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es_diluti 저런... 없애드릴까요, 쥘? (상냥하게 묻는다.)
@Furud_ens 아뇨, 열어봐야겠죠. 틀림없이 내용은 똑같겠지만. (찡그리며 버터 나이프를 들어 편지 봉투를 가른다. 편지지를 한 손으로 꺼내고.) 이거 봐요, 이럴 줄 알았어. "그이를 아버지로 두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걸 알고 있어. 하지만 가족은 늘 함께해야 한다는 걸 잊지 않아줬으면 한다. 사랑하는 우리 아들, 네가 집을 나갔을 때"...
@jules_diluti 아아. (짧게 감탄사를 뱉는다.) 아직도 예의 가출 때 일로 염려받고 있으신가 보군요? 답장이라도 잘 써서 보내 드리는 건 어떻습니까?
@Furud_ens 아아, 사실 이번 방학에 집을 한 번 더 나왔거든요. 좀 길게. 한 2주 정도? (어깨를 으쓱하지만, 편지를 버리거나 없애는 대신 두 번 접어 주머니에 넣는다.) 그래야죠. 어차피 졸업하면 독립할 테니까, 좋은 말 몇 마디로 좋은 사이를 유지할 수 있다면... 그런데 그 존댓말은 언제까지 하실 거예요? (소리내어 웃는다.)
@jules_diluti 오, 저런. (다소 과장되게 안타까운 표정을 지어 보인다.) 아무리 마법사가 말썽도 부리고 갈등도 빚으면서 성장한다지만 너무 큰 걱정을 끼쳐 드린 것 아닌가요? 그리고 졸업하고 곧장 독립이라니 제대로 집에 의논하시긴 한 건지....... (아무래도 존댓말과 함께 잔소리쟁이가 된 듯하다....) 언제까지라뇨. (생긋.) 쥘도 참 새삼스러운 질문을.
@Furud_ens 프러드 허니컷, 당신이 저자세를 고수하고 제가 혈통을 빙자해 당신을 괴롭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않았더라면 지금 당신에게 딱밤을 때리거나 양쪽 볼살을 잡아당겼을 거예요. (짐짓 진지하게 이야기하더니 긴장을 풀고 의자 위에 늘어진다.) 이제 성인이에요. 아버지께서 제게 바라시는 삶의 형태에 맞출 생각은 없어요. 그러지 않고도 자랑스럽게 해드릴 자신 있고. (빤.) 프러드는 졸업하고 집으로 돌아갈 건가요? 독립하고 싶은 마음 없어요?
@jules_diluti 그럼 역시 제 선택이 옳았군요? 덕분에 딱밤도 맞지 않았고 볼이 잡아당겨지지도 않았으니까 말입니다. (얄미운 고양이 비슷한 미소!) '자신이 있다'는 게 요즘 가출 청소년들 사이에서 꽤 인기 있는 문구인 모양이더군요. (그리고는 맨드레이크를 샐러드 재료로 먹지 않느냐는 질문을 들은 표정이 된다.) 돌아가야죠? 아브릴도 이제 없는데.
@Furud_ens 이젠 청소년 아니고 성인인데 가출 말고 독립이라고 해주실래요? 그리고 혹시 모르죠, 충분히 애정을 담아서 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당신의 볼을 잡아당길 순 있을지도요... (의미심장하게 말끝을 흐린다. 흡사 대단한 계략이라도 세우는 표정... 이었다가, 한쪽 눈썹을 추켜올린다. 의아한 기색.) 아브릴이요? 아, 당신의 동생...?
@jules_diluti 글쎄... 성인이 되자마자 독립하겠다고 주장하다가 가족들과 갈등을 겪는 사례가 이미 교내에 꽤 있는 것 같던데, 부디 그들을 참고해 현명한 결정을 내리시길 바랍니다. (실크처럼 부드러운 말투가 이어진다. 이러다간 결국 볼이 잡아당겨질지도.......) 아, (짧게 낭패한 표정이 스쳤다.) 아닙니다. 잊어주시죠.
@Furud_ens 프러드어로 "자신을 과신해서 까불지 말고 속한 곳으로 돌아가라"는 뜻이로군요, 잘 알겠어요. (스으윽... 당신의 양쪽 볼살을 잡아당기기 위해 두 손을 올렸다가, 낭패한 얼굴을 본 통에 멈칫거린다. 어라. 잡아당기지도 팔을 내리지도 못한 채 주춤거리고...) 아뇨, 아뇨, 아뇨. 그렇게 말하면 잊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엄청나게 신경쓰인다구요. 동생에게 무슨 일 있었어요?
@jules_diluti ...일부러 해석하지 마십시오. (뚱해진다.) 그리고, 오... 정말 별 것 아닙니다만. 그래도 꼭 듣고 싶으십니까? ... 이렇게 물으면 쥘이 '물론이죠.'라고 대답할 것도 짐작하지만 제가 굳이 되묻는다는 점을 부디 고려해서 결정해 주시죠.
@Furud_ens 매번 같은 의미로 말하면서 해석하지 않길 바라는 건 과욕이랍니다, 프러드. (으음- 소리를 내더니.) 재고해 봤는데, 스패터그로이트나 드래곤 수두에 걸린 것만 아니라면 들어볼래요. 그런 불의의 사고나 질병이라면 슬퍼서 뭐라 답해야 할지 모르게 될 것 같거든요.
@jules_diluti 아. 독도마뱀 수두입니다. (방긋 웃으면서 대놓고 거짓말한다.) 정말 슬픈 일이었죠....... 하지만 이제는 무사하니까요.
@Furud_ens 거짓말. (거, 를 특히 늘여서 대꾸한다.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고 당신을 보고 있다.) 아까 분명히 그러셨잖아요. "아브릴은 이제 없다"고. 앞뒤조차 안 맞는 거짓말이라니, 성의가 적잖이 없으시네요. (이어 짤막한 한숨.) 프러드는 거짓말을 너무 잘 해서 거짓말을 못하는 사람이에요.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좀 더 근심스러운 얼굴로, 좀 더 괴롭다는 듯이 말했어야죠.
@jules_diluti 쥘....... (슬픈 표정이다. 다만 지금은 진심이 조금 섞여 있을지도....) 당연히 거짓말이죠. 방금은 거짓말인 걸 내세우는 거짓말이었잖아요. 상대가 '그렇게까지 말하고 싶지 않다면....'이라면서 물러나 주기를 바라는, 인정에 호소하는 화법이었단 말입니다. 가끔 당신은 상냥한 얼굴로 꽤 무자비하세요. 그거 알고 계십니까?
@Furud_ens 그렇게 물으면 쥘 린드버그는 무자비하게도 '물론이죠'라고 대답한다고, 제 아주 현명하고 한편으로 생각이 너무 많은 친구가 말한 적 있답니다... ... (짐짓 슬픈 어조로 말을 늘어놓는다.) 있잖아요, 프러드. 당신은 되게 이상하네요. 말하고 싶지 않다면 그렇게 빙빙 돌려서 얘기하기보다 당신이 신경쓸 일이 아니라고 하면 되잖아요.
@jules_diluti ....... 후회스럽군요. 처음에 그렇게 얘기했어야 했는데. 지금은 좀 늦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당신을 향해 별별 완곡어법을 쓰는 이들이 점점 더 늘어나지 않는다는 보장도 못 하겠군요. 그리고, 결국 그 뜻을 이해하기는 하신 거니까요.
@Furud_ens 저도 완곡하게 이야기하는 법 정도는 알아요. 이해할 수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죠. 하지만 싫은 걸 싫다고 제때 이야기하지 않았다간 프러드가 꽉~ 꽉 참아오던 불만이 어느 날 터져버리고 말 걸요? (방글 웃더니 표정을 고쳐서 진지하게.) 그래서, 아브릴은 어떻게 됐어요? 얘기 안 해주면 아는 사람이 나올 때까지 물어보고 다닐 거예요.
@jules_diluti ....... (한숨을 쉰다.) ...떠났습니다. 집에서. (그리고 설명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말을 잇는다.) 마법부 인사의 도움을 받아서, 머글 고아원으로요. (마법부에서 일하는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 라는 부분은, 로저가 자신에게 상황을 설명하면서 이야기했던 대목이다. 당시에는 마법부와의 연결을 자랑한다고 생각해서 화마저 났지만, 자신이 말하는 입장이 되고 보니 그 편이 좀 더 합리적으로 들린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은 자신도, 그런 식으로 권위를 빌리고, 상황을 합리화하고, 이해할 수 없다고 여겼던 화법을 이해하며, 다르다고 생각했던 이와 닮으면서 살아간다. 그런 것이 싫으면서도 안타깝고, 슬프면서도 따뜻하다. 목소리가 잠깐 잠겼다가 되돌아온다.) ...보호를 위한 거였고, 모든 절차를 잘 밟아서 처리했으니 괜찮을 겁니다.
@Furud_ens ...보호요. (눈을 느리게 깜빡인다. 빈 자리의 퍼즐을 채워나가는 것은 어렵지 않다. 전쟁. 혈통. 스큅. 그런 것들. 잠시지만, 그는 당신의 표정과 목소리에서 묻어나오는 서글픔에 압도된다. 그 서글픔이 비단 아브릴을 보내야 했던 처지가 아니라 아버지를 닮아가는 본인에 대한 것이라는 데까진 몰랐으나.) ...오, 오. 유감이에요, 프러드. 아브릴이 안전하면 좋겠네요. (예의상의 말을 중얼거린 뒤 생각을 추스린다. 눈을 감았다 뜨고 고개를 든다.) 혹시 아브릴의 기억을 지웠나요? 순순히 받아들이고 떠났을 것 같진 않아서요. 그러니까... 제 말은, 전쟁이 끝나면... 돌아올 수 있는 건가요? (목소리가 사그라지고 둘 사이에 침묵이 흐른다.)
@jules_diluti ......글쎄, 지금의 상황으로 볼 때, 전쟁이 끝난다고 해서 도로 데려오는 일이 그리 안전하다고 볼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이미 세상은 반으로 갈라진 것이나 다름없고, 공식적인 전쟁이 끝난다고 해서 이미 드러난 위협이 사라지지는 않으니까.) 그리고 정말 안전해진 이후라면, 이미 자신을 머글로 알고 그 세계에서의 삶을 이룬 아이에게, '이제 괜찮으니 돌아오라'고 말하는 건, ....... 그건 정말로, 그 애를, 도무지 존중하지 않는 일이 아닐까요. (잠시 눈을 감고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내쉰다.) 이미 제 손이 닿는 곳 바깥에서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더라도, 최소한 그런 짓을 반복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 그렇게까지, (목소리의 명백한 균열은 처음으로 생긴다.) ....... 제 욕심만 챙길 수는.
@Furud_ens 프러드의 아버지께선 마법부 사람들과 친하다면서요? 프러드도 순수 혈통들과 친하고요. 아마도 전쟁은 다 좋은 쪽으로 풀리기야 하겠지만,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프러드가 힘을 쓴다면 당신의 가족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 것 같은데... ... 으음. (턱을 괴며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연락이라도 해볼 수는 있잖아요. 전쟁을 겪는 머글들도 종종 다른 나라에 아이를 입양 보내곤 한대요. 그리고 아이가 커서 친부모를 만나고 싶어하는 일이 잦다더군요. 섣부르게 어떨 거라고 넘겨짚을 순 없지만, 전쟁이 끝나면 편지라도 보내봐요. 미안하다고, 만나주겠냐고. 그리고 아브릴의 선택에 맡기는 거예요. 그 정도는... ... 그 정도는 욕심이 아니잖아요. (당신을 곧게 바라본다.) 상대가 요구하지 않았는데 지레 본인의 마음을 외면하면서까지 거리두는 거, 그것도 이기심이에요, 프러드. 일은 겪어보지 않고선 모르는 거라고요.
@jules_diluti 오,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의 친분을 유지하는 것뿐입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건 아주 부득이할 때뿐이죠. 그리고 '문제가 되지 않을 친분'의 종류와 양은, 본래 친분이 없을 때 어떤 사이인지에 따라 다른데, ...... 이 정도만 이야기하죠. ...어쨌든 저도 연락은 해 보고 싶습니다. 직접 만날지, 그렇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어떻게 지내는지는 정말로 궁금해서...... 찾아가 보고는 싶은데, 잘 할 수 있을지 좀 고민이고요. (똑바로 보는 시선을 잠깐 받다가 피한다.) ......너무 많이 말한 것 같습니다.
@Furud_ens 도움을 청하는 것도 좋은 친분 유지의 방법이에요. 사람들은 너무 선을 긋기보단 적당히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길 원한단 말이죠. 그러니까, 만일... ("당신이 제 도움을 필요로 하게 된다면..."으로 시작하는 말을 하려다 아차, 싶어 입을 다문다. 이런 시혜적인 태도가 도움이 될 리 없다.) ...음, 아니에요. 어쨌든 좀 긴장 풀고 사세요. 여차하면 폴리주스나 투명 망토를 쓰고 찾아가봐도 되잖아요? (당신 어깨를 토닥인다. 만사를 그리 깊게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의 가벼움이다.)
@jules_diluti 만일, ....... (당신의 열리지 않는 입술에 몇 초간 시선이 머문다.) 아. (문득 빙긋이 미소짓는다.) 꽤 잘 나가는 작가가 되셔야 할 겁니다, 쥘. 아브릴을 찾아가는 건에 관해서는 조금 더 많이 생각해 볼 테니까요. 일단은 N.E.W.T.를 넘기고 나서 고민할 것 같습니다만.
@Furud_ens 보통 잘 나가는 게 아닐걸요. 저만큼 대중을 잘 아는 사람은 없어서요. 물론, 잘 나가는 작가가 되지 못하면 큰일나는 성적이기도 하지만. (N.E.W.T. 생각을 하자 다소 울상이 되었다가, 금세 침울한 기분을 떨쳐버리며 어깨를 으쓱한다.) 뭐, 먹고 사는데 지장이야 있겠어요? 다이애건 앨리의 가게들은 언제나 싹싹한 아르바이트생을 필요로 하잖아요.
@jules_diluti 시험에 대비하는 건 꽤 습관적인 행동이니까요. 7년 정도 길들여졌다 보니. (가볍게 웃는다.) 그런데, 대중을 잘 알면 잘 나가는 작가가 될 수 있는 겁니까?
@Furud_ens 모든 글은 말이죠, "나의 독자가 누구인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이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어요. 독자를 고려하지 않은 이야기는 반드시 외면당해요. (잠시 뜸을 들였다가 찡그리며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인다.) 반드시, 는 아니고. '거의 항상'? 어쨌든. 예컨대 제가 프러드를 노린 글을 쓴다면 시대 앞에 흩어진 가족이 기적적으로 다시 모여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는 결말을 만들 거고요.
@jules_diluti 오, ...... 꽤 설득될 것 같습니다만, ... 지금만 봐도 모두의 전쟁에 대한 입장과 개인적인 사정이 다른데, 그 모두를 '대중'으로 통틀어서 공통적으로 노릴 수 있는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요? 한 사람에게 맞춘 글을 쓰는 것과는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되는데요.
@Furud_ens 극히 일부를 제외한다면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바라는 게 있어요.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일상. 희망과 용서. 평화. 작가에게 그런 주제들은, 뭐랄까. 스테디셀러죠. 특히 전쟁이 길어지면... 옆집 이웃, 직장 동료, 학교 친구, 눈앞의 사람을 의심해야 하는 순간순간이 지속된다면. (어깨를 으쓱한다. 당신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면서.) 피곤하잖아요, 프러드도. 이 모든 갈등이.
@jules_diluti 그 또한 맞는 말씀 같군요. (잠깐 입 근처를 매만진다.) 그러면, 그런 보편적인 정서에서 공감을 얻을 만한 글을 쓰면 된다는 걸, 현명한 작가라면 대부분 알고 있을 것 같습니다만—당신이 짧은 시간 안에 이룬 성취를 보면 쥘 린드버그가 현명하지 않은 작가는 아닌 것 같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작가는 드문 이유는 무엇입니까? 자꾸 질문만 드려서 죄송하지만요. 듣다 보니 저도 궁금해져서요.
@Furud_ens 운이 따라주지 않았거나, 융통성을 발휘하고 싶지 않았던 거죠. (어깨를 으쓱한다.) 작가라는 길을 걸을 정도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분명한 사람들은... 타협하기가 쉽지 않아요. 당신도 직업적인 성공보다는 가족을 중시하듯이, 그건 개인적인 가치관과 우선 순위의 문제예요.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도 가치가 있어요! 사후에 유명해지는 작가도 있잖아요. 어, 저는 기왕이면 생전에 이름을 날리고 싶지만.
@jules_diluti 운도 필요하고....... 쥘은 자신있게 말씀하시지만, 그럼 결국 인기 있는 작가가 된다는 건 N.E.W.T.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것 정도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어려운 목표인 것 같군요. 그럼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까지 자신이 있으신....... (말하다가 눈치 본다.) ......그만 물어볼까요?
@Furud_ens 아뇨, 계속하셔도 돼요. 면접 보는 기분이라서 아주 두근두근하고 긴장되네요. 약간 짜릿하고 어지럽고 몸이 붕 뜨는 것 같고... (능청스럽게 거짓말을 늘어놓는다. 실제로는 별로 긴장하지 않았는데도...) 이유는 없죠. 하지만 젊을 때 대담해지지 않는다면 언제 이래보겠어요? 확신이 없으면 위대해질 수 없는 건 물론이고요. 여담이지만 프러드는 마법부 인사팀장을 해도 될 것 같네요. 그런 게 있다면 말이에요.
@jules_diluti 오. (문득 조금 전까지의 대화를 복기한다. 짧은 침묵 후, .......) 죄송합니다. 굉장히 주제넘는 대화였군요. 거기다 마법부라.......
(얼마 전, 줄리아 라이네케와의 대화를 떠올린다.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그는 당연스럽게도 '마법부는 아니'라고 가정했다. *왜?* 그와 비슷한 성적을 내는 많은 동급생들이 마법 정부나 소위 사회에서 명망 있는 직업을 택하는 동안, 자신은 집에서 가까운지, 남들에게 그리 거슬리지 않는 모습으로 보일지 등의 평판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어째서?* 완벽히 의식적으로 알아채지는 못했지만 프러드는 문득 짐작할 수 있었다. 그것은 익숙한 세계의 영향이라는 것을. '마법부 같은 것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는', '부서의 한직에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자랑거리로 삼는 게 최선인' 태도를, 그 자신은 분명 나무랄 데 없는 마법사임에도 그는 어느새 내면화했다.
@jules_diluti 그리고 쥘 린드버그가 아무렇지 않게 '마법부 인사팀장' 같은 비유를 입에 올린 순간, 프러드 허니컷은 느낀다. 그들이 각각 별이라고 한다면 타고난 밝기의 천양지차를.)
...쥘. 다시 이런 말씀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정말로, 저는 지금도 느껴 버렸습니다. 짧게 스쳐지나가는 농담에서마저 누군가는 갑작스럽게 마음에 얹어진 커다란 돌의 무게를 느끼고 마는 세상의 차이를요. 진심으로, 저는 당신을 탓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가지고 있는, 젊을 때 대담해지기를 무리 없이 추구할 수 있는 믿음, 지금은 위대하지 않지만 위대해지기 위해 필요한 확신을 품을 수 있는 그릇, 그런 것들이, 당신이 자연스럽게 가지고 있는 빛나는 황금의 옷이, 누구도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갖지 못한 부분을 밝게 비추네요.
@jules_diluti 그래서 저는 당신을 탓하지 않지만 당신을 미워하지 않기 위해서는 많은 힘을 써야 합니다. 그리고 그 간격의 존재가 부당하다고 말하기보다는 그런 간격의 존재는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 결국 저를 더 편하게 합니다.
꽤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도망치는 것도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당신은 분명 최선을 다해 생각하고 또 살아가고 있는데, 제가 너무 못나서....... (고개를 떨어뜨린다.) 쥘. 저는 이만 가 봐도 될까요?
@Furud_ens (당신의 말을 곱씹듯 잠자코 서있다. 잠시 묘한 표정이 된다. 그러더니 문득 입을 연다. 그의 어조는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 또다시 도망치시려고요? 그건 안 되죠, 프러드. (당신이 고개를 떨어뜨리더라도 자신은 키가 훨씬 작으므로, 눈을 마주치는 일은 어렵지 않다. 한 발 다가가서 당신의 소매를 쥔다. 깜빡이지 않은 채로 시선을 똑바로 마주한다. 웃음기가 없는 얼굴.) 비겁하시잖아요, 그렇게 포기해 버리는 건. 당신은 나를 탓하고, 내가 입은 황금의 옷을 탓하고,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만. 그거 아세요? 사실 당신이 짊어지고 있는 돌은 그렇게 무겁지 않아요. (시선은 흔들리지 않고, 헤집고, 헤집고, 헤집는다... ...) 우리의 친구 핀갈을 보실까요. 당장 몇 해를 더 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죠. 바라는 것도 많지 않아요. 마법 사회의 성원권 하나. 그거면 된대요.
@Furud_ens 그런 삶을 상상이나 할 수 있어요? 상상해 보았나요? 아뇨, 아니겠죠. 당신은 오래 전부터 자기연민을 직업 삼았으니까. 머글 태생들을 겨냥한 폭발의 후유증으로 안대를 쓰고 다니지도 않고, 벨라의 피를 타고났다는 이유로 수군거림을 듣지도 않아요. 진실은 이거예요: 당신보다 힘든 사람은 널리고 널렸어요. 누군가에겐 당신의 위치가 빛나는 황금의 옷처럼 보일 거라고요. 당신이 들고 다니는, 이름 머릿글자가 새겨진 만년필이. 실상 그들의 눈에 당신과 저는 비슷하게 재수없어요! 왜냐하면 "어쩔 수 없지" 않거든요! 제가 집안을 떠나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떠들고 다니는 것도, 당신이 천근만근인 마음을 안고 집안으로 돌아가는 것도. 전부 선택의 문제일 뿐이고, 제아무리 진지하게 굴어도 언젠간 손바닥 뒤집듯 자신에게 유리한 미래를 택할 수 있다는 걸 '그들'은 알고 있으니까! ... ...
@Furud_ens 당신은 자신이 마법부의 고위직이 된 모습을 상상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나는 십 년 뒤 마법부의 꼭대기에 올라앉은 당신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고, 그게 '그들'과 당신을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예요. '그들'에겐 그게 불가능해. 백 번 자기연민을 하든 당신은 결코 '그들'일 수가 없다고요. (잠시 숨을 고른다. 목소리가 낮아진다. 그는 속삭이듯 덧붙인다.) 알겠어요, 프러드? 당신이 나를 탓하든 미워하든 그건 당신의 자유지만요. 당신 마음에 얹어진 커다란 돌, 그건 당신 눈에만 보이는 거예요. 그건 아셨으면 좋겠네요. 친구로서의 조언이에요.
"예, 쥘. 저는 비겁하고, 자기연민으로 스스로를 한계짓고, 그래서 빛날 수 있었는데도 결국 세상에 한 점의 영향력도 끼치지 못하고 사라질 인간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비겁한 인간이 생의 마지막까지 꺼내지 않을, 빛 보지 못하나 존재하기는 하는 양심을, 존재하기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쓸모없는 양심을, ...... 이해하지 못하면서 무슨 작가가 되겠다는 거죠?"
https://docs.google.com/document/d/18cwjjnF371XhTKbrCtbsuPVif6pYT2zbRFM8PRcG1Vg/edit?usp=drivesdk
@Furud_ens 당신이 모르는 게 한 가지 있어요.
@jules_diluti 그렇군요. (느릿하게 답한다. 단어를 끄집어내어 말로 만들고, 구술과 서술은 어쩌면 다르다.......) 그래도, 사실은, 저는, 저를 위한 소설이 있기를 바랐는지도 모릅니다. 그런 것이 '대중'의 바람에 의해 외면당하는 것이, 당신이 생각하는 위대한 작가로서의 길이라면, (우울한 눈이 여전히 건조한 채 슬프게 말한다.) 저는 당신이 실패하고 집에 돌아가기를 바랍니다. (침묵. 그리고 단절.) (그리고 그가 누군가에게는 들어 왔을 말을 그대로 옮겨 반복한다. 편견으로 몰이해를 감싸 자신을 지킨다.) 애들 장난 같은 소꿉놀이는 그만두고 현실을 깨달았으면 좋겠군요, 린드버그 도련님. (그리고 그는 몸을 돌린다.)
@Furud_ens 그렇다면 우리는 서로의 길을 긍정할 수 없겠네요. (당신은 우울을 오래 앓을 것이고, 희망을 전하기 바쁜 나의 이야기에 당신을 위한 자리는 없으니... 속으로 덧붙인다. 그리고 깨닫는다. 나는 어느새 내가 소리 높여 비판한 사회의 모습을 일부 닮아버렸는지도 모른다. 그러길 선택한 건지도 모른다... 당신이 당신의 아버지를 닮아가는 것처럼. 그것은 불유쾌한 깨달음이다. 눈을 감고 단절을 택한다.) 두고 보세요, 허니컷 씨. 저는 제 자신을 증명할 테니까요. (그리고 반대 방향으로 걸어서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