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8월 18일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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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rud_ens

2024년 08월 18일 23:18

(방문 시각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녹턴 앨리의 손님들에게는 아직까지 한창 분주한 때인 시점, 가게 문 앞에 커다란 '금일 휴업' 표지판을 걸고 있다.)

Finnghal

2024년 08월 18일 23:22

@Furud_ens (망토를 깊게 눌러쓴 채로 순간이동해 나타난다. 키 때문에 눈에 안 띄지는 않지만... ...) 선객이 있나.

Furud_ens

2024년 08월 18일 23:24

@Finnghal (목소리로 곧장 알아챈다.) 자정부터. 아직은 한가해.

Finnghal

2024년 08월 18일 23:26

@Furud_ens 지난번에 맡겼던 걸 찾아가고 싶은데. (잠깐 주저한다.) 바쁘면 나중에 올게.

Furud_ens

2024년 08월 18일 23:31

@Finnghal 한가하다고 했잖아. (키득거린다.) 방문을 감출 거면 어서 들어와. (깔끔하게 '금일 휴업' 표시가 보이도록 고정하고 문을 열어 보인다.)

Finnghal

2024년 08월 18일 23:36

@Furud_ens (문을 열어주자마자 냉큼 들어선다.) 그럼 조금만 있다가 갈게. ... (망토를 끄르며 서점 안을 물끄러미 둘러본다. 조금 지쳐보이는 낯이다.)

Furud_ens

2024년 08월 18일 23:53

@Finnghal 덱스터는 낮에 퇴근했고, 클라라는 방금 위층으로 올라갔어. (2층이 가정집이다.) 직원에게는 귀가 이외에 최고의 시간이라 할 수 있지....... 잘왔어, 앉아. (오래되긴 했지만 멀쩡한 소파로 자리를 권한다.) 뭔가 작전을 시작하는 모양이더라. 양 쪽 다.

Finnghal

2024년 08월 18일 23:59

@Furud_ens (천천히 프러드가 가리키는 쪽으로 걸어가 소파 한켠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모든 동작이 무겁고 느리고 말과 말 사이의 휴지가 길다.) ... 막바지일 거야. 얼마 남지 않았지.

Furud_ens

2024년 08월 19일 00:07

@Finnghal 나야 얼른 평화로워졌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쪽이긴 한데. (당신을 앉혀 두고 물을 끓인다. 간단히 차라도 내오려는 듯하다.) ...너는? 다음 계획은 있나?

Finnghal

2024년 08월 19일 00:15

@Furud_ens 해역을 돌려받았어... ... 다시 빼앗기지 않는다는 게 확실해지면 생존자를 찾을 거야. (물갈퀴 돋은 손을 깍지 끼고 눈을 감는다. 거대한 물결이 일렁이는 것이 어쩐지 눈에 보일 것만 같다. 자기를 팔아 돌아갈 고향에 벅찬 감격 따위는 없어도.) ... 그 다음은, 글쎄. 지금은 생각할 수가 없어.

Furud_ens

2024년 08월 19일 00:26

@Finnghal (라벤더와 허브 몇 종류에 꿀을 살짝 타서 가져와 내민다.) 그렇군. 생존자가 있으면 좋을 텐데....... (짤막한 진심이 뒤따른다.) 뭐, 그 정도만으로도 좋지. 불확실하고 긴 전망이 도움이 되는 시대도 아니니까 말이야.

Finnghal

2024년 08월 19일 00:33

@Furud_ens 원정을 나갈 때였으니까... ... 가능성은 있어. 군락에는 항상 고유의 마법이 있으니까 누군가 남아있기만 하다면, 모으는 것은... ... (프러드가 내민 잔을 받아들고 천천히 입에 가져간다.) ... 나는 사실 당연한 듯 장수를 가정하고 계획을 짜는 것이 이상하다고 항상 느꼈어. 평화를 보통, 전쟁을 이례로 여기는 종족이라서일까. ... 그래도 뜻대로만 되는 것은 아닐 텐데. (손으로 찻잔을 감싼 채, 조용히)

Furud_ens

2024년 08월 19일 00:39

@Finnghal 옛날부터 그랬지만 네가 하는 말은 알아듣기 쉽고 확실해서 좋군. 핀갈 모레이가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그건 정말로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지. (한 모금 마신다.) 보통은, 그런 긴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은 그게 뜻대로 되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알면서 계획을 짜곤 하지....... 결국은 희망 사항들의 군집일 뿐이야.

Finnghal

2024년 08월 19일 00:54

@Furud_ens 희망 사항, 인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손에 든 잔을 내려다보며 잠시 침묵한다.) ... 아니, 역시 그것도 모르겠어. 정말로, 그러고 나면 모든 게 끝이 날 것처럼 느껴지는군. 너는 어떤데. (사이를 두고.) ... ... 희망하는 것이 있나.

Furud_ens

2024년 08월 19일 01:04

@Finnghal 나? 세상에서 가장 불확실한 것을 원해. 나와 주변인들의 안전과 행복. 안팎으로 공격받고, 구성원들이 갑자기 자기 자신을 공격하기도 해서 정말 까다롭지. (그는 문득 웃어 버린다. 특히 최근 일어난 일은 웃어넘길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덕분에 평생 추구해도 완성하지 못하니까, 평생 추구하면서 살아가겠지.

Finnghal

2024년 08월 19일 01:30

@Furud_ens 그 말대로군. (무엇을 생각하는지 허공에 눈을 두며 쓰게 웃는다.) 그렇지만 너는 그것에 있어서만큼은 내내 변하지 않았지... ... 어쩌면 너야말로, 네 방식대로 싸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어.

Furud_ens

2024년 08월 19일 01:44

@Finnghal 세상과 조금이라도 불화하는 이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투쟁을 하며 살아가고 있겠지. 오... 물론 극적인 타협을 해내는 인물들도 있는 모양이지만, (그 순간 그는 쥘 린드버그를 떠올렸다.) 뭐... 협상에도 나름의 공이 들어가는 법이니까 말이야.

Finnghal

2024년 08월 19일 01:56

@Furud_ens (몇 남지 않은 그의 친우의 말은 산다는 것은 곧 투쟁하는 것이라는 창잡이들의 금언을 떠올리게 했다. 아주 묘한 느낌이다. 타오르는 불 한가운데에서 서늘함을, 얼음이 맞닿은 살갗에서 후끈거리는 열기를 느끼듯, 삶을 부식하는 취약성의 세계 그 끝에서 그 말을 맞이하는 것은. 아, 그러니까, 생명의 형태란 이토록 다양하고, 그러나 하나같이 전력이고... ...) ... 그러면, 어때. 너는. 지금 행복해?

Furud_ens

2024년 08월 19일 02:11

@Finnghal 뭐...... (말을 길게 끈다. 유머만으로 삶의 무게를 감당하는 이라면 '일주일쯤 전에 가족이 자살을 시도하고 사경을 헤매는 중인 것만 제외하면, 행복하다.' 쯤으로 대답했겠지만 그의 삶을 지탱하는 것은 농담을 통하는 승화나 외면이 아니다. 그보다는 지독하게 현실의 감정에 충실한 것이 그의 방식으로서, ......) 좋아. 여전히. 덕분에 앞으로 해야 할 일도 알게 됐고....... (표정에는 실제로 미약한 미소가 떠올라 있다.)

Finnghal

2024년 08월 19일 02:26

@Furud_ens 앞으로 해야 할 일? (목소리에서 약간의 이채를 느끼고 고개를 들어 물끄러미 당신을 본다.) ... 그건, '희망'과는 다른?

Furud_ens

2024년 08월 19일 02:43

@Finnghal (눈을 마주친다. 여전히, 조금 더 진해진 미소와 함께 끄덕인다. 그것은 기쁨보다는 자기 확신에서 나오는 미소다.) 희망과는 다르지. 전혀 희망적으로 풀리지 않을 수도 있어. 그래도 그렇게 '해야 돼'. 그걸 알고 나니까, 어쩐지 마음이 편해지더라. ...... (어떤 사람들이 말하는,) '옳다'는 감각이 이런 것일까.

Finnghal

2024년 08월 19일 03:13

@Furud_ens 희망적으로 풀리지 않아도...? (어딘가 다르다. 긴 세월 그가 아는 프러드는 언제나 잘 웃었는데도. 지금의 미소는 처음 목도한, 흡사 다른 사람 같은 느낌을 주었다.) 안전하고 행복하지 않아도? 그래도?

Furud_ens

2024년 08월 19일 03:19

@Finnghal 오, ....... (당신의 질문에서 새삼스럽게 무언가 느낀 듯 곱씹는다.) ...그래. 안전하고 행복하지 않아도. 그래도. (인간에게는, 뜻 있는 존재라면 걸어가야만 하는 길이 있다. 그것이 상실로 이어지더라도, 슬픔을 담보하더라도. 그것이 어째서 이렇게까지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일까. 어쩌면 그 깨달음을 얻은 순간 그가 이미 지극한 슬픔 속에 있어서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Finnghal

2024년 08월 19일 03:36

@Furud_ens ('가치'나 '이상', '도덕'이나 '정의' 같은 것은 그가 언제나 이해하기 어려워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지금 오랜 친구의 눈에서 전혀 다른 곳에서 만났던 깨끗한 별빛을 보았다고 생각했다. 가슴이 아릿해졌다.) ... 죽지 마, 프러드.

Furud_ens

2024년 08월 19일 03:42

@Finnghal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해서 그럴게. (이어서 피식 웃는다.) ...그리고 환경과 관성이라는 게 있잖아. 나만큼 신중한 겁쟁이도 드물걸. 믿음 하나 생겼다고 해서 갑자기 어디 위험한 데 무턱대고 뛰어들진 않아. 그냥 조금 더, 행보에 확신을 가졌다 뿐이지. 난 여전히 네 친구인 프러드고, 여전히 너를 염려하고 응원한다. 그뿐이야. 별 것 없어.

Finnghal

2024년 08월 19일 03:50

@Furud_ens ... ... (어째서인지 꼬집어낼 수 없었지만, 하나하나 틀린 곳이 없는 말들이 본심을 가리는 것처럼 들렸다. 그는 어쩐지 슬퍼진다.) ... ... 미안해. (고개를 떨구고, 바닥을 내려다본 채.)

Furud_ens

2024년 08월 19일 03:56

@Finnghal ......왜? (따스하고 둥근 눈이 당신을 바라본다.) 핀갈, 나 정말 괜찮아. 정말로....... (지금 가슴 속에 다소 슬픈 감정의 물결이 인다면, 그것은 오직 당신의 이런 반응 때문일 것이다.)

Finnghal

2024년 08월 19일 04:02

@Furud_ens 네가 사는 세계를... ... (잔을 내려놓는다. 자칫 손에 힘이 들어가 깨뜨릴 것만 같아서) ... 불행하고, 위험하게 만들어서... ... (목소리가 떨릴 것 같아 말을 끊는다. 상냥한 눈동자를 마주볼 수가 없었다.)

Furud_ens

2024년 08월 19일 04:09

@Finnghal 오, 맙소사. (손을 들어 당신의 등을 천천히 두드린다.) 너 하나 없다고 이 세상이 덜 위험하고 덜 불행하지 않듯이, 너 때문에 내 세상이 더 위험해진 것도 없어, 핀갈. 오히려 내 세계에는 네가 포함되기 때문에, 나는 네가 설 곳을 찾지 못했다면 그게 더 힘들었을 거야. (최선을 다해 떳떳이 살아가고자 하는 신념을 가진 동시에 어두우리만치 편협하고, 또 따뜻할 수가 있는가? 바로 그런 사람의 눈이 당신 앞에서 마주하고 있다.)

Finnghal

2024년 08월 19일 04:37

@Furud_ens (사실 하나. 그는 예전의 이름으로 불리는 것을 지독하게 혐오한다. '바다의 전사'라는 뜻을 가진 바닷말로 그의 이름을 지어주었을 적에 그의 아버지가 - 핀갈 모이레는 그 어머니가 그 의미를 살려 고른 스코틀랜드식 이름이었다- 그에게 바랐던 삶이 어떤 것인지는 영영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이런 것은 결코 아니었으니, 그는 적어도 그 이름에 값하며 살아가려 노력했던 소년을 더럽히지 않고 싶었다. 그 아이가 자라서 되어야 했던 것이 이런 것은 아니라고 믿고 싶었다.

사실 둘. 그러나 프러드 허니컷과 있을 때 그는 그 이름을 저항 없이 받아들였다. 이제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그 소년이 프러드 허니컷의 작고 아늑한 세계에선 놀랍게도 그 시절 그 모습 그대로 소중하게 지켜지고 있었으니까. 그곳에서 그에게 요구되는 것은 침묵도 악의도 폭력도 아니었고 그는 괴물도 악한도 아닌, 솔직한 호기심과 용기와 근면으로 살아숨쉬던 소년일 수 있었다.

Finnghal

2024년 08월 19일 04:37

@Furud_ens
사실 셋. 그래서 그는 지금 처음으로 주검 형상의 보가트를 이해할 수 있다. 무언가를 소중히 하고, 그걸 잃어버릴까봐 두려워하는 감각을. 소중한 무언가가 해를 입을까봐 제정신을 잃을 만큼 겁을 먹는 마음을. 그가 숨쉴 수 있는 이 조그만 틈새가 부서질까봐 두려웠다. 그것을 부수는 게 자신일까봐 두려웠다. 핀갈 모이레 모레이를 완전히 결딴내는 게, 파괴하는 게 지금의 자신이 될까봐... ...

그리고 그에게는 이 모든 감정을 언어화할 능력이 없었으므로, 그것들은 그저 제멋대로 뭉쳐 녹아선 커다란 눈물방울이 되어 떨어졌다.)

Furud_ens

2024년 08월 19일 05:08

@Finnghal (언젠가의 대화를 떠올린다. 그것은 아마도 지금으로부터 10여 년이나 전인, 그들이 아직까지 서로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점, 아직까지 눈앞의 핀갈 모이레 모레이가 인간들의 세계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이해하는 것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던 시점이다.

*"나는 네가 걱정되는데, 너는 나랑 조금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또 위로받는 것 같아. 하지만 난 그냥 서로 힘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 거니까, 네가 옳다고 생각하고 네게 자연스러운 방식의 이야기를 하자.".......*

그 때는 당신에게 위로가 필요한지조차 확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것이 친애를 표시하는 관계에서의 자기만족에 가깝지 않은가 하는 의심을 가끔 하곤 했다면, 지금 그의 친구는 정말로 두려워하고 슬퍼하고 있었다.

Furud_ens

2024년 08월 19일 05:09

@Finnghal 누군가가 보기에는 인간과 가장 먼 모습이 되었다 할 수 있는 눈앞의 '인면어'는, 지금 그 언제보다도 더 인간적인 마음에 힘들어하고 있다. 프러드는 곧장 당신을 껴안는다.)

괜찮아. 핀갈....... 깨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 부서지는 것을, 덧없어지는 것을, 잃는 것을, (말은 주어에 두 사람 모두를 포함한 청유형으로 바뀐다.) 두려워하지 말자. 최선을 다해 마지막까지 떳떳하게 살아갔다면 투쟁은 그 자체로 완성되니까. (그리고 다음 말을 입에 담는 그 순간 그는 또다른 래번클로의 친구를 한 발 더 이해한다.)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는 한 존재가 또렷하게 자신을 불태워서 나아간 끝에 쓰러졌다면, 그 누구도 감히 그것을 패배라고 부르지 못할 테니까.

Finnghal

2024년 08월 19일 05:41

@Furud_ens '전사' 같은 말을 하네... ... 넌 인간인데. (차마 금방 마주 안지 못하고, 덜덜 떨리는 손끝이 한참 당신의 등 뒤만을 더듬거린다. 그러나 한 번 팔을 두르자 이내 으스러지게 끌어안고, 곱슬거리는 밀색 머리카락에 젖은 아가미가 스친다. 안개 낀 밤 멀리 보이는 아스라한 별빛 같은 인간의 영원. 그곳에서는 그 애도 사라지지 않을 수 있을까. 당신과 함께라면 그 애도 거기에 갈 수 있을까. 프러드 허니컷이라는 세계가 그곳까지 나아간다면... ... 후두둑 떨어지는 오취 섞인 눈물방울이 깨끗한 셔츠에 얼룩을 만든다.) ... 나도.. ... 나도 데려가줄 거야? 네가 가는 곳에 데려다줄 거야? (코도 목도 막힌 흉한 목소리가 꼴사납게 울먹거린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Furud_ens

2024년 08월 19일 11:37

@Finnghal (꽉 감싸안아지면 지저분한 바닷물에 빠진 것처럼 축축한 악취가 밀려든다. 그는 숨을, 당신의 아픔과 당신의 존재를, 깊이 들이쉰다.) 물론이지. (별빛이 속삭인다.) 그게 네가 진정 원하는 거라면. 네가 기꺼이 함께 나아가기로 하고 발을 딛는다면. (그러니까 데려가는 게 아니다. 모든 전사는 스스로의 발로 영광과 영원을 향해 나아간다. ...그러하되, 모든 전사의 영혼은 그와 함께 싸운 전우와 동행한다. 그러니 데려가는 것이기도 하다.) 싸우는 삶은, 네가 내게 가르쳐줬잖아.

Finnghal

2024년 08월 19일 20:14

@Furud_ens 나는... ... 나는 지금 설 수도 없어. 딛고 설 데가 하나도 없어... ... (그러니까 아무데도 갈 수 없다. 그것이 두려워서 발버둥치고 있다. 죽음은 삶의 익숙한 일부이나, 난파되어 사라짐은 그렇지 않아서... ...) ... 인간처럼은, 할 수 없어. (토해지는 고백은 마치 피를 쏟는 것처럼. 그는 에스마일 시프처럼, 아이작 윈필드처럼 될 수 없다. 별을 보고 씨앗을 뿌리며 기다릴 수 없다. 연약하게, 경건하게 무릎을 꿇고 은빛의 수호자를 맞이할 수 없다... ... ) 그러니까 이런 곳에서 죽으면, ... ... 나는, ... ... (목소리가 울음에 먹힌다. 그는 *이런 것*이 되는 것보다 더 견딜 수 없었던 단 한 가지를 형용하지 못해 몸서리친다.)

Furud_ens

2024년 08월 19일 21:44

@Finnghal 그러면 내가 너를 기억하지. 내 안에 있는 네가, 나와 함께 가겠지. 얼마나 근사한 것을 볼 수 있을지는 약속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존재 자체로서 빛날 수 있는 삶을 살겠다고는 약속할게. 그게, ...... (또다시 언젠가의 말이 떠오른다. 그것은 아마 언젠가 바로 당신이 우리의 또 다른 친구에게 했던 말이다.) 대의가 이어지는 방식이니까. 커다란 뜻이 그렇게 존재에게서 존재에게로 이어질 수 있다면 작은 뜻이나 보잘것없는 생의지, 가장 하찮고 가장 내밀한 걱정과 바람도 이어질 수 있는 거야. ...핀갈. 네가 죽은 뒤에도 이루어지길 바라는 것이 있어? 내가, ......(비로소 그의 목소리에도 울음이 섞인다. 이렇게 해서 무게를 지닌 한 존재가 되어 가는 것이다. 개인을 넘어 그 주변의, 같은 것을 공유하는 집단의, 때로 민족의, 염원을 다발처럼 끌어 어깨에 짊어지고, 무게로 인해 흙을 파고드는 발을 질질 끌며 걸어가 대지에 족적을 남긴다.)...그 뜻을 이을게.

Finnghal

2024년 08월 19일 22:39

@Furud_ens (마지막 일곱째의 해, 에스마일 시프가 그를 붙잡고 죽지 말라고 간청했을 때, 그는 말했다. 내가 패배해도 납득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줘. 삶을 내어줄 가치가 있는 것을 보여주겠노라고, 내가 살 수 있었던 삶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보이겠다고 약속해라. 그것은 그의 죽음이 의미있기 위한 조건이었다. 그러나 그는 지금 프러드 허니컷이 묻는 것은 그것과 조금 다르다고 느낀다. 당신이 말하는 것은 인간이 죽음을 넘는 방식이다. 태어나고 죽기를 반복하는 세계를 관통하는 영원한 것을 짓는 방법이다. 섭리의 시간을 거스르지 않는 종족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의 영원, 영원의 형상을 한 인간의 영혼. 그러니까 그에게도 조금, 아주 조금은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데려가줘.

(그는 흐느낀다. 품에 안긴 친구는 작고 부드럽다. 힘주어 한 번 꺾으면 맥없이 부러져버릴 것만 같다.)

나도 함께 있게 해줘... ... 아무도 아닌 채로 사라지게 하지 말아줘... ...

Furud_ens

2024년 08월 19일 23:05

@Finnghal 너는 이미 아무것도 아니지 않아. 너는 이미 네가 바라는 곳에 가 있어. (커다란 몸 아래서 나온 따뜻한 손이 당신을 몇 번이고 감싸 두드린다.) 나는 네가 그걸 믿고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서 지금 이런 말을 하는 거야....... 그리고 네가 나에게 이런 말들을 할 수 있는 한, 네 마음도 여전히 생생히 살아 있다는 것이 증명되지. 고통과 절망을.......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쉰다. 애써 마련한 한 조각 양지에서도, 고통과 절망의 냄새는 도처에 있다.) ......나눈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겠지만, 고통과 절망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이유는 될 거야. 괜찮아, 핀갈. 내가 여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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