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ody (당신의 곁에 앉아 '가벼운 부상'을 입은 이들을 돕는다. 한참 아무런 말 없이 주문을 외우기만을 반복하다, 잠깐 틈을 타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와 묻는다.) 팔 대 봐. 다친 것 같던데.
@2VERGREEN_ (훌쩍거리며 돌아가는 후배 하나를 걱정스레 바라보다가…) 아, 음. 크게 다친 건 아닌데… (팔을 보여준다.)
@Melody ... 이런, 따가웠을 텐데. 진작 치료부터 받지 그랬어... 에피스키. (당신의 상처에다 대고 익숙하게 주문을 외운다.) 남을 챙기는 것도 좋지만, 그것도... 네가 괜찮은 상황에서의 이야기라고.
@2VERGREEN_ (상처가 멀끔하게 사라지는 것을 보고 가볍게 미소를 짓는다.) 워낙 놀란 후배들이 많아서… 챙기다보니 이렇게 됐네요. 고마워요. 덕분에 훨씬 수월하게 끝났어요.
@Melody ... 다른 애들이 나보고 그러더라. 이런 상황에서는 후배나 친구라고 해서 챙길 게 아니라 네 앞가림부터 먼저 하라고. 가끔은 그 소리가 화가 나기도 했는데. (당신의 옷매무새를 정리해주며 한숨을 내쉰다.) ... 이제 무슨 뜻인 줄 알 것 같아. 뭐... 내가 그런 것처럼 너도... 또 이런 상황이 생긴다고 해도 똑같이 굴 거라는 것쯤은 알고 있지만...
@2VERGREEN_ (그 말에 반박하지 못하겠다는 듯 어색한 미소만 지어본다.) … 그래도 제가 반장이고 선배니까, 후배들을 먼저 챙겨야겠다는 생각만 들더라고요. (…) 얼마나 놀랐겠어요. 토론이라고만 생각했을텐데, 이런 일이 생겼잖아요. (훌쩍이는 저학년들을 바라본다.) … 트라우마로 남지 않으면 좋겠는데…
@Melody ... ...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무릎을 제 쪽으로 끌고 와 끌어안는다. 주변을 둘러보고 제법 상황이 정리되었다는 것을 깨닫자마자 얼굴을 파묻는다.) ... 그러게. 이 정도면... 우리 1학년 때 있었던 연극제에서의 일은 귀여울 정도야. 저 아이들은, (우리들은.) 아무 것도 잘못하지 않았는데... 어째서... (힘주어 무릎을 끌어안은 팔이 떨리고,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떨린다.) ... 난 그냥 다들 너무 불쌍해...
@2VERGREEN_ (어깨에 손을 대어 토닥여준다. 마찬가지로 손이 떨리고 있다.) …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것 같아요. 그냥… 이 학교에 입학했을 뿐인데, 이런 일들을 겪어야 한다는게… (…) 고작 이념 때문에…
@Melody ... ...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았으면, '이딴 학교'에 오지 말 걸 그랬어. (단 한 번도, 제가 사랑하는 장소를 이리 입밖에 내본 적은 없었다. 발음이 어색하다. 당신의 손이 떨리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것을 위로해줄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념이 뭔지도, 전쟁이 뭔지도 이제 모르겠어. 그냥... 원래 '내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 ... 넌 무섭지 않아?
@2VERGREEN_ 무섭죠. (당연하다는 듯 질문에 답한다.) … 그런데, 도망치고싶지는 않아요. (자신에게 있어 ‘내 세계’는 입학 이후로 변한 적이 없었다. 마법사들의 세계. 그곳이 자신의 세계다.) … 그런데… 저보다 경험이 적은 후배들은, 분명 더 많이 무서워하고 있겠죠. 그 생각을 하니까, 음. (…) 의지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싶어요. 언제든 뒤에 숨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Melody ... ... 넌 한결같이 강한 사람인 것 같아. 왜, 사람들은 제 생각만큼 뛰어나지 못한 자신을 마주하기 싫어서 노력하기를 회피하고, 충돌이 무서워 그 세계를 포기하는 선택을 하잖아. (고개를 슬쩍 돌려 발개진 눈으로 당신을 응시한다.) 그리고, 네가 유년을 빼앗긴 만큼 똑같은 걸 겪어보라고 손을 놓고 있거나... 비슷한 일을 자행하기를 선택할 수 있는 거잖아. 그런데 멜로디, 너는... '의지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택했고. ... 난 네가... (부러워. 이 순간에도 직시하기를 포기하지 않은 네가 부러워.)
@2VERGREEN_ 성격 차이… 아닐까요. (고민해서 나온 결과가…) 저는 그냥, 제 기준에 맞지 않는 제 모습이 싫었거든요. 이건 잘하고싶고, 이건 바꾸고싶고… 그리고 시도를 할 수 있는데 포기하기가 조금 아까웠어요. 안 하고 후회하는 것 보다는, 해보고 후회하는게 더 좋을 것 같기도 했고요. (당신의 어깨에 팔을 둘러 가볍게 끌어안는다.)
(…) 저는, 제가 꽤 운 좋은 상황에서 태어났다고 생각해요. 화목한 가정과 나름 부유한 집안에서 자랐으니까. 그렇게 자라면서 느낀 행복을, 미래 세대한테도 주고 싶었어요. 전쟁같은 최악의 상황이라도 결국 사랑은 존재하니까. 믿음이 주는 힘을 아니까. 그리고 그 전달 방식이… 저에게는 상황을 마주하고 참여하는 방식일뿐이에요. (…) 어쩌면, 도망칠 용기가 없어서 무작정 나아가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요. (…) 도망치는 것도, 용기있는 자들이 할 수 있잖아요?
@Melody (옷소매로 눈가를 거칠게 문지르며 당신의 팔에 기댄다. 길게 한숨을 내쉰다.) ... 나도, 그렇게 생각해. 내가 즐거웠던 일을 다른 아이들도 겪게 해주고 싶고, 전쟁 같은 일이걸랑 겪지 않게 해주고 싶어. 사랑이 뭐라고, 이렇게 사람을 약하게 만드는 건지 모르겠네... (아니, 그것은 사람을 강하게 만드는 걸지도 모른다. 당신의 올곧음이 어쩐지 빛나면서도 눈물이 나게 만들어서,) ... 넌 졸업하고도 계속 이렇게 살 거구나. 매 순간 누군가를 도와주고, 사랑과 믿음을 믿으면서. 무리한 부탁인 걸 알고는 있지만... 네가 계속 그런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겠어. 계속.
@2VERGREEN_ 저는 변하지 않을거예요. (당신에게 약속을 하는 것인지, 자신의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주문을 거는 것인지, 꽤나 담담한 말투였다.) … 그러니 힐데, 당신의 그 생각도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즐거웠던 일들을 미래의 아이들이 경험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그 마음이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손수건을 건넨다.)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아진다면, 분명 전쟁을 지향하는 쪽의 힘이 약해질테니까…
@Melody (조심스레 떨리는 손으로 그 손수건을 받아든다. 담담하면서도 확신에 가득 찬 당신의 말이 제게 아주 커다랗게 다가오고, 결국 느리게 고개를 끄덕인다.) ... 나도 그럴게. 변하지 않을게. 너와 같은 마음으로, 같은 편에 서서... 같은 걸 위해서 노력할게. 어때, 벌써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둘이나 있어. 이 밖을 나가면 전쟁을 외치는 사람도 많겠지만, 우리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많겠지? ... 언젠가는 우리 같은 사람이 세상을 바꾸어놓을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