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8월 09일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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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hweh_1971

2024년 08월 09일 23:24

(상황이 종료되자마자 저학년들을 기숙사로 돌려보냈다. 깊게 베인 다리를 끌고 병동으로 향하는 이들을 따르다- 복도를 돌 즈음 발걸음을 틀어 무리에서 빠져나온다.)
(그는 탑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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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09일 23:41

@yahweh_1971 (...병동 근처에서 서성이던 중 당신이 이쪽으로 오다 몸을 돌리는 모습을 보고, 뒤를 최대한 조심스레 따른다. ...어디로 가는 거지?)

yahweh_1971

2024년 08월 09일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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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은 레번클로 기숙사를 지나쳐 인적이 드문 첨탑으로 향한다. 뒤를 돌아보는 일 한 번 없이 지팡이를 휘두르자 귀가 꽉 메인 듯 먹먹해진다. 이어 비척이며 계단을 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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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10일 00:06

@yahweh_1971 (높은 곳을 무서워한다면서, 왜 이럴 땐 자꾸 높은 곳에서 마주치는 것 같지.) 머플리아토를 누가 이렇게 세게 거냐고요, 목적에서 벗어나잖아... (훨씬 더 높은 고도에 와 있는 것처럼, 작게 투덜대는 제 목소리가 울리는 귀가 먹먹하다. ...그런데 이거 핏자국인가? 발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한다.)

yahweh_1971

2024년 08월 10일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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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 소리는 듣지 못한다. 먹먹한 계단을 올라 첨탑에 도달하자 바람이 불어닥치고- 멍하니 설 뿐이다. 동경하는 창공. 이어 벽에 기대앉으려 돌아섰다. 달빛 아래 눈은 창백하게 붉다. 뺨을 다 적신 눈물이 뚝뚝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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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10일 00:49

@yahweh_1971 (당신의 모습을 보곤 곧바로 눈을 크게 뜬다. 아, 하고 작게 소리를 낸다. 가슴께에 시큰거리는 통증이 느껴져서...) (서둘러 달려가 당신 앞에 반무릎을 꿇는다.) 헨, 홉킨스, 울지 마세요... 울지 마세요. 어쩌면 좋아. (손수건을 건네려 시도한다.)

yahweh_1971

2024년 08월 10일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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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서야 당신을 본다. 당황해 커진 눈으로 얼굴을 내려다보다 함께 무릎을 꿇었다. 둥글고 반질해진 눈에 눈물이 하염없이 고여 추락한다.) --- -. (손수건을 받아드는 대신 지팡이를 휘두른다. 마법이 깨지자 젖은 숨소리와 음성이 바람 소리와 섞여 터져나왔다.) 미안, 못 들었어. 내 말은- 그러지 마...... (팔을 잡았다.) 여긴 왜, 왜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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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10일 02:00

@yahweh_1971 ...저는 그 주문을 다른 사람과 몰래 대화하기 위한 거라고 배웠는데. 당신은 자꾸 그 주문을 혼자서 쓰세요. 세상에 당신을 나눌 사람이 없어요? (혼자, 높은 곳으로, 자꾸만... 최소한 기사단에 들어가고 나서는 이런 감정을 느끼지 않을 줄 알았는데. 당신이 너무 멀게 느껴진다.) ...당신이 다쳤는데, 혼자 어디로 가잖아요. 그리고 시작 전부터 분위기가 이상해서, 원래 끝나면 바로 무슨 일 있냐고 여쭤 보려고 했었고. 원래는 저희 같이 토론 클럽 망치기로 했었잖아요... 어디 가셨던 거에요? ...이유 세 개 정도면 돼요? 더 필요할까요?

yahweh_1971

2024년 08월 10일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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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어. (대꾸하는 음성은 눅눅하게 비어있다. 당신을 보아하면 필히 엮여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이미 불타 재로 날아가버린 편지를 생각했다. 숨이 막혀 허덕이자 호흡이 함께 밭아진다. 당신을 만난 다섯 살 이래 그가 운 적이 있었던가?) ...... 그래, 차라리 클럽을 망가뜨렸어야 했는데...... 멍청이처럼 부엉이장에 올라가서. ...... 에시. 무서워. (말이 토하듯 쏟아져나온다. 이것은 당신에게만 할 수 있는 이야기다.) 메브가...... 메브가 날 미워해. (이것은 비약이지만,) ...... ...... 이제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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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10일 03:19

@yahweh_1971 ...확답은 아니라서 다행이네요... (...언제나 달래 주는 쪽이 당신이 아니었나? 지구가 거꾸로 뒤집히고 바다에서 모든 물이 쏟아져 버린다면 기분이 이럴까.) (...그는 부엉이장을 거치지 않고 어느 당신을 닮은 얼굴과 이야기하고 있었으니, 당신의 등을 토닥이고 쉬, 쉬, 하는 소리를 내는 한편 쏟아지는 말들을 애써 정리하려 하다가, 오랜만에 듣는 익숙한 이름에 조금 놀란다.) ...메브가요? 그럴 리가 없잖아요. 메브가 당신을 얼마나 아끼는데. 늘... ...아니, 아니에요. 반박하지 않을게요...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데요?

yahweh_1971

2024년 08월 10일 04:26

@callme_esmail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가? 그러나 이것은 당신마저 나를 미워하도록 할 것이다. 쏟아져버린 바다가 당신을 응망한다. 이제 몇 달도 남지 않았지만, 독립한 집에 초대하려 했었는데. 집 없이 떠도는 이를 몇 번은 재워줄 수도 있을 것이다. 친애하는 시프들을 만나고, 홉킨스의 폐허 곁에서 웃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러므로 오랜 친구 앞 그는 입을 쉬이 열지 못하고.) ...... 네가 아는 메브는 스무 살짜리 어린애잖아. ...... ...... 그 애가 이제는 전쟁에 대해 알아......, (이것은 반절짜리 진실이다.) 내가 오래도록 걔를 위해 안배하고 숨겼던 것들이었는데. 하지만, 난 신이 아니고...... 그 애의 보호자조차 되질 못하지. 그러니...... 그건 사랑이며 기만이기도 했을 거야. 나도 알아. (시선은 천천히 하강한다. 단조로운 어조와 달리, 문장은 두서없으며 눈물은 끊임없이 흐른다. 숨이 밭다.) ...... 내가 얼마나 징그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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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10일 10:04

@yahweh_1971 (...하지만 그가 당신을 미워할 수 있는가? 어쩌면 아주 조금쯤은, 그래도 아무렇지않게 당신의 집을 방문하고, 먹을거리를 챙겨오고. 돌멩이와 켄타우로스가 등장하는 시답지않은 과거의 이야기를 하거나 그가 반신반의하는, 하지만 간절히 믿고 싶어했던, 당신이 꿈꾸는 미래에 대해 들을 수 있었을 텐데. 만조처럼 또다시 차오르는 바다 앞에서 옅은 하늘빛 눈동자를 떠올리고, 그 또한 머뭇거리다 입을 연다.) 메브는... 어린애가 아니에요. 스무 살 때도 아니었고, 지금도. (그는 입을 기어이 다물지 못한다. 이것은 항변인 동시에 위로의 시도라.) 메브는, 스물아홉 살이에요, 헨. (어째서인지 그렇게 말하는 어조가 씁쓸하다면.) 당신한테 변화에 대해 가르쳐준 것부터 메브였다면서요. 알고 싶은데도 아무것도 모르는 게 더 불안하다는 걸, 당연히 기대해 줬으면 하는 것을 기대받지 않는다는 게 더 힘들다는 걸 제가 당신께 말씀드렸었죠. 그냥 그런 거에요.

callme_esmail

2024년 08월 10일 10:05

@yahweh_1971 ...그러니 메브는 아주 슬퍼하고, 당연히 많이 걱정했겠지만... 충분히 견뎌내실 수 있을 거에요. 당신은 신이 될 필요도 없고, 보호자가 될 필요도 없지만, 그러려고 시도한 게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라고 확신하기엔 그도 늘, 당신을 걱정하는걸요... (...만약 그러면서 그의 말에서, 당신이 어떤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을, 파악할 수 없는 맥락을 느꼈다면, 그것은 그가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yahweh_1971

2024년 08월 10일 22:05

@callme_esmail
(당신의 말은 원론적으로 옳으나 그 어떤 위로도 가져오지 못한다. 형제의 걱정이라면 이미 지독하게 인지하던 것이되, 그가 실망한 것은 '보호'만이 아니라. 전쟁에 대하여 기술해두었던 자료들과 첨언했던 문장들을 기억했다. 오로지 애정과 걱정만으로 그것을 용납할 수 있는가? *지지하지 않는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나는 알아.) 그가 늘, 나를 걱정한다고...... ...... (이어 말을 따라 읊었다. 입술 밖으로 나오는 문장은 기묘한 형태를 가진다. 그러나 위화감에 홀로 골몰하고 두려워하기에, 관계에 있어 헨은 무지하며 당신들은 오래도록 사랑해온 사람들이라. 실체 없는 것을 머금는 것은 너무 괴로운 일이 될 테다.) 너와 메브는 칠 년간 세 번 만났잖아, 에시. ...... 그마저도 단발성이었지. 넌 걔에 대해 몰라. (그러나 정말 그랬을까? 이것은 명제인가. 하지만, 나는 당신에게 이미 그와 깊이 교류하지 말아주길 부탁했었다......)

yahweh_1971

2024년 08월 10일 22:07

@callme_esmail
...... ...... 아니면, 그저 공감해 말하는 거야? 너도 알지. 넌, ...... 걔랑 많이 달라.

callme_esmail

2024년 08월 11일 22:02

@yahweh_1971 (...사실 위로는 그리 그의 적성인 일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런 건 훨씬 더 잘 할 사람이 많을 텐데. 왜 당신은 울고 있고 그는 하필이면 탑을 지나치지를 못해서. 평소에는 그래도 시도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는 하지만, 이 일은 그렇게 넘어가기엔 너무 무겁다...) ... ...그렇, 그렇죠. 칠 년간 세 번밖에는. 제가 정신이 없어서 말을 잘못 했어요. 그냥 제 생각, 이니... (그리고는 아랫입술이 떨리더니, 지팡이를 꺼낸다.) 에피스키, ...놀리테 플룩수스. 페룰라. (목소리가 놀라울 정도로 평온하게 응급처치를 마치고는 돌아선다.) 미안해요. (어깨 너머로 마지막으로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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