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8월 03일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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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

2024년 08월 03일 15:40

(어딘가에서는 피비린내가 나고 신문에서 가깝고도 먼 죽음을 이야기 하는데, 어딘가에서는 고운 꽃향기가 나고 가깝고도 먼 사랑을 이야기한다. 테이블 한 켠에 앉아 있는 웬디 곁엔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저 사람 유명한 선배야?" "그보다는 저 '친위대'가 유명해…" "오우… 좀 화려한데…" "냅둬, 좋다는데…")

어머, 얘. 신입생 치곤 큰 편이구나. 이름이 뭐니? (눈이 마주친 친구들에게 실없는 장난을 걸고 있다.)

2VERGREEN_

2024년 08월 03일 20:46

@WWW ... ... ... ... ... ... ... 웬-디. (학기 첫날부터 머리가 아파서... 손으로 이마 짚은 채다!) 얘들아, 너희 안 힘드니? (차마 당신에게는 말을 못 걸고 의자 역할을 하고 있는 녀석에게 묻는다...)

WWW

2024년 08월 03일 22:58

@2VERGREEN_ 어머, 이름이 웬디라고? 예쁜 이름이네. (조금 뻔뻔하게 굴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괜찮습니다! 웬디 님은 가벼우세요.") 우후후, 그래도 너희도 식사는 해야지. 힐데, 손 좀 잡아주련? 슬슬 일어나야겠어.

2VERGREEN_

2024년 08월 03일 23:11

@WWW 와, 설마 지금 너와 6년을 함께 한 친구의 이름도 모른다고 얘기하고 싶은 건 아니지? 이건 좀 서운한데. ('대단하다...'는 표정으로 당신의 친위대를 바라본다. 익숙한 듯이 당신에게 손을 내민다.) 그래, 얘네들도 좀 쉬어야 할 것 아니야. 뭐... 원해서 하는 일들이라니 뭐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WWW

2024년 08월 04일 09:45

@2VERGREEN_ (힐데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사뿐히 일어났다. 엎드려 있던 아이는 조금 아쉬워하는 기색을 내비치다 다른 WWW와 함께 해산한다. 그제야 주변이 좀 조용해졌다. 웬디는 아무렇지 않게 자리에 앉아 먹을 것을 좀 당겨 왔다.) 원래 이런 때일 수록 기댈 곳이 필요한 법이거든. 그래, 무튼, 힐데. 그간 재밌는 일은 좀 없었는지 얘기 좀 해주련? 네 이름이 웬디로 바뀔 뻔한 사건보다는 재미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2VERGREEN_

2024년 08월 04일 18:01

@WWW 편해보이긴 하더라. (익숙한 듯이 두 잔에 주스를 붓고는, 한 잔을 당신 앞에 내민다.) 이것도 같이 마시고. 목 메이겠다. ... 어떡하지, 내가 평소에 재밌는 이야기가 없었냐고 누르면 튀어나오는 자판기 같은 사람이긴 하지만... 이번 방학은 좀 시시했거든. 천하의 힐데가르트 마치가 심심하다 못해 변신술 교과서를 펼쳐봤다고 하면 이해가 되겠지? (너스레!)

WWW

2024년 08월 04일 21:12

@2VERGREEN_ 어머나, (요청하기도 전에 내밀어진 주스를 보며, 웬디는 기분이 좋아져 눈을 접어 '후후'하고 웃었다.) 이러니까 내가 너를 좋아할 수밖에 없잖니, 힐데.
그거야말로 진짜 재미있는 이야기인 걸… 그래서, 변신술은 좀 이해가 되니? 음… 교과서를 베개로 바꾸는 변신술을 익힌 건 아닌가 몰라? (장난스럽게….)

2VERGREEN_

2024년 08월 04일 21:59

@WWW 친구 사이에 이 정도는 기본이지. 왠만한 네 팬클럽 못지 않지? (당신이 웃는 양을 보다, 마찬가지로 눈을 살짝 휘어가며 웃어보인다.) ... 아니! 내가 얼마나 변신술을 못하고 싫어하는 지만 깨닫는 시간이 되어버렸지 뭐야. 로즈워드 교수님께 좀 죄송한 말씀이지만, 난 변신술이 너무 싫어. ... 그런 주문이 정말로 있으면 좋을 텐데. 수업 시간에 편하게 잘 수 있을 테고 말이야. 혹시 넌 알고 있어?

WWW

2024년 08월 05일 13:02

@2VERGREEN_ 우후후, 이참에 힐데도 들어오라고 할까보다. 아냐, 그래도 역시 팬클럽보다는 친구가 좋지… 우리가 상하관계가 생길 사이는 아니잖니? (힐데가 내민 주스를 조금 마시고, 디저트를 입에 넣었다.) 글쎄, 하지만 교과서를 치워버리는 주문은 알지. (옆에 놓여 있던 포도 한 알을 뜯어내더니, 그 포도에 주문을 사용한다.) '에바네스코'! …자, 이렇게 말이야. (포도가 있었는데, 없어졌다...)

2VERGREEN_

2024년 08월 05일 13:27

@WWW 팬클럽 겸 친구 하지, 뭐. 난 아까 그 애들처럼 너의 의자가 되어줄 자신은 없지만. ... 한 10초 버티고 쓰러질 걸? 그래서 너한테 생채기 하나라도 났다고 해봐. WWW 애들이 날 죽이려고 할 거야... ... (포도 한 알 넣고 우물거리며 당신이 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는다.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성공적인 주문에 작게 박수친다.) ... 그런데 이렇게 해서 없애버리면 다시 필요한 때는 어떻게 하려고?

WWW

2024년 08월 05일 14:00

@2VERGREEN_ 개중엔 조금 극성인 애들도 있긴 하지…. (여기서부터는 목소리를 낮춰, 힐데에게만 들리도록 소곤거리기 시작했다.) 그치만 좀 궁금하단다. 그 불 같은 애정이 얼마나 갈까? 그렇잖니, 나는 가족도 무엇도 아닌 걸. 겉모습만 보고 좋아할 거라면 그리 오래 가지 않을 텐데, 하고…. (여기서부터는 다시 목소리가 돌아온다.) 어머나, 그건 곤란하지. 다시 나타나게 하는 주문이 뭐더라? 후후.

2VERGREEN_

2024년 08월 05일 15:53

@WWW ... 모르지? 어떤 애들은 이러다 금세 식어버릴 거고, 어쩌면 정말 평생을 약속하는 녀석이 나올 수도 있는 거고. 사람 마음은 도무지 예측할 수가 없는 거니까. ... 그래도 겉모습만을 보고 평생을 사랑한다는 거, 그건 좀... 별로인 것 같다. (슬쩍 고개를 돌려 나지막이 이야기하다, 입술 삐죽이며 웃는다. 잠시 잠깐의 그 대화는 꼭 없었던 것처럼.) 피니테로 안 되려나?

WWW

2024년 08월 05일 15:56

@2VERGREEN_ 평생을? 후후… 모르겠네. 약속한다 해도 얼마나 믿음직스러울까. (주스를 소리 없이 홀짝이며 포도가 사라진 자리를 내려다본다.) 나중에 교수님에게 여쭤보자. 자, 이것 좀 먹어보련. 아~. (포도 한 알을 똑 따서 힐데의 입가 가까이 가져간다. 어쩐지 힐데가 입원했던 시기가 떠오른다...)

2VERGREEN_

2024년 08월 05일 16:16

@WWW 사람들은 멍청하고 맹목적이니까. 아주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닐 거라고 생각해. ... 나도 그런 사랑은 못 믿을 것 같기는 하지만. (어린애 취급하는 것도 아니고... 얼굴 잠시 뒤로 주욱 물렀다가, 작게 한숨 내쉬며 받아먹는다. 병동에 있을 때도 꼭 이랬었다.) ... 혹시 나를 몇 살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웬디?

WWW

2024년 08월 06일 03:45

@2VERGREEN_ ... 어머? 힐데답지 않은 소리를 하네. 이거 누구지? 에스마일이니? 아니, 에스마일도 이런 말은 안 할 것 같은데. (다소 염세적인 말을 뱉는 힐데의 볼을 콕콕 찔러보다가, 그럼에도 받아먹는 모양을 보며 후후, 하고 기분 좋은 웃음을 흘렸다.) 음, 글쎄… 열두 살 쯤 됐으려나?

2VERGREEN_

2024년 08월 06일 13:36

@WWW ... 이야기가 나온 김에 좀 물어보자. 도대체 '나다운' 게 뭐야? 요즘따라 다들 그 얘기를 하더라. 그렇게 구는 건,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 힐데가르트답지 않다고. 내가 떠드는 건데, 그럼 그게 내 것이 아니면... 도대체 누구의 것이지? (얼굴은 여전히 찡그린 채. 말랑하다, 볼에 웬디의 손가락이 날아와 찔린다...) 열두 살은 좀 심했다.

WWW

2024년 08월 07일 01:22

성별 고정관념 예시의 나열

@2VERGREEN_ 어머나, 듣고 보니? (힐데다운 건 뭘까, 생각하며 웬디는 힐데의 눈을 빤히 바라본다. 아무튼 걱정하지 마라, 손은 눈보다 빠르니까... 은근슬쩍 힐데의 볼을 만지작거린다.) 나도 비슷한 생각 한 적은 있단다. 보통 치마를 입는 게 여자애다운 거라든지, 조신하게 웃고, 남자를 좋아하고, 단 것을 좋아하고… 그런 게 '여자애다운' 것들이라고들 하잖니. 하지만 난 그러지 않아도 여자애인데. 우디는… '여자애처럼' 인형을 갖고 놀아도, 대체로 남자애로 보는 것 같던데… 뭘까?
다들 자신의 기준으로 타인을 보는 걸까? 후후.

2VERGREEN_

2024년 08월 07일 18:13

@WWW (눈을 가늘게 뜨고는 당신을 바라본다. 입을 삐죽이면서도 손을 피하지는 않는다. 점점 표정이 풀리는 것을 보니 그 손길이 나쁘지는 않은 듯하다...) 그건 그 사람들이 게으른 거라고 생각해. 타인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싶지 않고 당장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앞에 서있는 대상을 판단하려고 하니, 그런 거 아닐까. 자신의 기준을 바꾸기는 싫으니까 그것에 벗어난 사람한테 바뀌라고 강요하는 거고. 원래의 본질과는 상관 없이... ... '나 다운' 것도 이거의 연장선일까?

WWW

2024년 08월 07일 18:35

@2VERGREEN_ (점점 풀어지는 힐데의 표정이 귀엽다고 생각했다. 웬디는 웃음을 흘리고 만다.) 우후후, 그런가? 하지만 너 스스로도 너에 대해 다 알 수 없는 게 있잖니. 때로는 다른 사람들이 보는 네가 더 정확할지도 모르는 걸. 이를테면, 내가 보는 힐데는 아주 귀엽고 용감한 아기 사자지만··· 누군가에게는 의지할 수 있는 의젓한 선배 마법사일 테고··· 너희 부모님에게는 네가 마법사건 아니건, 여전히 사랑하는 딸, 음. 이거 아니랬던가? 사랑하는 '힐데'일 테고.

2VERGREEN_

2024년 08월 08일 12:40

@WWW 네 말도 맞는 소리기는 한데... (천천히 눈을 깜빡인다. 평소 같았으면 실컷 딴지를 걸고도 남았을 '아기 사자' 같은 소리도 넘어간 채다.) 그렇게 불러도 상관 없긴 해. ... 그런데, 그것들도 다 타인의 마음이 반영된 결과잖아. 너는 날 '귀여운' (눈을 살짝 가늘게 뜬다. 뭐라고 하고 싶은데, 말을 잇기 위해서 포기하고.) 친구로 보고, 후배들은 날 믿을 수 있는 선배로 보고 싶어하니까. 우리 부모님도 마찬가지고. ... 그러니까, 모든 시각은 왜곡될 수밖에 없다는 게 내 생각이라는 거지. 이런, 이것도 '나 답지' 않은 이야기 같은데...

WWW

2024년 08월 08일 17:39

@2VERGREEN_ 흐음… 사춘기인가? 아니면 괜히 조금 센치해지고 있는 걸까~? (슬그머니 손을 뻗어 힐데의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을 매만져 본다. 손길은 이내 내려오는 가닥을 살짝 걷어내면서 힐데의 둥근 이마를 드러냈다. 말끔하게 드러나는 낯을 바라보며 느리게 눈을 감았다 뜬다.) 그럼 네가 보는 너는 어떻니? 힐데. 타인이 보는 너와 네가 보는 너 사이에 괴리감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단다. 하지만 네가 '보여주고 싶은 너'와 타인이 보는 너 사이에 차이가 생기면… 그건 조금 곤란해질 지도 모르겠네. 후후.

2VERGREEN_

2024년 08월 08일 19:03

@WWW ... 성장의 과정이겠지. 호그와트에서의 시간이 네버랜드의 여행이라면, 웬디와 소년들은 언젠가 그 모험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니까. 우린 피터 팬처럼 자라지 않는 어린아이가 아니잖아? (드러난 이마에 바람이 조금 와닿는다. 당신의 손을 뿌리치지는 않지만, 얼굴을 조금 찡그린다.) 잘 모르겠어. 난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모르겠는데... 다들 언뜻 보고 만들어낸, 나에게 바라는 '역할'이 있잖아. 그걸 얼기설기 기워서 만들어 낸 게 나라는 기분이 들 때가 있어.

WWW

2024년 08월 09일 05:39

@2VERGREEN_ …….
(힐데의 말을 들은 웬디는 일순 묘한 표정을 했다. 분명 입꼬리를 올리고 있었지만, 눈동자에 어린 것은 즐거움도 뭣도 아니었다. 상념과도 같이 깊은 것이 찰나에 웬디의 눈동자에 스쳤다가, 사라진다. 웬디는 손을 거두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흐응, 하는 콧소리를 냈다.) '네버랜드'가 돌아갈 곳일 수는 없을까? 그렇잖니. 거기엔 아픔도 고통도 없는 걸…….
(간극.) 글쎄, 간단한 문제 아닌가? 누군가가 너에게 바라는 '역할'을 너도 바란다면, 그걸 '너'로써 받아들이렴. 하지만 바라지 않는다면, 그건 네가 아니라고 하렴. 너는 충분히 그럴 용기도, 단단함도 있는 아이잖니……. 아니야? 이것도 내가 네게 기대하고 있는 '역할'인 걸까~…? 후후.

2VERGREEN_

2024년 08월 09일 20:14

@WWW 돌아가기는 어려울 거야. 학교만 해도 매해 누군가는 이곳을 떠나고, 또 어린아이들이 그 자리에 찾아오는 구조잖아. 네버랜드도 마찬가지야. 어떤 책에서는 웬디의 딸이 웬디가 그랬던 것처럼 피터 팬을 따라 네버랜드로 여행을 떠났다고도 하잖아? (당신의 표정을 가만 바라본다. 웃는 입과 달리 그 눈은 어쩐지 제법 슬퍼 보여서...) 아픔도 고통도 없는 세계에서 사람은 성장하지 못해. 그곳에 남겠다고 고집을 부리면 그건... 또 이곳을 찾을 어린아이들의 자리를 빼앗는 거기도 하고. (간극.) ... 글쎄, 너는 내 친구니까 무엇을 기대해도 괜찮지만... 난 그렇게 단단한 사람이 아닐 지도 모르는데, 괜찮겠어?

WWW

2024년 08월 10일 06:28

@2VERGREEN_ (가만히 힐데의 말을 듣는 동안, 웬디는 그린 듯이 미소 지었다. 처음 지었던 미소에서 문장이 끝날 때까지 한 치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소리다. 어두운 시선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나한테 '돌아가고 싶은 곳' 같은 건, 네버랜드 밖에 없는 걸……. (그 문장을 말하는 목소리는 들릴 듯 말 듯 가늘었다. 웬디는 자주 속을 알 수 없는 소리를 했지만, 이 말 만큼은 생각을 거치지 않고 나온 것 같았다. 웬디는 힐데가 무어라 대답하기도 전에, 자신이 무언가 말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손가락을 뻗어 힐데의 콧등을 '콕' 하고 찍었다.)
어머, 무르니까 비로소 강한 것도 있는 법이란다. 칼로는 물을 벨 수 없잖니? 후후……. 그나저나 그 말은 정말 듣기 좋은 걸. 한번 더 말해줄래? 방금 그거 말이야. 너는 내 친구니까~…. 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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