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8월 18일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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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by

2024년 08월 18일 23:27

아, 정말 고마워요, 팔머 부인! 지원해 주신 물자가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그럼요, 꼭 이길 테니까요. 다음에 또 뵙죠… (다이애건 앨리, 환하게 웃으며 한 가게의 주인과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가 가방을 들고 가게에서 나온다. 코트를 정돈하고 휘파람을 불며 뒤돌아 걸어간다.)

Ludwik

2024년 08월 18일 23:31

@Ccby (아는 목소리를 듣고 돌아본다. 루드비크는 퍽 오랜만에 다이애건 앨리에 발걸음했고, 퍽 오랜만에 세실과 재회했다… 인삿말 없이 그를 마주한다. 눈이 마주쳤을까?)

Ccby

2024년 08월 18일 23:58

@Ludwik (눈이 마주친다. 몸을 살짝 틀어 루드비크를 마주한다.) 오랜만이야, 대령.

Ludwik

2024년 08월 19일 00:49

@Ccby (마주하자마자 수 초도 못 되어 시선을 내리깐다. 세실의 무릎 즈음을 보고 있었다.) …전황 이야길 듣고 왔어.

Ccby

2024년 08월 19일 01:16

@Ludwik (웃음이 새어나온다.) 왜? 어느 쪽에 도움이 되고 싶어서? 아니면 그때 받지 못한 사형 선고라도 찾으러 왔나 보지. (어깨를 툭툭 두드린다. 언뜻 보면 친근함의 표시이나 이상하게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옛 친구에게 술이나 살까. 네가 뭘 좋아했더라?

Ludwik

2024년 08월 19일 16:29

@Ccby (시선은 더 낮아진다. 그러나 사형이라는 말에는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이내 사라졌지만.) 아니… 바쁠 텐데 나한테 신경 쓰지 마… 어차피 도움도 안 될 거고… 미안해, 괜히 여기까지 나와서… 하지만… 하지만 난 전황을 들었어… 그래서 가만히 있을 수가… (목이 아파졌는지 마른 기침을 몇 번 내뱉는다.) … …미안해.

Ccby

2024년 08월 19일 22:47

@Ludwik 뭐가 그리 미안한데? (감히 대로변에 나와서 걷다가 마주친 것이? 전황을 듣고 도움이 안 될 줄 알면서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는 사실이? 또는 로신을 죽이고 우리를 배신한 게?) 하, 참, 미안할 짓은 애초에 하질 말던가! 정확히 어떤 말을 들었길래 은신처에서 나와서 이런 몰골로 돌아다니고 있는지 들어나 보자.

Ludwik

2024년 08월 20일 14:25

@Ccby (이제 그는 제 발을 내려다보고 있다. 1년만에 직접 마주한 ‘옛날의 동지’의 앞에선 숨만 턱 막혔다. 사실은 묻고 싶은 게 있었는데…) 미안… 미안해… 나는… … 전황이 안 좋단 말… 들었어… 내가 아-아즈, (입을 다물었다가.) …거기 있을 때 있었던 습격 때문에… … 지금은 거의, 패전에 가깝다고… … (‘그런데 너는 어째서.’ 결국 물음표가 고개를 쳐들었다. 입술이 저절로 속삭인다.) …그런데 너는 어째서… … 아직도 살인을 할 수 있지?…

Ccby

2024년 08월 21일 16:20

@Ludwik 아니, 누가 패전에 가깝대? 난 질 생각 없거든요? 거 참… … (한없이 초라하고 약해진 루드비크를 보며 작게 한숨을 쉰다.) 어떻게 살인을 할 수 있냐고… 그걸 질문이라고 해? 전부터 느꼈지만 나약한 변절자가 된 나의 용감한 전우 ‘대령’은 이미 죽은 거나 마찬가지군. 전쟁터에서 살인의 의미를 묻는 게 얼마나 멍청한지는 네가 제일 잘 알 텐데. 너야말로 네 총으로 죽인 수많은 생명 앞에서 이제야 죄책감을 느끼겠다는 거야?

Ludwik

2024년 08월 21일 20:03

실존하는 전쟁 언급, 자살 사고

@Ccby (“이미 죽은 거나 마찬가지군.”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고해는 이어진다.) 차라리 죽고 싶어. … …그러면 용서받을 수 있을까. 나는… (‘뭐라고 말하면 좋나? 나는 종종 로신과 로즈워드의 망령을 봐. 그들뿐 아니라 모든 이들, 나로 인해 고통받은 모두를 본다. 이것이 내가 나폴레옹이 될 수 없는 이유다. 그리고 너, 세실 브라이언트. 너에게 “이것”은 아무 상관없고, 멍청한 이야기인가? 예를 들자면 너는 툴롱을 폐허로 만들고, 파리에서 대학살을 감행하고, 이집트에 대군을 내버리고, 모스크바 원정에서 50만 인명을 소비하고, 빌뉴스에서는 말 한마디로 해치우고서도 어디까지나 태연¹할 수가 있다는 건가?’)

¹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를 묘사하는 말

Ludwik

2024년 08월 21일 20:04

@Ccby 나, 나는 모르겠어. 가르쳐 줘… 이런 반동분자 같은 질문만 떠오르고 마는 건 내가 나약해져서인 걸까?… 전쟁터에서의 살인은 무조건 옳아? … …너는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않아? (한 번 묻고 나자 그 다음은 쉬웠다. 루드비크는 고개를 들어 망연자실 세실을 본다.) 어떻게…? 우리는 똑같아. 우린 둘 다 살인자야. …그런데 너는 어떻게?… …

Ccby

2024년 08월 22일 00:57

살인의 정당화, 사형 옹호

@Ludwik 그래, 우린 둘 다 살인자야. 하지만 용서받기를 바랄 거라면 애초에 왜 시작한 거지? 네가 그 정도의 각오는 가지고 있는 줄 알았는데. (지팡이와 총의 차이점 두 가지: 첫 번째, 지팡이로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는 진심으로 악의와 살의를 가져야 한다. 총알은 감정의 가치를 따지지 않으며 단순히 방아쇠를 당기기만 하면 날아가 누군가의 심장을 꿰뚫을 수 있다. 두 번째, 어둠의 마법은 영혼을 타락시키고 쓸수록 무뎌지게 한다. 그렇다면 총은?…) 넌 내가 살인을 하는 걸 본 적이 없지. 기꺼이 싸우는 것까지는 할 수 있었지만… 너와 달리 나는 망설였어. (하지만 습격 사건 이후 모든 게 달라졌다.) 그러나 댄 브라이언트를 죽인 것은 누구고 아이작 윈필드를 죽인 것은 누구인가? 어떤 방법을 써서든 악을 처단하고 그렇게 승리해야 해,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나는 사형수를 절대 동정하지 않아, 나는, 처형을 집행하는 거야…

Ccby

2024년 08월 22일 00:57

살인의 정당화, 사형 옹호

@Ludwik 어둠을 몰아내는 것과 빛을 꺼트리는 건 다른 일이지. 그러므로 너의 마땅한 판결도 언젠가 내려지게 될 거다. 나약하고 같잖은 연민을 치우고 똑바로 직시해. 죽음은 징벌이지 결코 용서가 될 수 없어. 하지만…

너는, 그때도 지금도, 죽음을 동경하고 있잖아. (나는 끝에서 또다른 시작을 보았으나 너는 전쟁이 끝날 때 함께 끝을 맞이하고 싶어했으니까. 가끔 그것이 마음에 걸릴 때가 있었다.)

Ludwik

2024년 08월 22일 21:49

자살 사고의 표현

@Ccby (루드비크 칼리노프스키에게 총이 없었다면, 그는 결코 살인하지 못했을 것이다. 제아무리 전쟁영웅이 되고 싶었더라도 사람을 죽일 각오까진 품을 수 없었다. 1980년 4월 이전의 세실 브라이언트처럼 망설였으리라. 그렇다, 본부가 습격당하고 불사조 기사단이 많은 걸 잃은 그날… … 그날이 없었다면 지금의 세실 브라이언트도 없다. 말인즉슨,) 너도 나폴레옹은 될 수 없구나. (어쩐지 머리가 맑아졌다. 세실을 올려다보는 두 눈은 변함없이 잿빛이었지만.) 넌… 로베스피에르조차 될 수 없어. 대의를 위해 싸우는 게 아니니까. 네 가족을 위해, 죽은 이들의 복수를 위해 어둠의 마법을 휘두르는 거지. ‘지극히 개인적인’. …너도 나와 다를 게 없는 거야.

맞아, 난 죽음을 동경해. 죽고 싶어. 제발 죽고 싶어… 영웅답게… 신념을 품고서!… 그렇게 죽으면 다들 날 용서해 주고 영원히 사랑해 줄 것만 같아서! 제정신 아닌 사고방식이지, 그렇지?…

Ludwik

2024년 08월 22일 21:50

@Ccby 하지만 너도 언젠가는 나처럼 죽음을 갈구하고… 용서를 원하게 될지도 모르지… 네 몸이 피와 살로 이루어져 있다면. (‘네가 인간이라면.’)

Ccby

2024년 08월 24일 01:55

@Ludwik 아직도 모르겠어? 복수! 그들로 인한 모든 죽음에 대한 복수.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대의야. 그때 그걸 깨달은 거야… 난 그런 악을 처단하지 않는 정의를 알지 못해. 알아들어? 그러니까 나는 오로지 ’대의를 위해서‘ 나폴레옹이 되고 로베스피에르가 되어서, 얼마든지 적들을 죽일 거라고. 나의 단두대는 무고한 이들의 피가 멎을 때까지 계속 압제자와 부역자들의 피를 흘리게 될 거야, 그렇게 모든 걸 바꾸겠어. (청동으로 이루어진 몸을 원한다. 죽고 싶지 않다. 그보다도 나약해지고 싶지 않다. 종종 인간이라는 감각을 잊어버리고 싶을 때가 있었다. 피와 살을 모두 뜯어내고 오직 신념을 위해 뛰는 심장만을 남길 수만 있다면…) 그저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너의 나약함과 무엇이 되든 상관없을 신념 따위는 한심할 뿐이라고.

Ccby

2024년 08월 24일 01:55

@Ludwik 나는 용서와 사랑을 원한 적 없어. 너와는 달라. 살아서, 악착같이 살아서 내가 원하는 가장 정의로운 미래를 내 손으로 만들 거야. (선언하듯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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