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8월 18일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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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dwik

2024년 08월 18일 23:18

(해가 저물고 나면 드디어 거닐 수 있다. 그는 런던을 증오하고, 자신과 불화하는 도시를 걷는 그의 걸음걸이는 단조로우며 표정은 공허하다. 자신의 이야기 같은 건 이미 진작에 끝났다는 듯이… …)

(그러나 이번에는… 다이애건 앨리 방향으로 향한다. 왜?)

yahweh_1971

2024년 08월 18일 23:26

@Ludwik
(어느 순간부터는 뒤에서 구두 소리가 들린다. 마침 다이애건 앨리에서 볼일을 마치고 돌아오던 길, 굳이 숨기지도 않고 이웃의 뒤를 밟았다. 작게 하품한다.)

Ludwik

2024년 08월 19일 00:05

@yahweh_1971 (다이애건 앨리에 들어선 직후, 뒤돌아보았다. 보이는 것은 ‘친구’의 모습이다.) … …누군가 했어. (목소리가 조그맣다.) 취재하러 온 거야?…

yahweh_1971

2024년 08월 19일 00:54

@Ludwik
볼일은 끝났어. (품안엔 금화 주머니와 수첩이 있다. 말마따나 할 일은 마무리지어졌으나, 일부러 강조하며 다가가 보폭을 맞춘다. 구두 소리는 더 이상 나지 않는다.) 넌 어디 가는데? 지금 다이애건 앨리는 좋은 산책로는 못 될걸......

Ludwik

2024년 08월 19일 16:18

@yahweh_1971 볼일… 무슨 볼일? (루드비크의 보폭은 좁고 굼뜨다. 힘차게 걷던 시절도 있었는데 그때의 걷는 법은 이미 잊어버린 것 같다.) 나도… 볼일이 있어. … …전황 얘기 들었으니까… 집에 있고 싶지 않아서… 어머니가 아시면 기절하실 테지만…

yahweh_1971

2024년 08월 19일 17:25

@Ludwik
이제 따라가야 할 이유가 생겼네...... 네가 다시 아즈카반을 얼쩡거리기 전에- 적어도 한 겹 울타리 역할 정도는 해줘야지. (어투는 버석하다. 쓸데없는 간섭이기야 하다만, 결국 신경이 쓰여서.) 떨궈내려 하진 마, 어차피 잔소리나 조금 하고 말 테니까.

Ludwik

2024년 08월 19일 19:52

@yahweh_1971 (아즈카반이란 말을 듣자마자 어깨가 움찔한다. 걸음이 더 느려진다.) 아… 아니야, 난… 아무것도 안 할 거야. 그-그냥 알고 싶어서 갈 뿐이니까… (뒤늦게 덧붙이는 말.) 다들 뭘 위해 그러고 있는 건지… …

yahweh_1971

2024년 08월 19일 21:31

@Ludwik
일전의 넌 뭘 위해 그랬어? (발끝을 잠시 내려다보았다. 당신의 움츠러듦을 지켜보는 것은 괴로운 일이지만, 동시에 파렴치한 안도를 가져왔다. 이이는 이제 부나방이 되어 산화하지 않을 것이다.) 바라는 건 각각 달라. 이념은 수단이고. 뭐하러 개인을 이해하려고 해? 어차피 이건 다 무의미한데......,

Ludwik

2024년 08월 20일 13:55

@yahweh_1971 난 의미를 갖고 싶었어. (부지불식간에 대답이 흘러나왔다.) 불가능한 일을 하고 싶었고… 다른 사람들을 구하거나… 엄마를 위해… (아랫입술을 꾹 깨문다. 더 이상 말할 수 없다. 아무것도 떠올리고 싶지 않다.) 아니, 아니야… 이젠 상관없지… 너도 그렇게 생각해?… 아무 상관없고, 이념은 목적이 될 수 없으며, …전부 불가해하고 무의미하다고? 그럼 왜 살아야 하는 거지… 그런 건… 수치스러운 삶이잖아… … 조금도 명예롭지 못한… …

yahweh_1971

2024년 08월 20일 18:29

@Ludwik
각각의 이념은 다른 의미를 가지지만, 내가 보기에 이 전쟁에서 진심으로 사상을 증명하고자 하는 사람은 드물 것 같은데. 이곳에서 이긴대서 머글 태생들이 인정받나? 순혈이 진실로 '머드블러드'보다 우월해져? 헛소리! (구둣소리가 울린다. 바람이 고정한 머리칼을 살짝 흐트러뜨렸다.) 그냥 다 바라는 바를 이루는 거야, 그것이 고상하고 아름답든- 저열하든. (당신의 어머니를 기억한다. 그러나 그것을 입에 올리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파고들길 대신해 시선을 돌렸다.) ...... 하지만...... 바라는 것이 있는 게 수치스러운 일은 아니잖아. 명예를 결정짓는 건 건 무얼 하고, 뭘 이루느냐야.

Ludwik

2024년 08월 20일 23:04

@yahweh_1971 (“헛소리!”… 다이애건 앨리의 가게들과 미처 지워지지 않은 교전의 흔적을 응시한다. 이건 전부 ‘헛소리’고, ‘헛수고’일까?) 그래?… 그런 거야? 정말로? 나는 모든 게 수치스러운데. 내가 숨을 쉬고 있는 것조차도… (신념이 없다면 아무것도 없다. 이념과 사상이 없다면 그것은 거짓이다. 살인은 의미를 갖고 싶어 전선에 뛰어든 광신자를 뒤흔들어놓았고 이제 그는 살아야 할 이유를 잃어버렸다. 어린 시절처럼 짧은 고수머리가 바람에 나부낀다.) 어쩌면 예전부터 그랬던 걸지도 몰라. 하지만 그땐 적어도 믿음이 있었어… 증명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런 희망이 있었으니까… (그리고 지금은.)

홉킨스, 아니… 블루웰스라고 불러야 하나… … 넌 아무것도 수치스럽지 않아? 어째서? …내게 가르쳐 줘.

yahweh_1971

2024년 08월 22일 14:05

몰이해

@Ludwik
넌 늘 생각이 깊었지. 하나에 너무 매몰돼있었어. 뭐, 내가 그걸 비난할 처지는 아니지만...... (당신이 바라는 것은 늘 목적이 아닌 수단이었다. 그는 그리 생각했기에 둘을 구분한다. 방식은 어디까지나 수단이 되어야 한다. "영웅이 되는 것"을 차라리 목표했다면, 무언 수를 써서라도 방식을 찾아야 했다.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 따위의 추상적이고 진부한 것이 아닌. 이어 그는 생각하길...... 그리고, 영웅이 되길 바랐다면 고작해야 살인에 굴복해선 안 됐지. 당신은 사체를 타넘어야 했다: 이것은 오로지 타인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이지만서도.) ...... 네 말이 맞아. 난 수치스럽지 않고, 애초에 수치스러운 일일랑 하지도 않았어. 목적을 정하고 이행하는 과정을 부끄러워해서야 무엇도 이루어지지 않으니까.

Ludwik

2024년 08월 23일 10:33

@yahweh_1971 (루드비크 칼리노프스키는 사체를 타넘을 수 없다. 영웅이 되고 싶어했지만 살인의 죄책감에 짓눌렸고 거기서 헤어나올 수 없었다, 또다른 ‘믿음의 대상’을 찾기 전까지는 줄곧 그럴 것이다. 헨 홉킨스처럼 죽음을 먹는 자들의 논리에 부역하는 글을 쓸 수도 없다. 그는 수단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 자신 스스로가 의미를 원하기에 어느 것에나 “왜?”라고 묻고, 명료하게 정립하고자 한다…

하지만 고백하자. 사실은 헨 홉킨스처럼 되고 싶다. “헛소리!”라고 다시금 확신을 담아 외칠 수 있게 되길 바랐고, 아무것도 수치스러워하지 않고 싶었다. 제자가 스승의 뒤를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리라.) “목적을 정하고”… “이행하는 과정을 부끄러워해서야”, “무엇도 이루어지지 않으니까”… … (조용히 따라 읊조리곤.) 말인즉슨 ‘모든 것이 허용된다’고?… 목적이 올바르다면, 어떤 수단을 사용해도 괜찮아?… …

yahweh_1971

2024년 08월 23일 15:55

합리화, 가벼운 죽음 언급

@Ludwik
모든 수단을 정당화하자는 건 아니야. 각자에겐 기준이 있고, 그 기준에 맞춰 잘 행동해야겠지. 수단이 잔학해질수록, 그것이 목적에 부합하며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오래 생각해보아야 할 테고. (그러나 포장재로 잘 싸매어 말해보았자 결론은 같다. 어디서나 수단은 '수단'일 뿐이다. 그것은 목적을 향하여 걷는 길에 따라붙는 부산물이다. 수단에마저 의미를 부여하고, 그 과정에서 매몰되는 것은 어리석다. 트롤리의 딜레마에서- 중요한 것은 사실 그곳에 누운 사람 몇 명이 아니다. 열차가 그런 한낱 부산물들을 으스러뜨리곤 계속 달렸을 때, 우리는 그것이 어떠한 역을 부스러뜨릴지 생각하고 운전대를 쥐어야 한다......) ...... ...... 하하...... 간단하잖아? 네가 뭘 목적하는지 생각해봐. 아직 영웅이 되고 싶어? (밤바람이 귓가를 스친다. 고개가 기울어졌다.) 그럼 네 선과 목적에 부합하는 수단을 알아내. 시대에 남을 방법을 찾아야지.

Ludwik

2024년 08월 24일 00:19

@yahweh_1971 (그곳에 누운 사람이 수백, 수천이더라도? … …부지불식간에, 무의식적으로 답했다:) 아직 영웅이 되고 싶어. (그래. 헨 홉킨스의 언어를 이루는 논리라면 잘 안다. 어릴 적부터 들어온 익숙한 말들이다. 대의를 위해 다루는 수단은 수단일 뿐이라고들 했다. 전쟁영웅은 수백 수천의 목숨을 등지고 올라선 사람이며 혁명가 역시 그렇다. 헨 야훼 홉킨스, 너는 진실로 혁명가가 되었구나, 개혁가가 아닌. 그것이 너 젊은 독수리로 하여금 ‘지구를 움직일’ 힘을 선사할까? 그리고 루드비크 칼리노프스키에게는?… …)

난 시대의 돌풍에 휩쓸리는 개인이 되고 싶지 않았어.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 … …맞아.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 … 나는… (사실 정말 외치고 싶었던 말은,)

나는 범죄자가 아니야.

(헨 홉킨스가, 부역자가 아니듯. ‘그렇지? …수단을 알아내라고 하는 너라면 긍정해 줄 거지?…’)

yahweh_1971

2024년 08월 24일 01:41

(어디까지 표기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Ludwik
(지평선을 넘어가더라도, 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군중들이 더 버글거린다면.)
(간결한 인정에 한 번, 이어지는 '목적'의 이야기에 다시 웃었다. 비웃는 기색이라곤 없이 말간 웃음은 도리어 대화와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범죄자가 아니라니! 사법의 테두리에서, 살인은 범죄다. 그가 행한 청탁과 위조, 협박과 방관 또한 범죄다. 그러나 세실이 저지르는 어둠의 마법도 범죄이며, 불사조 기사단의 살인도 법의 테두리 밖에 있다. 이 지긋지긋한 시대에 범죄가 무어가 대수라고, 본래 모든 영웅과 혁명가들은 그 행적만을 기록했을 때 가장 악랄한 범죄자가 아니었나?) (그러나 그는 친애하는 당신이 바라는 답을 안다.) ...... 범죄자라니? 네가 생각하기엔- 네 행적이 단순한 범죄였어, 루드비크? 그런 낙인에 얽매이지 마...... (그는 오하라를 기억하되, 그에게 당신의 피해자는 그저 타인에 불과하다.) 영웅을 목적한다면, 넌 영웅이 될 거야.

Ludwik

2024년 08월 24일 23:25

@yahweh_1971 (그들이 아직 교복을 입고 다니며 스승과 제자로 지내던 나날의 일이다. 헨 홉킨스는 스큅을, 정확히는 스큅을 가족으로 둔 이를 험담하는 학생에게 ‘디핀도’를 사용해서, 복도에 피를 흩뿌린 적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범죄’였을까? 사법의 테두리에서는 그렇다. 하지만 당신이 ‘혁명가’라면, 그리고 혁명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이 허용된다’면? 열네 살의 루드비크 칼리노프스키는 믿었다. 믿었기에 혼란스러워 보이는 스승에게 “잘했다”고 말했다.)

(그보다 더 예전의 일. 호그와트에 갓 입학했을 때였다. 루드비크 칼리노프스키는 셔터를 누름으로써 열한 살의 헨 홉킨스를 각인했더랬다. 그때 그는 피사체가 되지 않았었으나 이런 말을 했던 자신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칼을 쥐지 않으면 변혁도 없어”… … 헨 홉킨스는 칼 대신 펜을 쥐었다. 우리가 다를 게 무얼까? ‘내가 너처럼 생각하고 행동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겠어?… 다시 한 번 믿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겠느냐고!’)

Ludwik

2024년 08월 24일 23:25

@yahweh_1971 고마워. (눈을 감았다가 뜬다. 여전히 잿빛이지만, 그렇지만?… …)

…고마워. 지긋지긋한 전쟁이 끝나면 그때 다시 보자. 종전이 찾아오면 난 더는… 더 이상은 집 안에만 있지 않을 거야… 사회로 나가서, (이것은 친애하는 네가 바라는 길일까?) 내가 목적하는 일을 이루어야겠지. 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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