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rud_ens
동의해. (답하며 곁의 의자를 죽 끈다. 자리잡고 앉아 호박 주스를 한잔 집었다.) 한달 만이네, 허니. 방학은 좀 어땠어?
@yahweh_1971 (어깨를 으쓱하더니 조금 빤히... 쳐다봤다.) 머글 신문 뒤지느라 정신이 없었다, 왜?
@Furud_ens
이런...... 새 취미가 생겼던 거야? 원래 머글 신문은 잘 안 봤잖아. (눈을 굴리곤 주스를 홀짝인다. 좋아하지 않는 음료임에도 제법 마셨다.) 재미있었길 바라. 나도 신문이라면 질리도록 봤는데, 역시 친애하면 닮는 모양이지.
@yahweh_1971 아브릴 때문에라도, 머글 세계를 좀 알아야겠다 싶어서 머글 신문들을 몇 개 구해서 봤거든. 그런데 거기 어떤 유명 교수의 부고 소식도 나오더라. 그래서 좀 더 찾아봤지. (고저가 전혀 변하지 않은 톤으로 이어서 물었다.) 호박 주스 좋아하던가?
@Furud_ens
아니. (잔을 탁 소리 나게 내려둔다. 히죽이다가도 시선을 돌린다. 속없이 웃는 얼굴로 당신을 보았다.) ...... ...... 그래서, 기사는 재미있었어?
@yahweh_1971 그게 *흥미롭다*는 의미에서의 질문이라면, 그래. 멍청이처럼 행간을 추측하지 않으려고 애 좀 썼지. (빈 잔을 하나 끌어오더니 자기 앞에 있는 주전자에서 차를 따라 당신의 앞으로 밀었다. 원래 연회장에서 제공되는 주전자에 티백 두 개를 더 집어넣었기에 몹시...... 쓰다.)
@Furud_ens
(조금 고민하듯 찻잔을 내려다보았다. 색이 이상해......) 흥미로워하든...... 뭐, 재밌어하더라도 상관은 없긴 했어. 쥘의 소설보다도 흥미진진한 신파잖아? (결국 찻물에 혀를 살짝 대본다. ...... 웩. 채신머리 없이 뱉는 시늉.)
@yahweh_1971 이런. 내 거였구나, 참. (진짜 까먹은 듯.) 그냥 버려. 저 옆에 멀쩡한 주전자가 있을 거야.... 오. 내가 방금 '행간을 추측하지 않으려고 애썼다'고 말한 부분은 무시하는 거야?
@Furud_ens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잖아? (망설임 없이 컵에 지팡이를 겨눈다. 찻물을 깨끗이 날려버리곤 다시 따르는 대신 다시 호박 주스를 집었다.) 하여간에- 몇몇 기사들은 마법 깃펜이 쓴 칼럼들보다도 자극적이었고. 유희거리론 충분하긴 했지. (뜸.) 뭐, 네가 그런 걸 소비할 만큼 바보같단 뜻은 아주 아니었지만......
@yahweh_1971 호박 주스 싫다며? 과일 펀치나 그냥 물도 있는데 왜 그러는 거야? 그리고 *아주 아닌* 건 뭔데? (종알종알하다가 푹 한숨쉰다.) 물론 당사자한테 물어볼 수 있는데 그런 문장들에 정신을 빼앗길 만큼 바보같지는 않아. 네가 말하기 싫다면 더욱 그런 걸 읽어 봤자 소용없는 일이고. 안 그래?
@Furud_ens
탈선하려고. 사춘기거든. (되는 대로 말을 뱉어주다가도 결국엔 웃었다. 주스를 짤랑짤랑 흔든다.) 친절하긴, 프러디...... 그러니 더 민망해지는데. 사실 정말 별 일 아니었거든. 친애하는 아버지 얼굴은 8살 이후로 본 적도 없었고. (잔을 내민다. "건배.") 좀 괘씸한 건 맞지만. 그런데...... 차는 정말 그걸 마시는 거야?
@yahweh_1971 장기적으로는 별일이 아니게 되겠지.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는, 세상을 떠남으로써 친애하는 너와 메브에게 풀어야 하는 문제를 하나 더 던지고 갔어. 더 이상 새로운 문제가 생길 일이 없는 점은 다행이라고 하더라도, 일단 문제가 생겼다는 것만은 사실이지. (그리고, 그러나 여기에서 그는 더 캐묻지 않고 말을 끝낸다. 이런 식의 거리 조절을 6년 동안 익혀 온 것이다.) 뒤늦게 찾아온 헨 홉킨스의 사춘기를 위해 건배. (*그 차*를 마신다.) ...응?
@Furud_ens
'풀어야 할 문제'라니, 그거 꽤나...... 로맨틱한 표현이네. (그러나 말은 더 이어지지 않는다. 적당히 대화를 맺어주었음에 눈짓해 인사하곤 턱을 괴었다.) 건배. (입으로만 말하되 주스는 탁 내려두고...... *구경*한다.) 사랑하는 허니, 미안하지만...... 그대는 혀가 없나?
@yahweh_1971 (질색한다.) 내가 각고의 노력 끝에 '허니'까지는 받아들인 거 알잖아. 꼭 내게 '새로운 문제'를 던져줘야겠어? 앞에 '사랑하는'을 붙이는 건 제발 그만둬 줄...... 오. (절레절레.) 들을 리가 없지. (찻잔을 깨끗이 비우고 한 잔 더 따르려다...) ...그런데 뭐라고 물어봤더라?
@Furud_ens
바보같은 소리를 하네. 네가 적응했으니 당연히 변주를 주는 거야, 프러디. 그래도 '새로운 문제'란 표현은 조금 너무한 것 같다...... (그러나 전혀 *너무한 말을 들은 표정*은 아니다. 입매를 만지며 조금 웃었다.) 사랑하는 허니! 그대는 혀라는 기관이 존재하질 않는 건가!?
@yahweh_1971 내가 '사랑하는 허니'(말하기 좀 힘들어 보인다.)에 적응하고 나면 그 다음 변주는 어떡하려고? ...맙소사, 어쩌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게 된 건지. 차 말이야? 이 정도는 우려야 차 맛이 나지 않나. (1학년 때부터 해를 거듭하며 서서히 진해져 온 결과로, 오랜 시간에 걸쳐 변화한 사람 특유의 '뭐 그렇게 많이 다른가' 자기인식에 빠져 있다.)
@Furud_ens
나의 작은 달링 허니(*My little darling honey)...... 봐줘, 프러디 친구. 넌 아직 연애 소식도 하나 없잖아. (그건 이쪽도 마찬가지다. 눈을 굴리고서야 깨달았다. 미각이 정말 '없는' 이에게 무슨 비난이 와닿겠는가?) ...... 그래...... 원하는대로 마셔. 네 찻물에까지 간섭하진 않을 테니까.
@yahweh_1971 이러다간 너랑 대충 어쩌고(대충 뭉그러뜨려서 말한다.) 소문이 나서 앞으로도 영영 소식이 없게 생겼다. 내가 연애에 관심이 없는 편이어서 다행인 줄 알아. (새침한 척.) (척이 아닐지도....) 참, 찻물이라고 하니까 말인데, 줄리아가 내 장래 진로로 찻집을 권하더라고. 어떻게 생각해?
@Furud_ens
오, 그게 무슨 재미없는 축약이야? 더 자세히 말해줬으면 좋겠다. (웃다가도 표정은 언뜻 사그라진다. 익숙한 이름을 혀 위에서 굴려보고.) ...... 뭐...... 네 친구 관계에 대해 내가 간섭할 것은 없지. 찻집이라니, 조금 웃기긴 하지만. 기본 자금이 있다면 한번쯤 시도해보는 것은 추천해. (뜸,) 설마 '고상한' 사람들만 받을 건 아니지?
@yahweh_1971 어디가 웃긴데? 참고로 어떤 업종이든 딱히 가게를 차릴 자금은 없어...... 점원으로 들어가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 경우 손님을 고를 권한은 내게 없겠지. (으쓱.)
@Furud_ens
찻집 주인은 말쑥하게 빼입고 거드름을 피우며 차를 진상하는 사람이잖아. (아니다.) 반대로 내가 찻집 주인이 된다면- 웃지 않을 자신 있어? (......) 그나저나, 자금이 없다니...... 그것 참 다행이군...... 거리감을 느낄 뻔 했어.
@yahweh_1971 장사가 잘 되는 경우 각각 20초, 1분, 2분 40초, 3분 5초가 남은 찻주전자들에서 찻잎을 제때 건지면서 20초짜리 주전자 주문의 스콘에 무화과 잼이 나가야 하는지 오렌지 마멀레이드가 나가야 하는지 헷갈리는 게 찻집 주인이고, 장사가 안 되는 경우 찻잎들에 곰팡이가 슬지 않는지 전전긍긍하며 창고에 이미 완벽하게 걸린 습도 조절 마법을 하루에 다섯 번씩 점검하는 강박적인 행위를 하고 있게 될걸. (상당히 구체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그래, 어쨌든 일은 몰라도 운영은 적성이 아니야. 계속 친숙하게 여기도록 해.
@Furud_ens
그게 뭔데? (그게 뭔데?) ...... 찻잎에도 건지는 시간이 있어? 그냥 들이붓고 손님에게 주면 알아서 걸러먹겠지. 나는 운영이라면 잘할 자신이 있는데...... 역시 내가 널 고용해야겠어. 이게 맞지.
@yahweh_1971 그야 손님들이 모두 같은 시각에 주문을 하지는 않을 테니까....... 찻잎을 건지지 않고 내주는 가게? 그런 건 다 폐업해야지. (과격;) ...뭐, 그래. 넌 개혁가이자 설계자니까....... ......뭘 운영할 건데? (눈을 가느다랗게 뜬다.)
@Furud_ens
양봉장.
@yahweh_1971 (너무 어이가 없어서 얼이 빠진 표정.......) 양봉장......을 운영해서...... 나를 고용하면....... 나한테 뭘 시킬...... 건데......?
@Furud_ens
당연히 벌집을 만들고, 꾸미고, 꿀을 모으고, 애벌레들을 길러야지...... (이것은...... 벌의 일과가 아닌가? 그러나 꿋꿋이 말을 잇는다.) 넌 최고의 일꾼이 될 거야.
@yahweh_1971 ......그래. (느릿하게 남은 차를 모두 마신다. 농도와 상관없이, 문득 입맛이 쓰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항상 꿀 한 통을 보낼게. 그거면 됐어? 앞으로 계속.
@Furud_ens
그래, 계속. (사이.) 매년으로 약속한 거지? 부탁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