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ymond_M 핫하긴 뭐가 핫해. (불퉁…) 아까 연회장에서 교수들 표정 못 봤냐? 왜 지금까지 교수 간의 살인사건이 없었는지 모르겠다니까.
@Ludwik
여긴 어쨌거나 보육기관이니까.(교육 대신 보육. 단어선택에 미묘한 뉘앙스가 있다.)우리야 성인이니 난리가 난다고 죽지는 않을지도 몰라도... 저 신입생들을 봐. 여기까지 난리가 나면 대체 어디서 마법을 배우고 생각할 기회를 얻겠어? 이미 자신의 노선을 정한 부모들로부터? 그건 비극 아닌가.(당신의 머리를 마구 흐트러뜨린다.)그러니 표정 풀어. 첫날이잖아?
@Raymond_M 보육기관이라니? 여긴 탁아소가 아니야. (그러나 신입생들의 앳된 얼굴을 보면, 어느 정도는 보육기관의 의무도 충족해야 할 것 같았다.) … …뭐. 네 말이 어느 정도 맞긴 해, 메르체. 보통 때라면 어린이들에겐 잘못이 없지. (잔뜩 굳은 표정은 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전쟁 중이잖아.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 할 때 아닌가?
@Ludwik
열한살의 루디오는 몰라도 열한살의 레이는 애가 맞았거든.아득하지 않아? 호그와트가 더는 보육기관조차 되지 못하게 되는 미래같은 건?(시선이 곳곳에서 환호하는 신입들과 어두운 기색의 동급생들, 후배들을 훑는다.)어떤 기준? 설마 저 어린애들이 '생각하기도 전에' 자신들의 머릿속에 밀어 넣어진 사상에 대해 저 나이부터 값을 치르길 바라는 거야? 열다섯 미만의 애들을 사람보다는 동물로 보는 입장으로서... 동물에게 책임을 묻는건 너무 가혹하지 않나?
@Raymond_M 이제 보니 열일곱 살의 레이먼드 메르체도 아직 애네. 넌 몸만 컸어. (그와 시선을 마주하려면 고개를 아플 만큼 치켜세워야 한다. 루드비크는 마주하는 대신 아이들을 바라보기로 했다. ‘나도 7년 전엔 저랬던가. …이젠 기억이 잘 안 나네.’) 너야말로 가혹해, 임마. 애들더러 동물이라니. 어린이들도 알 건 다 알아. 나도 그랬…고.
@Ludwik
오... 그거 어린시절부터 내가 조숙했다는 칭찬이야? 그게 아니면 아직도 어린애들처럼 천진난만하다는 종류의?(그의 시선이 당신을 따라 아이들에게로 닿는다. 각자의 사정으로 소리를 지르고, 다투다가, 선배 하나가 어르는 소리에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다. 웃고 떠드는 모습도 물론 빼놓을 수는 없지.)예나 지금이나 난 충분히 생각하고 느끼지 않은 모든 걸 모르는 걸로 치는 사람이라서. 그리고... 적어도 쟤네를 아직 인간이 되지 않은 동물로 친다면, 쓸데 없는 사상과 다툼, 책임의 영역에 애들을 끌어들이려는 어른들에게 일침정도는 날려줄 수 있겠지. 한 사람의 개인이라는 건 너무 많은 걸 책임지게 만들어.
@Raymond_M 물론 후자. (툭 뱉고는 레이먼드를 흘끔 돌아본다.) 내 눈에 넌 아직도 천진난만해. …그러니까 물어볼게. 네 생각에 넌 사람이야?
@Ludwik
그렇게 말할 것 같더라.(과격파주의자들은 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들을 인간으로 대한다'는 이유로 손가락질하고, 평화주의자들은 '그가 지나치게 폭력적이다'는 이유로 손가락질 한다. 그의 시선이 당신과 맞닿고... 초록 눈동자가 가느다랗게 휘어진다. 그가 속삭인다.)비극적이게도, 그렇지.
@Raymond_M 나이가 들고 나서도 짐승으로 사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 (‘슬리데린의 광견’으로서 이런 말을 하려니 퍽 우스웠다…) 네가 사람인 게 너한테 비극적이라면, 희극적으로 살아 보지 그러냐.
@Ludwik
그거 좋은 지적이지만... 책임지지 않는 인간은 아무것도 주장할 수 없어. 그리고 난 주장하는 걸 멈추지 않을 생각이란다.('후플푸프의 미친 개'로서는 또 어떻고.)주어진 비극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그리고 이건 네게도 마찬가지일걸.
@Raymond_M 그럼 네가 정학 처분을 당했을 때는 왜 가만히 있었어? (묻고 싶었다. 반드시 답을 얻고 싶었다.) 주어진 비극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야?
@Ludwik
(그가 잠시 침묵한다. 그리고는 가만히, 당신을 내려다본다. 그리고 웃는다. 산산하고 부드러운, 귀퉁이가 뭉개진 웃음이 가늘게 입가를 점거한다.)아니, 그냥... 내가 나를 파괴하고 싶어서 어쩔 줄 몰랐거든. 나는 그때 너무, 너무 피곤했어. ...그저 그뿐이야, 루디오.
@Raymond_M …일단 너 어디 앉아라. 올려다보기 힘드니까. (“아씨오 의자!”라고 외치더니, 연회장 쪽에서 날아온 의자를 레이 앞에 둔다. 그러곤 제 발치만 쳐다보며 말했다. 마주 볼 수 없는 까닭은 그의 자기 파괴를 이해하고 공감하기 때문이다…) 그거 알아? 난… 네가 정학당했을 때 무척이나 화가 났어. … …진짜 화났다고. 고작 그런 일로 징계를 받아야 한다는 것도, 네가 아무 대응도 없이 얌전히 받아들인 것도. 물론 너와 나는 친구가 아니지. (‘아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게 아니다… …’) 근데 그냥, 짜증 나서 울 거 같더라. 지금도 그래. 그 이유가 고작 피곤해서였다니…
@Ludwik
(그는 순순히 자리에 앉는다. 어쨌거나 당신이 제 눈을 마주하고싶어한다는 것을-그러나 동시에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가 뜬금없이 입을 뗀다.)루디오, 바다에 구명조끼도 없이 갑자기 떨어진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어? 팔 다리가 굳을 것 같고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는데도 수영을 멈추면 죽으리라는 확신을 가진 사람을?(그건 확신이 아닌 진리다. 우리는 오래 전에 지느러미와 허파를 포기했다. 물 속에서는 숨 쉴 수 없다. 그가 조금 더 선명한 목소리로 묻는다.)...온 세계가 날더러 죽으라고 말하는 기분을 알아? 습관적으로 발버둥치고, 저항하고, 팔을 휘젓고 다리를 흔들거리다가... 어느 순간에는 그냥 다 포기하고 싶어지는 거야.(그의 시선이 당신을 빗긴다.)친애하는 루디오, 네가 슬퍼하리라는 생각마저 그 순간에는 사고의 바깥이었다고 한다면.(그가 피로에 젖은 눈을 깜빡인다.)잠들고싶었어. 숨쉬는 일에 투쟁하는 데 진력이 나서.
@Ludwik
(그리고 당신은 이 수면이 죽음의 완곡한 표현이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을것이다...)