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VERGREEN_ (언제부턴가 소리소문 없이 나타나서, 조용히 당신의 일을 돕는다. 그래 봐야 간단한 응급처치나 말이 필요 없는 인계 작업 정도지만. 사람들이 조금 줄어들자 흘끔, 당신을 살핀다.)
@HeyGuys ... ... (상황이 조금 정리되자마자 멍하니 허공을 잠시 바라보았다, 시선을 느끼고는 당신을 바라본다.) 도와줘서 고마워. 나 혼자였으면... 애들 챙기다 과로로 기절해버렸을 지도 모르는 일이지. 너라도 있어서 정말 천만다행이었지 뭐야.
@2VERGREEN_ ...그럴 것 같아서. (한 박자 늦게 대답한다. 꽉 잠긴 목소리가 말을 이어갈 수록 평소의 톤으로 돌아온다.) 내가 그리 큰 도움이 된 것 같진 않지만... 이제 너도 쉬어. 오늘치 반장 업무는 할 만큼 했어.
@HeyGuys 아니, 엄청 도움이 됐다니까. 방금 이야기했으면서, 너 내 말에 집중 안 하고 있었지? (... 목소리가 좀 잠겨있었던 것 같은데. 느릿하게 당신을 살피다... 평소처럼 작게 웃으며 장난스럽게 말한다.) 나 기숙사 갈 건데, 너도 같이 갈래?
@2VERGREEN_ (평소에 그가 장난기와 농담으로 무장하고 있었다면, 지금은 딱딱한 석고 가면을 쓰고 있는 것 같다. 아무것도 드러내지 않고, 역으로 그게 그가 얼마나 충격받았는지를 드러내기도 한다.) 아니. 난 지금은... 기숙사로 기어들어갈 기분은 아닌 것 같다. 산책이라도 좀 하려고.
@HeyGuys ... ... 그러면 나랑 같이 가. 나 지금 혼자 있으면 정말... '어떻게' 되어버릴 것 같거든. 내가 미치지 않도록 도와줄 믿을 만한 사람이 필요해. (당신의 얼굴을 조심스레 살폈다, 슬그머니 웃음을 지운다. 당신이 당신답잖게 군다는 것에서, 이미 사태의 심각성은 파악할 수 있었으므로.)
@2VERGREEN_ (네가 왜 혼자 있어? 머뭇거림은 아주 잠시다.) 그래. 원한다면. 에스코트도 필요해, 반장 씨? (그렇게 굳어진 얼굴을 하고서 하는 농담은 영 안 어울리지만... 어쨌든 시도는 한다.) 운동장이나 한 바퀴 돌자. 새벽 이슬을 흠뻑 맞으면 정신이 번쩍 들 걸.
@HeyGuys 이렇게 극진한 대접을 받아도 되는 건지는 모르겠네. 에스코트는 됐고, 하나뿐인 친구를 위해서 산책하면서 대화나 좀 해줘. 졸업하고 나면 하고 싶어도 못 할 거니까... (당신의 등을 한 번 툭 치고는, 운동장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 새삼스러운 이야기지만, 난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상상도 못했어. 연극제에서 있었던 일도, 무도회에서 있었던 일도, 전부 다.
@2VERGREEN_ 명령 받들지요. (느릿느릿 당신과 한 발짝 뒤에 서서 함께 걷는다.) 그러게. 항상 학년말 즈음에야 이런 사건이 터지는 것 같네. 매번... 우리가 좀 재미나게 즐겨보려고 하면 마왕이 훼방을 놔. 안 그러냐? (등 뒤에서 짧은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쯤 되면 한때 제자였던 아이들의 정으로 꼬박꼬박 재미볼 기회를 망치는가 싶다니까. 토론도... 나한테는 딱히, 즐거운 행사는 아니었지만. 다들 기대 많이 했을 텐데.
@HeyGuys 그러니까. 이제 슬슬 행사들이 무서워지기 시작했어. 다음 번에는 무슨 일이... (이야기하다 천천히 입을 닫는다. 그렇지, 우리에게 더 이상 학교에서 맞을 '다음'은 없을 텐데. 등 뒤에서 익숙한 웃음소리가 들려오지만, 따라 웃지 못한다. 상념이 계속된다.) 나도 전혀 기대 안 했어. 걱정할 시간도 모자란데 — 난 학생들끼리 결투를 벌이면 어떻게 해야하나 걱정했단 말이야. — 기대는 무슨... 차라리 평소같은 연극제가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2VERGREEN_ (도중에 끊어진 말을 다시 캐내려 들지 않고, 조용히 다음 말에다 대고 대꾸한다.) 하지만 너도 이 클럽에 꽤 진지하게 임하는 것 같던걸. ...네 연설을 들었어. 꽤 감명 깊었지. (감상은 그게 끝인가?) 결국 그 걱정도 최악의 방향으로 실현됐군. 선생들은 우리가 결투 클럽을 하기엔 너무 많이 자랐거나, 아님 너무 시시하다고 생각했나 봐. (간격.) ...왜 하필 오늘이었을까?
@HeyGuys 그래, 고맙다. ... 내가 안 나서면 다들 서로를 다 죽여버려서라도 전쟁을 끝내야 한다거나, 고귀한 마법 세계를 지키기 위해서 우리 같은 머글 태생이나 이종족들을 사라지게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나 하고 있을 것 같아서. 이런 목소리라도 하나 더 더해야지 싶더라. ... 너는? 나가서 하고 싶은 이야기 없었어? (간극.) 글쎄. 꼭 예전부터 준비되어 있던 것처럼 모든 게 자연스럽던데, ... 우리 앞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교장 선생님의 수업과는 대비되도록, 분열은 어느 곳에나 존재한다는 걸...
@2VERGREEN_ 음... (소리가 길게 이어진다.) 친애하는 우리 동급생들의 성질머리로 미루어 보아, 네 예측에 감탄을 보낼 수밖에 없구나. 그리핀도르 반장 하려면 이 정도 추리력은 있어야 하는 거로군. (실없는 소리를 줄줄 늘어놓는다. 꽤 회복한 모양새다. 그가 한 발짝 성큼 걸어 당신과 나란히 걷기 시작한다.) 나는 그다지. 알잖아, 나 나서는 거 싫어하는 거. (정말... 안 어울리는 말을...) 글쎄다... 마법의 역사 특강 기억해? 교장 선생님도 무작정 화합에 대해 설교하지만은 않았어. 나는 그 수업이 오히려 분열을 조장하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결국 교수들은 모두 우리에게 똑같은 것을 가르치려고 드는 셈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