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a_Reinecke (그 옆에서 사냥이 끝난 엽견처럼 조용하게 시립해 있다.)
@Julia_Reinecke (이제는 거의 그의 일부처럼 익숙해진 괴로움을 되씹으면서 그는 당신의 뒤를 따른다.)
@Julia_Reinecke ―!! ―, ―――!! (허리가 꺾이고 그는 허물어져 바닥을 긁는다. 부딪혀 멍이 들도록 몸부림을 치고 손톱이 파고들어 피가 배어날 정도로 주먹을 움켜쥐면서도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않는 것은 오기도, 반항도 아닌 이곳에서 길러진 단순한 관성이다. 그는 들을 귀가 없는 곳에서 목소리를 내어주고 싶지 않았다. 당초 그걸 요구하는 사람 자체가 없었다.)
@Julia_Reinecke (심해어의 입을 열고 비명을 뽑아내는 데에는 거의 모르가나 가민을 방불케 하는 엽기적인 주문들이 필요했다. 바닥에 머리를 찧고 몸부림을 치면서 그가 지르는 소리는 마치 갈퀴로 유리판을 긁는 것을 성량 증폭 주문으로 수십 배 키워서 내보내는 것처럼 들린다. 위층에서 놀라 내려다본 당신의 동료가 당신을 내려다보며 짜증을 낸다. "작작 해, 라이네케! 잠 좀 자자!" 그는 바닥에 쓰러진 채 숨만 가늘게 쉬고 있다. 의식이 깜박이는 전등처럼 끊어졌다 이어졌다 하기를 되풀이한다.)
@Finnghal 그 입 닥쳐, 비스커스! 지난번에 네가 어떤 잡종 하나 데려와서 가지고 놀 때는 이것보다 더 심했거든? (마주 소리를 지른다. 동료가 짜증을 내며 방문을 크게 닫자, 주변에 머플리아토 마법을 친다.) 하여간. (지팡이를 이리저리 휘두르며 어둠의 마법 중에서도 가장 사악하기 그지 없는 저주들을 당신에게 날린다.) 내가 대답을 하라고 했지. (계속.) 언제 비명을 지르라고 했어? (끊임없이.) 인면어라 불러주니 지능 수준도 물고기 수준으로 돌아가기라도 한 거야? 응? (아가미를 쥐어뜯는 듯한, 비늘을 한겹 한겹 벗기는 듯한, 살갗이 생으로 썩어들어가는 듯한, 불타는 듯한 통증이 당신을 엄습한다.) 대답을, (치고) 하란, (내던지고) 말이야. (고문하고.) 내 말 안 들려?
@Julia_Reinecke (대답을 할 때를 줘야 대답을 하지, 이 미친 여자야! 라고 그는 한순간 속으로 뇌까렸지만, 그 다음 순간 그는 다시 바닥을 뒹굴고 있었기 때문에 부서지지 않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사실 그가 보기에 줄리아 라이네케는 대체로 어떤 이유를 위해 그를 학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학대하기 위해 이유를 만들어내는 것에 가까웠다. 그 이유에 대해 짚이는 바가 없지 않았기에 그는 받아들였다. 비록 그가 지금도 그 때문에 해진 걸레짝 꼴로 탈진해가는 중이라 해도.)
@Finnghal (주문을 멈추고, 지팡이를 거둔다. 분노인지, 흥분인지, 무어라 콕 집어 말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거칠게 숨을 몰아쉰다.) 너는 죽음을 먹는 자지. 마왕의 충실한 번견. 그런데 말이지. 네가 자꾸만, 망설이는 것 같은 건, 단순히 내 기분 탓일까? 응? 어떤 때는 눈 하나 깜짝 하지 않고 역겨울 정도로 피칠갑을 해대면서, 다른 때는 일부러인가 싶을 정도로 틈을 보이는 건, 단순히 네가 실수를 많이 하는 걸까? (전부 핑계다. 그가 진정으로 묻고 싶은 것은 이게 아니다. 그러나 그는 이 사실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어떻게 생각해, 핀갈 모레이?
@Julia_Reinecke (흠씬 두들겨맞은 개는 혀를 쭉 뻗고 바닥에 뻗어있다. 그에게 정신과 기운이 남아있었다면, 그는 반문하고 싶어했을 것이다. 그건 당신 이야기가 아니냐고. 어떤 때에는 다른 것을 분별하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부수고 죽이고 불태우는 데만 매몰돼 있다가, 어떤 때에는 약해지고, 머뭇거리고, 그가 아는 누군가를 끔찍하게 닮아서 가슴을 난도질하는 얼굴을 한다. 똑같은 모양으로 난자된 시체 앞에서 다른 얼굴을 한다. 당신은 그 사실을 알고 있는지, 그는 가끔은 묻고 싶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의 그는 말은커녕 사고할 기력조차 없었고... ...) ... ... ... ... ... 인플라마레.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름이 떨어지는 순간 뱀처럼 몸을 쳐들고 처음으로 반격했다. 예측하고 도발한 것이 아니라면 허를 찔릴 법한 속도다.)
@Julia_Reinecke (당신이 고통에 숨을 멈추고 있는 짧은 사이에, 그는 쓰러진 채로도 저주를 피해 옆으로 구를 만큼은 자신을 추슬렀다. 한 팔로 바닥을 짚고 상체만 곧추세운 채, 지팡이를 겨누고 당신을 노려본다. 흥분해 제정신을 잃은 짐승 같은 눈이다. 잔뜩 쉬고 갈라진 목소리가 쉭쉭거린다.)
... ... 나를, ... ..., 그렇게, ..., 부르지, 마.
@Finnghal (화상 입은 어깨를 다른 쪽 손으로 부여잡는다. 당신이 무엇을 날릴지 모르는 지금, 응급처치를 할 새도 없다.) 왜 그렇게 불러서는 안 되는데? (조소하려 시도한 것 같지만, 입가에 피어오른 웃음은 형편없이 일그러진다.) 대답해봐. 내가 왜 너를 그 이름으로 부르면 안 되지? 부끄러워? 나를 처단하겠다고 한 네가, 어둠의 마법사는 사람이 아니라고 말한 네가, 그 밑에서 일하게 되어서? 어둠의 마법사가 되어 남을 해치게 되어서? 그래서 그러는 거야? (마지막 말은 거의 소리를 지르는 것 같았다. 머플리아토 마법이 아니었다면 저택을 날카롭게 찢었을 법한 비명이었다.)
@Julia_Reinecke (검은 덩어리들 같은 무언 마법이 지팡이 끝에서 쏘아져나간다. 그는 몸을 웅크리고 엎드린다. 안에서 솟아난 피가 역류해 입에 고였다. 그는 그것을 가래침처럼 뱉어낸다. 바닥에 피를 쏘아낸 것 같은 자국이 생겼다. 그는 숨을 헐떡인다.) ... ... 그래. 그러니까, ... 다시는... ... (그 이름을 부르지 마라. 뒷말은 두 번째로 목구멍에 들어찬 핏덩이에 뒤섞여 소리가 되지 않고 바닥에 쏟아졌다.)
@Finnghal ...... 하. (당신의 대답에 헛웃음을 흘린다. 화끈거리다 못해 수천 개의 바늘이 찌르는 것 같은 어깨의 통증은 한 순간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그는 지팡이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그러면 스스로를 부정할 수 있을 것 같아? 진짜 핀갈 모레이, 고결한 핀갈 모레이는 그대로 남겨 두고, 추악한 너는 거기에 속하지 않았다고 치부할 수 있을 것 같아? (지팡이를 휘두르자, 그가 아는 수많은 어둠의 저주들이 당신을 향해 쏘아진다.) 웃기지 마! 그렇게 편리하게 도피하지 말란 말이야!
@Julia_Reinecke 그는 이제 없는 사람이다, 라이네케. (저주들을 막지 않고 다른 저주로 맞받아친다. 일어서지도 못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기에는 믿기지 않는, 독기라고 부를 만한 번쩍임.) 기뻐하지그래. 너희들에겐 잘 된 일이잖나. (살기에 가까운 적개심이 깃들었으나, 그의 입가에 피어오른 것은 조소가 맞다.)
@Finnghal 웃기지 마. 누가 그렇게, 누가 그렇게― (맞받아친 저주가 이번에는 오른팔을 스친다.) ――!!!!!! (온 몸의 신경이 끝부터 타오르는 듯한 고통이 그를 엄습한다. 손과 발끝이 곱아들고, 한 순간에 자세가 무너진다. 우당탕 하는 거친 소리와 함께 몸뚱아리 전체가 바닥으로 쓰러진다.) 끅, 끄윽...... (지팡이는 이미 손에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날아간지 오래. 바닥을 미친듯이 긁은 나머지 손톱이 깨지고 피가 흐른다.) ...... 아니, 너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대리석을 이루어진 매끈한 바닥을 긁어대며, 당신에게로 기어간다.) 핀갈 모레이야. 너는...... 윽, 핀갈, 모레이란...... 말이야...... (목소리에는 물기가 섞였다. 그것은 저주를 맞은 고통 때문일까? 아니면......)
@Julia_Reinecke (줄리아 라이네케가 그가 무슨 말을 하든 부정하고, 그가 괴로울 말을 하고 싶어 안달내고, 그가 싫어하는 일을 강요하는 데에는 새삼스러울 것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그 목소리에 섞인 울음은 어째서인지 가슴에 꽂히는 비수처럼 그를 멈춰세웠다. 그는 손발에 힘을 주어봤지만 대부분의 뼈가 한 군데쯤 부러진 상태로는 아무래도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그냥 옆으로 쓰러져 누워버린다. 그녀가 지팡이를 주우러 달려가더라도 도달하기 전에는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 ... 너한테 뭐가 좋은데, 그렇게 생각해서. (그는 한숨처럼 중얼거린다. 대답을 바라지도 않는 혼잣말 같은 어조였다.)
@Finnghal (한 손을 뻗어 눈앞의 바닥을 긁으면, 떨어지는 핏방울이 길게 늘어져 붉은 자국을 만든다. 그는 그렇게 힘겹게, 조금씩 당신에게로 기어갔다. 내뱉는 숨은 거칠다. 눈앞은 어지럽다. 깜빡이는 시야 속에서 모든 것이 흐리게 보인다. 귓가에서는 알 수 없는 이명이 감돌고.) ...... 나도, 몰라. (그럼에도 당신의 중얼거림은, 어쩐지 또렷하게 귀에 박혀서.) 나도, 윽, 아..... 모르겠단 말이야...... (순간 통증이 손끝에서부터 번져나가자 또다시 자세가 무너진다. 그는 바닥에 뻗은 채로 숨을 몰아쉬었다.) 하지만...... 그래도, 너는......
@Julia_Reinecke (그는 눈을 감은 채 가늘게 숨을 쉰다. 온몸이 아프다는 말로는 지금 그의 상태를 형용할 수 없었다. 레파로 주문으로도 고칠 수 없을 만큼 갈기갈기 찢어진 양피지를 부득부득 억지로 이어붙여놓으면 양피지의 기분이 이럴 것 같다.) ... 그 녀석이라면 지금 여기 있지 않겠지... ... 만약 있다면 싸우러 왔겠고. (목소리는 토막토막 끊어져 나온다. 가까워지는 목소리로 줄리아가 기어오고 있는 것은 알 수 있었다.) ... 그 쪽이 좋을 뻔했어? (“너조차도?” 뒷말은 목소리 대신 힘없이 끌어올려진 입가의 조소로 걸렸다.)
@Finnghal (아, 더 이상은 당신에게 다가갈 기운조차 없다. 당신을 향해 조금이라도 더 다가가고자 손을 뻗다가, 그대로 바닥에 쓰러진다.) ...... 네가, 어떤 모습이든, ...... (거칠게 숨을 내쉬고) 너는, 핀갈 모레이야. (다시 한 번 몰아쉬고) 그 사실은, 절대, 변하지 않아...... 너는...... 너는...... (다시 한 번 당신을 향해 손을 펼친다. 어떻게든 기어가려고 힘을 주지만, 이내 쿵, 소리와 함께 넘어진다. '그리고 나도, 네가 그렇게 봐주길 원했어.')
@Julia_Reinecke (넘어지는 소리에 고개를 약간 움직여 쓰러진 줄리아를 봤다가 다시 내려놓는다. 아무래도 목뼈에도 금이 가 있는 것 같았다.) 형용모순인데. (그는 조그맣게 중얼거린다. 의식이 가물거린다. 사망에 이르기 전에 누군가 발견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녀석은, 아마... ... (지금의 그 같은 존재들로부터 그녀를 지키기로 약속했을 것이다.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아이러니에 그는 가늘게 한숨을 내쉰다. 깊이 쉬기에는 폐도 아팠다.)
@Finnghal 상관, 없어...... (잇지 못한 뒷말에 대답하는 것처럼, 그가 말했다.) 나는...... (그러나 그가 무언가를 채 말 하기도 전에, 윗쪽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누굴까? 고개를 들고 싶지만, 그럴 힘조차 나지 않는다. 곧이어 계단을 빠르게 내려오는 소리가, 그 다음에는 대리석 바닥을 박차고 뛰는 소리가 들린다. "――!" "――!!!" 멀어지는 정신 속에서 말은 잘 들리지 않는다. 그저 그를 부르는 소리겠거니, 하거 어렴풋이 짐작할 뿐이다. 그는 흐려진 시야 속에서 아른거리는 다리들을 바라보다가,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