furud_ens
결심이 이틀은 갔니? (한숨. 그러나 당신이 지저귀는 것은 이미 짐작한 일이다. 커피로 입술만 축였다.) 어제 말하려고 찾아갔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았잖아.

Furud_ens

2024년 08월 22일 13:38

@yahweh_1971 아아. 그래도 덕분에 무사히 찾아서 나올 수 있었으니까. ...... ('말하려고 찾아갔다' 부분에서 갑자기 풀린 듯...) 그럼 어제 그 난리통에 이어서 저질렀다는 거군. 잠은 잤는지 모르겠는데, 얼굴이 열 시간 숙면한 사람보다도 상쾌해 보이니까 그것도 넘어가자. (그리고...) ...그럼 너는 마법부의 패배를 확신해?

yahweh_1971

2024년 08월 22일 13:44

@Furud_ens
열 시간이 다 뭐야? 미안한데, 지금 각성제라도 들이마신 것 같아. (단순하긴...... 생각하며 유사 각성제=커피잔을 만졌다. 지팡이가 걸린 손끝이 까닥인다. "머플리아토.") 어디에든 배팅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잖아? 자세히 아는 건 아니지만, 확률은 한쪽 손을 이미 들어준 것 같고. 이제 올인하고 쉬어야지. (조금 웃었다.) 너희 집 샛방을 빌리면 바로 잡히겠지?

Furud_ens

2024년 08월 22일 13:58

@yahweh_1971 드디어 네 기나긴 일주일이 끝났군. (짤막하게 감상을 남긴다.) 자세히 모른다고 하지만 네가 연줄이나 내부 정보 없이 판단했을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아. 그 경우에는, 몸을 피할 곳이 필요하다면 내 외가도 좋겠지....... (그러나 이야기하다 도로 시선을 바로하고 당신을 본다.) 엄살은. 어디로 갈 건데? 휴양지를 골라 놨을 거 아냐.

yahweh_1971

2024년 08월 22일 14:09

@Furud_ens
좀 길었지. (순순히 수긍한다. 정보에 대한 부분에선 함구했다. 하여간에 이것은 신뢰와 직결된 문제고, 당신은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든 해를 입지 않을 것이다.) ...... 휴양지도 좋긴 한데, 햇볕 따위는 영 취향도 아니고...... 일단은 런던에 머무르고 싶어. 이 근방을 떠돌며 일이 어떻게 흘러가나 좀 지켜봐야겠지. 어차피 해결해야 하는 문제도 좀 남았고. (지금쯤 런던 어딘가를 달리고 있을 편집장을 생각한다. 기분이 더 좋아졌다.)

Furud_ens

2024년 08월 22일 17:42

@yahweh_1971 내 친구가 이번에는 도망자가 됐네. 농사의 성과는 언제 보여줄 거야? (마주 실없이 농담한다. 체념하고 얻어낸 평화를 있는 그대로, 흐린 날에 구름이 떠 가듯이 누릴 것이다.) 그럼 이제 네가 살던 곳은 빈방인가?

yahweh_1971

2024년 08월 22일 20:14

@Furud_ens
잠시 떠나있을 뿐이야. 집기는 그대로고, 아예 그곳을 버리지도 않을 거야. (문득 생각하길, 당신은 늘 당신의 자리에 있었구나. 제가 이리저리 튀는 수 년간 미지근하게 자리를 지켰다.) ...... 애초에 1년 단위의 계약이었고, 어차피 곧 다 마무리지어질 테니까...... (당신의 부재는, 우습게도, 상상하기에 꽤 어렵다.) 너도 곧 수확을 할 수 있겠지.

Furud_ens

2024년 08월 22일 20:26

@yahweh_1971 그래? 하긴, 네가 있는 곳이 곧 네 집이지 뭐. 너는 그런 데 크게 의미를 두는 성격도 아니니까....... (덤덤.) 뭘로 자랄 예정인데?

yahweh_1971

2024년 08월 22일 22:09

@Furud_ens
그렇게 해석해주다니 고맙네. (지금쯤 버려졌을 방을 떠올린다. 작게 한숨이나 쉬었다.) 대마나 되겠지, 뭐. ...... 너희 집 샛방까진 농담이었는데, 유다는 지금 정말 갈 곳이 없어. 그레이 아가씨 곁에 며칠만 재워주면 안 될까?

Furud_ens

2024년 08월 22일 22:27

@yahweh_1971 난리법석이다 진짜. (툴툴툴툴툴.) 남들 눈에 보여도 돼? 그러면 가게에서 데리고 있고, (그러면 거긴 줄리아의 팬시까지 부엉이가 세 마리다...... 그야말로 난리법석이겠군.) 아니면 집에다 데리고 있을게.

yahweh_1971

2024년 08월 22일 22:43

@Furud_ens
가게에 두기엔 너무 거대하지 않아? 오러들에게 한 번쯤 수색당하는 건 즐거운 경험이겠지. (지팡이를 겨누는 시늉했다.) "헨 블루웰스가 있는 곳을 말해!" ...... 하하...... 뭐, 그럴 일은 없겠지만. 오러들께선 오죽 바쁘시니까. (어깨를 가볍게 으쓱인다.) 집에 들여서 껴안고 자.

Furud_ens

2024년 08월 22일 22:48

@yahweh_1971 알겠어. 부엉이장째로 넘겨. 집에 들여도 유다랑은 각방이야. 걘 물어뜯잖아....... (당신의 뜯겨나간 귀를 본다.......)

yahweh_1971

2024년 08월 22일 22:50

@Furud_ens
...... 하하. 뭘, 그렇게까지야...... (귀를 슬쩍 가린다. 손끝이 눈 아래도 슥...... 가렸다.) 무도회에서 거절당했다고 아직 올빼미한테 꽁해있는 건 아니겠지? (그런 적 없었다.)

Furud_ens

2024년 08월 22일 22:56

@yahweh_1971 (미묘하게 얼굴에 손을 얹은 모양이 된 걸 빤.......) 네 기억이 잘못된 것 같은데. 거절은 내가 했지. (그게뭐가중요한데.......)

yahweh_1971

2024년 08월 22일 22:59

@Furud_ens
반대였군. 그래서 유다를 무서워하는 거야? 이런, 겁쟁이 같으니...... (잠시 킬킬 웃었다.) 상관없어, 잘 돌보기만 해줘. 네가 아니면 누굴 믿을 수 있겠어.

Furud_ens

2024년 08월 22일 23:16

@yahweh_1971 (오 초 정도 불만스럽게 본다.) 그래. 그런데 유다를 맡기면 연락은 어느 편으로 할 거야?

yahweh_1971

2024년 08월 23일 11:25

@Furud_ens
직접 오가야지. 뭐 어때? 네가 때마침 친애하는 세실과 간담회라도 나눌 게 아니라면, 내가 얼굴 좀 비춘다고 문제될 것 없잖아. (길쭉한 손이 당신 얼굴을 텁 덮었다.)

Furud_ens

2024년 08월 23일 12:30

@yahweh_1971 아하. (손바닥 아래에서 말한다.) 그럼 네가 찾아오겠다는 거군. 나는 연락할 방법이 없으니....... (문득.) 너무 오래 안 오면 부엉이 떼(3마리)를 보내서 수배할 거야. 알겠어?

yahweh_1971

2024년 08월 23일 16:07

@Furud_ens
(얼굴을 살짝 쥐어 뭉개곤 놓아주었다.) 줄리에게 허락은 맡았어? 걔 부엉이를 함부로 썼다간 너와 함께 라이네케까지 날아올지도 모르겠는걸...... (상상하는 것은 제법 재미있는 일이다. 그러나 말은 제법 차분하게 맺었다.) 걱정 마. 하루에 한 번씩 보고할게. (그럴 필요는 없을 것이다.)

Furud_ens

2024년 08월 23일 16:22

@yahweh_1971 븝. (뭉개지며 불만 표시하는 소리.) 당연히 안 받았지. 하지만 팬시는 나랑 친하니까 비밀을 지켜 줄 거야....... 재수없게 현장에서 검거당하면 *라이네케한테 몇 대 맞지 뭐.* (이것은... 핀갈 모레이가 전장에서 빠져나와 그를 만날 때 '이탈한 것 아니냐'는 프러드의 걱정에 아무렇지 않게 대꾸했던 멘트다. 자기만 아는 시니컬한 농담 후....) 하루에 한 번이면 출퇴근이군? 도피한 의미가 없잖아? (일부러 못되게 낄낄거린다.)

yahweh_1971

2024년 08월 23일 18:39

욕설

@Furud_ens
(킥 웃었다. 평화로이 대화하려다가도 멈칫, 몸을 기울여 삐걱거리는 탁상에 팔꿈치를 댄다. 괴팍한 농담을 이해했을 리 없다.) 라이네케가 널 때리기라도 해? 아니면 비슷한 협박이라도 했나? (내내 기분이 좋은 양 굴던 태도는 사라진다. 조용히 떠올리는 것은 줄리아의 얼굴이며, 그가 하수인들에게 휘두르는 폭력이다. 자연히 목소리가 싸늘해졌다.) 뭐가 '흑, 몇 대 맞지 뭐'야? 멍청하게 굴지 좀 마. 그따위 건 없어.

Furud_ens

2024년 08월 23일 18:48

@yahweh_1971 협박이야 항상 있지. 보긴 앤 버크스랑 우리 가게가 거의 옆방 수준이잖아. 심심하면 찾아와서 시비니까 항상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중이라고. (반면 심드렁하다.) 너도 걔 성격은 알고 있는 것 아니었나? 생글생글 웃으면서 부엉이도 돌보고 심부름도 하고, 또 자조적 농담이라도 하는 거지. 새삼 뭐가 놀라워?

yahweh_1971

2024년 08월 23일 19:04

@Furud_ens
...... 불쌍한 프러디. 고용 관계가 아니라 법의 보호도 받지 못하는 거야? (제 옆머리를 쓸어쥐었다. 짐짓 괜히 화낸 양 히죽이면서도 당신들의 관계를 그려본다.) ...... 어디에나 무르게 구는 건- 나도 혜택을 누리고 있으니 간섭은 안 하는데, 제발 협박받으면서도 생글거리진 마...... (그러나 월권이고 간섭이다. 시선이 굴렀다.) 그러다 정말 맞아도 웃을 것 같아서 그래.

Furud_ens

2024년 08월 23일 19:16

@yahweh_1971 역시 기자라서 핵심 파악이 빠르군. 보도만 하지 말아 줘. 공식적인 관계가 아니라서 처벌도 안 되고 사적 제재에만 노출되겠지....... (못된 농담 하나 더 한다.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소리를 들었다는 것처럼 본다.) 걔는 통제감과 우월감을 원해서 그러는 거잖아. 성질 부리는 애한테 원하는 걸 쥐어주는 게 제일 빠른데 왜 안해?

yahweh_1971

2024년 08월 23일 19:24

@Furud_ens
보도해봤자 뭐해? 일 파운드 반푼어치짜리 정보도 안돼. (새파랗게 찢어져 인상이 나쁜 눈이 도르르 구른다. 인상만큼 나쁜 성격은 이어지는 말에서 거침없이 드러난다.) 난 그런 건 못 견뎌. 협박은 협박으로, 저주는 저주로 돌려줘야지. 통제감을 원하는 이들에게 그런 걸 쥐여주면 옳다구나 만족하고 도닥여줄 것 같아? 여태 널 거친 불행들이 전부 그랬어? (몸을 젖혀 의자에 기댄다.) 잠시 굽혀주는 것이라면 차라리 상관없지만...... 넌 꼭 순응하는 것 같아서. (그러나 말은 그즈음 끊어진다.)

Furud_ens

2024년 08월 23일 21:33

@yahweh_1971 되던데....... (중얼거린다. 이 인간은 또 다른 방향으로 성격이 나쁘다.) 뭐, 괜히 돌려서 일반론으로 말해도 쓸모없겠군. 정 무슨 조치를 하려면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아서. (커피 홀짝인다. 자신도 뒤로 기댄다.) 난 그냥 걔를 받아 줄 거야. 사실은 그게 핵심이지.

yahweh_1971

2024년 08월 23일 21:46

@Furud_ens
네 받아들임엔 목적성도 거름망도 없어. 해로운 존재까지도 전부 끌어안고 사랑하다니, 야훼의 이름은 네게 붙는 것이 어울리겠는데. (식어버린 잔을 내려다본다. 이미 한 번 말이 트인 적이 있어서인지, 당신을 파헤치는 것은 쉽다. 그러나 언어는 목구멍을 틀어막되, 대화를 오래 잇는 것이 현명하진 못하다. ...... 유다도 런던 어딘가를 떠돌고 있을 테고.) ...... ...... 뭐, 관둬...... 정말 맞았을 땐 부디 알려주고. 그 정돈 할 수 있잖아.

Furud_ens

2024년 08월 23일 21:54

@yahweh_1971 초기에 받아들여서 그래. 걔를 어릴 때부터 봐 왔잖아. (아무렇지 않게 대꾸하고 커피를 한 모금 더 마신다. 코코넛과, 과일을 닮은 산미가 퍼진다.) 그래도 기준은 있으니 안심해. 예를 들어 그가 도리언이나 아브릴이나 ... 혹은 너에게 지팡이를 겨눈다면 걜 죽여야겠지. ('죽여야 한다'는 동사가 일상의 서술어라도 되듯 평이하게 입에서 흘러나온다. 마치 오래 생각하기라도 했다는 듯.) 그러기 위해서라도 일단은 납작 엎드릴 거야. 적성에 안 맞지도 않으니까.

yahweh_1971

2024년 08월 23일 22:24

@Furud_ens
(당신의 입에서 폭력이 흘러나오는 것은 드문 일이다. 위화감에 무른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도 고개를 돌린다. 차갑기까지 한 커피로 목을 살짝 축였다.) 내게 겨누는 건 내버려둬. 그건 내가 알아서 하니까. (그저 하는 말일까? 살인을 자연히 입에 담는 이들은 흔하다. 진실로 의지가 있거나, 아예 장난으로 치부해버릴 때 폭력은 쉽게 묘사된다.) ...... ...... 네 '적성'이 뭔진 모르겠지만, 나보다 인격적으론 말랑거린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생각해?

Furud_ens

2024년 08월 24일 00:11

@yahweh_1971 (그것은, 프러드 허니컷의 세계에서 살인이 폭력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세계에서 살심은 분노로 인해, 증오로 인해, 촉발하지 않는다. 그것은 필요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다른 존재를 죽이는 모든 행위들과 다른 선상에 놓여 있지 않다. 그는 필요하다면, 맞설 것이고, 그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죽일 것이다. 자신을 향한 아픔을 받아들였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그래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며.*) 싫어. 일방적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대상이 아니면—애초에 그런 대상이라는 개념이 허상에 가깝다고 지금은 생각하지만— 나는 행동할 자유도 없나? 난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해 지팡이를 들어. 그건 내 다른 모든 행동과도 다르지 않아. (그대로 눈을 마주한다. 글쎄. 당신의 생각은 어떻지?)

yahweh_1971

2024년 08월 24일 01:19

@Furud_ens
(다만 모든 폭력은 필요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다. 헨의 세계에서, 폭력은 그 대상에 영향을 받을 뿐 자체만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문제를 제거하는 방법은 그것을 영영 사라지게 하는 것뿐만이 아니며, 그는 늘상 자유로이 행위를 쥐길 원했다. 그래, 죄악감 없이.) (그러나 그는 살인에 대한 당신의 정의를 모른다. 그저 친숙한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낯선 말을 듣고, 살인을 위하여 행동의 자유를 주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시선을 맞추는 것이다. 그에게 살인은 그저 폭력의 연장선이므로......) 네가 내 탓에 살인자가 된다면, 그날 꿈자리가 꽤 사나울 것 같은데...... (파랑은 굴러떨어진다. 시선은 금새 어긋났다.) 네가 '죽음을 먹는 자들과의 행복한 생활보다 원하는 것'에 내 생존이 속하는 건 꽤 감동인걸. 당장 눈물이라도 흘릴 것 같아.

Furud_ens

2024년 08월 24일 03:08

@yahweh_1971 왜? 마땅히 기뻐해야지. 내가 너를 위해 기꺼이 죄를 짊어지겠다잖아. (농담 같지는 않은 투로 말한다. 잔에 남아 있던 커피를 다 비운다. 창 밖으로, 맑게 갠 하늘을 쳐다본다.) 날씨 끝내주네. 런던에 머물겠다니 진심이야? 나 같으면 대형 사고 저지른 기념으로 도망갔어.

yahweh_1971

2024년 08월 24일 03:37

신성모독

@Furud_ens
대단해, 프러디. 꼭 산타클로스 수염을 후덕하게 매단 예수같네. (이것은 농담하는 투지만, 마찬가지로 가시야 돋쳐있다. 한숨을 쉬었다. 사소하게라도 피부양자로 여겨지는 발화는 늘 불편하며 어색하다.) ...... 도망치면 사고를 친 게 무의미해지잖아. 결과물을 보고, 내가 원하는대로 흘러가는지도 확인해야지...... 왜, 휴가라도 떠나고 싶어?

Furud_ens

2024년 08월 24일 04:17

@yahweh_1971 아, 뭐....... 가끔은. (멍하니 구름이 흘러가는 것을 바라본다. 당신의 말에도 따로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꽤 한참 후.) 너는 이 세계를 정말 사랑하나 보구나.

yahweh_1971

2024년 08월 24일 04:43

@Furud_ens
...... 물론이야, 아주 사랑해마지않지. (발끝이 까닥인다. 우중충한 안개 대신 파란 하늘과 구름을 올려다보았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관념이 아닌 실제 하늘을 보는 것은 미적지근한 괴로움을 수반한다.) 내 세계잖아.

Furud_ens

2024년 08월 24일 05:22

@yahweh_1971 왜 사람 대신 세계를 사랑하기로 했어? (테이블 아래에서 발이 움직이다가 당신의 구두 끝을 몇 번 차듯이 건드렸다. 여전히 시선은 밖을 내다보고 있다. '세계'를 보려는 것처럼. 당신이 사랑하고 아끼는 것이 무엇인지 보려는 것처럼.......) 보통은 안 그러잖아.

yahweh_1971

2024년 08월 24일 05:39

@Furud_ens
세계는 개인을 해치니까. (발끝은 당신을 마주 건드린다. 따라간 발을 꽉 밟곤 실없이 쪼갰다. 시선은 테이블 위로 떨어진다.) 세계는 지독하게 부조리해서...... 내가 사랑하는 개인들을 짓뭉개. 난 늘 눌어터진 인간들을 주워담았고. (사이.) 단순히 개인에게 갑옷을 둘러주는 것만으로 눈감기엔, 사회는 너무 못됐어...... 그러니 세계를 사랑해야지. 그걸 원동력 삼아 변혁을 가져오는 거야.

Furud_ens

2024년 08월 24일 16:43

@yahweh_1971 덱스터가....... (꽉 밟힌 발은 밟힌 채로 얌전히 멈춰 있는다.) 화분들을 엄청 많이 돌보거든. 몰랐는데 2층에는 텃밭 크기로 만든 작은 농장도 있나봐. 시도때도없이 모종이랑 나무들을 들여다보고, 비료를 사다 나르고, 휴일에도 가게에 나와서 새 전정 가위로 꼼꼼하게 가지치기를 하고 순을 따고 포기를 솎아내. 거의 모든 식물들을 크게 기르지만 중간에 죽어나가는 것도 여전히 있어. 우리 가게에 곰팡이가 좀 많잖아....... 흙에 옮겨가면 구제하기 쉽지 않거든. 어쨌든 덱스터는 자기의 작은 원예 세계를 총체적으로 사랑해. 새로 뭔가에 꽃이 필 때마다 나를 불러서 보여주지—하도 뭘 많이 기르니까 사실 꽃이 안 피는 주간이 없긴 해—. 클라라 말로는 멜빈 언쇼가 죽기 전까지는 덱스터가 그렇게까지 꽃에 미쳐 있지는 않았다더군. (그리고 문득, 그는 당신에게서도 슬픔을 본다.) ......사랑하는 야훼. 그래도 너무 빨리 연소하지는 마. 너무 많이도 말고....

yahweh_1971

2024년 08월 25일 23:14

@Furud_ens
(그러나 그는 덱스터 언쇼가 아니다. 반질거리는 구둣발에선 곧 힘이 빠진다. 아들을 대신하여 작은 세계를 돌보는 노인과 달리, 그가 돌볼 정원엔 그가 사랑했던 모든 이들이 속한다. *그러니 내가 그자보단 낫지.* 유치하기 짝이없는 태도로 뇌까리고.) ...... (킥 웃었다.) 그래, 당연하지. '너무 빨리는.' (그는 조그만 화분에 담긴 그의 로즈마리를 보고, 문득 언젠가 사랑했던 친구와 나눴던 대화를 생각한다. 한낱 위안거리를 위해 연소하는 것은 어리석지만, 그가 사랑하는 정원은 그가 사랑하는 화분들로 구성된다. 어느 못돼먹은 신세계의 야훼에게, 사랑의 형태는 식물을 담는 화분이다.) 멋진 수목장이 되겠네, 프러디...... 언젠가 연소하더라도.

Furud_ens

2024년 08월 25일 23:52

@yahweh_1971 여기서 그냥 그렇겠다고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툴툴거린다.) 나도 어른이 덜 됐나봐. 어차피 모든 인간은 언젠가 연소하니까, 그냥 별 말 아닌 것처럼 넘기면 될 텐데 네가 그러면 자꾸 시비 걸고 싶단 말이야. ...그래도 참기로 했으니까 노력해 볼게. 네 멋진 휴가성-도피를 망치진 말아야지. (억지로 하는 말은 아닌 듯 어조는 가볍다. 얼음이 거의 녹아 바닥에서만 달그락거리는 물잔까지 다 비운다.) 자, 일어날까. 유다를 데려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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