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슥한 골목. 그와 대화하는 노인의 목소리는 쇳소리가 섞여 있다.)
-출장이 런던이셨으면, 절 먼저 보낼 필요는 없지 않으셨어요? 굳이 따로 있으시겠다고요. 제자로는 왜 받아주신 거예요? 제가 그렇게 믿기 힘드신가요?
-... 네. 죄송해요.
-요즘 특히 분위기가 안 좋다는데, 아시죠, 네.
-연습할 대상을 3마리 구해 놓으라고요?
-아뇨, 해야죠... 방금 그러셨잖아요, 상태 조금이라도 안 좋으면 내쫓겠다고.
-아. 여기 지출 기록요.
-나머지요? 제가 따로 부탁받은 것들입니다. 이미 맡겼으니 내일 안으로는 전부 그쪽에 도착할 걸요.
-브라이턴에서 봬요!
(노인이 사라진 자리에 대고 소리를 높인 그는 며칠 더 생겨버린 시간을 어떡할지 몰라 머뭇대다 그대로 담배를 꺼낸다. 지팡이에서 작은 불꽃이 일면 잠시 후 연기가 피어 오른다. 골목 입구에서 그는 지나가는 얼굴 중 아는 것이 있는지 관찰한다. 요 며칠 아는 사람을 제법 만났으니, 지금도 또 운이 따를까 해서.)
@isaac_nadir (아는 얼굴은 아니지만, 그가 제법 눈에 띄는 차림새라는 건 분명하다. 마법사들 거리에서 머글 옷차림을 한 여자는 드무니까. 눈이 마주치자, 이상하게도, 웃으면서 목례한다.)
@HeyGuys (저 사람도 마법사 옷차림은 아니네, 눈이 붉다, 당신 걷는 모습을 보던 그는, 눈이 마주치자 의아한 티를 내면서도 미소 지으며 마주 목례한다. 왜 나를 아는 것 같지? 당신의 도드라지는 특징에 대해 곱씹으며 그는 느리게 왼쪽 골목 벽에 몸을 기댄다.)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있던가요? (음, 어색한데. 그는 두 손을 공중에 들었다가...) 다른 뜻은 없어요, 그런데 당신이 날 아는 것 같아서. (팔짱낀다. 낯선 이가 흥미로워 미소는 사라지지 않는다.)
@isaac_nadir (그 머글 차림새의 '마녀'는 마저 걸어가려던 발을 멈추고, 당신 쪽으로 조금 가까이 다가와 대답한다.) 어머. 나는 오히려 그걸 당신에게 물으려고 했는데. 나쁜 뜻은 없어요. 하지만 당신을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요. (담배 연기가 오지 않는 쪽으로 선다.) 우리가 어디서 만났을까요? 사실, 난 친구들을 만날 때가 아니면 집에서 잘 나오지도 않거든요. 그러니 신기한 거죠, 이런 우연이...
@HeyGuys 그러게 말예요, 난 런던에 잘 안 오는데... 맙소사, 계속 말하려니 로맨틱 소설의 클리셰 같네. 소설 많이 읽어요? (그는 자기 얼굴 앞에서 손을 휘휘 내젓는다. 상황의 모면이기도 하고, 연기를 주변에서 없애려는 시도기도 하다. 그는 당신을 알아보지 못한다. 사교계는 그의 것이 아니라서. 벌써 대부분을 피운 담배는 그가 벽에 짓누르면 쉽게 꺼진다. 그는 아직 남은 걸 위해 다시 그것을 갑에 넣는다.) 난... '이즈' 나디르예요. 근 몇 년 동안은, 브라이턴에 온 적 있다면 날 봤을지도 모르죠. 당신은? 이름이 뭐예요? 이렇게 된 이상, 지금부터 알아가면 명쾌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