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주워먹으며 기숙사 배정식을 보고 있다. 지금 먹어둬야 한다. 왜냐하면, 곧 있으면 이 평화는 깨질 것이기 때문에... 이를 테면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리핀도르에 온 걸 환영해! 우리 기숙사는 동쪽 탑에 — 오, 거기 안경 낀 친구는 벌써부터 왜 우니? 어... 엄마가 보고 싶다고. 알겠어, 그... 초콜릿이라도 먹을래? (설명해야 할 것은 태산이고,) 우리 기숙사는 용감한 사람들을 위한, 아니, 테오? 시어도어 밀러! 학기 첫날부터 지팡이 빼들고 싸우지 마! 지금 멈추지 않으면 10점 감점할 거야! 니콜, 너도야. 얼른 그 반짝이 폭탄 집어넣지 못해?! (지팡이를 겨누고 장난감을 꺼내드는 후배들을 말리다 보면, 저녁 식사를 즐기지 못하게 된 것이 벌써 올해로 3년째! 전쟁 속에서도 어린아이들은 여전하고,
힐데가르트는 이것이 학교에서 맞는 마지막 9월이라는 감상에 잠길 새도 없다.)
@2VERGREEN_ 내가 3년째 보면서 생각하는 건데, 그리핀도르 반장은 따로 임금을 받아야 할 것 같다. 건의해봐.
@Furud_ens 응, 좋은 생각인 것 같다. 임금 책정은 어느 정도로 해야 할까? 한 학기에 50갈레온? (장난스레, 너스레 떨며 말하고는 휙 돌아본다.) 방학은 잘 보냈어, 프러드?
@2VERGREEN_ 50갈레온이면 내가 지원하는 것도...... (문득 그리핀도르 신입생들을 둘러본다.) ......아냐, 그래도 난 사양할래. 방학? (미묘하게 미간을 찌푸린다.) 아니. 좀 그랬어. 요즘 다들 그렇듯이 말이야.
@Furud_ens 이런, 아무리 갈레온이 탐나도 친구의 자리를 빼앗는 건 너무하지 않아? (여전하다. 무게감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말을 툭 내뱉고는 가만히 당신을 바라보고 있다.) 하긴, 요즘 같은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있겠냐마는... 네 얼굴은 유독 더 안 좋아 보이네. ... 무슨 큰일이라도 있었던 건 아니지?
@2VERGREEN_ 제대로 들어야지. '50갈레온이더라도 사양'이었어. 그러니까 그리핀도르 반장 자리는 네 종신직이라는 말씀. (그리고 미묘하게 담담한 얼굴이 마주본다. 해안에서는 몹시 커다랗게 몰아칠 파도가, 고요히 잠든 채 빠르게 대양을 지나치는 것 같다.) ...아브릴이 없어졌거든. 근데 무사해. 어디로 갔는지도 알고.
@Furud_ens 아브릴? ... 아, 네 동생. (그러고보니 요즘은 한참 그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못 들었구나, 어느새 조금 어색해진 이름을 한 번 더 중얼거리다가 고개 끄덕인다.) ... 가출이라도 했어? 한참 말 안 들을 나이기는 하다만.
@2VERGREEN_ 어... 반대야. 부모님이, 음. ...보호 목적으로 보냈어. 머글들의 고아원에. 마법부 직원이랑 협조해서 기억력 마법을 사용했대. 그러니까 걔는 지금 뭘 잘 모를 거야.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고, 다 괜찮아. 난, 음. (입안이 마르는 듯 말이 드문드문 나온다. 머리를 짚었다.) 딱히 남은 일은 없어. 나만 이해하면 끝나는 상황이었고 나도 거의 생각을 정리했으니까.......
@Furud_ens ... (언젠가는 당연히, 호그와트의 어딘가에서 아브릴의 손을 붙들고 잔소리를 늘어놓는 당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그런 모습을 볼 수 없었다는 건 곧,) ... 그랬구나. (당신이 상상하고 싶지 않았던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이겠지. 무슨 말을 할 지 모르고 제 손을 몇 번 만지작거리다 말을 잇는다.) 전쟁이 끝나면 다시 데려올 생각이야?
@2VERGREEN_ 그럴 순 없지. (곧장 대답이 나왔다. 자신에게 선고하려는 듯하다. 그는 언제나 스스로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편이었다.) 그 애는 자기 자신을 머글로 알고 살아가는 게 좋을 거야. 무엇보다, 아무것도 모르게 한 채 머글 세계로 쫓아냈다가, ... 전쟁이 끝났다고 또 도로 불러들이다니....... 그거야말로 걔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 일이잖아. ...안 그래? (눈이 어떤 답을 구하듯이 바라본다.)
@Furud_ens 응, 프러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참아볼게. 남의 부모님께서 내린 선택에 이러쿵저러쿵 하는 건 예의가 없는 짓이니까.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은... 너에게 선택권을 주도록 할게. (당신의 말을 가만 듣고 있던 어느 순간부터, 손이 우뚝 멈춘 채이다. 목소리가 답잖게 차갑다.) 네가 원하는 대답을 해줄까, 아니면 내 솔직한 대답을 해줄까? 아무 쪽이든 골라봐. 맞춰서 해줄 테니까.
@2VERGREEN_ ...내가 '둘 다 괜찮아.' 라고 했을 때 결국 네가 하게 될 말을. (눈을 감는다.) 뭐라고 해도 상관없어. 그냥 누가 해 주는 답이 듣고 싶은 것뿐이야. (지금까지 자신의 입으로 말한 것을 변호받는다면 그대로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그 주장이 부정당한다면, *어쩌면 사실은 그러기를 바라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Furud_ens 자, 그러면 둘 다 해줄게. (당신의 감긴 두 눈을 올려다보며 짐짓 다정한 목소리로 천천히 이야기한다.) '... 많이 힘들었겠다. 이미 벌어진 일이고, 아브릴이 살아가는 데도 이게 훨씬 더 나을 선택이었을 거야. 네 마음도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야. 힘내...' 이게 네가 원하는 대답이야. 그리고 그 다음. (어깨에 손을 턱 올린다. 그리고 냉랭한 목소리로 한 마디 한 마디 힘주어 말한다.) ― 겠냐? 걔가 아무 것도 모르고 평화롭게 살고 싶다고, 머글 세계로 가고 싶다고 이야기했어? 그래, 알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이미 벌어진 일을 어떻게 할 수도 없으니 그게 그 아이한테 훨씬 좋은 일이라고 합리화하면 네 마음이 편해지겠지. ... 근데 말이지, 프러드 허니컷. 너 이렇게 나약한 애였어?
@2VERGREEN_ (쏟아지는 비를 반기면서 그대로 맞는 것처럼 목소리를 듣는다. 역시 둘 다 좋았다. 어떠냐면, 그에게는 이 주제에 대해서 그냥 이야기할 상대가 필요했다. '우리가 왜 그랬는지 알잖니.'나, '너라면 이해해 줄 거라고 생각했단다.'같은 것이 아닌, 슬픔을 배려해 주어야 하는 상대가 아닌 그냥 일대일의 인간이. 오, ... 하지만 그는 사실은 논쟁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힐데가르트 마치의 마지막 말에 툭 나온 대답은 그만, 다음과 같았다.) ......응. 맞아. 난 나약해. 지금은 너무 지쳤어. 이 문제에 관해선 그냥 멍청이처럼 굴고 싶어.......
@Furud_ens 그래,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너 굉장히 지쳐 보여. 원래 네 성격이었으면 내 말에 반박했겠지. ... 됐어. (당신의 어깨를 한 번 주무르고는, 다시 손을 물린다.) 네가 힘든 건 알고 있어. ... 근데 결론은, 하나는 알아두라는 거야. 넌 무고하지 않아. 혼자서 마음 편해지지 마. (글쎄... 예전 같았으면 반대의 이야기를 꺼냈을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니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라고.' ... 하지만 제 이야기에 박해당하는 순교자처럼 수긍하는 꼴은... 달갑지 않았다. 그래서 괜스레, 당신이 상처받을 만한 말을 골라 입 밖에 내는 것이다.)
@2VERGREEN_ 오, 그래. (고민 덩어리에 예민한 편인, 갓 성인이 된 이 소년은 주변 사람들에 의해 마음의 짐을 지게 되는 일에 익숙하다. 이번 방학에는 꽤 많은 일이 더 있었고, 따라서 지금이 힐데가르트 마치와 평소 주고받는 대화와 조금 다른 양상이라는 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정말 어렵다. 이런 시대에 가족들이라도 잘 지켜 보려고 했는데, 그 사이에서 화목하게 있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것 같아.
@Furud_ens ... ... (아직 어린 우리가 왜 이런 것들에 익숙해져야 하는지. 목적은 달성했으나, 입안이 쓰다. 차라리 당신이 아니라고 부정하기라도 했으면, 제게 그딴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화를 내기라도 했으면. 그랬다면 마음이 편했을까?) 이런 건 노력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로 돌아오는 류의 일이 아니니까. ... 모르겠다. 우리 집에서는 나만 싸우면 되는데, 너희 집도 복잡하겠다, 싶고.
@2VERGREEN_ 너희 집은 어떤데? 우린, 음. 알다시피, 마법을 사용하는 건 나밖에 없다 보니까, ......이런 상황에서도 내가 따지고 드는 게 쉽지가 않아. 나는, 방학을 하고 돌아가 보니까 아브릴이 없었거든. 나한테 실제로 일어난 일은 그게 다야. ......이걸 이해해 달라는 건 아니고, 그냥 너는 어떤 편인지 궁금해서.
@Furud_ens 비슷해. 우리 집에서 마법사는 나밖에 없으니까. 좀 다른 거는... 넌 어쨌든 머글 태생은 아니잖아? 네가 없어도 필연적으로 마법사 세계랑 엮일 수밖에 없는 것과는 다르게, 나는... 나만 아니면 이 세계랑 완전히 연이 없을 테니까. ...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정말로 너한테 말 한 마디 없었어? 아무런 언질 하나 없었던 거야? (눈 느리게 끔뻑이며 당신을 바라본다. 그러니까... '이 정도'일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한 듯, 영 당황스러운 눈빛이다.)
@2VERGREEN_ 오. 내가 네 입장이었다면 당장 도망쳤을 거야. 물론 네 자세한 사정을 모르니까 단편적인 가정에 불과하겠지만, 나 이외에 마법 세계와 연결된 사람이 없다면....... (잠깐 생각에 빠진 듯 짧은 침묵 후) ......없었어. 내가 반대할 거라고 생각했나봐. 옳은 추측이지. 하지만 동시에, 이미 그렇게 된 일이라면 내가 결국 이해하고 받아들일 거라는 점도 짐작했나봐. ...그 역시 옳은 추측이었어.
@Furud_ens 미안. 내가 잘 이해가 안 되어서 묻는 건데, 어디로부터 도망친다는 뜻이야? 마법 세계에서 도망쳐서 가족들 사이에 숨어 살겠다는 이야기야, 아니면... 가족들을 떠나서 이 세계에 정착해서 살 거라는 뜻이야? (좀 '멍청한'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무슨 말을 하려는 듯 입을 몇 번 달싹이다가, 결국 다시 꾹 다문다.) ... ... 뭐라고 하면 안 되는 거 알아. 너네 부모님께서 하신 일이니까. 그런데... 진짜 별로다. 네가 아무 것도 하지 못할 걸 알고서 제멋대로 선택했다는 게... ...
@2VERGREEN_ 마법 세계와 분쟁으로부터. 우리 집에서도 그런 생각을 했던 모양이니까....... 오. (힘 빠진 웃음을 짓는다.) 이번 일로 확실히 깨달은 거긴 한데, 돌아보면 우리 집은 줄곧 그랬던 것 같아. 그러니까....... 기둥이 하나밖에 없는 건물 구조 같은 거지. 전부 나한테 기대서 지어져 있어.
@Furud_ens 하지만 이제는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영역의 일인지도 잘 모르겠어. 어차피 이러나 저러나 똑같은 거라면, 차라리 이곳에 남는 게... ... (당신의 표정을 보며 다시 입을 다물고,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허름한 집을 상상해본다. 그리고 그 아래에 당신이 버티고 서 있다. 그것은...) ... 독립할 생각은 없지? 이런, 못하는 것에 가깝겠네...
@2VERGREEN_ 그렇지 뭐. (별 어려움 없이 답한다.) 말하자면 내 일부와도 같은 거야. 지긋지긋할 때도 있지만, 그만큼 그 모든 걸 사랑해. 나를 위해서 지어진, 작고 곤란하지만 소중한 말썽쟁이 세계....... 그걸 저버릴 수 없는 게 내 고통이자 행복이 되겠지. (여러 번 생각해 본 주제였는지 말에 막힘이 없었다.) ......너도 그런 비슷한 식으로 마법 세계를 사랑해?
@Furud_ens ... ... (작고 곤란하지만 소중한 말썽쟁이 세계. 어떤 순간에는 너무 버겁게 다가와 아무 것도 모르는 척 저버리고 싶지만, 그것이 사라지는 순간 더 이상 내가 아니게 되는 — 불가분의 관계.) 같아. 가장 사랑하는데 밉다고 이야기하면, 너라면 알아들을 수 있겠지. ... 젠장, 네가 그만큼 소중하다고 말하지만 않았더라면 당장 버리고 나오라고 했을 거야...
@2VERGREEN_ ...그렇게 말할 생각을 할 만큼 나를 친하게 여겨 줘서 고마운걸. 패트로누스 연습에 참고해야겠어. (천천히 미소짓다가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Furud_ens 당연한 거 아냐? 7년이나 —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 같은 학교에 다녔으면... 이 정도는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맞아, 패트로누스 마법 연습은 잘 되어가고?
@2VERGREEN_ 아직. 근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는 안 것 같아. 행복도 행복인데, 그걸 살아가려는 의지나 따뜻한 기분, ... 그리고 자신의 존재와 연결시켜야 하는 것 같더라고.
@Furud_ens ... 넌 정말 래번클로다. (갑자기?) 멍청한 그리핀도르는 그런 식으로 말하면 잘 몰라. 대충... 단순한 한 순간의 행복했던 기억의 조각을 넘어서, 이 순간에 실존하는 나 자신이라는 전체를 그리는 방향으로 사고가 확장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해도 될까?
@2VERGREEN_ 그럼 그리핀도르적 사고(나왔다, '그리핀도르적 사고'....)로는 어떻게 하는 건데? 나는 그러니까, 디멘터가 끔찍한 기억을 떠올리게 해서 생의 의지를 빼앗아 간다고 하잖아. 그러니까 거기 대항하기 위해 반대로 생의 의지를 강화할 만한, 자기 자신을 선명하게 할 수 있는 기억과 연결되는 행복감을....... (래번클로가 이야기 중이다... 말이 길어진다.)
@Furud_ens 어... 그래, 이해했어. 좀 멈춰 봐. (당황!) 그리핀도르적 사고는 말보다 행동이거든? 자, 봐봐. 나 지금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있어. 익스펙토 패트로눔. (당신을 슬 한 번 바라보았다 지팡이를 휘두른다. 익숙한, 거대한 동물이 튀어나와 당신에게 돌진한다.) 뭐랄까, 굳이 프러드 래번클로를 위해 언어로 정리하자면... '행복을 거창한 것으로 정의하지 않기' 라고 설명하면 될까?
@2VERGREEN_ (래번클로식 사고에 당황한 그리핀도르처럼, '그리핀도르식 시연'을 본 얼굴이 다소 이해의 범주를 넘어선 표정을 짓고 있다. 요약하자면... *왜 저게 되지...?*) 그런 쪽으로 생각하고는 있는데, ... 그래도 사소한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긴 해야 하잖아....... (.......)
@Furud_ens ... 이게 그렇게 놀랄 일이야? (지팡이를 다시 휘둘러 집어넣는다. 오, 우리의 기숙사는 건널 수 없는 강을 사이에 두고 존재하는 거구나... 새삼스럽게 깨닫고.) 그렇지, 정말 아무 생각도 안 한 거라면 되겠냐고. 방금만 해도, 주변에 있어 내 시야에 들어오는 것들... 그러니까 전쟁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단단히 존재하는 호그와트나 내 앞에 서 있는 내 친구의 존재에 대해 인지하며 지팡이를 휘두른 거니까. 굳이 과거에서 기억을 발굴해내는 거나 미래를 상상하는 것보다는, 나는 이게 편하더라고.
@2VERGREEN_ 아. (이해했다는 듯 끄덕인다.) 알겠어. 일단 내 연습에는 굉장히 도움이 되는 조언인 것 같아. 그런데, 음, ...... 그러면, 질문이 하나 더 있는데...... ......그런 것들이 곁에 없을 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