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에는 눈이 없다. 그는 검은 그림자처럼 폭력의 결과가 즐비한 골목을 돌아다닌다. 핏자국이 그곳에 있다. 파편화된 비명이. 시체가. 그는 자신이 갈까마귀같다고 느낀다. 그러다 기어이 발견한다. 아직 숨이 붙은 이를. 배가 꿰뚫려 상처에서는 피가 질질 흐른다. 간신히 열린 입술 사이로 비명이 되다 만 소리와, 얼마나 세게 이를 악물었는지 잘린 혀끝에서 흐르는 피가 흥건하다. 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머릿속에서 누군가 윽박지른다. 잔인한 탈력감. 그는 그 사람의 곁에 꿇어앉는다. 그리고는 마법으로 상처를 봉합하고 입안에 손가락을 넣어 혀를 내리누른 뒤 디터니 용액을 붓는다.)제발... 제발......
@Raymond_M (턱을 붙잡고, 디터니 원액을 흘려넣는 손길이 하나 더, 불쑥 나타난다. 로브로 온몸을 가리고 얼굴을 감춘 사람이 부상자를 붙들고 무슨 일이라도 하려고 든다.) ...
@HeyGuys
(그러나 그는 보는 순간 알아차린다. 수많은 이를 살리고 몇몇을 떠나보낸 그의 직감이 우짖는다. 우리는 헛짓거리를 하고있는거야. 그 사람은 아마 죽겠지. 제 품에 안은 이 또한도.... 그러나 현실은 감각보다 빠르다. 헐떡이는 숨은 한 사람의 것. 피투성이가 된 손으로 품안의 이의 눈꺼풀을 오래, 내리 누르고 바닥에 눕힌다. 그리고는 일어나 당신의 뒤로 걸어간다.)...이미 죽었어요. 그러니...그냥 놓아줘요.(그리고는 당신을 지나친다. 제 무릎과 손바닥이 더러워지는 일따위는 상관하지 않은 채로 주변 죽은 이들의 눈을 하나하나 감긴다. 아, 피로하다....)
@Raymond_M (당신의 말을 들은 척도 않고 그 사람 옆에 가만히 주저앉아 있다. 망연자실한 것 같기도, 어쩔 줄 몰라 하는 것 같기도, 아니면 그저 눈을 감고 있는 것도 같다. 얼굴이 가려져 있기 때문에 감정을 알기 힘들다.) ... (한참이 지나서야 삐그덕대며 당신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당신이 지나쳐 간 누운 사람들을 본다...) ...늘 이런가요?
@HeyGuys
늘 이보다 나쁘죠.(침음성이 섞인 목소리. 그는 몸을 돌리지 않는다. 삐걱거리는 팔 다리가 제것이 아닌 것 같을때까지 끊임없이 제가 해왔던 일들을 반복한다. 열 사람이 넘는 이들의 눈을 감겼는데도 당신과의 거리는 아직도 얼굴을 구분할 수 있을 정도다. 그 사실이 얼마나 끔찍하던지. 그가 허공을 향해 숨을 내쉰다.)눈앞에서 고통스러워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내 손짓은 무용해지고, 내 눈물은 의미없어지니까요.(그리고 그가 당신을 돌아본다. 지쳐 가느다란 웃음.)데드링거씨, 사실이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