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8월 18일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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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ymond_M

2024년 08월 18일 23:39

(로브를 머리 끝까지 뒤집어쓴 거구의 남자가 터덜터덜 거리를 걷는다. 머리를 모로 흔드는 모습은 무언가에 실망한 이의 것도 같고, 예상한 비탄을 맞이하는 이의 것도 같다. 그가 지팡이를 손아귀에 쥔다. 그리고는 골목 사이로 몸을 숨긴 채 주변을 바라본다. 무언가를 살피듯이. 혹은... 기다리는 어떤 것이 있는 것처럼. 숨을 죽인 그는 어둠속에 녹아들기 알맞다. ...시 ...분. 녹턴앨리 b구역 12번지. 불사조기사단. 여의치 않을때는 파기할것. 다급했던 목소리에 대한 기억. 품안에는 편지봉투 하나가 있다.)

yahweh_1971

2024년 08월 19일 00:01

@Raymond_M
(이어 거리를 걷는 사람은 어느 평범한 인상의 청년이다. 청년은 간간이 주위를 둘러보고, 인적이 사라진 것을 확인한 뒤 골목에 들어 지팡이를 겨눈다. 제 뺨을 톡 두드리자 이목구비가 얼굴이 기괴하게 끼워맞춰지고, 이내 헨 홉킨스가 남았다.)

Raymond_M

2024년 08월 19일 01:09

@yahweh_1971
(그 광경을 그는 어둠 속에서 고스란히 목격한다.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한다. 그가 어둠속에서 휘파람을 분다. 짧게 두 번, 길게 한 번. 다시 짧게 두 번. 한때-그러니까 당신과 그가 함께 수학했을 시절, 그가 유다를 부르려고 애를 쓰던 소리다. 그때 이유가 뭐였더라. '이런 거, 멋지잖아?'였던가?)

yahweh_1971

2024년 08월 19일 01:40

@Raymond_M
(소리 없이 움직이던 몸이 멈칫한다. 그러나 전란에 얼굴을 바꾸는 것은 흔한 일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허물이라기에도 애매한 실수라.) ...... 아서? (시선이 어두운 골목을 죽 훑는다. 사각들을 지켜보며 걸음을 뗐다. 구태여 소리를 내줬으니 얼굴 정도는 보여야지.)

Raymond_M

2024년 08월 19일 01:48

@yahweh_1971
(그가 한 걸음, 앞으로 나온다. 그의 머리 끝까지 집어 삼켰던 어둠 바깥으로. 그리고는 후드를 젓힌다. 꼬리가 긴 웃음.)아서가 아니라 레이. 근데... 그것도 나쁘진 않네. 헤니... 음, 아니다. 여기선 야훼?

yahweh_1971

2024년 08월 19일 02:02

@Raymond_M
모든 말이 기도문으로 들리겠어. 마음에 드네...... (한숨. 당신이 이곳에 있는 이유라면 모르겠다. 머글 사회에 얌전히 있어야 할 애들이 속속들이 나타나는 것을 보니 심란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여기서 뭘 하는 거야? 설마 달 구경은 아니었겠지.

Raymond_M

2024년 08월 19일 02:19

@yahweh_1971
(그가 두 손을 들어올리며 낄낄거린다.)그래... 신성모독은 네 특기였지.(그러고는 몸을 돌려 건물 사이에 잘 보이지도 않는 달을 보는 흉내를 낸다.)왜, 그래도 이상한 일은 아니잖아. 이 골목에서는 제법 달이 잘 보인다고. 때마침 오늘은 내 비번이고- 어제 누가 마시고 내 가슴팍에 토해놓는 바람에 술냄새에는 이골이 났거든. 도피처로 나쁘지 않지.

yahweh_1971

2024년 08월 19일 02:53

@Raymond_M
그러게 네가 오죽 자랐어야지. 조금만 작고 사랑스러웠어도 머리를 적셨을 텐데, 레이. (마찬가지로 시선을 올리지만, 헨이 선 자리에서 달은 보이지 않는다. 거무죽죽한 하늘을 잠시 보다 관뒀다. 하늘과 땅이 모두 검다면 무엇하러 고개를 들겠는가.) 네가 뭘 하든 신경쓰진 않지만- 너무 떠돌진 마. 심심하면 오랜만에 술이나 한 잔 하러 갈까?

Raymond_M

2024년 08월 19일 03:21

@yahweh_1971
그거 악담이야, 그게 아니면 덕담이야? 다음번에 손님이 토하면 그상태로 네 집에 순간이동 할테다.(그렇게 말하면서도 시선을 누군가를 찾듯 주위를 훑고. 이내 미련없이 당신에게 고정된다.)물가에 놓은 어린애나 목줄없는 강아지 걱정하는 것도 아니고....(질색!)네가 사는 거면 좋아!(당신과 어깨동무 한다.)

yahweh_1971

2024년 08월 19일 03:37

@Raymond_M
아, 해보시지. 처음으로 어둠의 마법을 사용해보겠군. (웃지 못할 농담을 뱉곤 당신의 행동을 지켜본다. 기다리는 이가 있더라도 상관없다. 어차피 중요한 연락이라면 하지 않는 편이, 별 볼일 없는 만남이라면 미루는 편이 나았다.) ...... 물가에 내놓은 뉴펀들랜드겠지. 뭐, 좋아! 그런데, 레스터 스퀘어에서 갈레온으로 값을 치러도 되나?

Raymond_M

2024년 08월 19일 20:17

@yahweh_1971
나 눈물이 앞을 가리는데.(과장스럽게 눈가 훔쳐내는 척 한다. 품안에 다른 한 손을 슬금 집어 넣는가 싶더니 달랑거리는 룬부적의 귀퉁이를 완전히 찢어낸다. 이로서 이 편지는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백지가 된다.)...맙소사, 제발 농담이라고 말해줘. 내가 오늘 들은 것중 가장 끔찍한 농담이었어.

yahweh_1971

2024년 08월 19일 21:44

@Raymond_M
내가 아직 어둠의 마법에 문외한이라는 것도 함의했는데, 그래도 끔찍해? 오늘 인생이 너무 평탄했나봐. (품안으로 향하는 손길을 눈치채되 그뿐이다. 무엇인지 알고 싶지도 않았으며 캐낼 여력도 없었다. 단지 어깨에 걸친 소맷자락을 움켜쥔다.) 아니면 갈레온 이야기야? 누가 값을 치를진- 우선은 가서 논의해보자고. 행선지나 정해줘.

Raymond_M

2024년 08월 19일 22:57

@yahweh_1971
끔찍한 농담이라고 했던 건 후자야. 머글 세계에서 그걸 내밀면 네가 아랍에서 온 부호라도 되는줄 알걸. 그 바BAR를 오늘 하루 종일 전세 내기라도 할 건 아니지?(잠깐 고민하다.)채링크로스 로드 구석에 괜찮은 데가 있더라. 거리에 어울리게 LP판과 책이 가득하고 고양이 한 마리가 살아. 그러니 잠시, 순간이동멀미에 주의하세요!(그리고는 당신이 몸을 가다듬을 순간도 없이 지팡이를 휘두른다. 익숙한 감각과 함께 눈을 뜨면, CCTV없는 골목 어딘가에 마법이 두 사람을 내려놓는다.)도착!

yahweh_1971

2024년 08월 19일 23:13

@Raymond_M
스테레오 타입의 아랍 부호라기엔 너무나 백인의 외견이지 않아? (어차피 갈레온이 떠돈다면 돌고 돌아 잡혀들어갈 테고. 멋지군, 다회차의 위즌가모트 vip라니...... 따위의 생각을 하다 당신 말을 흘려들었다. 고양이 정도를 알아들은 순간, 몸이 휙 빨려들어간다. 내려선 이후엔 짜증스레 손을 풀었다.) 웩. (그러나 순간이동의 감각엔 한없이 익숙하다. 오히려 이쪽은 경고도 없이 하려 했었지...... 시늉만 해보이곤 옷가지를 정돈한다.) 안내해봐. 고양이가 있다고? 나가기 전에 꼬리 끝은 볼 수 있을까......,

Raymond_M

2024년 08월 19일 23:36

@yahweh_1971
인생이란 알다가도 모르는거지.(몸이 내려선 순간, 당신의 등을 가볍게 두드린다.)장난치지 말고 일어나.(그리고는 타박타박 걸음을 옮긴다. 발걸음은 경쾌하고 표정은 밝다.)여기서 멀지 않아. 두 블럭 쯤 가면 있는 골목에... 아, 여기있다.(어둠 속에서 나무로 된 문짝과 부드럽게 부서지는 네온 사인 불빛 같은 것을 가리킨다. 머리 위로 가로등은 불빛이 꺼지기 직전이다. 킬킬거리며 문고리 잡는다.)날 믿자고. 나 동물들에게 사랑받는데는 일가견이 있걸랑.(딸랑, 문이 열리면 흐르는 재즈. 바텐더는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다. 그는 몇 개 없는 테이블 중 가장 안쪽의 자리를 찾아 앉는다.)멋지지 않아?

yahweh_1971

2024년 08월 20일 00:59

@Raymond_M
(모르는 거리다. 타박을 들은 뒤론 잠자코 당신의 뒤를 따랐다. 부서지기 직전의 간판을 보고, 나무 문이 열리기를 기다릴 때까지 긴 생각은 없었다.) 사람에게도 그렇겠지. (대답하다 문이 열릴 적 눈이 깜박인다. 재즈가 들렸다.)
(리버풀의 낡아빠진 거리, 한 블록쯤을 걷다 보면 개중에선 조금 멋들어진 재즈바가 있다. 젊은 주인은 늘상 지루하게 구석즈음 앉아있고, 바테이블 끝의 다 부서져가는 플레이어에선 LP판이 돌아간다. 때론 한켠에서 싸구려 거리 악사들이 헐값을 받곤 공연을 했다.)
...... ...... (그러나 이곳은 리버풀이 아니다. 수 번을 깜박인 눈엔 새까만 고양이와 우아하게 돌아가는 LP판, 낯선 주인과 당신이 있다. 얼마나 멈추어있었을지 모를 몸을 움직여 발을 들였다.) 그러니까...... ...... 그래, 멋지네. (음악이 흐른다. 습관적으로 말을 이었다.) ...... 네 직장이 여기야?

Raymond_M

2024년 08월 20일 12:59

@yahweh_1971
(고양이 한 마리가 도도하게 바텐더의 발목을 스치고 지나간다. 그리고는 그를 향해 다가온다. 그는 그게 지극히 익숙한 사람처럼 허리숙여 고양이의 턱가를 긁어준다. 골골거리는 소리가 바의 고스넉한 분위기와 뒤섞인다.)아니, 직장은 다른 데. 거긴 여기보다 훨씬 크고 화려해. 클래식이 아니라 쇼를 목적으로 하는 곳이거든. 한눈에 시선을 빼앗기기 좋은 익숙한 곳이지만...(그가 고개를 들어 당신을 본다. 눈가가 접힌다.)가끔은 날 아는 사람이 너무 많은 공간에 이골이 난다고 생각하지 않아? 아무도 날 모르는 곳이 필요하다고. 내 직장은 여전히 네가 왔던 거기야. 유쾌한 바텐더와 만취하거나 젠틀한 손님들이 있지.

yahweh_1971

2024년 08월 20일 18:22

@Raymond_M
(바의 문을 닫았다. 구두 소리가 이상하리만치 크게- 예민해진 귀의 착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울리고, 잠시 고양이를 내려다보다가도 스쳐 지나간다. 구석진 자리를 고르며 내부를 다시 훑었다.) 이해하기야 해. 가끔은 괜히 사진까지 내걸었나 싶을 만큼- 이 세계엔 이제 날 아는 사람이 너무 많고. (코트를 벗어 팔에 걸친다. 플레이어와 다소 떨어진 곳에 앉았다.) 대부분 날 그리 사랑하지도 않지. (다소 음울히 중얼거린다. 고양이를 지켜본다.) ...... 너랑은 이곳이 더 잘 어울려. 화려한 쇼보단 본질을 들여다보는 것. ....... 신입생 때의 공연을 생각하면 그곳에서 묘기를 부리는 것도 네 오래된 면면이겠지만.

Raymond_M

2024년 08월 20일 21:30

@yahweh_1971
(그가 웃음을 터뜨리는 소리마저 이 바에서는 자연스러운 배경음악처럼 느껴진다.)무슨 말인지 이해해. 세상에 나를 아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게, 나를 이해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의미는 아니더라고.(그게 가끔은 사람을 너무 지치게 하지. 이어지는 말은 스치듯 연약하다. 피로감 어려 미미한 미소만이 흰 낯 위로 이리저리 오간다.)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이 좋을대로 날 오해하게 두는 게 인생을 사는 가장 쉬운 방식이지만... 어떻게 알겠어? 정말로 누군가 나를 헤아려줬으면 할때는 홀로를 택하게 된다는 걸. 재미없는 농담이지.(그것은 유명인-어쩌면 그것은 그의 천성이었으나-들이 으레 공유하곤 하는 종류의 권태다.)그렇다면 나는 내 자리에서 자꾸만 이탈하기를 좋아하는 종류의 인간인가 보지.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잖아?

yahweh_1971

2024년 08월 21일 16:06

@Raymond_M
군중에게 많은 걸 기대하는 건 무의미하지. 네 말대로 애초부터 신경을 쓰질 말아야겠지만, 그게 쉽지 않다는 것도 이해하기야 해. 그건 납득할 만한 불완전함이니까. (당신을 본다. 졸업하자마자 머글들의 사이로 사라져버린 경애하는 그의 친구. 재미없는 농담엔 으레 재미없는 상념이 따라붙는다. 굳이 홀로됨을 따지자면- 군중 속의 고립을 택한 이와 사사로운 관계만을 유지하길 택한 이 중 누가 더 동떨어져있는 것인가?) 친애하는 이탈자야. 그래서, 지난 수 년간 누가 널 헤아려줬어? (병들 중에선 싸구려를 골라 주문했다. 테이블에 팔꿈치를 괴곤 당신 의자까질 밀어준다.)

Raymond_M

2024년 08월 21일 22:42

@yahweh_1971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나와 전혀 다른 행성의 공기에서 자라난 인간임을 인정하는 일...(그가 고개를 저어보인다. 그것은 불능에 대한 인정이 뒤따르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가 서로의 밀물이나 썰물을 만들수는 있어도 결코 같은 행성의 공기 안에 온전히 평안할 수는 업슴을 인정하는 일이다. 그 사실에 이제는 익숙해졌는가? 글쎄. 아직도 그는 사랑과 이해가 별개일 수 있으며 찰나의 이해와 헤아림이 다르다는 사실을 자주 헷갈린다.)거의 없었지. 헤아림에 닿았다고 생각했던 이들은 내 착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나를 지나쳐 걸었거든.(그리고는 당신이 밀어준 자리에 앉는다.그리고는 실없는 웃음을 터뜨린다. 뺨에 홍조가 앉을 정도로 오래. 그는 바텐더에게 당신과 같은 것으로 한 병을 부탁한다.)삶은 결국 내가 영원히 짝사랑을 반복하며 영원히 외톨이임을 받아들이는 여정인가....

yahweh_1971

2024년 08월 23일 00:33

@Raymond_M
(바로 그거야. 바텐더가 술병을 닦고, 잔과 함께 내오는 것을 바라보며 그는 생각한다. 헤아림이란 성립할 수 없다. 개인은 모두가 각기 다른 역사와 가치관을 가지며, 각자의 방식으로 움직인다. 궤적이 잠시 겹쳐 그것을 헤아림이라 느끼더라도, 그만큼 무의미한 것은 없다. 그런 것에 마음을 쏟는 것은, 그런 사사로운 감정에 일희일비하는 당신은 그러므로 늘 경애의 대상이자 너무나도 다른 길을 걷는 이였다.) 매몰되지 마, 레이. 고립은 결국 정의하기 나름이지. 넌 이 도시에 있어. 수많은 사람들이 스치고, 우리는 그 군집의 일부로서 사회에 속해...... (하지만, 다르다 하여 하나가 꼭 옳은 것은 아니다. 어두운 조명 아래 홍조 진 뺨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전혀 다른 삶을 살며 같은 외로움을 겪는다. 사무치게 외로워 질식할 것만 같은 밤은 사사로운 관계를 끌어안고 허덕이는 당신에게도 찾아온다.) ...... 미련을 버린다면, 언젠간 그 속함이 진실로 위안을 주겠지.

Raymond_M

2024년 08월 25일 22:36

@yahweh_1971
(그래, 고독이 기어와 내 목을 조르는 것 같을때가 있다. 어둠 속에서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고 그 속을 들여다 볼 때가. 노란 눈의 괴로움이 내게로 찾아와 밤을 길어지게 만들 때가... 그러나 과연 그 모든 시간이 무의미한가? 인간이 인간에게 닿고자 노력하는 모든 순간들이 허망한가? ...레이먼드는 고개를 끄덕일 수 없다.)알아, 거기 고개를 처박고 질식해선 안된다는걸.(날카로운 회의가 목젖을 칠때마다... 그는 끝없이 되뇌인다. 그가 비죽, 입술 끝을 끌어올린다. 바의 불빛 아래에서 그것은 웃는 얼굴처럼 보이기도, 우는 얼굴처럼 보이기도 한다.)그러나 헤니, 난 여전히 어떤 노력은 결과가 없기에 그 과정으로 족히 의미있다고 믿는다. 미련을 버리는 게 아니야. 그저 익숙해지겠지. 이게 터무니없는 허무가 아니게 될 만큼은. ...내가 널 여전히 사랑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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