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8월 18일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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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nghal

2024년 08월 18일 23:34

(검은 망토에 가면을 쓴 무리와 함께 허겁지겁 도망치는 누군가를 쫓아 다이애건 앨리의 어느 골목을 달려간다. 과일 가게의 바구니가 엎어져 깨무는 복숭아들이 바닥을 구른다. 다른 죽음을 먹는 자들이 복숭아를 피하느라 발길이 늦춰진 사이 난리통을 훌쩍 뛰어넘어 혼자 앞서나간다.)

jules_diluti

2024년 08월 19일 00:23

@Finnghal (그리고 골목 저편에서 걸어오던 청년이 있다. 자신을 향해 뛰어오는 도망자와 그 뒤를 쫓는 당신을 한 번씩 보고— 당신을 알아봤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자연스럽게 도망치는 이의 발을 건다. 우당탕! 넘어지면 우연인 것처럼 옆으로 비켜서고, 단조로운 목소리.) 이런, 죄송해요. 괜찮으세요?

Finnghal

2024년 08월 19일 00:28

@jules_diluti (쓰러진 사람을 붙잡아 손날로 뒷목을 쳐서 기절시키고 어깨에 짐짝처럼 둘러멘다. 그리고 윤기가 흐르는 모피코트를 입은 당신을 보고 시선으로 감사를 보낸다.)

jules_diluti

2024년 08월 19일 08:49

@Finnghal 오늘도 바쁘시네요, 핀갈. (여상하게 인사를 건넨다. 특유의 체구, 적은 말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노란 눈. 알아보지 못할 이유는 없다.) 이번 일이 끝나면 휴가라도 다녀오세요. 되찾은 해역 정도면 괜찮은 휴식처 아니겠어요?

Finnghal

2024년 08월 19일 20:01

@jules_diluti 그렇게 부르지 마. (괴로운 듯이 입술을 깨물고, 표정을 일그러뜨린다.) 이게 휴가를 갈 판국으로 보이나. 피란이라면 모를까. (그러면서 넌지시 당신을 본다. 피신하지 않을 거냐고 묻는 시선이다.)

jules_diluti

2024년 08월 20일 10:27

@Finnghal 바람을 거슬러 가야 한다면 피란이지만, 바람이 당신을 위해 불어온다면 휴가가 아니겠어요? (어깨를 으쓱한다. 이는 무언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설마 아직도 괴로우신 건 아니죠? 사정 모르는 것들이 속 편하게 떠드는 소리일랑 들을 필요도 없는데. 다들 당신의 처지를 겪어본 적도 없으면서 말은 참 쉽지... 제가 당신을 이름으로 부를 수 없다면 뭐라고 불러야 하는데요?

Finnghal

2024년 08월 20일 22:02

@jules_diluti (입안이 쓰다. 눈을 비껴 시선을 피했다.) 다들 부르는 이름이 있잖아. ... ... 바람이 어느 쪽으로 불든, 불길이 번진다면 피하는 게 좋겠지. (주어가 없으나, 그 자신이 불길에 해당할 때는... ...)

jules_diluti

2024년 08월 21일 09:38

@Finnghal 그리고 전 여느 "다들"이 아니고요. 핀갈과 쥘, 무력과 언어, 전투원과 중개인. 우린 한 배를 탄 한 팀이에요. 기억하시죠? (한쪽 눈을 찡긋해 보인다.) 그나저나 인면어라니, 대체 누가 지은 이름인지! 진심이냐고 묻고 싶을 정도라니까요.

Finnghal

2024년 08월 21일 17:48

@jules_diluti 중개인은 저주가 날아오면 방어할 수 없어. (쥘이 마치 윙크를 한 게 아니라 침중한 표정으로 진지한 의견을 개진한 것마냥, 무겁고 덤덤하게 지적한다.) 마음에 안 드나. 나로서는 불만이 없는데.

jules_diluti

2024년 08월 22일 02:44

@Finnghal 당신을 두고 저부터 공격할 배짱 좋은 사람은 없을 걸요? 있다면 찬사라도 보내고 싶네요. 다음 순간 제 친구의 손에 말 그대로 가루가 될 그 용기 말이죠. (나풀거리는 가벼운 태도다.) 음... 겁을 주기엔 효과적인 작명이라고 생각하긴 해요. 하지만 이 전쟁이 끝나고 당신이 마법 세계의 거리를 편하게 왕래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당신 등 뒤에서 인면어라고 수군거릴 걸 생각하면 기분이 안 좋아요. 모두가 당신을 이름으로 부르길 원하는데. 무리일까요?

Finnghal

2024년 08월 22일 02:50

@jules_diluti 전쟁이 끝나고... ... (조금 멍하게. 요구는 패기만만하게 해놓고도 막상 실현되는 것이 상상이 되지 않음을 당신의 말에 깨달았다.) ... 그 때 가서 생각해봐야겠군. (그렇다고 가명을 짓는 것도 우습지만... ... 그래도 역시 그 이름은 싫다. 생각에 잠겼다가) 가운데 이름만 쓰는 것도 방법일까.

jules_diluti

2024년 08월 22일 17:52

사회적 정상성 (외모) 위주의 발화

@Finnghal 언제까지나 공포의 상징으로 군림할 건 아니잖아요. 당신이 바라는 건 무소불위의 권력이 아니라 성원권이니까. 바다도 왕래하면서 피부도 치료하고, 머리카락도 다시 기르고. "인면어" 같이 이상한 이름은 뒤로 하고요. (어깨 으쓱하다가 당신의 말에 눈을 빛내며 손가락을 튕긴다.) '모이레'! 그거 나쁘지 않네요! 그런데... 모레이는 별로예요? 성씨로 불리는 사람도 많으니까요, 괜찮다고 보는데. (어머니와 당신의 관계까지는 미처 모르는 듯. 천진한 질문이다.)

Finnghal

2024년 08월 22일 18:58

사회적 정상성 (외모) 위주의 발화

@jules_diluti (어머니와의 관계가 아주 좋았더라도 그건 그것대로 극렬히 싫어했을 테지만... ... 작게 한숨을 쉬고 적당히 건조하게 그 화제를 우회한다.) 그 성씨를 가졌을 뿐 아무 문제도 없는 사람들에 대한 민폐는 지금까지로도 충분하지 않나. 생각해보니 디안서스가 지어준 이름도 있어. ('Rugosa Rose' 바다에 피는 꽃의 이름이다. 그는 그냥 R.R.이라고 줄여써 버리고 있지만.)

jules_diluti

2024년 08월 22일 20:17

@Finnghal 에이, 민폐라니요. 태어난대로 살기 위해 하는 짓들이 왜 민폐인지 전 모르겠는데요. (어깨 으쓱한다. 그의 누이들도 그가 당장에 '린드버그'라는 성씨를 떼어버리길 바랄 것이다. 바람을 들어줄 생각은 없지만.) 뭐, 그래도 가명을 쓰고 싶어하는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에요. 저도 동화 작가로서의 저와 선동가로서의 저는 분리하고 싶으니까.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주기 위한 조치인 셈이죠. 죽음을 먹는 자로 활동할 땐 "인면어", 아닐 땐 "모이레"나... 디안서스가 지어준 이름. 그런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Finnghal

2024년 08월 22일 20:23

@jules_diluti 근데 얼굴이 전국에 뿌려져도 소용 있냐, 그거. (...) 아니, 잠깐. 앞으로도 이 짓을 더 해야 해??? (전쟁이 끝나면 다들 지팡이를 놓고 집에 갈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jules_diluti

2024년 08월 22일 21:45

@Finnghal ....???? (의아하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당신을 돌아본다. 이어 고개를 젖히고 웃음을 터뜨린다.) 아니, 핀갈! 그게 무슨 소리예요! 당연히 쉴 순 있지만, 체제 유지라는 게 한 번 뒤집으면 끝나는 건 아니잖아요? 인간의 사회라는 건 끝없는 반란으로 점철되어 있어요. 지금보다야 평화롭긴 해도 종종 진화하러 불려나오긴 할 걸요. 아, 우리 핀갈. 순진해서 어떡하죠.

Finnghal

2024년 08월 22일 21:50

@jules_diluti 하긴, ... ... (어둠의 마법사가 원하는 걸 얻으면 만족하는 게 아니라 더한 걸 원한다. 어둠의 마법이라는 것은 반드시 그렇게 해서 온 세계를 집어삼키려 드는 것이다. 체제니 사회니 하는 말들은 여전히 직관적으로 다가오지 않았지만, 생각해보니 그렇긴 했다. 갑자기 물밀듯이 피로해졌다.) ... 그래, 그러면 가명이 필요하겠군. 물건을 사러 나왔다가 결투에 휘말리는 식은 곤란하니까... ...

jules_diluti

2024년 08월 23일 00:20

@Finnghal 당신의 인어 부족에는 그런 존재가 없었나요? 우두머리를 상대로 반역을 꾀하거나, 목숨을 잃은 소중한 이의 원한을 갚겠다며 창을 드는 자? 왜 이런 걸 물어보냐면요, 핀갈- 결국 우리가 이 전쟁에서 이기더라도 살아남은 자들의 원한을 조금씩은 마주하며 살아가야 할 거예요. 인간들은 자기 핏줄이나 동료에 대한 사랑이 지독하거든요. (어깨 툭툭 두드린다.) 그래서 저는 "마법 사회의 성원권"보단 "무소불위의 권력" 쪽이 낫다고 생각했어요. 감히 당신을 건드릴 생각조차 못하게 하려면, 단순한 성원권으로는 부족할 테니까요.

Finnghal

2024년 08월 23일 02:53

@jules_diluti 왕이나 부자는 '사회 전체'가 아니라 사회에서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지. 그들을 죽인다고 사회가 불타지는 않잖아. 잠깐 무질서해질 수는 있어도. (콧등을 찡그린다.) ... 인어, 말이지. 원한을 갚기 위해 창을 들고 싶으면 들면 그만이다. 누구도 말리지 않아. 다른 사람들을 마구 해치면서 자신은 보복당하지 않는다면 그거야말로 대단히 이치에 맞지 않는 부자연스러운 일이 아닌가. 세상에서 가장 흉악하고 거대한 어둠의 마법을 동원해도 가능하지 않은 일처럼 들리는군. (마치 짜지 않은 소금물을 맛보고 싶다는 말을 들은 것 같은 표정으로 당신을 본다...)

jules_diluti

2024년 08월 23일 23:32

@Finnghal (짤막하게 웃는다.) 하지만 우리의 친애하는 마왕님과 맞서 싸우는 사람들은 "보복한다"는 생각이 크진 않을 거예요. 그보단 재앙을 막아낸다는 느낌으로 전쟁에 임하겠죠. 자잘한 원한은 보다 약한 사람에게 향하게 되어 있어요. 당신이나, 저같은. 당장 눈앞에 있는 사람들. 인간의 사회에선 복수심조차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요. 세상에서 가장 흉악하고 거대한 어둠의 마법조차도 필요 없어요. 그냥... 압도하면 되죠. (뜸...) 그러니까, '물건을 사러 나왔다가 결투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아예 답도 없이 공포의 존재가 되거나... 적당한 민간인 인격을 만들어야 할 거예요. 전 후자를 택할 생각이고요.

Finnghal

2024년 08월 24일 00:08

@jules_diluti 그건 확실히 선인이 할 법한 생각이지만... ... 과연 그런 자들만 있을까. (세실 브라이언트와 에스마일 시프의 얼굴이 뭉게뭉게 떠올랐다 사라진다... 영원히 높은 것도 없고 영원히 강한 것도 없으니, 너무 오래 살았다가는 늙기만 기다리며 별러온 원수들의 창끝에 꿰이고 마는 법이다. 그 전에 세계와 공멸하지 않는다면. 하지만 이 말을 입 밖에 내서 당장 최후를 재촉할 생각은 없다.) 너도 그러기에는 상당히 유명하지 않나. 외모를 뜯어고치게?

jules_diluti

2024년 08월 24일 01:46

@Finnghal 유명하더라도 그건 소설 작가 "쥘 린드버그"로서죠. 대중은 제 다른 절반을 몰라요. 선동가인 "위글 딜루티"의 얼굴은 아는 사람들만 알고... (어깨 으쓱.) 불사조 기사단원들이나 동창들에겐 알음알음 알려진 것 같지만, 그 정도는 감수해야겠죠. 어차피 이 일이 끝나면 그들은 도망다니느라 바빠서 저 정도의 말단을 보복할 생각도 못 할 걸요. (영원히 높은 것도 없고 영원히 강한 것도 없으나, 당장의 권력을 쥔 자들은 자기들의 권세가 영원할 줄 알고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법이다...)

Finnghal

2024년 08월 24일 01:54

@jules_diluti 잘 모르겠지만... ... 사인회도 하고 연설도 하고 그랬잖아. 신문에 사진도 나고. (그리고 그 '당장의 권력'만이, 그가 스러지기 전에 그의 바다를 그에게 돌려줄 수 있으리라... ... 비록 그것이 이 세계의 파멸이 될지라도, 그 전에는) 네게 무슨 일이 생기면 괴로울 거야... ... 충분히 조심해주면 좋겠다.

jules_diluti

2024년 08월 24일 14:30

@Finnghal (당신의 말에 가벼이 웃어 보인다. 당신은 말이지, 결코 온전한 인간은 되지 못한다. 인간은 자길 이용한 사람을 향해 한 점 원망이나마 품기 마련이며, 자기가 세상을 배신하더라도 세상이 자길 배신하긴 원치 않는다. 창잡이들처럼 담백하고 명료한 세계를 인간인 그는 영영 이해하지 못하리라...) 네, 조심할게요. 그러니 핀갈도 조심해 주세요. 앞으로도 종종 저를 지켜주셔야 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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