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에는 눈이 없다. 그는 검은 그림자처럼 폭력의 결과가 즐비한 골목을 돌아다닌다. 핏자국이 그곳에 있다. 파편화된 비명이. 시체가. 그는 자신이 갈까마귀같다고 느낀다. 그러다 기어이 발견한다. 아직 숨이 붙은 이를. 배가 꿰뚫려 상처에서는 피가 질질 흐른다. 간신히 열린 입술 사이로 비명이 되다 만 소리와, 얼마나 세게 이를 악물었는지 잘린 혀끝에서 흐르는 피가 흥건하다. 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머릿속에서 누군가 윽박지른다. 잔인한 탈력감. 그는 그 사람의 곁에 꿇어앉는다. 그리고는 마법으로 상처를 봉합하고 입안에 손가락을 넣어 혀를 내리누른 뒤 디터니 용액을 붓는다.)제발... 제발......
@Raymond_M
(어느 순간부터 사체들 곁을 떠돌았다. 으스러진 사체들을 밟고, 걸음은 주저 없이 당신을 향한다. 울컥이는 핏물이 다 보일 정도의 거리가 되었을 때, 숨이 끊어지기 직전의 부상자를 가볍게 일별했다.) ...... 디터니 말이야, 부족해? (내려다보는 시선은 건조하다. 이것을 애도하기에 그는 피로하다.) 한 병쯤 있긴 하거든.
@yahweh_1971
(그가 퍼드득 고개를 든다. 품에 사람 하나를 안은 채 당신을 올려다보는 그는 피에타를 닮았다. 하늘에서 내려다본다면 분명 이런 모습이겠지. 그가 품에 안은 이의 목덜미를 쥐다가... 이내는 고개를 젓는다.)...아니.(헐떡이는 소리가 가깝다. 그러나 이것은 그저 오롯한 제것이다. 그는 그저 손을 들어 품에 안은 이의 눈꺼풀을 오래 내리 누른다. 온기가 떠나가기 전 죽음을 아는 이의 모양새다.)...많이 해봐서 알아. 끝났어.....(그가 땅에 온기가 떠나가지 않은 시체를 내려두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는 피투성이의 손으로 제 뺨을 쓸어내린다. 붉은 선분이 남는다. 긴 몸이 크게 비틀거린다.)...내가 늦었지.
@Raymond_M
(호흡은 단조롭다. 성인이 끌어안은 사체를 내려다보았다. 식어 나자빠진 몸은 이 썩어가는 고깃덩이 군집의 일부가 되었을 뿐이다. 더 이상 심장이 뛰지 않는 저것은 이제 특별함을 잃었다. 저것은 예수아가 될 수 없다...... ...... 하하. 어지러워. 저도 모르게 조금 웃었다.) ...... 이런 건 이제 잊지. 같이 가자. 네게 부족한 건 휴식이랑 세척이야, 친애하는 내 친구. (손을 내밀었다.) 넌 늦지 않았어. 일렀다면 저 중 하나가 됐을지도 모른단 점에서, 오히려 칭찬해줘야 할 지경이야.
@yahweh_1971
(그는 그것을 아주 조심스럽게 내려놓는다. 자신이 내려놓은 이가 살아 돌아오기라도 할 것처럼. 그래서 언젠가는 일어나 춤을 추기라도 할 것처럼. 핏기어려 창백해진 입술이 그를 향해 노래할 것처럼.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현실이고, 현실에 그런 기적은 사치니까. 그리고는 당신의 손을 붙들고 일어난다. 시선은 오래 시신들에 머무른다.)그게 너무 쉬우리라는 걸 알고있다는 점이... 지금은 가장 무섭네.(당신의 손바닥에 덜 굳은 피가 끈적하게 들러붙는다.)가야지. 뒤늦은 이들을 위한 퇴장 시그널이 울리고 있잖아...(오, 편애란 얼마나 쉬운가. 그는 악몽으로도 이들의 얼굴을 떠올리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