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8월 03일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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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W

2024년 08월 03일 03:38

(신입생들을 이끌고 래번클로 기숙사로 올라간다. 각자에게 쓸 방을 안내하고 모든 일이 끝나고 나서야 편지봉투를 들고 휴게실에 늘어졌다...)

Finnghal

2024년 08월 04일 00:17

@LSW (시간은 자정을 넘어 거의 새벽... 책꽂이 뒤의 비밀공간에서 슥 나오다가 레아와 눈이 딱 마주친다.) 헉. (잽싸게 책꽂이를 밀어 입구를 닫고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위장해보지만.....)

LSW

2024년 08월 04일 03:19

@Finnghal (책꽂이 너머는 일견 조용하다. 그런 듯 보이지만... 발소리가 책꽂이 바로 앞까지 다가오더니, 멈췄다. 그리고는 어떤 소리도 움직임도 없이 고요하다.)

Finnghal

2024년 08월 04일 03:21

@LSW ....... (숨막히는 정적. 이대로 충분히 오래 기다리면 착각한 줄 알고 돌아가지 않을까? 부질없는 희망을 가지고 숨소리를 최대한 죽이고 벽에 바짝 붙는다...)

LSW

2024년 08월 04일 03:47

@Finnghal (얼마 뒤 문 너머에서 희미하게 주문 외는 소리가 울린다. 스페셜리스 리벨리오...)

Finnghal

2024년 08월 04일 03:51

@LSW (주머니에서 싸구려 투명망토 같은 것을 꺼내 덮어쓰고, 눈을 질끈 감고 입구가 열리길 기다린다...)

LSW

2024년 08월 04일 04:05

@Finnghal (입구가 열리자 아무것도 안 보인다.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냄새가 지독하다. 한참 허공을 보다가 또 지팡이를 들었다.) 아비스. (우수수 쏟아지는 까만 새들이) 옵푸그노. (정면을 향해 일제히 돌진한다.)

Finnghal

2024년 08월 04일 04:20

@LSW 으아악!!!! (투명망토가 벗겨지면서 허둥대며 튀어나온다) 뭐, 뭐하는 거야!

LSW

2024년 08월 04일 04:25

@Finnghal (조그만 새들이 그 보이지 않는 천과 핀갈의 옷을 마구 쪼아대려고 얼씬거리는 것을 다시 지팡이 휘둘러 없앴다.) 생쥐를 찾고 있었어요. 도망가서는 학교 곳곳에 굴을 파놓고 이리저리 솜씨도 좋게 다니는 생쥐요. 덫도 놓았는데 이렇게 걸릴 줄은 몰랐네요. (하며 팔짱을 낀다.) ...할 말 없어요?

Finnghal

2024년 08월 04일 04:31

@LSW (넘어지듯이 굴러나온 탓에 그대로 철푸덕 주저앉은 자세가 되었다... 울적한 얼굴로 레아를 잠깐 올려다봤다가 시선을 떨구고) ... ... ... 없어. (조그맣게 대꾸하고 입을 다물어버린다.)

LSW

2024년 08월 04일 13:52

@Finnghal (시간이 조금 지나자 후각이 적응하여 썩은내에 금세 익숙해졌다. 익숙해질 수 없는 건 초라한 핀갈의 모습이다. 그건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구석이 있었다. 굳이 감정에 이름을 붙이자면 실망감에 가깝다. 한참 그를 내려다보던 레아는 그 앞에 쪼그려 앉는다.) 뻔뻔하네요. (그의 사정을 알면서도 그렇게 말했다.)

Finnghal

2024년 08월 04일 18:43

@LSW (가장 두려워했던 말, 가장 두려워했던 감정이 비수처럼 가슴에 와 꽂힌다. 등을 구부리고 목을 수그려, 한껏 웅크리고 바닥을 내려다본다. 마치 그렇게 하면 저 찌르는 듯한 두 눈에서 도망치기라도 할 수 있을 것처럼) ... 알아... ... (‘정말로 노력했어’라는 말은 속으로만 힘겹게 삼켰다.)

LSW

2024년 08월 04일 18:52

@Finnghal (숨소리만 겨우 들리는 정적이 흐른다. 그 적막을 깬 건 레아가 손을 뻗으며 옷자락이 부스럭거리는 소리다. 핀갈이 거부하지 않는다면 그의 턱을 쥐고 고개를 들게 할 것이다.)

Finnghal

2024년 08월 04일 19:17

@LSW ... ... ... (깨끗하고 말간 손길이 와닿자 눈동자를 옆으로 굴려 필사적으로 시선을 피한다. 체액이 범벅된 피부는 영낙없는 수중 생물의 그것처럼 차갑고 미끌거린다.)

LSW

2024년 08월 04일 20:52

@Finnghal (개구리나 물고기의 가죽이 이럴까 싶다. 지난 반 년간 거의 보지 못했던 만큼 이질감은 더욱 선명하다.) 내 눈 봐요, 핀갈. 여기서까지 도망칠 생각은 그만하고.

Finnghal

2024년 08월 04일 20:57

@LSW ... ... ... (움켜쥔 턱에 가늘게 힘줄이 돋았다. 그 말을 거스르기라도 하듯이 눈을 꾸욱 감아버리고.) 뭘 원하는 거야... ... 아니, 내가 미안해. (새어나온 신음처럼 흘렸다가 화급하게 주워담는다.)

LSW

2024년 08월 04일 23:03

폭언...?

@Finnghal (머잖아 그의 턱을 쥐고 있던 손을 거둔다.) 뭐가 미안하죠. (뭍으로 올라온 이방인이 제법 근사한 사람 가죽을 걸치고 다녔던 것을 안다. 그가 노력했던 것도 안다. 모두에게 익숙한 틀에 스스로를 끼워맞추고 물갈퀴 자란 손을 가죽 장갑에 가두었던 것도 안다. 핀갈은 스스로를 사람다워 보이도록 다듬었고,)

호기롭게 뱉은 말 한 마디도 지키지 못하게 된 것?(끝내 실패했다. 남은 건 고향을 잃고 썩어가는 몸을 겨우 추스리며 다니는 초라한 '괴물'이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꼴사나워지니 내내 도망쳐 다니던 거요? 그렇게 본인이 해내지 못했단 사실을 무시하고 싶었어요? 쥐구멍에 박혀 있으면 기분이 좀 나아지던가요?

Finnghal

2024년 08월 05일 00:12

@LSW ... ... (놓아주면 고개를 떨어뜨린다. 꾸지람을 듣는 아이처럼 잔뜩 몸을 움츠리고 날카로운 말이 날아들 때마다 한 마디 반박도 하지 못하고 어깨를 움찔거리다, 마지막 힐문에만 화들짝 놀라 세차게 고개를 젓는다.) 아냐, 그렇지 않아, 그런 식으로 될 리가 없잖아...! 그냥, 나는... ... (그러게. 정말 어쩌고 싶은 걸까? 말문을 열어놓고 스스로도 답할 수 없어 입술을 달싹거리면서도 더 아무 소리를 내지 못했다.)

LSW

2024년 08월 05일 00:45

@Finnghal (문득 기세가 수그러든다. 언제 그를 몰아붙였냐는 양. 크게 한숨을 내쉬더니 책꽂이를 밀어 입구를 닫았다. 레아는 핀갈과 마주보고 바닥에 엉덩이 붙여 앉는다. 핀갈 그리고 그를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을 볼수록 기분만 나빠져서 그가 피해다니는 내내 그에 대해 생각하지 않아도 되어서 편했던 것은 사실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외면'이다.) 어쨌든 도망갈 궁리는 하지 말아봐요. 지금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는 중이니까... 제가 당신을 어떻게 하고 싶은 건지도 아직 모르겠고.

Finnghal

2024년 08월 05일 01:36

@LSW 어떻게 하고 말고가 있어...? (그제야 슬며시 눈을 뜨고, 의아한 듯이 맞은편에 앉은 레아를 건너다본다.) 네 말이 맞아, 나는 지금, (입술을 꾹 다물고 한 호흡을 쉬었다가, 뒤틀린 피막을 파르르 떤다.) ... 어느 쪽도 지키지 못해. 여기를 떠나서 다른 어디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 (‘네가 있는 세상에서 살지도 못해’, 하는 말은 마음속으로만 메아리쳤다. 시선을 옆으로 돌리고 겨우겨우, 한 마디씩 더디게 놓는다.) ... 그러니까 약속할 사람을 잘못 고른 거라고, 생각하는 수밖엔... ... (말을 다 끝내지도 못한 채, 돌아올 대답을 겁내듯이 눈을 질끈 감고 어깨를 움츠린다.)

LSW

2024년 08월 05일 02:19

@Finnghal (그 말에 이상하리만치 눈도 깜빡이지 않고 핀갈을 빤히 바라보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전 핀갈 당신이 잘 적응하길 바랐어요. 제가 어떻게든 섞여들었던 것처럼요. 당신이 노력했던 것도 알고요.

그런데, 당신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나름 잘 골랐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렇게 이야기하는 건 실망감과는 별개로 '나쁜'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기 때문이다. 이건 만약의 가정이다. 만약에, 그에게는 다소 무례한 생각이지만, 핀갈의 상태가 앞으로도 영영 호전되지 않는다면. 그래서 그가 영영 손가락질받는 괴물로 곁에 누구도 두지 않고 고립된 채 살아가게 된다면.) - (제대로 고립시킨다면 적어도 마법사들의 전쟁에 뛰어들 일은 없지 않은가. 정말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제법 괜찮을지도 몰랐다. 레아는 무릎으로 일어나더니 양팔을 벌린다.)

Finnghal

2024년 08월 05일 02:43

@LSW ... ?? (앞과 뒤가 이어지지 않는 발언에 눈을 뜨고 깜빡거리며 레아를 본다. 무릎으로 선 레아와 앉은키가 대충 비슷하다... ) 그, 내가 잘 못 들은 것 같은데, '정말 잘못 골랐을지도 모르겠어요'라고 말한 거 맞지? (영문 모르고 레아 따라서 양 팔 쭉 펴보고...)

LSW

2024년 08월 05일 18:14

@Finnghal 아뇨. 저는 "잘 골랐다"고 말했어요. 당신이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도 않았고요. (하며 자신의 행동을 따라하는 핀갈을 보다가) ...안아줘도 돼요? 사람들은 안아주면 안정감을 느낀다고 해서요.

Finnghal

2024년 08월 05일 19:05

@LSW ?? ??? (팔을 거두고 슬슬 미끄러져 레아에게서 물러난다. 더더욱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그럼 잘못 고른 게 맞잖아. 아니면 약속을 어겨지는 경험이 궁금했어...? (아니면 이거 혹시 레아로 변한 보가트인가? 진지하게 의심하는 얼굴... ...)

LSW

2024년 08월 05일 22:22

@Finnghal 제가 왜 그런 걸 궁금해할 거라 생각하는진 모르겠군요... 실망한 것 맞는데, 그럼 제가 왜 약속했겠어요. 전 질 싸움은 안 해요. 손해보는 장사도 안 하고요. (마찬가지로 팔을 거둔다. 반쪽은 인간이 아니니 접근법이 잘못되었나, 인어들 사이에선 포옹을 하지 않나... 하며 고민 중.) 저는 위로하려던 거예요, 핀갈. 그동안 고생했잖아요.

Finnghal

2024년 08월 06일 00:13

@LSW 하지만 한 거잖아... ... '손해보는 장사'. (고민하는 기색을 뭐라 해석했는지, 잔뜩 울상이 되어서 레아를 쳐다본다.) 아, 어... ... 그러니까, 혹시 작별인사 하려고 한 거야?

LSW

2024년 08월 06일 02:05

@Finnghal 오랜만에 겨우 말을 섞자마자 돌멩이 소리 듣고 싶어서 일부러 이러는 거예요?

Finnghal

2024년 08월 06일 04:05

@LSW 아냐! (손사래를 치며 부인하지만... 그렇다. 정말로 아니었지만, 그 말을 들은 순간 말도 안 되게 커다란 안도감이, 아니, 거의 *일상감이* 되돌아와서, 시간을 거슬러 뛰어 아직 미래를 낙관하고 있던 언젠가로 경착륙한 것만 같은 충격적이고 얼떨떨한 기분에 스르르 내려앉고 말았다. 눈에 띄게 가벼워진 호흡에 지리멸렬한 변명처럼 말이 실려나온다.) ... 부서지는 건 보기 싫다며, 네가. ... ... 나는, 이대론, 파도가 오기도 전에 부서질 텐데.

Finnghal

2024년 08월 06일 04:05

@LSW (아, 그는 정말이지, 진실로 당신의 곁에 있고 싶었다. 환영해주지 않는 세계라도 좋으니 어떻게든 발을 붙이려 했고, 썩어가고 부서져가는 몸이라도 가능한 오래 연명하고 싶었다.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수평선을 바라보고 서 있는 당신의 뒷모습이 홀로가 아닐 수만 있다면, 기꺼이, 빗방울까지도 조심하면서*... ... )

찾아봤어... ... (필사적으로,) ... 찾아봤는데, 찾지 못했어. ... ... 찾지 못했는데, 너한테 그렇게 말하고 싶지 않았어... ... 그래서 그랬어. ... ... (미안해, 조그맣게 속삭이듯이 반복하곤 입술을 세게 깨물며 시선을 떨어뜨렸다.)

* 베르톨트 브레히트, <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

LSW

2024년 08월 06일 15:33

@Finnghal (레아는 핀갈과 있을 때 종종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그가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 해도 레아는 평소와 달라질 것이 없었는데, 핀갈은 옆에 있기를 자처했다. 그저 이따금씩 "한때 옆에 있었던 것"의 존재감을 의식하면서, 빈자리를 돌아보며 천천히 잊어가면 된다. 그것이 가슴 어딘가에 커다란 빈 구멍을 남겼든 그렇지 않든. 혼자 남겨지든 그렇지 않든.

요컨대 그의 생각은 이러하다. 핀갈 모레이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려 했다고.

고질적인 불신이다. 그래서 약속에도 그리 기대하지 않은 것이며 그가 결국 실패했을 때도 낙담하지 않았던 것이다. 추호도 기대하지 않았느냐 한다면, 그랬다. "정말이다." 그런데, 찾지 못했다는 말을 하는 갈라진 목소리가, 왜 이리도, 불쾌한 건지…….

어쩌면 그 말을 듣기 싫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찾지 못하는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핀갈은 스스로 인정했다. 그 자신이 곧 부서질 거라고. 그걸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어떤 확신이 든다.)

LSW

2024년 08월 06일 15:44

@Finnghal (하루를 살면 그 하루를 산 만큼 살이 썩어들어 진물이 흐른다. 인간들이 이 긍지 높은 전사의 마음을 무너뜨렸다. 크고 작은 상처로 가죽이 곪고 언젠가는 지금 움츠러든 모양대로 목이 굽어 볼품없어질 텐데, 이대로 돌이킬 길이 없다면......)

하나만 물을게요. ...계속 살고 싶어요? 이렇게라도.

LSW

2024년 08월 10일 22:18

자살사고...? 및 폭력...

@Finnghal (레아는 핀갈에게 다가가 느리게 손을 뻗는다. 얼핏 보기에는 머리카락을 정돈해 주려는 듯 했던 그 손은 핀갈의 아가미를 뜯어내려는 듯 콱 움켜쥐어 끌어당긴다. 그를 일으키려는 것처럼. '나라면 죽었을 거야.' 다시 생각한다. '나라면 그냥 죽어버렸을 거라고.') 말을 참 쉽게도 하네요. 제가 원하지 않는다고 죽을 것도 아니면서.

Finnghal

2024년 08월 11일 00:05

자살사고...? 및 폭력...

@LSW 아악! ―하, 윽... ... (쓰지 않고 있다 해도 호흡기는 급소. 괴물도 여느 생명체와 다르지 않다. 과장 없이 말해, 줄리아 라이네케의 저주를 맞았을 때보다 더 아팠다. 그러나 고통보다 더 큰 충격은 생각하지 않은 상대, 생각하지 않은 순간에 돌출된 난폭함이어서. 물갈퀴 돋은 손가락이 짧은 비명과 함께 당신의 두 팔을 움켜잡았다 다음 순간 천천히 푼다. 잇새로 숨과 함께 신음을 삼키고, 조심스럽고 힘겹게 눈을 떠 바짝 다가온 얼굴을 보았다. 언제나 변함없이 그랬듯, 레아 윈필드는 울지 않는다. 그럼에도) ... 울지 마. ... 그냥 다... ... 내가 미안해... ...

Finnghal

2024년 08월 11일 00:05

자살사고...? 및 폭력...

@LSW (그럼에도 그 짙은 파랑 눈동자가 그 빛깔의 불처럼 타는 것 같고, 그 얼굴 위에서 바로 이 순간 무언가가 부서져 떨어지는 소리를 들은 것만 같아서, 핀갈 모이레는 생각했다. ‘화내고 있구나.’ 그 무언가가 무엇인지 도저히 짐작할 수 없는 동시에, 그것이 그가 다른 어떤 것보다도 깨지지 않게 지키고 싶었던 대상인 것만 같은 직감이 그를 두렵게 했다. 그래서 그는 두 손을 스르르 떨어뜨리고, 단지 떨치지 못한 부스러기 같은 미련처럼, 손끝으로만 당신의 소맷단을 잡았다.)

LSW

2024년 08월 11일 02:41

폭력 및 가해 충동(적나라한 물고기 해체 묘사)

@Finnghal (상상은 노골적이다. 핀갈이 저항하지 않으니 이 연약한 급소를 이대로 잡아 뜯을 수 있다. 손을 사이로 밀어넣어 살을 헤집을 수도 있다. 힘이 좀 들겠지만 못할 것은 없다. 레아는 오래 전 식탁에 앉아 할머니가 생선을 손질하던 것을 본 적 없다. 도마 위에 오른 그것은 그의 썩은내보다는 신선했지만 역시나 비린내가 났다. 불그스름한 아가미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걸 잡아 뜯는 것과 동시에 뱃속의 검은 내장이 딸려 나왔다. 통통했던 물고기의 배가 금세 홀쭉해졌다. 본 적 있으니까 이번에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레아가 그렇게 할 수 없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손끝으로만 자신을 붙든 손 탓이다. 똑같이 비린내와 부취를 풍기며 체액으로 미끌거리는 이 손 말이다.

...힘을 풀지 않고 그렇게 마주보기를 한참, 레아는 어느 순간 그의 아가미를 놓아버린다.)

LSW

2024년 08월 11일 02:43

@Finnghal 울지 않았어요. 당신이 미안해할 것도 없고요.

LSW

2024년 08월 11일 02:46

@Finnghal (핀갈을 잘 이해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랬는데 지금 순간만큼은 알 수 없었다. 그의 눈이 도마 위에 오른 물고기 같기도 했고 다른 것도 같았다. 인간은 물고기의 생각을 알지 못한다. 그런 것처럼. 그런데 도리어 핀갈은 레아를 잘 아는 듯이 굴었다. 정말 알고 있다는 듯이, 다 이해한다는 듯이 구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가슴이 답답하다. 토할 것 같고 속이 울렁여서 물러난다. 코가 적응한 지 한참 지났는데 냄새 탓일까? 도저히 알기가 어렵다. 가슴이 가쁘게 오르내린다.) 난 울지 않았다고 했어요... ...

Finnghal

2024년 08월 11일 03:43

@LSW 알아. 넌 안 울잖아... (레아가 그를 놓았는데도 소매를 붙든 손끝을 놓지 않는다. 교복 망토에 구김이 남았다. 세게 잡았던 가는 두 팔이 마음쓰였다.) ... 그런데 가끔은 그래서 내가 울고 싶어져. (레아 윈필드에 관한 한 점점 더 알 수 없는 것뿐인데도.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안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이 그 부피만큼의 의문으로 반전되는데도. 혹은 어쩌면 그래서. 이해할 수 없는 투명한 쪽빛의 적요를 하릴없이 응시하고 싶었다.) 그냥 잊어버려도 좋으니까... ... 울지 마.

LSW

2024년 08월 11일 09:40

불안정한 심리 묘사 및 과호흡

@Finnghal (레아는 아직도 옷을 붙들고 있는 창백한 손을 내려다본다. 호흡을 고르기 어렵다. 동요는 언제나 불쾌하다. 핀갈 모레이가 자꾸만 흙탕물을 만들듯이 물장구를 치는 탓이다. 그렇지만 그는 실상 한 것이 별로 없었다. 그저 말 몇 마디 했을 뿐이다. 동요해버린 건 레아라서, -그래서 더 기분이 바닥으로 꺼졌다. 실제로도 머리가 어지럽고 피가 전부 빠져나가는 것만 같이 아득하다. 팔뚝이 저린 건 아까 붙잡혔기 때문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있는 한껏 저주를 담아서 말한다.)
그럼 평생 그렇게 살아요. ...아무것도 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눈물이나 대신 흘리면서, 그렇게... (가슴이 가쁘게 오르내린다. 손발이 띠끔거리고 저려서 결국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만다.)

Finnghal

2024년 08월 11일 17:35

불안정한 심리 묘사 및 과호흡

@LSW 레아. 레아. ... (쉰 목소리가 애원하듯 거듭 부른다. ‘울게 만들었어.’ ‘미움받았네.’ ‘그럴 줄 알았어.’ ‘그러니까 이런 모습으로 눈앞에 나타나지 말았어야지.’ ‘뭐라도 말했어야지. 찾지 말라고 했어야지.’ ‘아니, 처음부터... ...’ 서로 다른 목소리들이 안에서 옥신각신한다. 손톱이 박혔던 여린 살이 불타는 듯 쓰라리다. 바다 사람에게도 뭍 사람보다 연약한 부분이 있구나, 하고 그는 새삼스럽게 놀란다. 생리적인지 감정적인지, 자신의 것인지 타인의 것인지 알 수 없는 눈물이 고여 눈이 아렸다.) ...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어. (피와 고름이 묻은 흰 손끝에 제 손가락을, 아주 조금만, 덮어 겹친다. 보석도 유리도 아닌 동그랗고 투명한 것이 눈가로 넘쳐 흘러내렸다. 진실로 핀갈 모레이는 레아 윈필드의 발치에 널브러진 파편으로 남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도... ... )

LSW

2024년 08월 11일 19:59

@Finnghal (숨을 들이마셨다 내쉰다. 방금보다 조금 진정한 건 볼 일 없으리라 생각했던 것을 본 탓이다. '너도 우는구나.' 머글들의 전설 속 인어들은 눈물 대신 진주를 흘린다고 했다. 그것이 단지 아름다운 모습의 인어들에게 한정된 걸지도 모르지만. 생물이라면 누구나 눈물을 흘린다. 이것은 그 또한 메마른 '괴물' 따위가 아니라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실감이다.

'그럼 나도 울 수 있지 않을까.' 자연스레 그런 의문이 든다. 어느 날에는 고여 있는 것들을 전부 씻어내고 조각냈던 것들을 모아 붙일 수 있을까. 별로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눈물은 마음의 취약함이므로.) 방금도 말했어요. 있는 힘껏 살라고. 갈 곳이 없는, 전사 아닌 괴물인 채로요... (그의 손끝은 전혀 따뜻하지도 포근하지도 않다. 잠시 그러고 있다가 손을 놓는다. 호흡이 느려진다. 레아는 마른 옷 소매로 얼굴을 문지른다.)

Finnghal

2024년 08월 11일 20:38

@LSW ... ... ... (대답하지 않고, 그저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의 손은 언제나 서늘해서 젖은 피부에 닿은 마른 손끝에서는 미지근한 온기가 전해져왔다. 생의 증거가 턱끝에서 떨어졌다. 유리알보다 깨지기 쉬운 따뜻한 것.) ... 응. ... 응, 노력할게. ... 어떻게든... ... 어떻게든 여기에 더 오래 있을 수 있게... ... (그는 어쩔 줄 몰라하며 조금 부서진 무언가를 건네받는다. 새알의 껍데기에 금이 가 있다. 그가 마지막 숨을 쉬거나 날개 달린 무언가가 세계를 부수고 태어나 날아갈 때까지 삼가 조심해서 다루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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