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8월 18일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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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hweh_1971

2024년 08월 18일 23:22

(마법으로 다른 얼굴을 뒤집어쓰곤 그린고트에서 거액의 금을 인출했다. 경량화와 공간 마법이 걸린 주머니를 품에 넣고, 태연히 옷자락을 정돈해 은행을 가로지른다.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음들을 골목따라 지나치며 걷고, 거리가 조금 떨어진 뒤에야 제 얼굴을 되돌렸다.)

2VERGREEN_

2024년 08월 18일 23:41

@yahweh_1971 (구석진 거리 어딘가에서 담배를 꺼내 물고 불을 붙이려다, 당신을 발견하고는 다시 주머니에 밀어넣는다. 소리 높여 당신을 호명하며 웃음 짓는다.) 안녕, 헨. 이 시간에 여기까지 무슨 일이야.

yahweh_1971

2024년 08월 19일 00:21

@2VERGREEN_
(순간 손을 떨되 지팡이를 갈무리해 집어넣었다. 봤을까? 조금 민망한 양 식 웃곤 부름에 다가간다.) 너야말로. 웬 다이애건 앨리야? (담배를 보았다는 양 주머니를 눈짓했다.) 그리고- 뭘 내외해. (느와르의 한 장면마냥 입모양으로 말하길: "불 붙여줄까?")

2VERGREEN_

2024년 08월 19일 01:14

@yahweh_1971 그냥, 언니가 오랜만에 휴가를 받았거든. 그런데 갈 데가 있어야지... (떨리는 손을 눈으로 좇는다. 어느 순간 '갑자기' 거리에 나타난 당신의 존재는 다소 의뭉스러우나, 다행히 얼굴이 변하는 순간은 보지 못했으므로. 씩 눈을 휘어가며 웃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가 내외하기에는 좀...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긴 했지. 벌써 처음 만난 지로부터 10년이 다 되어가는 거 알아?

yahweh_1971

2024년 08월 19일 01:48

@2VERGREEN_
십 년이라면...... 이런, 거의 가족이네. 칠 년은 한 지붕 아래 살던 세월이기도 하잖아? (오랜만의 휴가라니, 공교롭기도 하지. 당신이 작금 다이애건 앨리의 상황을 알고있을지- 얼마간을 고민하다 말았다. 지팡이를 까닥이자 조그만 불꽃이 피어오른다. 촛불마냥 일렁거리는 것을 내밀었다.) 여긴 소란스러워. 역 쪽으로 술이나 한 잔 하러 갈까?

2VERGREEN_

2024년 08월 19일 02:12

@yahweh_1971 (조그만 화염에 가까이 대고 작게 숨을 들이쉰다. 몇 번 들이쉬고 천천히 내쉬기를 반복하며 당신을 바라본다.) 안 그래도 들었어, 우리의 친애하는 전 교장 선생님께서 돌아가셨다고. ... 이제 와서 생각하는 건데, 그분도 좋은 선생은 아니셨던 것 같아. (다시 한 번 하얀 안개를 뱉어내며 고개를 끄덕인다.) 곧 모든 게 끝날 거야. ... 그리고 그게 내가 바라는 방식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어.

yahweh_1971

2024년 08월 19일 02:32

@2VERGREEN_
좋은 선생이 아니었지. 좋은 인간이 아니었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당신의 말을 따라 읊곤 불길을 바라본다. 연초 끝에 불이 옮겨붙으면 지팡이를 거뒀다. 교장에 대해서라면 반감조차 사라졌다. 이제서야 떠오르는 것은 피투성이였던 마지막 얼굴이다.) ...... 너무 속단하진 마. 방식은 다르더라도, 이건 다 우리를 위한 세계야. (사이.) 네가 얌전히 집에 있었다면 말이지. ...... 잔소리꾼은 늘 내 역할이 아니지만, 휘말리면 어쩌려고 여길 왔어?

2VERGREEN_

2024년 08월 19일 02:50

@yahweh_1971 그래, 이건 다 우리가 원하는 세계를 만들어가기 위한 과정이겠지... (연기를 머금는다. 다시 내쉬는 숨은 어딘가 아주 깊은 한숨처럼 느껴지는 구석이 있었다. 눈을 느리게 감으면, 이제서야 떠오르는 것은 어떤 목소리다. "나는 죽은 이들의 이름을 전부 기억합니다.") ... 모르겠어. (아니, 거짓말. 내가 왜 그리 너에게 편지를 부쳐대고, 런던 외곽에 위치한 작은 집의 문을 두들겨댔을까?) 난 항상 운이 좋았으니까, 이번에도 괜찮을 거라는... 오만이었던 것 같아. 휘말리지 않을 지도 모르잖아?

yahweh_1971

2024년 08월 19일 03:23

@2VERGREEN_
보통 그런 생각을 말로 뱉으면 유언이 되지. (무신경하게 대꾸하지만, 의도를 가진 문장은 아니다. 다년간 비관은 언행에 자연스레 배었다.) 세계는 손잡이 없는 검이야. 다가가면 어느 편에 서서라도 갈라지고 베일 텐데,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그 편을 택해야지...... (당신이 이런 말을 좋아하지 않을 것은 알지만.) 이봐, 같이 돌아가자. (이어 손을 내민다. 그래, 술이나 마시러 가자고.)

2VERGREEN_

2024년 08월 19일 13:12

@yahweh_1971 남의 인생을 클리셰로 만들지 마. 만약 이게 유언이 된다고 하면 ― 다소 하찮은 말이긴 하지만 ― 네가 기억해줄 거야? (당신의 손을 내려다본다. 항상 제 앞에 서서 자신이 아닌 세상을 바라보는 당신을 본다. ... 언제나 그랬듯이 느리게 손을 뻗어 그것을 붙든다.) ... 지금 돌아가면 또 언제 이곳에 올 수 있을 지 모르겠네. 별로 멀지도 않은데, 몇 년 전까지는 오히려 더 익숙했던 세계인데. 지금은 너무 낯설어... ...

yahweh_1971

2024년 08월 19일 14:26

@2VERGREEN_
영원히 기억하겠지만, 나보다 나은 청자를 찾는 편이 네겐 나을 거야. 사후에 널 결정하는 건 널 기억하는 사람들이 될 테니까. (그러니 당신을 기억하는 청자로는 그가 그리 어울리진 않을 것이다. 손을 잡으면 자연스레 이끌어 걸음을 뗐다. 대답할 겨를을 주지 않고 지팡이를 까닥하자 공간이 숨을 턱 막고, 다음 순간 당신과 그는 익숙한 거리에 있다. 당신의 집을 힐끗 일별하곤 팔을 두드린다.) 자, 집 주변에 펍 정도는 있겠지?

2VERGREEN_

2024년 08월 19일 16:02

@yahweh_1971 (무언가 대답할 겨를도 없이 아득한 감각에 눈을 꽉 감았다 뜬다. 시야에 결국 돌아와버린 익숙한 거리가 보인다. 속이 울렁거려 두어 번 헛구역질한다.) ... ... 헨, 넌 가끔 보면 너무 극단적인 방법을 사랑하는 것 같아. 나 순간이동 수업 중간에 포기했던 거 기억 안 나? (작게 한숨을 내쉬고 따라오라는 듯 손짓하며 먼저 발걸음을 옮긴다.) 좀 작고 먼지 냄새가 많이 나도 괜찮다면.

yahweh_1971

2024년 08월 19일 16:36

@2VERGREEN_
이런...... (그러나 그리 미안하진 않은 낯으로 등을 쓸어주었다. 걸음이라면 순순히 따른다.) 널 최우선으로 기억하기엔 내 앞 친구가 귀를 두고 내린 것이 너무 강렬했거든. 기억해? 멋쟁이 고흐가 따로 없었지. (어조는 가볍다. 금새 곁으로 붙었다.) 먼지 냄새야말로 내가 사랑하는 거야...... 파운드로 더 환전해둬야겠어, 마음에 든다면 종종 들를 수 있도록.

2VERGREEN_

2024년 08월 19일 16:52

@yahweh_1971 오, 네가 그렇게 얘기하니까 기억난다. 결국 병동에서도 해결할 수 없어서 병원까지 들러야 했던 그 아이 말이지? (상념 속에 섞여드는 작은 기억에 결국 푸슬 웃는다. 익숙한 발걸음으로 이리저리 뻗은 골목길을 지난다.) 먼지의 냄새. 유다에게서 나는 털 냄새. 고서적들로 가득한 도서관에서 나는 오래된 활자의 그것. 난 널 생각하면 이런 것들이 떠오르더라. ... 돈 많아? 그럼 오늘 술은 네가 사. (뻔뻔한 말투.)

yahweh_1971

2024년 08월 19일 19:35

@2VERGREEN_
올빼미 털과 눅눅한 먼지 냄새라니...... 새 샴푸를 사야겠군. 돌아가는 길에 옥스퍼드 스트리트에 들러야겠어. (그러나 웃고 있다. 밤공기를 맡으며 복잡한 골목들을 지나 간판들이 나올 즈음 걸음이 느슨해졌다.) 객관적인 척도에서는 많은데, 필요한 만큼 있는진 모르겠어. 그래도 네게 스카치와 땅콩 정도는 제공할 수 있을걸. 해봤자 얼마나 마시겠어?

2VERGREEN_

2024년 08월 19일 21:54

@yahweh_1971 ... 너한테서 그런 냄새가 난다는 뜻은 아니고, 뭐랄까... '관념적'으로 너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향이라는 뜻... 이런, 웃고 있는 걸 보니 핑계는 안 대도 되겠네. (이내 행선지에 도착하고, 느릿하게 나무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간다.) 그 정도면 충분해. 난 생각보다 술을 잘 못 마시거든. ... 혹시나 나 잠들면 집에 데려다 줄 거지?

yahweh_1971

2024년 08월 19일 22:31

@2VERGREEN_
그래서 일부러 근처로 잡았지. (취할 때까지 마실 마음은 없지만, 적당히 헤어지곤 당신이 되돌아가면 곤란하다. 죽음은 난자해있으며 당신은 숨어있었던 자다. 더불어 머글 태생이지. 이 얼마나 위선적인 걱정이느냐만은.) (처음 오는 술집이되, 한가롭게 구석 자리를 가리켜 이끌었다.) 조카는 집에 잘 있는 거지? (앉기 전 코트를 벗었다.) ...... 요즈음 못 봤잖아. 또 들풀처럼 잘 자랐나(*grew like a weed)?

2VERGREEN_

2024년 08월 19일 22:36

@yahweh_1971 그래, 고맙다. 어쩐지 말은 이렇게 해 놓고 '이제부터 여기가 네 집이야.' 라고 말하며 길에다 버려두고 갈 것 같아서 걱정이 되긴 하지만, 말이라도 고마워. (가게 안은 으례 펍이 그렇듯 적당히 어둑하고, 조용한 노래가 흐른다. 그가 말했듯 좁고 먼지 냄새가 나고, 손님은 몇 되지 않는다.) 에티는 잘 있어. 하루가 다르게 크고 있지. 이제는 제법 아기가 아니라 어린이 같은데... 누가 들으면 내가 대마Weed라도 키우는 줄 오해하겠다.

yahweh_1971

2024년 08월 19일 22:58

@2VERGREEN_
(성질을 간파한 농담에 킥킥 웃었다. 자리에 앉아 옷가지를 걸쳐둔다.) 설마, 삼 년쯤 전이라면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가게의 어둑함은 편안하다. 지긋한 취향이 옮아붙기라도 하는 것인지, 허구한 날 음울한 조명들이 번들거리는 녹턴 앨리를 그는 잠시 떠올린다.) ...... 네가 대마를 기른다고 나섰다면 도왔을 텐데. 머글 사회에 녹아들기에 범법 행위만큼 편리한 것이 없지. (못된 농담이다.) 모든 머글 행정기관이 널 찾을 테니까.

2VERGREEN_

2024년 08월 20일 05:44

@yahweh_1971 이런, 3년 전에 너랑 술을 마신 적이 없어서 다행이네. (느릿하게 웃으며 병들이 진열되어 있는 벽으로 시선을 옮긴다. "뭐 마실 거야?" 묻는 순간 들려오는 당신의 장난에 눈을 가늘게 뜨고 당신을 노려본다. 여전히 입매는 올라간 채지만.) 끔찍한 이야기 하지 마. 아즈카반만큼은 아니긴 하지만, 머글 세계의 감옥도 충분히 끔찍하다고. 혹시나 내가 임페리우스에 당해서 대마를 키우겠다고 하면, 절대 돕지 마. (마찬가지로 못된 농담이다.)

yahweh_1971

2024년 08월 20일 14:53

@2VERGREEN_
둘 다 체험해보고 싶어지는걸. 아직은 할 일이 많아서 곤란하고...... 노후 계획에 추가할게. 위스키? (먼지가 얕게 쌓인 병들을 확인하곤 적당히 주종을 고른다. 당신의 의견을 반영해 잔을 받았다. 이어서는 언제 대화가 끊어졌냐는 양,) 임페리우스를 걸어 굳이 하는 일이 '대마 기르기'라면, 솔직히 기뻐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일단 멘드레이크와 비교했을 때- 조경상 나쁘지만도 않잖아?

2VERGREEN_

2024년 08월 20일 18:14

@yahweh_1971 그래⋯. 혹시나 그때까지 내가 살아있다면 꼭 접견을 가도록 할게. 하나뿐인 친구가 구속되다니, 그건 나름대로 인생의 큰 이벤트라고. (고개를 끄덕인다. 잔을 받아들고는 턱을 괴고, 테이블에 기댄 채로 여전히 당신을 바라본다.) 베네무스 텐타큘라처럼 공격하지도 않고. (그리고는 느리게 킥킥 웃는다. 자주색이 되어 병동으로 실려가던 옛 당신이 생각나기라도 한 것인지.) 친애하는 우리의 모르가나 전 교수님이 했던 걸 생각해 봐. 고작 신입생들을 배우가 되게 만드는 데에 그 저주를 썼었던 거, 기억 안 나? 대마 기르기보다 더 하찮지 않아? (말을 내뱉고 나서야 뒤늦게 그 무대에 당신 또한 올랐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우뚝, 웃음이 멈추고 눈치를 살핀다.)

yahweh_1971

2024년 08월 21일 12:35

@2VERGREEN_
...... 뭘 눈까지 굴리고 그래? (장난스레 대꾸하곤 잔을 들어보였다. 둥근 얼음 위로 조명이 반짝인다.) 우리 둘 다 겪은 일인데다, 십 년은 지났잖아. 인형놀이 한 번을 시켰다고 아직까지 분해하고 있을 수는 없지. (그러나 그 날 밤을 기억하기란 어렵지 않다. 유일하게 아쉬운 것이라면 홀로 도망쳐 아이들 사이 있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금도 그는 그 밤 당신이 어떤 시간을 보냈을지 모른다.) ...... ...... 모르가나는 늘상 쇼맨십을 보여줬는데, 이 이후로는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네. 임페리우스와 공연만으로 전복을 시도했다면 즐겁기야 했을 텐데- 그렇지 않아?

2VERGREEN_

2024년 08월 21일 16:18

@yahweh_1971 ⋯ 아니, 물론 네 말대로 오래 된 일이기는 하지만 떠올리기에 좋은 기억은 아니잖아. (그 날 밤은 그에게도 여전히 선명하게 남은 터라, 서두를 꺼내는 것만으로 금세 혼란스러운 병동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친구들을 달래던 기억. ⋯ 당신은 그 날의 기억 속에 존재하지 않는다. 당신은 어디에 있었지? 애초에 근처에 존재치 않았었나? 떠올리면 또다시 머리가 쨍하게 울린다. 티나지 않게 턱을 괴던 손으로 제 관자놀이를 두어 번 꾹꾹 누른다.) 그러게⋯. 고문과 살인과 멸절에서 희열을 느끼기보다는 인형놀이와 공연에서 그쳐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그러나, 이 말은 전술한 그것이 익히 일어날 것이라 예상하는 말이 아닌가?)

yahweh_1971

2024년 08월 22일 23:28

@2VERGREEN_
(상황이 견딜 수 있는 한도를 벗어났을 때, 회피하고 도망치는 것은 오래된 악습이다. 일학년의 연극제 이후로도, 보가트를 마주한 뒤나 호그스미드에서의 사건 이후...... 편지들이 범함하던 그곳에서도, 칠학년의 다사다난했던 괴로움들의 직후에도 그는 늘 겁쟁이마냥 숨었다. 그러므로 결정적이었던 순간들 당신과 친구들의 곁을 그는 모른다. 그 모든 순간 당신은 어디에 있었지, 늘 저를 비롯한 타인의 곁에 머물렀나?) ...... (두통은 그에게도 옮아붙는다. 고개를 돌렸다.) ......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건 열한 살에서 그친 배려였지. 이젠 우리의 자의지를 뺏어줄 친절한 임페리우스도 없어. ...... (다시 웃었다.) 살아있는 너 자신으로서 무대에 오르게 됐네.

2VERGREEN_

2024년 08월 23일 00:52

@yahweh_1971 (그는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났을 때 역설적이게도 그것을 잊기 위해 행동하는 부류의 인간이었으므로⋯ 호그스미드에서 처음 가민의 끄나풀들을 대면했던 때를 제외하면 언제나 인파 사이에 머물렀다. 그 모든 순간에, 한결같이. 새삼스레 그 순간들의 기억에, 당신이 존재치 않는다는 것을 이제사 깨닫는다.) ⋯ 난 어른이 되기 싫었어. 모든 것을 내 의지로 결정하고, 스스로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니까. 그래, 차라리 임페리우스는 친절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다. (입이 쓰다. 들이킨 술 때문인지, 아니면 대화의 주제 때문인지.) 내가 썼던 극본 기억 나? 이제 와서 얘기하는 거지만, 너를 못 포함시킨 게 두고두고 신경이 쓰이더라고. 황금알을 낳는 암탉으로 등장시켰어야 했는데⋯ (장난스럽게 말하곤 느리게 웃는다.) ⋯ 지금 넌 무슨 배역을 맡고 있는 것 같아, 헨?

yahweh_1971

2024년 08월 23일 13:50

@2VERGREEN_
이제 우리에겐 책임을 미룰 교수도, 보호자도 없지. 오롯이 선택한 길을 걷는 거야. 운명에 대해 대화했던 것, 기억해? (당신은 그때 운명을 저버리겠노라고 말했다. 설령 세계가 무너지더라도 파편들 속에서 무엇을 하느냐는 오롯이 우리의 선택이다.) 내 생각은 변함없어. (사고는 늘 그렇듯 무정하리만치 명료하지만, 그는 당신이 지나쳐버린 소년기에 상실감을 느끼는 것 또한 이해할 수 있다.)
네 극본이라면...... 초콜릿 공장이었나? (이어 극본을 떠올리곤 짧게 킥킥댔다.) 황금 알보단 황금 초콜릿을 낳는 암탉이 어울릴 것 같긴 한데...... 뭐, 아무래도 좋아. 지금의 배역보단 나을 테지. ...... 네가 생각하는 네 배역은 뭔데? 나는 희망하길, 무대에 오르기보단 스탭으로 남고 싶어. 늘 그렇듯 실패하고...... 지금은 펜을 든 광대 정도로 전락하기야 한 것 같지만. (그러나 가장 하찮은 광대야말로 가장 은밀하게 중심에 서는 자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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